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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5화

Author: 무가
“어디서 귀신 흉내나 내고 있어? 내가 검으로 시원하게 잘라주마.”

유나가 날 선 목소리로 외치며 피가 뚝뚝 떨어지는 장검을 들고 이도진에게 돌진했다.

“넌 저 사람 상대가 안 돼. 내가 처리할게.”

진서준이 그때 입을 열어 귀띔했다.

이도진은 전혀 진짜 기세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진서준의 직감은 이 남자가 절대 약한 자가 아님을 경고하고 있었다.

유나는 겨우 반보 종사 수준에 불과했기에 이도진과 맞붙으면 결과는 뻔했다.

“너 지금 무슨 헛소리야? 우리 대장은 반보 종사야. 아까 싸우는 거 못 봤어?

이 자식들 전부 한 방에 이렇게 된 거라고.”

“아까는 우리 뒤에 쏙 숨어 있던 주제에 지금 와서 무슨 허세야?”

“나 평생 이렇게 뻔뻔한 놈은 처음 본다니까?”

다른 경호원들도 진서준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유나 역시 눈을 부릅뜨며 진서준을 노려봤다.

“이놈 처리하고 나서 너부터 손 봐주마.”

상대가 자기 말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기자 진서준은 어깨를 으쓱이며 고개를 저었다.

정중히 말했지만 듣질 않으니 질 게 뻔해도 굳이 말릴 이유가 없었다.

“진서준 오빠, 유나가 진짜 저 사람을 이길 수 없어?”

안서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맞아, 저 사람은 최소 대종사급 강자야.”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보탰다.

“이런 경호원들로는 전혀 상대가 안 돼.”

“그럼 어떡해?”

안서현은 불안함에 손을 꽉 쥐었다.

“걱정 마. 이따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면 내가 나설 거니까.”

진서준이 안서현을 다독였다.

그 사이, 유나는 이미 한 줄기 그림자처럼 이도진을 향해 튀어 올랐다.

“죽어!”

유나는 날카로운 장검을 휘둘렀다.

검의 궤적은 별처럼 번쩍였고 검격 하나하나가 살기를 품고 있었다.

하지만 이도진은 코웃음을 치며 치명적인 유나의 모든 공격을 가볍게 피했다.

“이 정도 실력으로 날 죽이겠다고?”

상대의 가벼운 반응에 유나는 분노로 눈이 뒤집혔다.

“이건 못 피하겠지?”

유나는 큰 소리로 외치며 검을 휘둘러 두 송이의 검꽃을 이도진에게 날려 보냈다.

그 속도와 위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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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90화

    저 사람이 진짜 공격이라도 하면 아마 한 방이면 진서준의 목숨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을 판이었다.“내가 저 사람을 막을게.”유나는 이미 죽을 각오를 한 표정이었다.“넌 아가씨를 데리고 안씨 가문에 가서 지원을 요청해.”“네 실력으로 막을 수 없어. 일단 옆으로 비켜 봐.”진서준이 덤덤하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유나는 순간 멍해졌다.태어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이렇게 퇴짜 맞아본 순간이었다.“그래, 난 너 정도의 실력자는 아니야. 하지만 넌 조민석을 절대 못 이겨. 조민석은 르벨 사람이 다 알아주는 베테랑 대종사야.”유나는 얼굴이 어두워졌다.“넌 조민석이랑 붙으면 무조건 질 거야. 그리고 이 현장에 조민석 한 사람만 널 노리고 있는 게 아니야.”이 자리에는 조민석 말고도 다른 대종사가 있었다.하씨 가문이 이렇게 오래 르벨 최정상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수많은 대종사를 하씨 가문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하인준과 조민석 외에도 하씨 가문에는 대종사가 네 명 더 존재했다.비록 실력은 조민석보다 못해도 다들 실전에서 수백 명을 상대할 수 있는 괴물이었다.일반 무인은 이들과 눈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도망가기 바쁠 정도였다.“너희 둘, 할 말 다 했어?”조민석이 쌀쌀하게 묻자 진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말 다 했어. 이제 시작해도 돼.”“이봐, 아까 말한 거 기억하지?”조민석은 손가락 세 개를 펴 보였다.“단 세 수야. 내 공격 세 수를 버티면 내가 널 제자로 받아주고 목숨도 살려줄게.”그 말을 마친 순간, 조민석은 포탄처럼 튀어 올라 진서준을 향해 돌진했다.그 속도는 거의 음속을 초월했고 공기를 가르는 폭음도 들릴 정도였다.표정에 미동도 없는 진서준은 그 공격을 피하지도 않고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곧이어 진서준 앞에 영기를 모아 형성한 장벽이 솟아올랐다.“흥, 그깟 강기로 날 막겠다고? 꿈도 참 야무지네.”조민석은 코웃음을 치며 손을 갈고리처럼 굽혀 매서운 매의 발톱처럼 장벽을 향해 찔러 넣었다.쾅!두 기운이 충돌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89화

