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87화

Author: 무가
다급한 나머지 진서라는 침대 옆 스탠드 조명을 들어 윤건우의 머리를 힘껏 쳤다.

순간 유건우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유건우는 서둘러 손으로 머리를 만져봤고 피가 흐르는 걸 보고는 버럭 화를 냈다.

“이 빌어먹을 X이 감히 내 머리를 쳐? 오늘 내가 단단히 혼내줄 거야!”

유건우는 눈이 벌게져서는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이 마치 화가 난 들개 같았다.

그는 진서라가 들고 있던 스탠드 조명을 빼앗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곧이어 그는 미친 듯이 진서라의 옷을 찢기 시작했다.

“도련님, 안 됩니다!”

경호원이 서둘러 그를 막으려 했다.

“넌 꺼져!”

유건우는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고 경호원의 배를 걷어찼다.

경호원은 맞고 싶지 않아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유건우, 내 말을 귓등으로 듣네!”

단단히 화가 난 목소리가 침실 밖에서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 유건우는 움찔하면서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유지수는 단단히 화가 난 얼굴로 걸어 들어와서 유건우의 뺨을 힘껏 때렸다.

“저 두 사람이 절대 이 여자에게 손을 대서는 안 된다고 안 한 거야?”

유지수는 유건우를 향해 고함을 질렀다.

“누나, 여자 한 명일 뿐인데 뭘 그리 화를 내? 난 누나 친구랑도 잔 적이 있는데 말이야!”

유건우는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2년 전, 유건우는 장혜윤이 예쁘장하게 생긴 것 같자 나쁜 마음을 품고 그녀에게 약을 먹여서 적절치 않은 행위를 했다.

그 일이 있는 뒤로 장혜윤은 신고하겠다고 난리를 치는 대신에 앞으로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그에게 경고했다.

유지수도 그 일을 알게 되었지만 별말 하지 않았다.

“얘는 장혜연이랑은 달라!”

유지수는 화를 내며 말했다.

“뭐가 다르다는 거야? 장혜윤보다 조금 더 예쁘기만 하네, 뭐.”

유건우는 내키지 않는 얼굴로 말했다.

“뭐 대단한 집안 딸이라도 돼?”

유지수는 유건우를 노려보면서 버럭 화를 냈다.

“너 당장 꺼져!”

“쳇, 알겠어. 간다, 가. 대신에 4억 줘.”

유건우는 손을 뻗으며 유지수에게 돈을 달라고 했다.

유건우가 4억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88화

    “아까는 내가 헛소리한 거야. 신경 쓰지 마, 누나.”어떤 말들은 진짜 다급할 때만 하게 된다.유지수는 유건우가 헛소리를 했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녀는 부모님이 자신에게 유독 냉담히 군다는 걸 은근히 느끼고 있었다.원래 유지수는 부모님이 딸보다 아들을 더 좋아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보니 그 이유가 아닌 듯했다.“난 사실을 알고 싶을 뿐이야. 얘기하지 않는다면 사람을 시켜 네 다리를 부러뜨릴 줄 알아.”유지수는 유건우를 협박했다.유건우는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조금만 위협해도 자기 여자 친구까지 가져다 바칠 사람이었다.역시나 유지수가 조금 위협하자 유건우은 겁을 먹고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때리지 마, 때리지 마. 얘기할게!”유건우가 말했다.“사실 누나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 친딸이 아니야. 누나를 데려왔을 때 우리 어머니는 날 임신하기도 전이었어. 그때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이를 갖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그러던 어느 날 밤 퇴근하던 길에 어머니가 길가에 버려졌던 누나를 발견한 거야. 그래서 누나를 데리고 왔지. 그런데 그러고 나서 반년도 안 돼 어머니는 날 임신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 하지만 그때는 이미 누나에게 정이 붙은 상태라서 차마 누나를 버리지 못했어.”유지수는 그 말을 듣자 안색이 아주 어두워졌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누나, 이건 아버지랑 어머니가 나한테 알려준 거야.”유건우가 말했다.“믿기지 않는다면 직접 물어보든가.”유지수는 유건우의 말을 믿었다.유건우의 머리로는 이런 이야기를 짤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야 이 사실을 알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들이 줄곧 자신을 속여왔다는 생각에 유지수는 괴로웠다.“네 말을 믿어.”유지수는 차갑게 말했다.“그러면 됐어. 비록 누나가 내 친누나는 아니지만 난 줄곧 누나를 내 친누나처럼 여겼어. 아버지랑 어머니도 그렇고.”유건우는 유지수의 말투에 날이 서 있자 서둘러 말했다.현재 유씨 일가를 먹여 살리는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89화

