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717화

Author: 무가
“응? 김혜민이랑 김태영이 왜 저 남자랑 같이 있어?”

모두 김연아의 시선을 따라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김혜민과 김태영, 그리고 금발 남자가 함께 있었다.

“어라? 저거 서동현 아냐? 근데 서동현이 왜 여기 있지?”

서지은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작년, 서씨 가문에서 김연아에게 시집가라고 강요했던 상대가 바로 서동현이었다.

그때의 서동현은 정신 상태가 불안해 정상적이지 않았다.

혼약이 깨진 후, 서광철은 유명한 명의들을 불러 서동현을 치료하려고 애썼다.

덕분에 서동현의 정신 상태는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고 이전보다 훨씬 더 영리해졌다.

“네가 차이더리스 가문과 협력하지 않으니 그 리앙이라는 남자가 다른 협력 상대를 찾은 거겠지.”

진서준이 나름대로 추측했다.

“진씨 가문 애들은 네가 가주인 걸 못마땅해하는 거야?”

진서준이 김연아를 쳐다보며 물었다.

“응... 그 사람들은 항상 날 외부인 취급하거든.”

김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말해 네가 아니었으면 난 벌써 내쫓겼을 거야.”

김연아가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저걸 봐. 리앙이 김혜민을 데리고 가려고 해.”

서지은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혜민의 얼굴은 술기운으로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비틀거리며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

한눈에 봐도 술을 과하게 마셨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반면에 리앙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김혜민이 리앙과 함께 가면 이따가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 보듯 뻔했다.

“어쩔래? 내버려둘 거야?”

진서준이 김연아를 바라봤다.

“따라가자.”

김연아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김혜민이 아무리 이복동생이라지만 리앙 같은 놈에게 더럽혀지는 건 막아야 했다.

김연아의 아버지 김형섭이 저승에서 보고 있다면 원통해하며 눈을 감지 못할 터였다.

“우리 둘이 가면 돼. 지은아, 넌 네 여전사 친구랑 함께 돌아가서 쉬어.”

진서준이 한마디 했다.

“가자, 지은아. 저 둘한테 맡기자.”

성미영은 애초부터 진서준과 같이 있기 싫었다.

“알겠어... 꼭 조심해.”

서지은의 얼굴에 미련이 가득했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8화

    이건 되돌릴 수 없는 길이었다.한번 발을 들이면 후퇴는 있을 수 없었다.성공하면 권력을 잡지만 실패하면 그 자리에서 저세상에 가야 했다.한편, 리앙의 차는 한 5성급 고급 호텔 앞에 멈췄다.리앙은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김혜민을 안은 채 천천히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김태영, 짐승만도 못한 개자식.”김연아의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김태영은 김혜민의 몸을 이용해 리앙과의 협력을 따내려는 것이었다.애초에 김태영과 리앙은 신분 자체가 넘사벽이라 김태영이 뭔가를 바치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내가 가서 구해올 테니까 넌 모르는 척해.”진서준이 소리를 낮춰 말했다.“큰 고기를 낚으려면 긴 줄을 던져야지.”김연아는 그 말에 잠시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부탁할게.”한편, VIP룸 안.리앙은 취한 김혜민을 침대 위에 눕힌 후 사냥감을 감상하듯 천천히 김혜민을 훑어보았다.리앙의 눈빛엔 노골적인 욕망이 가득했다.“쯧쯧, 역시 자매라 그런가? 몸매랑 얼굴이 비슷하네. 아쉽게도 오늘은 너 혼자지만... 뭐, 오래 걸리진 않겠지. 조만간 네 언니도 내 침대 위에 데려와야겠어.”그 순간을 상상하니 리앙의 입꼬리에 광기 어린 미소가 걸렸다.리앙은 여유롭게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샤워를 마친 후, 리앙은 수건을 걸친 채 룸으로 돌아왔다.“물... 물 좀...”김혜민이 술에 취한 채로 중얼거렸다.“걱정 마. 이따가 네가 흠뻑 젖도록 만들어줄 테니까.”리앙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꺼내 녹화를 시작했다.“너희 대한민국 여자들은 순결을 목숨보다 소중히 여기지? 이걸로 협박하면 넌 내 손바닥 안이겠지?”리앙은 핸드폰을 단단히 고정한 후, 김혜민을 향해 달려들었다.찌지직!김혜민의 겉옷이 거칠게 찢겨나갔고 새하얀 피부가 드러나며 은은한 향기가 퍼졌다.김혜민의 가슴은 풍만하게 올라붙어 있었다.리앙이 더 깊숙이 손을 뻗으려던 바로 그때였다.쿵!누군가 박살 내듯 문을 거칠게 걷어찼고 천장의 샹들리에까지 흔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19화

