Semua Bab 죽음의 끝자락에서 깨달은 것: Bab 1 - Bab 10

100 Bab

제1화

“최수빈 씨, 죄송합니다. 최수빈 씨 따님은 2월 15일 새벽 1시 13분에 사망하셨습니다.”최수빈은 토끼 인형을 손에 쥔 채 무감한 표정으로 수술실을 바라보았다.이제 그만 딸을 보내줘야 했다.최수빈은 수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딸의 작은 손을 그러쥐었다.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손이었다.딸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던 최수빈은 응급실로 실려 가기 전 딸이 힘없는 목소리로 했던 말을 떠올렸다.“엄마, 아저씨 아직도 안 왔어요?”주예린이 말한 아저씨는 주예린의 생부 주민혁이었다. 주민혁은 주예린에게 아빠라고 부르지 못하게 했으면서 정작 그의 첫사랑인 박하린의 아들에게는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게 했다.주예린의 생일 소원은 아빠와 함께 생일을 보내는 것, 그리고 주민혁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었다.면역력이 약한 주예린은 지난해 겨울 찬바람 속에서 주민혁이 집으로 돌아와 밥을 먹기를 기다리다가 독감에 걸려 폐렴까지 앓게 되었다. 그러다 올해 몸 상태가 급격히 악화해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해 있었다.오늘도 혹독히 추운 날이었다. 주예린은 또다시 최수빈 몰래 밖으로 나가 주민혁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렸다.최수빈은 주예린이 정신을 잃은 걸 뒤늦게 발견하고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의사가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을 때 최수빈은 주민혁에게 연락해 딸의 생일날만이라도 함께 있어달라고 애원했다.그러나 주민혁은 또 한 번 약속을 저버렸다.최수빈은 딸의 작고 야윈 몸을 끌어안은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딸... 이젠 아프지 않겠네.”이제 더는 병마에 시달릴 필요도 없고, 아빠에게 미움받거나 영원히 받지 못할 아빠의 사랑을 갈망할 필요도 없었다.“엄마, 아저씨는 왜 아빠라고 부르게 못 하는 거예요? 저랑 다르게 오빠는 아빠라고 부를 수 있잖아요...”“엄마, 하린 이모가 오빠를 좋아해서 아빠도 오빠를 좋아하는 거예요?”딸의 천진난만한 질문이 아직도 최수빈의 귓가를 맴돌았다.너무 어렸던 주예린은 아빠가 왜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지, 왜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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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탁—발치에 폭신한 무언가 떨어지는 순간, 최수빈은 화들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숙여 보니 푸른 크림이 덕지덕지 발린 케이크가 보였다.“엄마, 엄마가 만들어준 생일 케이크 싫다니까요!”주시후의 불만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고개를 들어 최수빈을 바라보았다.“못생기고 맛도 없다고요. 제 말 못 알아듣겠어요?”‘이건...’최수빈은 헛숨을 들이켰다.‘설마,다시...? 내가 정말 돌아온 거야?’그녀는 1년 전 주시후의 생일 파티 때로 돌아왔다.주시후는 여전히 투덜거렸다.“저는 하린 이모가 만들어준 케이크를 먹을래요!”“엄마, 예린이는 엄마가 해준 케이크가 맛있어요. 시후가 안 먹으면 예린이 혼자 먹을게요.”딸의 앳된 목소리를 다시 듣는 순간, 최수빈은 고개를 숙여 아이의 야윈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차오른 눈물 때문에 시야가 흐릿해졌다.최수빈은 쭈그리고 앉아 딸의 작은 얼굴을 조심스럽게 받쳐 들었다. 따뜻한 온기가 전해지자 그제야 자신이 1년 전으로 돌아왔다는 게 실감이 났다.이번 생에는 절대 딸이 그 어떤 상처도 받지 않게 할 것이다.주예린은 주시후를 바라보았다.“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면 안 돼. 엄마가 앞으로는 네게 케이크를 해주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무섭지 않아?”“먹으려면 너 혼자 먹어. 난 그딴 거 싫어.”주시후는 상관없다는 듯이 말한 뒤 박하린의 손을 잡았다.“난 하린 이모가 내 엄마가 되게 할 거야. 하린 이모는 나한테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고 승마랑 암벽등반도 같이 해줬어. 하지만 엄마는 기마술이 뭔지도 몰라. 정말 창피해. 그리고 아빠도 하린 이모를 좋아하고 나도 하린 이모를 좋아해!”주민혁은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가죽 재킷을 입은 박하린은 당당하게 웃었다.그녀는 아주 친한 친구처럼 왼손으로 주민혁의 어깨를 감싸면서 다른 손으로는 주시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네 아빠의 아내가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나랑 네 아빠는 생사를 함께한 적이 있는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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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저녁이 되고 생일 파티가 끝났다.