    아침 식사 때 허윤진은 놀랐다.“서준 씨, 누렁이 왜 갑자기 작아졌어요? 서준 씨가 한 거예요?”“네. 하지만 체중은 변하지 않았으니 안으면 안 돼요. 누렁이가 다른 사람 위로 올라가게 해서도 안 되고요.”진서준이 귀띔했다.누렁이의 체중이라면 테이블이나 소파 위에 섰다가는 집 안 가구들이 전부 다 망가질 것이었다.사람은 말할 것도 없었다. 발 한 번 휘둘렀다가 인명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네? 체중은 그대로라고요?”허윤진은 조금 실망했다.하지만 누렁이를 데리고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만족스러웠다.허윤진은 앞으로 외출할 때 누렁이를 데리고 다닐 생각이었다. 혹시라도 누군가 그녀를 언짢게 한다면 누렁이에게 상대방을 물라고 할 생각이었다.식사를 마친 뒤 진서준과 노정명은 떠날 준비를 했다.“사문의 금지 구역이 위험하지는 않겠죠?”허윤진은 긴장한 얼굴로 노정명을 바라보며 물었다.“위험합니다. 하지만 진 마스터에게 있어서 금지 구역의 진법 같은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죠.”노정명은 웃으며 말했다.진서준은 호산대진까지 단칼에 파괴한 사람이니 금지 구역의 진법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허윤진은 여전히 진서준이 걱정되어 그의 손을 꼭 잡았다.“서준 씨, 꼭 안전히 돌아와야 해요. 다친다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요!”“알겠어요.”진서준은 웃었다.허윤진은 남을 걱정하는 방식이 조금 남달랐다. 그러나 그녀의 성격과 꽤 잘 어울렸다.곧 진서준과 노정명은 사문 서쪽의 금지 구역으로 출발했다.가는 길에 노정명은 진서준에게 금지 구역의 함정과 진법에 대해 얘기했다.“앞의 함정과 진법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구창욱 씨가 설치한 그 진법이 문제죠.”노정명은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구창욱 씨 말을 들어 보니 오직 그의 제자만이 그 진법을 풀 수 있다고 해요!”진서준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 사부님과 수련할 때 된통 당한 적이 많았어요. 이 진법도 파괴하려면 아마 꽤 골치 아프겠네요.”진서준은 이미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두 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90화

    진서준은 한 손으로 검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수인을 맺으며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금지 구역 안에는 함정들이 가득했다. 독가스도 있고, 깊은 구덩이도 있고, 커다란 바위가 굴러가는 함정도 있었다.이런 함정들은 진서준은 단칼에 해결했다. 그의 속도는 전혀 영향받지 않았다.곧 진서준은 가장 깊은 곳에 도착했다.그곳은 농구장만 한 크기의 땅이었다.공지 중간에는 바위로 만들어진 단상이 있었고 그 위에는 파란색을 내뿜는 뼈가 있었다.진서준의 눈이 빛났다.“영골을 드디어 찾았어!”이 영골이 있다면 어머니의 다리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어머니는 앞으로 평범한 사람들처럼 걸어 다닐 수 있었다.진서준은 너무 흥분한 나머지 노정명의 당부를 잊었다.공지 안에 들어서는 순간 진법이 발동되었다.진서준의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발밑도, 눈앞도 전부 밤하늘이었다.그리고 그 밤하늘은 졸졸 흐르는 실개천 같은 은빛으로 가득했다.진서준이 움직이기도 전에 그의 머리 위로 엄청난 크기의 운석이 떨어졌다.진서준은 상황을 보고 서둘러 장청의 힘을 사용하여 검을 휘둘렀다.퍽...운석이 산산이 조각나며 바닥에 흩어졌다.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었다.진서준이 숨을 고르기도 전에 또 운석 몇 개가 하늘에서 떨어져 내렸다.하늘, 둘, 셋... 마지막에는 하늘 위 별보다 더 많았다.진서준의 안색이 달라졌다.“어르신이 날 놀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네!”진서준은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 그러나 지금은 화를 낼 때가 아니었다. 그는 반드시 진법의 진안을 찾아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진법 속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진법 안의 운석들은 보운산의 영기로 만들어진 것으로 무게가 엄청났다.거기에 맞는다면 아마 종사의 사력을 다한 공격과 맞먹을 것이다.비록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수가 너무도 많았다.진서준은 피하는 와중에 진안을 찾았다.“보자, 어르신이 어디에 진안을 만들기를 제일 좋아했는지...”진서준은 자신이 처음 있었던 곳을 보고 눈을 빛냈다.당시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91화