    진서준이 나오자마자 김연아는 급히 다가갔다.“어때?”“괜찮아. 옷이 좀 찢어졌을 뿐이야.”진서준은 차 문을 열고 김혜민을 뒷좌석에 던져 넣었다.김연아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무사하면 됐어.”둘이 차에 오르자 차가 출발했다.“응? 여기는 어디지?”얼마 지나지 않아 김혜민이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김혜민이 어렴풋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펴보니 낯선 차 안이었다.그리고 자기 몸 위에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의 외투가 덮여 있었다.순간, 김혜민의 얼굴이 굳어버렸다.“이게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김혜민은 단숨에 만취 상태에서 완전히 깨어났다.“깨어났어?”김연아가 고개를 돌려 김혜민을 바라봤다.“김연아? 왜 내가 네 차에 있는 거야? 그리고 내 옷은 왜 이래?”김혜민은 연달아 질문을 던지며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술 마시기 전까지만 해도 김혜민은 김태영과 서동현 일행과 함께 있었다.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왜 김연아의 차 안에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술 마신 다음 기억이 하나도 없어?”김연아가 평온하게 물었다.“마지막 기억은... 김태영이랑 술 마시다가 취해서 기절한 것뿐이야.”김혜민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네가 기절한 후에 누가 널 데려갔는지는 알아?”“당연히 너희 아니야?”김연아의 질문에 김혜민은 더욱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우린 널 구한 거야.”운전 중이던 진서준이 무심하게 말했다.“뭐? 진서준, 너까지 왜 여기 있어?”김혜민은 깜짝 놀라면서도 급히 옷깃을 움켜쥐고 경계심을 높였다.“내가 없었으면 넌 이미 그놈한테 따먹혔을 거야.”진서준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하자 김혜민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뭐라고? 무슨 뜻이야?”“너 아까 같이 술 마시던 사람 중에 금발에 파란 눈을 한 외국 놈 있었지?”진서준이 물었다.“응, 그 사람은 차이더리스 가문의 셋째 도련님이잖아. 너 같은 놈이 감히 비교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김혜민은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그 사람은 나한테 엄청 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0화

    김연아가 직설적으로 물었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김혜민이 깜짝 놀라며 되물었다.“요 며칠 동안 리앙이 나한테 계속 협상하자고 했거든. 물론 난 전부 거절했지.”김연아가 담담하게 말했다.“맞아. 리앙은 우리랑 손잡고 싶어 했어.”김혜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둘뿐만 아니라 서씨 가문 서동현도 끼어들기로 했어. 근데 그놈들이 날 이렇게 배신할 줄은 몰랐네.”이제야 김혜민은 진서준과 김연아의 말을 조금씩 믿기 시작했다.이 둘이 자기를 속일 이유는 없었지만 김태영은 달랐다.아까 식사 자리에서 리앙이 분명히 김태영에게 자기에게 충분한 성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설마 그 충분한 성의라는 게 김혜민의 몸이었단 말인가?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김혜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집에 돌아가서 김태영이 누가 널 구했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해.”진서준이 입을 열었다.“그리고 계속 그놈들하고 어울리는 척해.”“무슨 뜻이야? 날 너희 스파이로 사용하겠단 말이야?”김혜민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자기는 어디까지나 진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였다.이런 고귀한 신분으로 도청이나 염탐 같은 비겁한 스파이 짓을 하라니 내킬 수 없었다.“스파이 노릇은 우리한테 진 신세를 갚는 거라고 생각해.”진서준이 가볍게 말을 이었다.“넌 김태영이랑 리앙이 어떤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인지 보고 싶지도 않아? 너랑 연아가 아무리 얼굴을 붉히며 싸운다고 해도 결국은 피로 이어진 가족이잖아. 하지만 김태영이랑 리앙은 완벽한 외부인이지.”가족이라고?김혜민은 순간 멈칫하다가 복잡한 시선으로 김연아를 바라봤다.김연아가 오기 전까지 아버지 김형섭은 오직 자신만 아끼고 사랑했다.하지만 김연아가 집에 들어온 후, 아버지는 자기에게 쏟던 관심을 점차 줄였다.그때부터 김혜민이 김연아를 시기하고 원망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원망과 질투의 감정은 점점 희미해졌다.그리고 김연아가 진씨 가문을 손에 넣은 후에도 딱히 자기를 곤란하게 한 적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1화

