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영은 앞으로 나와 진서준을 가리키며 물었다.“너 뭔데 우리 윤 도련님한테 협박이야??”“우리 윤 도련님이 누군지 알아?”“사해 그룹 계열사 사장일 뿐만 아니라 허 사장의 친척이야. 너 같은 촌놈이 감히 우리 윤 도련님에게 손찌검하다니!”박수영은 정말 주인의 좋은 개였다. 보고 있는 진서준은 그녀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어졌다.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는 진서준과 달랐다.윤준후가 사해 그룹 계열사 사장이고 허 사장의 친척이라는 말을 들은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질렀다.사해 그룹은 이 도시에서 유명한 그룹으로서 시가총액이 조 단위를 넘는다!‘진서준은 망했어! 진서라도 곧 망칠 거야!’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하지만 진서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짖어대는 박수영을 바라보았다.“내가 술병으로 남의 머리를 때린 적은 있어도 아직 아무도 나를 때린 적은 없어.”윤준후는 모든 사람이 경외하는 시선을 즐기며 머리를 감싸고 진서준에게 다가갔다.“배짱은 그런대로 대단하네.”“하지만, 너 큰 사고 쳤어!”윤준후의 말이 끝나자 그의 친구들이 술병을 들고 진서준에게 다가가 언제든지 진서준과 싸우려 했다.“당신들 함부로 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할 거야!”진서리도 얼굴이 창백해진 채 소리쳤다.“경찰에 신고해?”박수영은 코웃음 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한 번 해봐!”“한마디 경고하는데, 우리 윤 도련님은 많은 사람을 알고 있어!”“경찰에 신고하면 오히려 너의 오빠를 들여보낼 수도 있어!”진서준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덤덤하게 말했다.“용서비는 걸 포기한 것 같군.”“용서?”윤준후가 코웃음 쳤다.“난 평생 용서를 구한다는 말을 행동에 옮겨본 적이 없어!”“그럼 내가 가르쳐줄게!”그러자 진서준이 갑자기 주먹을 쥐더니 윤준후의 얼굴을 내리쳤다. 주먹 한 방에 윤준후의 이빨이 빠졌다.윤준후의 친구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진서준이 이미 그들 앞으로 돌진해 왔다.턱턱.진서준의 테이블을 제외하고 다른 테이블은 모두 엉망진창이
“진서라 씨, 미안해요. 방금 제가 눈이 멀었어요.”“제발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윤준후는 진서라를 돌아보며 필사적으로 용서를 빌었다.진서준만큼 모질지 않았던 진서라는 피투성이가 된 윤준후를 보며 진서준에게 말했다.“오빠, 그냥 보내줘.”“가도 되지만, 한 손을 잘라야 해.”진서준은 차갑게 윤준후를 바라보며 말했다.“알았어요... 지금 당장 스스로 내 손을 끊을게요!”손 하나로 생명을 바꾸는 일인데 바보라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알 것이다.그러자 윤준후는 손목 굵기의 쇠몽둥이를 구해다가 자신의 왼손을 향해 내리쳤다.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레스토랑에 울려 퍼지자 사람들은 머리털이 곤두섰다.다들 시간이 멈춘 것 같았고 숨 쉬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그들의 시선은 모두 진서준에게 집중되었고 눈빛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방금 그들은 진서준이 쓸모없는 인간이라고 조롱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오히려 윤준후가 한 손을 잘라버렸다.‘이 사람은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설마 허씨 가문 아가씨의 약혼자는 아니겠지?’박수영은 너무 놀라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방금 윤준후의 뺨은 그녀를 순식간에 깨웠다. 그녀는 지금 이 청년을 해치우는 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꺼져.”순간 윤준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부러진 왼손을 고깃덩어리처럼 뭉쳐 레스토랑 밖으로 도망쳐 나갔다.하지만 레스토랑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 2층에 가지 않는 한 더는 식사를 할 수가 없게 되었다.겁에 질린 레스토랑 지배인을 바라보던 진서준은 덤덤하게 한마디 했다.“2층에 자리를 마련해줘요. 우린 식사를 계속해야겠어요.”“네. 네, 저를 따라오세요.”레스토랑 지배인이 겁먹은 얼굴로 앞에서 길을 안내했다.윤준후조차도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남자이니 이렇게 작은 레스토랑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레스토랑 2층에 들어서자 그곳은 조용했다.곧 웨이터가 진서준이 방금 주문한 음식을 다시 내놓았고, 레스토랑 지배인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다가왔다.“