    조희선의 두 다리가 부러진 사실을 진서준의 사부는 알고 있었다.그는 그 일을 알게 된 뒤로 분통이 터졌다.그러나 구창욱은 조희선을 위해 복수하는 대신 조희선의 두 다리를 치료할 수 있는 영골을 화령문으로 가져왔다.그리고 그 뒤로 진서준을 더욱 엄격하고 가혹하게 가르쳤다.구창욱은 진서준이 본인의 실력으로 영골을 얻어 조희선의 두 다리를 치료해 주길 바랐다.그리고 그곳에 절대 자만하지 말라는 교훈 또한 남겨두었다.서울 또는 남주성은 화진에서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땅이 드넓은 화진에는 수억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천재도 널리고 널렸다.진서준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동굴 밖, 노정명은 대지가 흔들리자 안색이 달라졌다.“설마 안에서 뭔가 뜻밖의 일이 벌어진 건가? 설마 진서준 씨가...”진서준의 실력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금지 구역 안의 진법은 구창욱이 직접 설치한 것이었다.진서준이 구창욱의 제자라고 하더라도 뜻밖의 사고가 일어날 수는 있었다.노정명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 봐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진서준이 동굴 안에서 나왔다.“진서준 씨, 괜찮으세요?”노정명은 진서준을 보자 서둘러 그에게 다가가서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아요.”진서준은 손을 저었다.“영골은 얻었습니까?”노정명이 물었다.“네, 여기요.”진서준은 자신의 왼손을 들어 노정명에게 보여줬다.진서준의 저장 반지를 본 뒤 노정명은 큰 충격을 받았다.저장 반지는 보기 드문 보물로 수련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원하는 것이었고 돈이 있다고 해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었다.저장 반지를 하나 만드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웠다.저장 반지 같은 보물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었기 때문이다.이곳저곳 다 가본 노정명도 겨우 한 명 알고 있었다.그 사람은 바로 강남 최고의 장인 경우현이었다.“진서준 씨, 이 저장 반지 혹시 경우현 씨가 만든 겁니까?”노정명이 물었다.“아뇨, 우연히 얻은 겁니다.”진서준이 물었다.“경우현 씨는 누군가요?”노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92화