    하인학은 노인을 보자 싱긋 웃었다.“조 어르신, 본래 제가 어르신을 모실 생각이었습니다.”노인은 깊게 꺼진 눈에 매부리코를 하고 있었고 눈빛은 굶주린 승냥이와도 같았다.노인과 눈만 마주쳐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조 어르신, 이 자식이 우리 후배를 죽였습니다. 그러니 이따가 공격할 때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하인준이 슬쩍 경고를 던졌다.이 매부리코 노인의 이름은 조민석이었고 르벨 무도계에서 손꼽히는 무도 대종사였다.10년 전, 혼자서 대종사 다섯 명을 상대로 싸우고도 전혀 밀리지 않았고 지금은 무려 육급 대종사를 돌파해 천의방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었다.지금의 르벨에서 조민석과 맞설 수 있는 고수는 손가락에 꼽힐 정도였다.“네놈이 감히 우리 하씨 가문을 한밤중에 쳐들어와? 그 용기 하나는 칭찬해 주지.”조민석은 싸늘한 눈빛으로 진서준을 노려봤다.“하지만 용기만으로는 부족해. 세상일은 머리도 좀 써야 하는 거야. 이도진을 죽였다니 네 실력은 좀 되는 모양이구나. 내 공격 세 번만 버티면 오늘 내가 직접 널 제자로 받아주지. 목숨도 살려주고.”이 말에 하씨 가문 삼형제는 살짝 얼굴을 찌푸렸지만 굳이 반대하지는 않았다.조민석은 하씨 가문에 10년 넘게 머물러 있었기에 그 정도의 체면은 봐줘야 한다는 게 그들의 판단이었다.게다가 진서준 같은 무도 천재를 품는다면 하씨 가문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었다.“날 제자로 받겠다고? 웃기지 마. 너 따위한테 그럴 자격 없어.”진서준이 냉랭하게 말했다.“뭐라고 했어? 내가 자격이 없다고?”조민석은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너 내가 누군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유나는 조민석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어딘가 익숙한 얼굴이었지만 어디서 봤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내가 알 바 아니고 알고 싶지도 않아.”진서준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흥, 내 이름을 똑똑히 들어.”조민석은 가슴을 펴고 거들먹거렸다.“내 이름은 조민석이야. 국안부에서 작성한 천의방 강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88화

    진서준이 고개를 돌려 안서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알았어요, 금방 갈게요. 진서준 오빠, 꼭 조심해야 해요.”안서현은 손을 흔들고선 뒤돌아 떠났다.“너, 너 대체 뭐야? 어떻게 남사 제자를 그렇게 쉽게 죽일 수 있어?”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나? 난 그냥 평범한 사람이지.”진서준은 느릿하게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지금 중요한 건 안세린을 구하는 거야. 내 정체에 집착할 시간이 없어.”유나는 이를 꽉 깨물고 곧장 진서준의 뒤를 따랐다.한편, 그 시각 하씨 가문 마당은 한창 흥겨운 분위기였다.전원이 대문 앞마당에 시체가 즐비하다는 것도 전혀 모른 채 웃고 떠들며 노래하고 춤추고 고기와 술을 즐기고 있었다.“형, 방금 경호원한테 연락이 왔어. 그 진서준이란 자식이 쳐들어왔다고 해.”하인학이 급히 보고했다.“내가 이미 이 후배를 보냈어. 우리 후배만 있으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야.”하인준은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이었다.“형, 그 이도진이란 후배의 실력은 어느 정도야?”하인학이 궁금한 듯 물었다.이도진이 온 이후로 그가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이도진은 오급 대종사야.”하인준이 심드렁하게 답했다.“뭐라고? 오급 대종사라고?”하인학은 깜짝 놀랐다.이도진이 겨우 막 종사 반열에 든 줄 알았는데 이미 오급 대종사라니, 예상을 초월한 수준이었다.“겨우 오급이긴 해도 육급 대종사와도 맞설 수 있는 실력이야.”하인준은 무심하게 한마디 덧붙였다.겨우 오급이라는 평가에 하인학은 입이 떡 벌어졌다.“형, 역시 남사 출신 천재들은 다르긴 해.”하인학이 감탄했다.“그야 당연하지.”하인준은 자부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4대 최강 종문에 들어간 사람 중에 허접한 놈이 있을 수 없어.”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경호원 한 명이 헐레벌떡 달려왔다.“가주님, 큰일 났습니다.”“무슨 일인데 그렇게 호들갑을 떨어?”하인학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말해, 무슨 일이야?”“앞마당 경호원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87화