집에 돌아온 조희선은 방에 들어가 좀 쉬겠다 하고 남매 둘만 거실에 있었다.“서라야, 다른 일은 그만두고 집에서 좀 쉬다가 하얏트 레스토랑에 출근해.”진서준이 이렇게 말하니 진서라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오빠 말대로 할게.”“하얏트 호텔 매니저의 번호야, 저장해.”진서준은 번호를 진서라한테 보냈다.진서라는 몇 년 전에 산 노키아 전화를 꺼낸 후 껍질이 닳아 떨어진 핸드폰 버튼을 조심스럽게 눌렀다.진서라가 핸드폰 번호를 저장한 후 진서준이 입을 열었다.“서라야, 핸드폰을 바꿀 때도 되었어.”진서라 뿐만 아니라 진서준의 핸드폰도 낡은 휴대전화여서 바꿀 때가 되었다.“오빠, 나 출근해서 월급받으면 바꿀게.”진서라는 어색한 듯 말했다. 그녀는 예전 호텔에서 일할 때 주변 동료들은 전부 스마트폰을 쓰고 있었으나 그 혼자만 옛날식 노키아를 쓰고 있었다. 동료들이 드러낸 경멸의 눈길들은 그를 불편케 했다.“오빠 지금 돈 있어, 지금 바로 새 핸드폰 사러 가자.”진서준은 말하며 동생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자기 손을 꽉 잡고 있는 오빠를 바라보니 진서라는 너무 행복했다. 오빠만 곁에 있다면 하늘이 무너져도 두렵지 않았다!진서준은 차를 몰고 시내에 있는 휴대전화 가게에 왔다.3년 동안 감옥에서 지내 온 진서준은 사회생활과 멀게 느껴졌다. 그러니 핸드폰 같은 전자제품도 잘 알 리가 없었다.“서라야, 어떤 브랜드의 핸드폰을 사고 싶어?”진서준이 물었다.그의 말에 진서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사실 나도 뭐가 좋을지 모르겠어.”생각해 보니 진서라도 3년 동안 계속 열심히 돈만 버느라 보니 이런 전자 제품들에 대해 잘 몰랐다.“그럼, 일단 직원이 추천하는 걸 들어나 보자.”진서준은 이렇게 말했다.남매 2인은 핸드폰 가게로 들어왔다.“안녕하세요, 핸드폰을 사러 오셨나요?”한 여직원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핸드폰을 사고 싶은데 좋은 핸드폰이 있으면 추천 좀 해주실 수
강미연의 말투에는 경멸의 뜻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등학교 시절에 강미연이 좋아하던 남학생은 계속 진서라만 좋아했고 강미연을 무시했다.이에 따라 강미연이 진서라에 대한 질투심은 다른 여자 학생들보다도 더 강했다.과거에 자신보다 잘 나갔던 진서라가 지금 이런 모양으로 자신 앞에 서있으니, 강미연은 당연히 진서라한테 복수하고 싶었다.자기 여동생을 모욕하는 말을 들은 진서준은 참을 수가 없었다.그는 짙은 화장을 한 강미연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말할 줄 모르면 그 입을 닥쳐!”“넌 누구야? 감히 나한테 이렇게 말해?”강미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화를 내며 말했다.“난 서라의 오빠야!”진서준은 차갑게 대답했다.“아. 하긴 어쩐지 다 거지 같다 했더니!”강미연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경멸에 찬 눈빛을 드러내며 말했다.“너랑 무슨 상관이야.”“원래는 상관없었는데 지금 상관있어!”강미연은 팔짱을 낀 채 거만한 표정으로 갤럭시 S24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말했다.“이 핸드폰은 내꺼야. 너희 돈도 없으면서 여기서 시간 낭비 하지 마!!”이어 강미연은 여직원한테 말했다.“이 핸드폰은 우리가 살게요! 이 두 사람의 꼬락서니를 보세요, 어디 핸드폰을 살 능력이 있는 사람으로 보여요?”여직원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비록 강미연은 진서라 같은 비주얼과 기질이 없었지만, 강미연은 돈이 많은 호구가 있잖아!돈 없는 사람에게 현실은 가혹하다.진서라는 입술을 깨물며 달갑지 않은 눈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핸드폰을 못 산다고 누가 그래?”진서준이 차갑게 말했다.강미연은 비웃으며 진서준의 옷을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입고 있는 옷 좀 봐봐, 다 합쳐도 2만 원도 안 될걸? 20만 원짜리 옷도 못 사 입으면서, 200만 원짜리 핸드폰을 산다고?”외모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말이 있지만 때로는 외모뿐만 아니라 그가 입고 있는 옷을 봐도 알 수 있었다.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입고 있는 옷과 액세서리로 그 사람이 돈이 있는지