    리앙은 낯선 청년에게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얻어맞았다.이 치욕을 리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이대로 복수하지 않으면 자다가도 화가 치밀어 깨어날 판이었다.“도련님, 차라리 진씨 가문이랑 서씨 가문한테 조사를 맡기는 게 어떻겠습니까? 어쨌든 이 동네 사정을 잘 아니 사람을 찾는 건 그들이 더 능숙할 겁니다.”옆에서 노련한 집사가 조심스레 권고했다.“당장 김태영이랑 서동현에게 연락해. 내일 해 지기 전까지 놈을 찾아내라고 전해.”리앙이 이를 갈며 명령했다.그 시각, 단꿈에 빠져 있던 김태영과 서동현은 갑작스러운 전화에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났다.둘은 내일 아침 일찍부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해 범인을 찾기로 했다.이튿날 아침.진서준은 얼굴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눈을 떴다.눈앞에는 김연아가 부드러운 머리카락으로 진서준의 뺨을 간지럽히고 있었다.“왜 이렇게 일찍 깼어? 좀 더 자지 그래?”진서준이 김연아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았다.“어제 밤엔 꽤 힘들었을 텐데?”진서준이 장난스레 말했다.“그런 말 하지 마.”김연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오랜만의 재회는 꿀보다 더 달았다.서로 못 본 지 몇 달이 지났고 어젯밤 적당히 술까지 곁들였으니 당연히 두 사람은 불이 붙어버릴 수밖에 없었다.다행히도 김연아는 하녀를 부리는 습관이 없었다.하녀가 있었다면 정말 크게 망신당할 뻔했다.“아침 운동할래?”진서준의 시선이 김연아의 매끈한 몸매를 훑었고 손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온몸이 부서질 것 같아서 도저히 못 뛰겠어.”김연아가 고개를 저었다.“내가 말한 아침 운동은 그게 아닌데?”진서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김연아가 잠시 멈칫한 순간, 진서준은 순식간에 김연아 몸 위에 올라탔다.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까지 두 사람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방을 나서자마자 김혜민이 거실에서 두 사람에게 아니꼽게 말했다.“너희 둘, 도대체 몇 시에 일어나는 거야?”김혜민은 기다리다 지쳤는지 언짢은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2화