주시후는 차 안에서 기분이 좋아 가만히 있지 못했다. 오늘 저녁에는 엄마가 없어서 그의 일에 간섭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생일 파티 때 먹고 싶은 것도 마음껏 먹을 수 있었고 그를 예뻐해 주는 박하린도 있었다. 주시후는 박하린이 최수빈보다 훨씬 좋았다.별장 앞에 차가 멈춰 서자 주시후는 입을 비죽이며 미련 가득한 얼굴로 주민혁의 손을 잡고 차에서 내렸다.주시후는 매번 놀러 나가면 집으로 돌아오기가 싫었다. 집에 엄마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박하린은 주시후에게 엄마의 모든 성과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주시후는 박하린의 말을 잘 들으면 다음번에 더 많은 흥미로운 것들을 놀 수 있다는 걸 알았다.주민혁도 주시후에게 최수빈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다음번에 박하린과 함께 놀지 못하게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주시후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아빠, 저 내일도 하린 이모랑 같이 놀고 싶어요. 하린 이모한테 출국하지 말라고 하면 안 돼요? 그러면 앞으로 엄마도 제 일에 간섭하지 않을 테니까요.”주민혁은 아무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덤덤한 어투로 말했다.“하린이는 이제 곧 해외로 떠날 거야. 그리고 다음에 돌아오면 떠나지 않고 너랑 같이 있을 거야.”주민혁과 최수빈은 결혼한 지 6년이 되었다. 그동안 최수빈은 주민혁의 환심을 사려고 노력했고 그의 말이라면 늘 고분고분 따랐다. 그러나 최수빈이 뭔가 요구하는 게 있다면 주민혁은 대부분 거절했다.반대로 박하린이 뭔가를 요구한다면 최대한 다 들어주었다.주시후 또한 주민혁과 박하린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걸 알았기에 주민혁의 말을 듣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주시후는 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신난 목소리로 외쳤다.“엄마, 저 씻겨주세요. 저 우유 목욕할 거예요!”오늘 박하린은 주시후의 몸에서 우유 향이 난다면서, 주민혁의 어릴 때 향기와 비슷하다면서 칭찬했다.이때 가정부 장수미가 그들을 맞이하며 말했다.“도련님, 오늘 밤에는 사모님이 집에 안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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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주민혁은 그 말을 듣고도 미간 한 번 찡그리지 않았다.“알겠어요.”그는 최수빈의 감정 따위 안중에도 없었다.장수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최수빈은 결국 다시 돌아와서 주민혁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주시후는 자신이 원하는 우유 목욕을 하지 못했다. 결국엔 박하린이 찾아와서 주시후를 달래주었고, 주말에 같이 항공우주 전시회에 가겠다고 약속해서야 주시후는 겨우 투정을 멈추었다.최수빈은 주시후가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게 했고 놀이공원에도 가지 못하게 했다.주시후는 최수빈이 가난해서 박하린만큼 돈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최수빈이 돈이 많았더라면 생일 선물로 값싼 만년필을 줬을 리도 없고 못생긴 케이크를 손수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반대로 박하린은 그를 데리고 진짜 비행기와 전투기를 보러 가려고 했다.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주시후는 신나서 아침을 먹으려고 했다.오늘 아침은 해물 죽이었다. 어젯밤 주시후는 장수미에게 해물 죽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최수빈이 그에게 해물을 먹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최수빈이 없는 지금 주시후는 자신이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한편, 최수빈은 아침 일찍 일어나 정성스레 아침을 만들어 주예린에게 먹인 뒤 딸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었다.그녀가 떠나자마자 주시후가 차에서 내렸다.“하린 이모가 주말에 같이 진짜 전투기를 보러 가자고 했어. 그리고 친구들이랑 같이 가지고 놀라고 플레이도우도 엄청 많이 사주셨어.”주시후는 거만한 태도로 자랑했다.“네가 나한테 선물해 준 블록보다 몇천 배는 더 좋아. 너도 놀고 싶다면 나한테 부탁해. 그러면 내가 하린 이모한테 얘기해서 너도 데려가 달라고 해줄 수도 있어. 어때? 하린 이모랑 아빠가 없다면 엄마가 너를 데리고 전투기를 보러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주예린은 눈시울이 빨개지고 코끝이 찡했다. 그 블록들은 주예린이 직접 만든 것들이었다. 주민혁이 주시후를 아꼈기에 주예린은 주시후의 환심을 사면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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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앞으로 시후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저 말고 시후 아빠에게 연락하세요.”