중년 남자가 전화하고 있을 때 강미연은 진서준과 진서라를 향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내 남자는 호스텔 그룹의 은호 오빠랑 아주 친한 사이야.”“은호 오빠가 오면, 너희 둘은 나한테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할 걸!”다른 사람은 호스텔 그룹을 들어 본 적이 없겠지만 이곳의 직원들은 다 알고 있었다.그룹이라 하지만 사실상 가게에서 자릿세를 받으며 살아가는 지하 세력들이었다.이 핸드폰 가게도 호스텔 그룹에 자릿세를 낸 적이 있었다.강미연이 말한 은호 오빠는 바로 이 구역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다.가게 안 여직원의 얼굴은 창백해졌고, 진서준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불쌍함이 가득했다.그들은 모두 진서준 진서라 남매가 끝장났다고 생각했다!방금 진서준에게 핸드폰을 판매했던 여직원이 낮은 목소리로 진서준에게 귀띔해 주었다.“고객님, 아마도 빨리 이 사람들한테 사과하는 것이 나을 거 같아요. 은호라는 사람은 아주 무서운 사람이에요!”여직원은 좋은 마음으로 얘기했다. 그녀는 진서준 진서라 남매가 남한테 물매를 맞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허허.”진서준은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은호라는 사람이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맞는지 아닌지는 그 사람이 와봐야 알죠.”만약에 이 중년 남자가 말하는 은호라는 사람이 점심때 마침 호텔에 갔다면 일은 더 쉬워질 것이다.진서준은 진서라를 잡아당기며 담담하게 의자에 앉아 새로 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놀았다.강미연과 중년 남자는 이러는 모습을 보고 화가 더더욱 치밀어 올랐다. 이건 대수롭지 않게 강미연과 자신을 무시하는 거니까!“그래 좋아. 진서라. 은호 오빠가 오면 난 너희 둘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나한테 사과하게 할 거야.”강미연은 화가 나서 진서준과 진서라한테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진서준은 강미연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했던 말을 꼭 기억해.”핸드폰 가게 앞에 미니버스 두 대가 도착했다.열 몇 명 되는 러닝셔츠 차림을 한 남자들이 차에서 내려서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이 모
마음 여린 진서라는 강미연과 중년 남자가 무릎까지 꿇은 것을 보고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오빠, 이제 그만해.”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당장 꺼져, 앞으로 또 감히 내 동생을 괴롭히면 그때엔 아주 혼쭐 날 줄 알아.”“네네네.”중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도 안 돌아보고 강미연을 챙길 겨를도 없이 핸드폰 가게를 나갔다. 중년 남자는 강미연이 아주 미웠다. 만약에 강미연이 아니었다면 그도 오늘 이렇게 큰 모욕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강미연은 얼굴에 묻은 눈물을 닦고는 달갑지 않은 표정으로 가게를 떠났다.“진 선생님, 제가 댁으로 모셔다드리겠습니다.”한은호는 한결 공손한 표정으로 말했다.“아니, 괜찮아.”진서준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서준과 진서라가 가게 밖으로 나오자, 진서라는 물었다.“오빠, 그런 사람은 어떻게 아는 거야?”진서라는 한은호 같은 사람은 사회 건달이었고 그와 비슷한 나쁜 사람만이 한은호랑 어울릴 거로 생각했다.자신의 오빠가 감옥에 간 적이 있지만, 진서라는 진서준의 인품을 믿었다.진서준은 점심에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진서라 한테 알려 줄 수가 없어서 거짓말을 했다.“저 사람은 내가 감옥에서 알고 지냈어. 감옥에서 한 번 구해준 적이 있지. 그 뒤로부터 줄곧 날 존경해 왔어.”진서라는 이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래도 오빠한테 말했다.“오빠, 아무래도 후에는 이런 사람이랑 어울리지 말아.”진서라가 자기 말에 의심하지 않는 것을 보고 진서준은 좀 미안한 듯 웃으며 말했다.“서라야, 걱정하지 마. 절대 이런 사람과 연락하지 않을게. 집으로 돌아가자. 엄마가 일어나셨을 거야 아마도.”진서준은 진서라를 데리고 차를 몰고 별장으로 향했다.옆에 숨어 있던 강미연은 두 사람이 슈퍼카를 타는 것을 보고 더더욱 질투와 원망에 사로잡혔다.“진서라, 오늘 받은 모욕은, 내가 배로 갚아줄게!”진서준 남매가 집에 왔을 때 조희선은 이미 일어나서 앞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서준, 서라야, 어디에 갔다가 이제