    “너희 동창 모임인데 내가 거길 왜 가?”진서준이 한심하다는 듯 물었다.“그 남자가 예전에 날 쫓아다녔거든. 듣자 하니 이번에 돌아와서도 계속 고백할 생각인가 봐.”김혜민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그래? 그 녀석 눈이 멀었네? 널 좋아하는 걸 보니.”진서준이 의아하다는 듯 비꼬았다.“눈먼 건 너겠지.”김혜민이 분노하며 소리치자 가슴이 부르르 떨렸다.“날 방패 삼아 화력을 내게 돌리려는 거야? 그런 귀찮은 일은 사양이야.”진서준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이런 일에 괜히 끼어들었다가 피곤해지기만 할 것이고 쓸데없는 문제를 만들 수도 있었다.이번에 강남에 온 목적은 딱 두 가지였다.첫째는 김연아와 서지은을 만나러 온 것이었고 둘째는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였다.이렇게 과중한 임무를 안고 왔는데 남의 연애 싸움에 끼어들 이유가 없었다.“너 그래도 국안부 소속이잖아. 이 정도 일로 쫄아?”김혜민이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미안한데 자극적인 말로 날 도발해도 난 움직이지 않을 거야. 그냥 포기해.”진서준이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진서준이 요지부동하자 김혜민은 결국 김연아에게 도움을 청했다.“설득 좀 해줘.”김연아가 잠시 고민하다가 물었다.“혜민아, 너 그 남자가 그렇게 싫어?”“아니, 싫지는 않은데 관심이 없어.”김혜민이 솔직하게 대답했다.“그런데 오늘 술자리에서 분명 고백할 거야. 그러면 다른 애들도 분위기 맞추려고 부추기겠지. 내가 거절하면 모임 분위기가 싸해질 게 뻔해.”그 말을 듣고 진서준이 피식 웃었다.“결국 체면 문제잖아.”“나 친구가 몇 명 없단 말이야. 이런 어이없는 일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면 나중에 누구랑 만나야 해?”김혜민이 툴툴거렸다.김혜민에게는 대학 동창들이 거의 유일한 친구였다.그런데 이런 일로 관계가 어색해지면 나중에 결혼할 때 들러리도 못 구할 판이었다.그런 처참한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서준아, 점심때 혜민을 좀 도와줘. 난 마침 회사에 가봐야 해.”김연아가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3화

    “다들 오랜만이야.”김혜민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소개할 사람이 있어. 내 남자친구 진서준이야. 한 명 더 데리고 왔는데 괜찮지?”이 말이 떨어지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진짜 남자친구라고?그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금테 안경을 쓴 남자에게 향했다.“혜민아, 오랜만이네. 학교 다닐 때보다 더 예뻐졌어. 더 여성스러워진 것 같아.”안경 남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칭찬 고마워.”김혜민은 싱긋 웃으며 진서준을 이끌고 자리에 앉았다.“진서준, 소개할게. 이쪽은 우리 반 반장이었던 장주완이고 이쪽분들은 대학 시절 가장 친했던 미녀 친구들이야. 특히 여기 조수아는 우리나라 톱스타야.”김혜민은 왼쪽에 앉은 여자들을 가리키며 하나씩 소개했다.“안녕하세요.”진서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 지었다.끼리끼리 어울린다더니 김혜민이 워낙 미인이니 그녀의 친구들도 예쁠 수밖에 없었다.특히 조수아라는 여자는 외모와 몸매 모두 김혜민 못지않았는데 역시 톱스타가 될 만한 비주얼이었다.“혜민아, 그런데 네 남자친구는 어디 사람이야? 강남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물었다.“진서준은 외지인이야. 강남 출신은 아니고.”김혜민이 설명했다.“그렇구나. 그럼 무슨 일 해?”장주완이 두 손을 모으고 미소 지으며 물었다.“그건...”김혜민이 잠시 머뭇거렸다.“혹시 비밀스러운 직업에 종사하는 거야?”보라색 드레스 여자가 농담처럼 말했다.“난 의사입니다.”진서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말했다.“네? 의사라고요?”순간, 모두가 얼어붙었다.진씨 가문의 금지옥엽이고 강남의 유명한 미녀인 김혜민이 고작 의사를 남자친구로 둔다고?이게 소문이라도 나면 사람들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다.김혜민은 굳어버린 얼굴로 진서준을 불쾌하게 쏘아봤다.‘어차피 이 사람들은 네 정체도 모른단 말이야. 대충 멋있어 보이는 직업으로 둘러대면 안 돼?’“진서준 씨는 어느 의대 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4화