최수빈은 평온한 어투로 말했다.“저는 시후 엄마가 아니거든요.”선생님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최수빈과 주민혁이 부부싸움을 했고 최수빈이 단단히 화가 난 상태라 주시후를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생각했다.“시후 어머님, 시후 지금 위급한 상황이에요. 화풀이할 때가 아니에요. 얼른 오세요.”“시후 아빠 연락처 보내드릴게요.”최수빈은 말을 마친 뒤 전화를 끊었고 빠르게 주민혁의 연락처를 선생님에게 보내주었다.육민성은 최수빈이 전화를 받을 때 자리를 피했다.최수빈은 고개를 들어 육민성을 바라보았다. 육민성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창문 앞에 서서 바깥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최수빈은 육민성에게 다가갔다.“오늘 고마워요.”“전화 다 했어?”최수빈은 고개를 끄덕였고 육민성은 진지한 얼굴로 최수빈을 바라보며 말했다.“수빈아, 다시 돌아온 걸 환영해.”최수빈은 덤덤히 웃었다.“그러면 제 이력서가 통과할 수 있기를 기도해 주세요.”511연구원은 지원자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최수빈은 오랫동안 이 업계를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이력서가 통과할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다.육민성은 장난스럽게 말했다.“혹시 떨어지게 되면 내 비서로 고용할게.”...주민혁이 어린이집에 도착했을 때는 여전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어린이집 안에서 주시후는 온몸에 발진이 생긴 채로 보건실에 앉아 엉엉 울고 있었다.주시후는 오늘 오전부터 몸이 간지러운 걸 느꼈었는데 오후가 되자 얼굴 전체에 발진이 생겼다.주예린은 주시후에게 발진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는 조금 걱정했다. 예전에 최수빈이 주시후의 체질이 상당히 특이하여 밤마다 약욕하지 않으면 온몸에 발진이 생긴다고 했었기 때문이다.주예린은 작은 우산을 펴고 반에서부터 보건실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비바람이 워낙 거세다 보니 우산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몸이 비에 젖었다.보건실에 도착하자 주시후는 주예린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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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박하린은 웃었다.“이모가 시후 엄마가 되려면 시후 아빠의 아내가 되어야 해. 시후는 시후 아빠가 이모랑 결혼했으면 좋겠어?”주시후가 말했다.“잠시 뒤에 아빠한테 엄마랑 이혼하고 이모랑 결혼하라고 할게요!”최수빈은 그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주시후는 박하린이 그의 친모라는 걸 몰랐다. 박하린은 당시 출산한 뒤 아이를 주민혁에게 맡기고 떠나버렸다.그러고 보면 박하린은 상당히 교활한 여자였다. 자신의 학업과 커리어를 지키면서 자신이 원하는 남자까지 얻었으니 말이다.“난 네가 정말로 병원에 오지 않을 줄 알았어.”등 뒤에서 남자의 무심하면서도 약간의 조롱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돌린 최수빈은 검은색 정장을 입은 주민혁을 보았다. 그는 평소와 다름없이 우아하고 고고해 보였다.예전이었다면 최수빈은 주민혁의 환심을 사려고 했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의 최수빈은 주민혁을 발견하고 미간을 한껏 찌푸렸다.주민혁이 오랫동안 주예린을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지난 생에 주예린이 찬바람 속에서 오도카니 그만을 기다리는 일이 없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폐렴을 앓다가 세상을 뜨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오늘 어린이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민혁은 또 한 번 고열을 앓고 있는 딸을 내버려두고 주시후만 데리고 떠났다. 그가 주예린이 고열을 앓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만약 그가 정말로 딸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딸이 고열을 앓는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주민혁은 온몸이 젖은 최수빈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주씨 집안을 떠나더니 꼴이 아주 말이 아니네. 시후 안에 있으니까 들어가 봐도 좋아.”최수빈은 심호흡을 한 뒤 주민혁을 향해 차갑게 웃었다.“시후가 내 아들도 아닌데 내가 왜 안으로 들어가서 시후를 봐야 하죠?”말을 마친 뒤 최수빈은 주민혁의 안색 따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자리를 떴다.이번 생에 최수빈은 주민혁이 딸에게 관심을 주는 걸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갑자기 달라져서 그들 모녀를 챙기는 날도 오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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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주민혁의 무심한 목소리가 유독 귀에 거슬렸다.