조희선은 정신을 차리고 담담하게 웃었고 서글픈 눈빛으로 말했다.“이미 오래전 일이니 말 안 해도 좋아요.”진서준은 그 자초지종을 전부 다 알고 있었다. 엄마의 다리가 부러진 건 이지성 그 한 놈 외에 그 짐승 새끼들도 있었다!오늘에 이지성의 두 다리를 부러뜨린 건 그냥 자그마한 벌일 뿐이다.진서준은 꼭 자신의 엄마 다리를 부러뜨린 그들을 찾아서 이지성보다 더 큰 고통을 안겨주리라 다짐했다!허사연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아주머니, 죄송해요. 제 동생이 눈치가 없었어요, 아주머니 화내지 말아요.”“이까짓 일 가지고 제가 왜 화를 내겠어요!”조희선은 웃으며 말했다.허윤진은 입을 삐죽이며 다시는 말하지 않았다.조희선은 허사연은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어느새 한 시간 넘게 시간을 보냈다. 허윤진이 꾸벅꾸벅 졸자 그제야 허사연은 동생을 데리고 아쉬운 마음으로 별장을 떠났다.“서준아, 나가서 사연 씨랑 윤진 씨를 배웅해 주렴.”조희선은 황급히 말했다.조희선은 허사연이 보면 볼수록 더 마음에 들었다.하지만 진씨 집안과 허씨 집안 차이는 너무도 컸다. 진서준이 허사연과 결혼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진서준은 허 씨 자매를 배웅해 주고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서준아, 사연 아가씨는 좋은 사장님뿐만 아니라 더더욱 좋은 여자야, 하지만 우리는 생각지도 말자, 이처럼 똑똑하고 돈 많은 여자애는, 우리가 함부로 다가가면 안 돼.”조희선은 진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엄마.”“응.”조희선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며칠 뒤에 엄마가 옛 이웃집 아줌마랑 너한테 여자 소개해달라고 말할게. 너도 나이가 들 대로 들었으니 결혼해야 해.”진서준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자신이 겨우 25살인데, 결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했다.“엄마, 결혼은 내가 알아서 할게요. 제 걱정하지 마세요.”진서준이 대답했다.“그러면 여자 친구라도 찾아야지!”조희선이 정색하며 말했
이른 아침. 약방에는 진서준 외에 가게의 몇 명 직원들만 남았다.30대 후반의 한 직원이 진서준을 보고 물었다.“병 보러 오신 거예요? 약재를 사러 오셨어요?”이에 진서준은 물었다.“혹시 여기에 백년 인삼이 있어요?”이 말을 들은 직원은 진서준의 위아래를 훑어 보고는 비웃으며 말했다.“이보게 젊은이, 백년 인삼이 얼마나 비싼지를 알아? 옷차림새를 보니 평생 아르바이트를 하여도 못 살 것 같아!”백년 인삼, 이것은 정말 평시에 보기도 힘들 정도로 귀한 약재였다!백년 인삼을 사려면 돈은 물론 어마어마한 신분이 있어야만 살 수 있었다!어춘당에 백년 인삼은 단 한 그루뿐이었고 단지 관상용일 뿐 절대 판매하지 않았다.다른 사람이 200억 원의 가격에 사려했지만 어춘당의 사장님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단숨에 거절할 정도였다.진서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여기에 있다면 제가 사겠어요!”“허허!”이 말을 들은 직원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허세를 부리기는, 그렇게 사고 싶다면 날 따라 와 보게나!”진서준은 이 말을 듣고 눈이 번쩍 뜨였고, 마음속으로는 자신이 헛되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다.진서준은 직원과 함께 2층으로 왔다. 유리장 안에 보관된 인삼이 한눈에 안겨 왔다.진서준이 가까이에서 보니 이 인삼은 확실히 100년쯤 된 것 같았다!“이 인삼이 얼마예요? 제가 살게요!”진서준은 이렇게 말하며 직원을 바라보았다.직원은 경멸의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보게 젊은이, 이 인삼은 우리 가게의 제일 진귀한 물건일세. 200억 원을 준다 해도 우리 사장님이 안 파실걸!”직원이 진지해지는 모습을 보고 진서준이 말했다.“제가 인삼을 사는 이유는 단약을 만들어 어머니의 부러진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예요. 사장님께 좀 잘 말해주세요.”직원은 진서준의 진심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잠깐만 기다리게나. 내가 가서 사장님께 말씀드리지.”“형님, 부탁해요!”진서준은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곧이어, 3층에서 한 노인이 내려왔