    “왜 갑자기 달리는 거야?”허윤진은 깜짝 놀라며 서둘러 누렁이를 뒤따랐다.문가로 가자 마침 진서준과 부딪혔다.허윤진이 넘어질 뻔했을 때 갑자기 힘 있는 손이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잡았다.“왜 이렇게 빨리 달리는 거예요?”’진서준이 훈계했다.허윤진은 얼굴을 붉히면서 진서준을 밀어내며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뭔 상관이에요?”말을 마친 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화령문 안쪽으로 돌아갔다.이내 누렁이가 낑낑댔다.진서준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허윤진은 조금 전까지 그를 몹시 걱정하다가 그를 보자마자 오히려 고개를 홱 돌리며 떠났다.“누렁아, 너... 난 네 입을 찢어버릴 수도 있어!”허윤진은 진서준이 누렁이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다는 사실이 번뜩 떠올랐다.조금 전 누렁이가 낑낑댄 것은 아마도 비밀을 얘기한 것일 테다.그녀가 진서준을 걱정하던 걸 진서준 본인에게 전부 얘기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허윤진은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허윤진은 누렁이를 뒤쫓으며 달렸고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영골은 이미 얻었으니 더는 신세 지지 않겠습니다. 저희는 잠시 뒤에 하산할 겁니다.”진서준이 노정명에게 말했다.“좋아요. 잠시 뒤에 함께 하산하시죠.”노정명이 말했다.“함께 하산하자고요? 화령문에 계시지 않을 겁니까?”진서준이 당황하며 물었다.“제자들도 없는데 여기 있어 봤자 아무 의미 없죠.”노정명이 한숨을 쉬었다.“어젯밤 경문이와 다른 애들과도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다 하산해서 우리 화령문의 제자가 될 법한 사람을 찾을 겁니다. 그리고 1년 뒤 다시 화령문으로 돌아올 생각입니다.”노정명의 계획을 들은 진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화령문에는 장로 몇 명만 남았기에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었다.보운산을 떠나 속세로 가서 제자들을 많이 받는 편이 나았다.“참, 이 공법을 드릴게요.”진서준은 미리 써둔 공법 비결을 꺼냈다.노정명은 눈을 빛냈다. 진서준은 무려 구창욱의 제자가 아닌가?구창욱의 실력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93화

    하산한 뒤 진서준과 노정명 등은 작별했다.“진서준 씨, 앞으로 제가 필요한 일이 있다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노정명이 진서준에게 정중하게 말했다.“네, 그런 상황이 생기면 저도 사양하지 않고 부탁드리겠습니다.”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그러고 나서 그들은 작별 인사를 했다.진서준과 권해철 등 네 명과 누렁이는 다시 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갔다.노정명 등 사람들은 전국 각지로 흩어져서 제자를 받아 화령문을 다시 일으킬 생각이었다....서울.김연아가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비서 이지연이 그녀를 찾았다.“사장님, 이건 오전에 사장님 앞으로 도착한 편지 한 통이에요.”김연아는 편지를 받은 뒤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지금 시대에 편지를 보내는 사람이 있다니.김연아는 누가 편지를 보낸 건지 궁금했다.편지를 열고 그 위에 적힌 내용을 본 김연아는 곧바로 안색이 달라졌다.[딸아, 그동안 잘 지냈니?]김연아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계속해 편지를 읽었다.[그동안 미안했다. 많이 힘들었지? 난 이제 다시 김씨 일가의 대권을 잡았어. 그리고 안장도 다시 했단다. 하지만 가족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서 아직 그녀를 김씨 일가 조상의 무덤으로 데려오지는 못했어. 이틀 뒤에 서울로 가서 널 볼 생각이다. 그때가 되면 나와 같이 강남으로 돌아가자. 이제 널 욕하거나 괴롭힐 사람은 아무도 없단다.]글을 쓴 사람은 김형섭이었다.편지를 읽은 김연아의 눈동자에는 분노와 눈물이 가득했다.김연아의 어머니는 강남 김씨 일가의 도우미였는데, 김형섭의 마음에 들었고 그의 맹렬한 공세 끝에 그와 만나게 되었다. 김연아를 낳은 뒤 김형섭은 김연아의 어머니와 결혼하지 않고 강남 최고의 가문인 서씨 일가와 정략결혼을 했다.서씨 일가는 체면 때문에 김씨 일가에 김연아와 그녀의 어머니를 죽이라고 했다.그러나 김형섭은 차마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서씨 일가에서는 종사를 보내 김연아의 어머니를 죽였다.김연아가 살 수 있었던 건 김형섭이 절박하게 애원했었기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94화