고개를 돌린 최수빈은 그의 새까만 눈동자를 보았다.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감각한 눈빛이었다.주민혁은 늘 그랬듯이 모든 것을 그녀와 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무턱대고 박하린과 주시후의 편을 들었다.주민혁은 최수빈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박하린을 바라보며 조금 누그러진 어조로 말했다.“안으로 들어가서 아침 먹자.”그는 심지어 주예린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고 두 사람과 함께 병실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최수빈은 닫힌 문을 바라보며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정도로 말이다.주민혁의 냉담한 태도에 최수빈의 눈빛이 한없이 어두워졌다.이렇게 사람을 무시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 이런 모욕을 견뎌왔다니.지금 생각해 보면 참 우스운 일이었다.최수빈이 주민혁의 사랑을 받겠다고 고집을 부리지만 않았다면, 일찌감치 딸을 데리고 떠났다면 지난 생에 주예린이 죽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엄마, 저 많이 좋아졌으니까 저희 오늘 퇴원해요.”시선을 내려뜨린 최수빈은 철이 든 딸의 모습에 가슴이 찢기는 것만 같았다.“앞으로 누가 괴롭히면 절대 참지 마. 알겠지?”주예린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네.”...최수빈은 주예린을 위해 퇴원 절차를 밟은 뒤 엄마를 만나러 갔다.최수빈의 엄마는 교외에 있는 별장에 살고 있었다. 도심과는 꽤 멀리 떨어진 곳이지만 공기가 맑고 풍경이 아름다워서 좋았다.최수빈의 엄마는 최수빈의 아빠와 이혼하고 싶어 했으나 최수빈의 아빠가 줄곧 동의하지 않아 혼자 이곳으로 와서 살고 있었다.최수빈은 딸을 데리고 엄마를 찾아와 대화를 나누는 걸 좋아했다.주예린은 외할머니를 보자 신나서 곧장 그녀에게 달려가 안겨서 애교를 부렸다.이혜정은 웃으며 주예린을 안아 들었다.“어머, 우리 예린이 키가 또 컸네. 오늘은 뭐 먹고 싶어? 외할머니가 다 해줄게.”“갈비찜 먹고 싶어요!”“그래. 외할머니가 갈비찜 해줄게.”이혜정은 주예린과 잠깐 시간을 보내다가 주예린에게 위층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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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박하린이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최수빈은 곧장 몸을 돌려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다.결국 말할 기회를 놓친 박하린은 주민혁을 바라보며 말했다.“민혁 오빠, 언니 성격 진짜 불같으시다. 그러니까 시후가 언니를 무서워하지. 언니 화난 것 같은데 안 달래줘도 되겠어?”주민혁은 덤덤히 시선을 거둔 뒤 평온한 어조로 말했다.“시간이 흐르면 알아서 풀릴 테니까 신경 안 써도 돼.”박하린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엷은 미소를 지었다.“언니가 도망가는 게 두렵지도 않아?”저녁이 되어 주민혁은 집으로 돌아왔다. 집 안은 조명이 켜져 있지 않아 깜깜했다.주시후가 집에 없어 할 일이 없었던 장수미는 일찍 잠을 자러 갔다.조명을 켜니 원래도 큰 방이 텅 비어서 유독 넓고 쓸쓸해 보였다.안방이 있는 위층으로 올라가 보니 그곳도 텅 비어 있었다.주민혁은 사실 이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매우 드물었다.그는 최수빈이 돌아오든지 말든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욕실로 가서 샤워하고 나온 뒤 최수빈의 화장대 앞을 지나칠 때도 그는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만약 시선을 줬더라면 그 위에 서류가 놓여 있다는 걸 발견했을 것이다....주말. 항공전은 매우 붐볐다. 티켓을 예매하지 못한 사람들까지도 밖에 몰려들어서 구경하고 있었고 수많은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취재에 열중하고 있었다.최수빈은 일찌감치 주예린을 데리고 전시회 입구에서 육민성을 기다리고 있었다.주예린은 온순하게 최수빈의 곁에 서서 떠들썩한 주위를 둘러보았다. 곳곳에 항공기 포스터와 소개 자료들이 가득했다.예전에 최수빈은 딸을 데리고 이런 곳에 와본 적이 없었고 놀이공원도 거의 간 적이 없었다.딸의 기분을 눈치챈 최수빈은 허리를 숙이고 주예린의 볼을 꼬집었다.“이런 곳은 어때? 재미없으면 외할머니에게 연락해서 데리러 오라고 할게.”“좋아요. 마음에 들어요.”주예린이 앳된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에는 엄마가 이런 곳에 저를 데려온 적이 없었잖아요.”딸의 말에 최수빈은 마음이 아팠다.지난 생에 그녀는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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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진승우는 최수빈을 빤히 바라보면서 경멸의 눈빛을 해 보였다.“진짜 여기는 뭐 하러 왔대요? 