성미영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매년 혼자서만 집에 가다 보니 성미영에게 이성 친구가 있을 리 만무했다.성미영도 이제 3년만 지나면 서른이었기에 집에서는 성미영의 결혼 문제가 가장 뜨거운 감자였다.그런데 오늘 갑자기 이성 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이 들리자 가족들이 당연히 남자친구라고 착각한 것이다.그래서 기어코 성미영에게 진서준을 집으로 데려오라고 난리였다.“그냥 사실대로 말하면 되잖아?”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이런 사소한 일이었다.“그게 통했으면 내가 지금 너한테 전화했겠어?”성미영이 짜증 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뭘 어쩌라는 거야? 설마 내가 직접 가서 해명하라는 건 아니겠지?”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꼭 와야 해.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날 가만히 안 둘 거라고.”성미영이 명령조로 말했다.“이봐, 지금 부탁하는 입장인데 말투가 그게 뭐야? 장난해?”진서준이 한마디 귀띔했다.“야, 진서준. 너 적당히 해.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성미영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소리쳤다.“오후에 내가 너 안 도와줬어? 지금은 네가 나 도울 차례라고. 아니야?”진서준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정정하자면 너 없어도 난 하경범을 충분히 잡아 올 수 있었어. 오히려 너 배려해서 너희 성씨 가문 구역에서 난리 안 친 거라고.”“헛소리 작작 해!”성미영이 분노에 이를 갈았다.진서준의 말이 사실 틀린 말은 아닌데 왜 이렇게 재수 없게 들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럼 끊는다?”진서준이 전화를 끊으려 했다.“끊지 마. 내가 지금 데리러 갈 거야. 오늘 밤에 확실히 설명하고 가. 안 그러면 부모님이 나 귀찮게 해 미칠 것 같다고.”성미영이 다급하게 말했다.“그럼 부탁해야지. 부탁할 땐 부탁하는 태도가 있는 법이거든.”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사실 일부러 성미영을 약 올리는 건 아니었다.그냥 이 여자가 맨날 윗사람처럼 굴었고 매번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양, 가르
차 안.도지아는 직접 복수를 마친 뒤, 속이 어느 때보다 한결 더 시원했다.하지만 곧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진서준에게 물었다.“나중에 하경범이 복수하면 어떻게 하지?”“그럼 그냥 지옥에 보내버리면 돼. 너무 걱정되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죽여버릴까?”진서준이 태연하게 말했다.어차피 그런 쓰레기는 살아 있을 가치도 없었다.진서준이 하경범을 바로 죽이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금단 현상이 올라올 때의 고통을 직접 맛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죽여버리는 것보다 살아서 끔찍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게 더 잔인한 법이었다.“아니야, 죽이는 게 오히려 그 녀석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야.”도지아가 고개를 저었다.그 한마디로 도지아가 하경범을 얼마나 증오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경범은 도지아의 미래를 망가뜨렸고 행복했던 가족을 박살 내버렸다.이제 도지아는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도지아는 막막하기만 했다.호텔로 돌아오자 진서준이 물었다.“여기서 계속 있을 순 없잖아. 앞으로 어디로 갈 생각이야?”도지아는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예은에게 가볼까 해. 걔 집 넓잖아.”“그것도 괜찮네. 황예은은 돈이 넘치니까 황예은한테 붙어 있으면 먹고사는 걱정은 없겠네.”진서준이 장난스럽게 말했다.한편, 성현도가 빠르게 정보를 통제한 덕분에 하경범이 진서준에게 끌려갔다는 사실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하씨 가문 쪽에서도 하경범이 강제로 마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집으로 돌아간 하경범은 곧장 본인이 키운 삼생파의 두목 이시언에게 연락했다.“하 도련님, 무슨 일입니까?”전화를 받은 이시언은 조금 의아해했다.하경범이 직접 연락해 오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마지막으로 연락했을 때도 사람을 납치하라고 시켰을 때였다.“당장 나한테 와.”하경범의 목소리가 얼음처럼 차가웠다.“네, 바로 가겠습니다.”이시언은 하경범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즉시 출발했다.30분 후, 이시언은 부하들을 데리고 하경범의 저택에 도착