    오늘은 김연아의 생일이었다.김형섭은 항상 기억하고 있었다.김형섭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에 김연아는 흠칫했다.김연아 또한 당시 김형섭이 어쩔 수 없었음을 알고 있었다.그럼에도 김형섭을 용서할 수는 없었다.김연아는 전화를 끊었고 김형섭에게 명확한 대답을 주지 않았다.저녁에 갈지 말지 그녀 또한 알 수 없었다.전화 건너편의 김형섭은 한숨을 쉬었다.감정을 다스린 뒤 김형섭은 침실을 나서 자신을 따라온 집사에게 말했다.“오늘 저녁 연아를 위해 가장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열 거다. 서울의 모든 명망 있는 가문의 사람들을 전부 초대해 연아의 생일을 축하하게 할 거야.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가문을 없애버리겠어.”김씨 일가는 강남 둘째가는 가문일 뿐만 아니라 최고 가문인 서씨 일가와 정략결혼을 했다.서울의 모든 가문이, 남주성의 모든 가문이 김씨 일가보다 약했다.딸이 서울에 있지 않았더라면 김형섭도 굳이 이곳까지 찾아오지는 않았을 것이다.이내 서울의 모든 명망 있는 가문이 초대를 받았다.강남 김씨 일가의 가주가 직접 주최하는 파티이기 때문에 다들 흥분했다.만약 강남의 김씨 일가와 좋은 사이가 된다면 앞날이 창창할 것이다....허씨 일가의 별장. 허사연은 아침 일찍 외출했다.그녀는 직접 성약당의 남경석을 모셔 와서 조희선의 다리를 치료하게 할 생각이었다.그러나 허사연이 그를 찾았을 때 남경석은 방에서 쉬고 있었다.어제 그는 서현욱을 치료하느라 영기를 과도하게 소모했다.서울의 영기는 강주만큼 짙지 않았다.남경석은 단약을 많이 소모하고 싶지 않아서 천천히 회복하고 있었다.허사연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기다려서야 남경석은 모습을 드러냈다.허사연은 오랫동안 서 있어서 다리가 저렸다. 남경석에게 다가가서 그를 맞이하고 싶은데 그것조차 어려웠다.그녀가 이렇게 고생을 자처하는 이유는 남경석을 데려가서 하루빨리 조희선의 다리를 치료하기 위해서였다.이건 조희선뿐만 아니라 진서준을 위한 일이었다.“남 선생님!”허사연이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인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495화

    서울에 거의 도착할 때쯤, 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연락했다.허사연은 이때 남경석이 조희선의 다리를 치료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 전화가 울리자 그녀는 서둘러 확인했다.진서준에게서 걸려 온 전화인 걸 확인한 허사연은 흥분한 얼굴로 병실을 나섰다.“진서준 씨, 산에서는 신호가 없다면서요?”“우리 이미 돌아왔어요. 이제 곧 서울에 도착할 거예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네? 이렇게 빨리 돌아왔다고요?”허사연은 무척 경악했다.진서준은 화령문에 열흘이나 보름 동안 있어야 한다고 했다.그런데 바로 다음 날에 돌아올 줄이야.“네, 조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영골을 얻어서 바로 돌아가고 있어요.”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됐어요. 참, 좋은 소식 하나 얘기해줄게요.”허사연이 비밀스럽게 말했다.“무슨 좋은 소식이요?”“제가 모셔 온 성약당의 장로가 아줌마의 다리를 치료해 줄 거예요.”허사연이 흥분해서 말했다.진서준은 그 말을 듣자 안색이 확 바뀌었다.조희선의 두 다리를 완벽히 치료하려면 반드시 영골이 필요했다.치료하는 사람이 도를 닦는 사람이고 실력이 구창욱 만큼 강한 게 아니라면, 절대 아무것도 없이 조희선의 다리를 치료할 수는 없었다.“허사연 씨, 그 장로에게 영골이 있나요?”진서준의 목소리가 엄숙해졌다.“아뇨, 영골이 없으면 치료가 불가능한가요?”허사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영골이 뭘 의미하는지 전혀 몰랐다.“그건 아니지만 그러려면 그가 제 사부님만큼 실력이 있어야 해요.”진서준이 말했다.“그 성약당의 장로는 아마도 제 사부님만큼 강하지는 못할 거예요.”허사연은 진서준의 말을 듣자 조금 불만스러웠다.그녀는 성약당의 남경석을 데려오기 위해 많은 고생을 했기 때문이다.그런데 진서준은 그녀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남경석의 실력을 의심하고 있었다.“진서준 씨, 지금 절 탓하는 거예요?”허사연은 울컥해서 화를 내며 말했다.“아뇨, 전 그냥 혹시라도 뜻밖의 일이 생길까 봐...”진서준은 자신의 어조와 말하는 방

