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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노상도는 노인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

“그건 무리한 요구 같지 않습니까? 제 생각에는 그가 먼저 소속감을 느끼게 한 뒤에 일을 진행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흰 수염을 한 노인이 말했다.

“그 말은 당신도 아직 확신이 없다는 얘기입니까?”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 있는 인재를 무턱대고 자극하는 건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두 노인은 서로를 쳐다보고 천천히 답했다.

“우린 당신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만약 이민혁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질 테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두 노인은 일어나 노상도에게 허리 굽혀 인사한 뒤 방을 나갔다.

노상도는 껄껄 웃으며 혼잣말했다.

“내 나이가 얼만데 아직도 책임지는 걸로 협박하다니 정말 우스워.”

...

한밤중에 비행기 한 대가 중해 공항에 착륙했고 공항을 나온 이민혁은 늦은 저녁에도 번화한 중해를 둘러보았다.

중해는 역사가 깊은 서경보다도 더욱 번화했고 많은 고층빌딩과 네온사인이 상공을 붉게 물들였다.

이민혁은 도시의 풍경에 감탄하면서 오늘은 먼저 호텔에 묵고 내일 오선영에게 연락하려고 했다.

그 순간, 동쪽 먼 산에서 한 줄기 노을빛이 일더니 순식간에 사라졌다.

“뭐지? 무슨 좋은 일이 생겼나?”

이민혁은 보물이 나타난 줄 알고 옥상으로 훌쩍 뛰어올라가 높은 건물 위를 가로질러 산꼭대기를 향해 거침없이 전진했다.

한 시간여 만에 도착한 그는 산체에서 뻗어 나온 천 미터 높이의 하늘 초가집에 수염이 희끗희끗한 노인이 단상에 서서 야경을 바라보는 것을 보고 실망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

이민혁이 노인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조용히 떠나려고 하자, 노인이 뒤를 돌아보면서 홍종대려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 기왕 왔으니 앉아서 얘기하지 않겠소?”

이민혁은 몸을 돌려 인사했다.

“저는 일이 있으니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노인은 눈살을 찌푸렸다.

“여기까지 온 걸 보면 자네도 강자인 게 분명한데 나와 겨뤄보지 않으면 후회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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