    “무도라고? 혜민아, 너 아직도 어린애 같네.”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친구로서 한마디 하자면 남자는 믿음직한 사람을 골라야 해. 예를 들면 장주완 같은 남자 말이야. 유학 갔다 와서 지금 차이더리스에서 일하고 있고 연봉도 수십억대야. 이런 남자가 너한테 어울리는 거지.”여기 있는 사람들은 장주완이 대학 때부터 김혜민을 좋아했다는 걸 다 알고 있었다.하지만 김혜민은 장주완의 여러 차례 고백을 전부 단칼에 거절했다.그런데 그런 김혜민이 지금 직업도 없는 돌팔이를 남자친구로 데려왔다니, 다들 납득할 수 없었다.“내 남자친구 앞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니지 않아?”김혜민이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뭐가 어때서?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보라색 드레스 여자는 태연하게 말했다.“사람은 자기 수준에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해. 괜히 계층을 넘나들 생각 같은 건 하지 않는 게 좋아. 이 식사만 해도 그래. 혜민아, 네가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이 사람 평생 열심히 벌어도 겨우 두세 번이나 먹을까 말까겠지? 하지만 우리한테 이런 밥 한 끼는 그냥 평범한 일상이잖아?”보라색 드레스 여자는 우쭐한 표정으로 말했다.“루아 언니 말이 맞아. 솔직히 계층 차이를 무시한 연애는 오래 못 가.”“게다가 장주완도 이제 완전히 귀국했잖아. 혜민아, 한번 다시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걸?”“맞아, 맞아. 이 평범한 남자랑 있는 것보단 훨씬 낫지.”다른 사람들도 하나둘 거들기 시작했다.그들의 목적은 단 하나, 바로 김혜민과 진서준을 갈라놓는 것이었다.그러자 김혜민이 인상을 쓰며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만해. 내 남자는 내가 알아서 선택해.”김혜민이 버럭 화를 내자 사람들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연애하면 바보가 된다더니 그 말이 딱 맞는 말인 것 같았다.장주완의 눈에 순간 싸늘한 기운이 스쳤지만 곧 다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혜민아, 너무 화내지 마. 그냥 다들 농담한 거야.”“이런 농담, 내 남자친구 앞에서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725화

    경호원들이 앞으로 나서며 조수아를 강제로 끌고 가려 했다.“동작 그만!”장주완이 벌떡 일어서더니 살기가 가득한 띤 얼굴로 경고했다.“딱 3초 줄 테니까 당장 꺼져. 안 그러면 내가 너희를 가만 안 놔둘 거야.”“맞아, 우리 앞에서 사람을 끌고 가겠다고? 우릴 뭐로 보는 거야?”다른 남자도 맞장구쳤다.조수아는 이 모임에서 가장 예쁜 여자였다.비록 김혜민처럼 집안이 좋은 건 아니었지만 누가 봐도 완벽한 여신이었다.이 상황에서 영웅이 되어 조수아를 구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평생 자랑할 무용담이 될 터였다.“흥, 너희 주제에 영웅이 미녀를 구하는 판타지를 꿈꾸는 거야?”중년 남자가 코웃음을 쳤다.“좋게 좋게 말할 때 알아서 밥이나 처먹어. 안 그러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도 있어.”중년 남자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고 오히려 두 남자를 위협했다.“웃기고 자빠졌네. 수아 일이자 내 일이야. 내가 있는 한 너희는 수아를 끌고 갈 꿈이나 깨.”장주완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맞섰다.그의 당당한 태도에 현장에 있던 여자들의 눈에 경외심이 넘쳤다.위험한 순간에도 앞장서는 남자야말로 진짜 완벽한 남자였다.반면, 김혜민의 남자친구 진서준은 아직도 묵묵히 밥 먹고 있었다.이 차이는 정말 엄청나게 컸다.“좋게 말할 때 안 듣는다는 거지? 싸가지 없는 놈들, 이놈 다리나 하나씩 부러뜨려서 내던져.”중년 남자가 격노하며 명령을 내리자 경호원들이 곧바로 달려들었다.“하, 경호원 주제에 감히 나한테 덤벼? 나 혼자서도 너희를 상대하기엔 충분하거든.”장주완이 코웃음을 치며 혼자서 경호원들과 맞섰다.30초도 채 안 걸려 경호원들은 비참하게 바닥에 쓰러졌다.“주먹질 좀 한다고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 생각을 한 거야?”중년 남자의 얼굴이 새파래졌다.“너, 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네가 누군지 내가 알 이유가 있어?”장주완이 그대로 중년 남자의 왼쪽 눈가를 향해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주먹을 정통으로 맞은 중년 남자의 왼쪽 눈이 순식간에 시커멓게 변했다.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3화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9화