Latest chapter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4화

    “뭐라고? 불법적인 일이 우리 가게에서 일어난다고? 말도 안 돼.”성현도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넌 전신전 소속이잖아. 그런데 네 오빠인 내가 어떻게 법률을 어기는 일을 하겠어?”“그럼 이 사람들은 왜 부른 거야? 집단 폭력도 불법이거든.”성미영은 차가운 시선을 보이며 성현도와 따졌다.“미영아, 이건 내가 싸우려던 게 아니야. 저 녀석이 일부러 시비 걸러 온 거라고.”성현도는 진서준을 손가락질하며 말했다.“이놈이 일부러 우리 찻집에 난입해 행패를 부리고 상철을 두들겨 패서 머리에 혹이 다 나버렸어. 난 단순히 정당방위를 위해 부른 거라고.”성미영이 등장하자 성현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실력만 놓고 보면 성현도는 성미영보다 한참 부족했다.게다가 성미영은 전신전 소속인지라 저 남녀가 군부 조직인 전신전을 적으로 돌릴 리 없었다.군대를 건드리는 순간, 무조건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었다.“진서준, 도대체 무슨 일이야?”성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라? 너희 둘이 아는 사이야?”성현도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방금 내려놨던 마음이 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난 사람을 찾으러 왔어. 하씨 가문 하경범이 이 위층에 있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어.”진서준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그리고 또 하나, 저 위에서 불법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하더군.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이 말에 성현도의 표정이 단숨에 험악해졌고 즉시 반박에 나섰다.“헛소리 마. 우리 가게는 단순한 찻집이야. 불법적인 일 따윈 없어. 근거없는 소문을 왜 털어놓고 난리야?”“미영아, 저 녀석한테 속지 마. 난 네 사촌 오빠야. 내가 그런 불법적인 짓을 할 사람이겠어?”성미영이 곧바로 진서준에게 물었다.“진서준, 너 증거 있어?”“직접 올라가 보면 다 알게 될 거잖아?”진서준이 가볍게 말했다.“오빠, 위층으로 가자.”성미영이 단호하게 말했다.“그, 그건 좀 곤란해. 위층엔 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3화

    순간, 장내는 숨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모든 시선이 진서준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다들 진서준을 그냥 얼굴만 반반한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진짜 고수였다.성현도의 부하 중 최고 실력자조차 상대가 되지 않았다.성현도의 얼굴은 시퍼렇게 질렸고 상철을 향해서 욕설을 날렸다.“쓰레기 자식, 이런 애송이 하나도 못 이겨?”부하가 지면 망신당하는 건 결국 성현도 자신이었다.이대로 체면을 구긴 채 끝낼 수는 없었다.이대로 넘어가면 앞으로 르벨 재벌 2세들 사이에서 조롱거리가 될 게 뻔했다.“이봐, 네 실력이 괜찮은 건 인정할게.”성현도가 싸늘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근데 너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어? 천 명은? 잘 들어. 내 부하는 수도 없이 많아. 너 같은 놈 하나 처리하는 데 전화 한 통이면 충분해.”진서준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했다.“다시 말하지만 난 그냥 하경범을 찾으러 온 거야. 그 녀석만 넘기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주지.”“없던 걸로 한다고?”성현도가 그 말에 어이없어 헛웃음이 나왔다.“너 지금 누굴 상대로 협상하려 드는 거야? 난 성씨 가문의 직계야. 날 건드리면 상대해야 할 건 나 하나가 아니라 우리 가문 전체라고.”그때, 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오더니 곧이어 검은색 전투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왔다.이 남자들은 전부 성씨 가문의 경호원이었고 실력도 만만하지 않았다.그것도 한둘이 아니라 무려 50명 이상이었다.한순간에 텅 비어 있던 로비가 사람들로 꽉 찼다.“저 자식 끝났네. 이 정도 성씨 가문 인원이라면 아무리 강해도 버틸 수가 없지.”“그러게 말이야.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잖아.”“왜 쓸데없이 성현도를 건드린 거지? 스스로 무덤을 판 거잖아.”구경꾼들은 이 광경에 각자 다른 감정을 보였다.누군가는 동정을, 누군가는 아쉬움을, 또 누군가는 짙은 흥미를 보였다.“사연아, 넌 좀 쉬어. 이놈들은 내가 처리할게.”진서준이 앞으로 나섰다.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2화