설마 형 눈에 띄고 싶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주민혁은 무심한 눈길로 최수빈을 힐끗 본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최수빈은 비록 아주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누구보다도 눈부시게 빛나는 박하린과 비교하면 초라할 수밖에 없었다.“형이 왜 집에 돌아가기 싫어하는지 알겠어요. 나였어도 하린 씨가 더 낫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학벌 좋고 능력도 있고 항상 열심히 하잖아요. 최수빈 씨는 하린 씨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어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서 형 돈만 펑펑 쓰잖아요.”진승우와 주민혁은 같은 계층의 사람이었고 주민혁이 최수빈과 결혼했을 때부터 그는 최수빈을 진심으로 경멸했다.주민혁을 함정에 빠뜨려 그와 잠자리를 가진 사람이 괜찮은 사람일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런데 뻔뻔하게 이곳까지 쫓아온 걸 보니 기가 막혔다.“왜 저기 서서 인터뷰까지 보는 거죠? 알아들을 수는 있대요?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최수빈 씨도 항공우주 산업계 사람인 줄 알겠네요.”주민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진승우를 바라보았다.“시끄러워.”진승우는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주시후는 박하린이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걸 보자 자기도 우쭐해졌다.박하린이 그의 엄마라면 얼마나 좋을까?아니어도 괜찮았다. 박하린이 그를 가장 좋아하면 되니 말이다.최수빈은 박하린이 사람들을 향해 비행기를 소개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자신감이 넘쳐 보였고 항공우주 산업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최수빈은 심호흡하며 시선을 거두어들였다.주민혁이 박하린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었다.아무것도 모르는 가정주부와 능력이 출중한 커리어 우먼 중 한 명을 고르라면 당연히 후자를 고를 것이다.이렇게 간단한 것을 지난 생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주예린은 동그란 눈으로 박하린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이 비행기를 설계한 사람이 하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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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주민혁의 섬뜩한 기운을 느낀 주예린은 저도 모르게 겁을 먹고 움츠러들어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작게 말했다.“고마워요. 아저씨...”주예린은 속상한 마음에 눈시울이 빨개졌지만 울지 않으려고 입술을 꾹 깨물었다.주예린은 아빠가 자신을 받아주려는 건 줄 알았다.최수빈은 조금 전 상황에 깜짝 놀랐다. 주예린은 그녀의 반대 방향으로 넘어졌고 주예린을 받아주고 싶었으나 거리가 멀어서 그러지 못했다.그래도 다행히 주예린은 다치지 않았다.최수빈은 주예린을 주민혁의 품에서 건네받은 뒤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우리 예린이 많이 놀랐지? 다치지는 않았어?”주예린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지금 말을 하면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옆에 있던 주시후는 그 모습을 보자 불쾌해졌다.최수빈은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그를 안아주지도 않았다.주시후는 어쩐지 엄마가 조금 보고 싶었다.게다가 조금 전 최수빈이 그에게 너는 엄마가 없다고 했을 때 주시후는 살짝 슬펐다.그러나 엄마가 없으면 하린 이모가 옆에 있어 줄 테니 그걸 생각하면 손해는 아닌 것 같았다.어차피 엄마가 그를 진짜로 버리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조금 전에 한 말도 다 홧김에 한 말일 것이다.최수빈은 주민혁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주예린을 안고 떠나려고 했고, 주민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최수빈의 태도가 예전과 많이 달라졌으니 아무리 주민혁이라고 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최수빈은 대체 언제까지 심술을 부릴 생각인 걸까?“아이도 감사하다고 할 줄 아는데 최수빈 너는 왜 아무 말도 안 해?”최수빈은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주민혁 씨가 예린이한테 빚진 거 이딴 걸로는 절대 못 갚아요.”말을 마친 뒤 최수빈은 주민혁의 표정 따위 신경 쓰지 않고 주예린을 안고 떠났다.주민혁은 최수빈이 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알지 못했기에 미간을 찌푸리면서 차가운 분위기를 내뿜었다.그의 착각이 아니라면 조금 전 최수빈의 눈동자에서 보였던 것은 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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