    진서준과 허사연은 차를 타고 조호의 회사로 향했다.이 회사는 그냥 겉치레일 뿐, 진짜 돈이 들어오는 곳은 유흥업소들이었다.유흥업소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운 좋게 돈 많은 도련님들이라도 걸리면 하룻밤에 수억 원이 순식간에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진서준 씨!”진서준이 들어서자 조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조호는 진서준 옆에 있는 허사연을 힐끗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잡담은 그만하고 하경범을 잡아가는 제일 좋은 타이밍만 말해.”진서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이 말에 조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매일 오후마다 하경범은 천국찻집이라는 곳에 갑니다.”조호는 재빨리 대답했다.“보통은 경호원 몇 명만 데리고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얼씨구? 저런 인간이 매일 차나 마시러 간다고?”진서준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진서준 씨, 사실 그곳은 이름만 찻집이지 실제로는...”조호는 옆에 여성이 있다는 걸 의식해서 말을 흐렸지만 진서준은 그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냥 인기 많은 인터넷 셀럽이 가득한 고급 유흥업소일 것이다.“진서준 씨, 듣자 하니 그 찻집의 주인은 성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짜로 움직이실 거라면 하경범이 이동 중일 때를 노리는 게 좋을 겁니다.”조호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응? 성씨 가문이 이런 사업도 해?”진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진서준은 오영수에게서 성미영에 대한 정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정의로운 성격의 성미영이 자기 가문에서 이런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네, 듣기로는 성씨 가문의 한 직계 후손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여자에 미쳐 있는 놈이라 르벨의 돈 많은 도련님들과 꽤 친분이 깊다고 하더군요.”조호는 본인이 아는 정보를 전부 쏟아냈다.“좋아, 대충 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조호의 회사를 나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8화

    진서준이 허사연의 캐리어를 들어주며 옆방으로 걸어갔다.그 뒷모습을 보며 도지아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인간은 원래 모여서 사는 걸 선호하는 동물이다.사회를 벗어나서 혼자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가족도 친구도 없이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결국 감정 없는 시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그렇게 되면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어제 전화할 때 그랬었지? 이번에 너 자기 출신을 찾으러 온 거라고.”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허사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너 원래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이잖아?”“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예전에 말해주셨어. 사실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 길에서 주워 온 아이였다고.”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허사연은 진서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허사연이라면 이 비밀을 절대 밖으로 흘리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었다.“뭐라고? 아버님이 주워 온 아이라고?”허사연이 깜짝 놀랐다.“그래.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건 나뿐이야. 가족 중에서도 할아버지가 나한테만 알려주셨지.”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전, 오영수가 내 등에 있는 용을 보고는 내가 용맥의 일족이라고 했어. 그래서 오영수를 따라 여기 와서 오영수 셋째 삼촌에게 내 출신에 관해 알아보려 했던 거야.”“네 등에 용이 있다고? 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허사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동안 둘이 알몸으로 함께한 시간도 적지 않은데 허사연은 한 번도 본 기억이 없었다.“내가 체내 혈기를 모을 때만 그 용이 나타나거든.”진서준이 설명을 이어갔다.“그런데 오영수 삼촌이 아직 돌아오질 않아서 일단은 여기서 며칠 기다려야 해.”“아니, 그럼 오씨 가문에서 널 안 재워줬어?”허사연이 의아해했다.명문대가인 오씨 가문에 빈방이 없을 리가 없었다.“그날 오영수를 찾아갔는데 마침 오영수 할아버지가 위중했어. 그리고 그 집안엔 그 어르신을 그냥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지.”진서준이 담담하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7화