    그 말을 끝으로 이도진은 발끝을 톡 찼다.그러자 이도진의 몸이 활처럼 튀어 올라 순식간에 튀어 나가 진서준을 향해 돌진했다.거리가 좁혀지자 이도진은 부러진 검으로 진서준의 심장을 찌르려 했는데 딱 한 방에 끝장낼 생각이었다.“진서준 오빠!”안서현이 비명을 질렀다.“끝났다, 저 녀석 끝장났어...”유나의 얼굴은 시체처럼 창백해졌고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이도진은 분명 대종사급 강자였기에 진서준이 절대 이길 상대가 아니었다.“거참 남사도 별거 없네. 너 같은 놈도 제자로 받아주는 걸 보니.”진서준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했다.“신농 애들이야 인성은 글렀지만 실력만큼은 너보다 훨씬 낫더라.”“이 자식이 감히 우리 남사를 모욕해?”이도진은 벌겋게 눈을 치켜뜨며 소리쳤다.“널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날카로운 검기와 함께 이도진은 다시 진서준에게 들이닥쳤다.하지만 그 순간, 진서준이 팔을 슬쩍 들어 올리더니 공격을 개시했다.짝!진서준의 따귀를 정통으로 맞은 이도진은 그대로 공중에 날아올라 십여 미터를 날아갔고 나무 서너 그루를 부러뜨리며 땅바닥에 처박혔다.“이건 뭐야?”유나는 그 광경을 보고 눈알이 튀어나올 뻔했다.눈을 비비며 다시 봤지만 자기가 헛것을 본 건 아니었다.날아간 건 이도진이 틀림없었고 진서준은 상처 하나 없이 태연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씨X 이건 무슨 상황이지?”유나는 저도 모르게 욕이 튀어나왔다.“방금 뭘 한 거야?”정신 못 차린 건 유나만이 아니었다.바닥에서 비틀거리며 일어난 이도진도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자기 뺨을 만져보니 퉁퉁 부어오른 게 손에 느껴졌다.분명 방금 그 순간, 이 녀석한테 귀싸대기를 제대로 맞은 거였다.하지만 이 녀석이 도대체 어떻게 자기를 쉽게 날려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이 녀석이 나보다 강하단 말인가?’하지만 그 생각은 곧바로 스스로 부정했다.이도진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중얼댔다.“말도 안 돼. 절대 아니야. 이 자식이 분명 뭔가 숨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986화

    반보 종사인 유나는 검기 하나만으로도 사람을 쉽게 베어 넘길 수 있는 실력자였다.그런데 이 사람은 그 검을 정면으로 맞서 두 손가락으로 잡아버렸다.즉 유나의 실력이 저 사람에겐 전혀 위협도 안 된다는 얘기였다.“왜 그래, 아가씨? 그렇게 놀란 얼굴은 또 처음 보네?”이도진은 태연하게 웃었다.“너 설마 내가 네 검도 못 막을 줄 알았어? 날 깔봐도 제대로 깔봤네? 됐고, 게임은 이 정도만 하자. 시간도 늦었는데 슬슬 뜨거운 밤을 보내러 가야지.”이도진이 손가락에 힘을 주자 장검이 단번에 두 동강 나버렸다.엄청난 충격에 유나는 휘청이며 몇 발짝 밀려났고 결국 주저앉고 말았다.“너 대체 정체가 뭐야?”공포와 분노가 뒤섞인 목소리가 유나의 입에서 튀어나왔다.이 남자는 지금까지 상대하던 그 어떤 적과도 달랐고 이 남자 앞에서 본인은 장난감이나 다름없었다.“나야 뭐 그냥 무명 인사지. 말해봤자 넌 들어본 적도 없을 거야.”이도진은 담담하게 웃다가 이내 화제를 돌렸다.“하지만 내 종문은 들어봤을 거야. 내 종문은 대한민국 4대 은둔 종문 중 하나인 남사야.”“뭐라고? 네가 남사 제자라고?”유나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대한민국 무도계 최고의 성역은 바로 4대 은둔 종문이었다.그곳에 들어간다는 건 곧 무도계의 절세 천재로 인정받는 것과 다름없었다.4대 종문에서 나온 사람은 다들 실력이 어마어마한 무도 고수였다.그런 남사의 제자가 왜 이런 데서 한낱 경호원이나 하고 있는 건지 유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아가씨, 난 여자를 안 만진 지 십 년은 넘었어. 오늘 밤 아가씨가 진짜 천국이 뭔지 경험하게 될 거야.”이도진은 혀를 쓱 핥았다.“앞으로 며칠은 여기 머무를 거니까 아가씨는 운이 참 좋은 거야.”유나가 모욕을 당하자 나머지 경호원들이 참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렸다.“이 썩을 자식아, 우리 대장한테서 썩 꺼져.”“이 망나니를 오늘 여기서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다른 경호원들이 칼을 들고 이도진을 향해 돌진했다.“죽고 싶어?”이도진은 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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