    얼마 지나지 않아 키가 거의 2미터에 달하는 거구의 사내가 찻집 안으로 들어왔다.남자는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상철아, 저놈 다리 하나 부러뜨려서 내던져.”성현도가 진서준을 가리키며 명령했다.“알겠습니다.”상철은 간단하게 대답하고는 진서준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서준아, 내가 할게.”허사연의 눈에는 불꽃 같은 전투욕이 타올랐다.“조심해. 저 녀석은 횡련 종사야.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진서준이 조용히 귀띔했다.“알았어. 설령 못 이긴다고 해도 어차피 네가 있잖아?”허사연이 장난스럽게 웃었다.진서준이 곁에 있는 한, 허사연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이봐, 사내자식이 여자 뒤에 숨는 게 말이 돼?”상철이 눈썹을 추켜세우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이봐, 껑충이. 여자를 얕보지 마. 일단 이기고 나서 말해.”허사연이 상철을 도발했다.“아가씨, 그런 기생오라비 말고 날 따르지 그래? 밤마다 널 천국으로 보내줄 수 있는데?”상철이 음흉하게 웃었다.“죽고 싶어 환장했구나.”얼굴이 싸늘해진 허사연이 주먹을 날렸다.강렬한 펀치가 공기를 가르며 폭발음을 일으켰고 그 위력은 철판도 뚫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상철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가만히 서 있어도 넌 날 어쩔 수 없어.”“닥쳐!”허사연이 분노에 차 주먹을 그대로 상철의 얼굴로 내리꽂았다.상철은 일부러 머리를 숙이며 대머리 정수리로 받아냈다.쿵!둔탁한 충돌음이 울려 퍼졌다.주먹이 상철의 머리를 강타했으나 대머리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허사연이 몇 걸음 물러섰다.순간 손에 뜨거운 통증이 밀려왔고 뼈가 부서질 것 같았다.손을 확인하자 하얀 피부였던 손등이 새빨갛게 부어올랐다.상철은 자기 머리를 한번 쓸어내리더니 빙그레 웃었다.“아가씨, 이제 내 실력을 알겠지?”그 모습에 허사연의 승부욕이 다시 불타올랐고 콧방귀를 뀌며 다시 달려들었다.이번에는 다리를 높이 들어 올려 상철의 머리를 내려찍었다.‘머리가 단단하다고 자랑하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1화

    이렇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가 싸움 실력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완전 여성판 이소룡이었다.“너, 너희들 정말 너무 대담한 거 아니야? 여기가 어디인지 알기나 해? 어디서 대놓고 싸움질이야?”종업원은 순간 놀란 뒤 분노에 찬 얼굴로 진서준와 허사연을 가리켰다.찻집이 문을 연 이후로 이렇게 난동을 부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고 진서준과 허사연이 첫 사례였다.주변의 구경꾼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싸움 좀 하면 뭐해? 여긴 성씨 가문의 구역이야. 성씨 가문에서 한마디만 하면 저 남녀는 오늘 밤중으로 사라지겠지.”“어휴, 저 여자 너무 아까워. 저렇게 예쁜데 왜 죽지 못해서 안달이지?”“여자는 살 수도 있겠지만 남자는 무조건 죽을걸.”사람들은 저마다 수군거리며 이미 진서준과 허사연의 결말을 예상하는 듯했다.“그럼 네 말대로라면 내가 널 때린다 해도 얌전히 맞고 있어야 한다는 거야?”허사연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종업원에게 다가갔다.“오지 마!”종업원은 겁에 질려 연신 뒷걸음질 쳤다.“어떤 미친놈이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그 순간, 2층에서 한 사람이 내려왔다.모두가 일제히 시선을 돌려 그 사람을 확인하자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성현도가 오늘 여기 있었네?”누군가 그 청년을 알아보았다.“저 둘 끝장났네. 성현도는 악명 높은 냉혈한이야.”그 청년은 바로 찻집의 사장인 성현도였다.성현도는 르벨 재벌 2세 사이에서 유명한 인물이었다.친구에게는 무조건 의리를 지키지만 적에게는 무자비했다.성현도의 고문 방법은 수도 없이 많았고 게다가 무인으로서 무공 실력도 상당했다.“사장님, 저 남녀가 와서 난동을 부렸어요.”종업원은 성현도를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장이 나온 걸 확인한 허사연은 주먹 한 방에 종업원을 기절시켜 버렸다.“뭐야?”성현도의 눈이 가늘어졌고 표정이 험악해졌다.자기 앞에서 대놓고 부하를 때리다니, 이건 너무나도 명백한 도발이었다.“아가씨, 우리 처음 보는 사이 맞지? 우리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50화