“그럼 이제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잖아. 왜 굳이 날 물고 자빠지는 건데?”하경범은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너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납치당할 일도 없었겠지. 그럼 내 동생도 마약과 접촉할 일도 없었을 거잖아. 네 더러운 욕망만 아니었어도 우리 가족이 이렇게 풍비박산 날 일이 있었겠어?”도지아의 분노는 점점 극에 달했다.“내가 겪은 이 모든 고통은 전부 다 네 탐욕과 욕망 때문이야. 오늘 넌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해.”하경범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이제야 도지아가 진짜 죽을 각오로 덤비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내가 방금 조상규 삼촌에게 연락했어. 곧 도착할 거야. 삼촌이 오기 전까지는 너희가 아직 살아남을 기회가 남아 있어.”하경범은 이런 상황에서도 협박하기 시작했다.“그러니 함부로 날 건드리지 마. 날 손대는 순간, 너희 셋 다 살아서는 못 나갈 줄 알아.”“그 사람은 올 수 없어.”진서준이 느닷없이 말했다.“무슨 뜻이야?”하경범이 움찔하며 눈꺼풀을 떨었다.“이미 죽었거든. 이해했어?”진서준이 담담하게 대꾸했다.“뭐, 뭐라고?”하경범은 흠칫 떨더니 곧바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헛소리하지 마. 그럴 리 없어! 조상규 삼촌은 대종사야. 네놈 따위가 무슨 수로 대종사를 죽일 수 있어?”하경범은 조상규의 무도 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예전에 습격당했을 때도 조상규가 나서서 하경범을 구해줬다.당당한 대종사인 조상규가 진서준 같은 애송이에게 당했을 리가 없었다.“못 믿겠으면 직접 전화해 봐. 전화 받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해 보지 그래?”진서준이 시큰둥하게 말하자 하경범은 급히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들려오는 건 통화 연결음뿐이었다.하경범은 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다시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결과는 똑같았다.“젠장, 전화 받아! 전화를 받으란 말이야!”하경범은 이제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통화가 안 되지?”진서준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대체 왜 조상규 삼촌이 너 따위한테 당했는데?
“뭐가 두려워?”하경범은 자신만만했다.여긴 하씨 가문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르벨이었다.하경범은 진서준이 이곳에서 자기를 건드릴 용기가 있을 수 없다고 확신했다.“그럼 따라와 봐.”진서준이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경범아, 저 녀석 꽤 강해. 조심하는 게 좋아.”성현도가 목소리를 낮춰 경고했다.“걱정 마.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하경범은 가볍게 웃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진서준이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건지 두고 보자는 심정이었다.차에 올라타자 하경범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의외네, 넌 여자들한테도 제법 인기가 많은 모양이구나. 황예은과 도지아만 있는 게 아니라 이번엔 또 새로운 여자가 곁에 있네.”하경범은 옆자리의 허사연을 힐끔 쳐다보며 능글맞게 웃었다.“아가씨, 저 녀석 따라다녀 봤자 아무런 미래도 없어. 나랑 함께하는 게 어때? 내 여자가 되면 평생 호화롭게 살게 해줄게. 명품, 스포츠카, 대저택, 뭐든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어.”허사연은 그 말에 쌀쌀하게 웃으며 대꾸했다.“그럼 네 목숨을 원한다면 줄 수 있어?”하경범 같은 부잣집 도령이 얼마나 많은 가정을 파탄 냈을지 모른다.진서준의 얘기를 들은 후, 허사연도 이 쓰레기를 당장 없애버리고 싶었다.“내 목숨을 달라고?”하경범은 어이없다는 듯 멍하니 있다가 곧 박장대소를 터뜨렸다.“날 죽이겠다고? 그래, 해봐. 근데 네 가족이 우리 하씨 가문의 분노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경범의 목소리엔 살기가 서려 있었다.“거참 쉬지도 않고 조잘대네.”진서준은 쉴 새 없는 하경범의 멘트에 슬슬 짜증 나기 시작했다.“흥, 얼마 안 가 네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날 다시 보내게 될 거야. 내가 장담하지.”하경범은 눈을 가늘게 뜨며 진서준을 비웃었다.“오히려 네가 나한테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게 될걸?”진서준은 태연하게 받아쳤다.곧이어 진서준은 차를 한 폐기된 공장 앞에 세웠다.차에서 내리자 하경범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한곳에 걸터앉아 휴대폰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