    “진짜 예쁜 새색시 숨겨놓고 있었네?”허사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누구라도 자기 남자 방에 예쁘고 몸매가 완벽한 여자 하나가 같이 있는 걸 보면 의심 안 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아침이었다.설마 이 여자가 아침에 막 찾아온 건 아니겠지?“사연아, 오해야. 내가 제대로 설명할게.”진서준은 머리가 띵해졌고 뇌가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아가씨, 오해하지 마세요. 어제 저랑 진서준이 같은 방에서 잔 건 맞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니까요?”도지아가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네? 밤새 안 자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요?”허사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설마 밤새 불태우느라 못 잔 건 아니겠죠?”허사연의 농담과 진담이 뒤섞인 말에 진서준은 헛웃음만 나왔다.“사연아, 이쪽은 도지아야. 우리 진짜 그냥 친구야. 일단 들어와. 천천히 설명할게.”허사연이 방에 들어오자 진서준은 서로에게 소개했다.그러고는 이 방에서 일어난 상황을 설명했다.“도지아는 황예은이 소개해 준 환자야. 다리 치료를 부탁받았거든. 종아리를 봐봐. 이틀 전에 내가 직접 발라준 연고가 있어.”허사연이 내려다보자 확실히 연고가 발라져 있었다.“그리고 도지아가 밤새 안 잔 건 원기를 수련하느라 그랬던 거야. 너도 예전에 수련한다고 며칠씩 안 잔 적 있잖아?”허사연은 오해가 풀리자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내가 뭐 어쨌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혹시라도 오해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진서준이 빠르게 대답했다.“뭐야? 내가 그렇게 의심 많고 질투 많은 여자로 보여?”허사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 아니지. 우리 사연은 누구보다 속이 넓은 부드러운 여자지.”진서준이 급히 정정했다.“됐어, 너 겁먹은 거 너무 귀엽다.”허사연이 피식 웃었다.“넌 여기 좀 쉬고 있어. 내가 방 하나 잡고 올게.”진서준은 더 머뭇거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나가 버렸다.진서준의 뒷모습을 보며 허사연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도지아 씨, 진서준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6화

    “내가 가면 안 돼?”사실 진서준은 거절하려 했었다.르벨은 안개가 짙게 깔린 늪지대 같은 곳이라 진서준조차도 어디에 함정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러니 허사연이 온다면 다칠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거절하면 허사연이 상처받을 게 뻔했다.“당연히 되지. 지금 위치 보낼게.”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하며 위치를 보냈다.자기 여자를 지킬 자신도 없으면서 강자들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자기야, 잘 자.”허사연이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일찍 자.”진서준이 다정하게 답했다.전화를 끊고 나니 진서준의 졸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은 창가로 다가가 이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봤다.“오씨 가문, 안씨 가문, 하씨 가문... 너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든 난 전부 박살 낼 거야. 이번엔 반드시 나와 아버지의 정체를 밝혀내고 말겠어.”진서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렇게 별다른 사건 없이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진서준이 막 눈을 뜨자마자 도지아의 흥분한 외침이 들려왔다.“진서준, 됐어. 나 생겼어!”도지아는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밤새 잠을 자지 않은 게 분명했다.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너 아직 처녀 아니었어? 대체 어떻게 임신한 거야?”“미친놈아, 임신은 개뿔, 무슨 헛소리야?”도지아는 얼굴이 빨개지며 진서준을 노려봤다.“그럼 왜 아침부터 난리야?”진서준이 되물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아침부터 흥분해 날뛰지 않을 것이다.“어제 네가 준 수련법 기억나지? 나 벌써 원기를 형성할 수 있게 됐어.”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긴 도지아는 자랑스럽게 선언했다.고작 하룻밤 만에 원기를 형성한 건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다.“뭐? 그렇게 빠르다고? 너 타고난 천재 맞네?”진서준이 다소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보통 무인은 원기를 익히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데 그것도 매일 꾸준히 수련할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었다.심지어 재능 있는 자들도 한두 달은 족히 걸린다.그런데 도지아는 단 하룻밤에 이 어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