    그리고 오후 2시가 되자 진서준은 허사연을 데리고 조호가 말한 천국찻집으로 향했다.겉모습만 보면 이 찻집은 진짜 전통찻집 같았고 규모도 꽤 컸다.하지만 막상 안에 들어가 보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1층과 2층까지는 정말 평범한 찻집처럼 꾸며져 있었고 누가 봐도 이상한 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려면 회원권이 있어야 하거나 사장이 직접 허락한 사람만 출입할 수 있었다.“손님, 아가씨,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진서준과 허사연이 차를 마시러 온 줄 안 종업원이 빠르게 달려와 안내하려 했다.“그럴 필요 없어. 난 하경범을 찾으러 왔거든.”진서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네?”종업원이 순간 얼어붙었다.“혹시 하씨 가문의 하 도련님을 말씀하시는 겁니까?”“맞아.”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손님은 누구신지...”종업원이 신중하게 물었다.진서준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냥 복수하러 왔다고 전해.”그놈 아버지라고 하는 건 자기를 모욕하는 것과 같았고 친구라고 하기도 기분이 더러웠다.그 말에 종업원의 얼굴색이 확 변했다.“손님, 여기서 장난치지 마세요.”하경범은 르벨에서 유명한 재벌 2세였다.이 찻집의 사장과도 막역한 사이였고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그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왜? 못 믿겠어?”진서준이 피식 웃으며 되물었다.“손님, 하 도련님에게 복수하려던 사람은 단 하루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종업원이 경고하듯 말했다.“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그 말을 듣자 진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이렇게 전해. 그 하경범이 두들겨 맞고 나자빠지게 했던 진서준이 왔으니 당장 기어 나오라고 말이야.”진서준의 뻔뻔한 태도에 종업원은 어이가 없었다.“좋습니다. 손님이 그렇게 죽고 싶다면 제가 기꺼이 도와드리죠.”종업원은 바로 무전기를 꺼내 들었다.“문제 발생했습니다. 난동자가 있습니다.”쿵! 쿵!급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건장한 남자 스무 명이 들이닥쳤다.전부 검은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9화

    진서준과 허사연은 차를 타고 조호의 회사로 향했다.이 회사는 그냥 겉치레일 뿐, 진짜 돈이 들어오는 곳은 유흥업소들이었다.유흥업소를 얕잡아보면 안 된다.운 좋게 돈 많은 도련님들이라도 걸리면 하룻밤에 수억 원이 순식간에 손에 들어오게 될 것이다.“진서준 씨!”진서준이 들어서자 조호는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조호는 진서준 옆에 있는 허사연을 힐끗 쳐다본 뒤 고개를 숙이고 감히 더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잡담은 그만하고 하경범을 잡아가는 제일 좋은 타이밍만 말해.”진서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이 말에 조호는 속으로 크게 놀랐다.“매일 오후마다 하경범은 천국찻집이라는 곳에 갑니다.”조호는 재빨리 대답했다.“보통은 경호원 몇 명만 데리고 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얼씨구? 저런 인간이 매일 차나 마시러 간다고?”진서준은 의외라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그게... 진서준 씨, 사실 그곳은 이름만 찻집이지 실제로는...”조호는 옆에 여성이 있다는 걸 의식해서 말을 흐렸지만 진서준은 그 뜻을 단번에 알아챘다.“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그냥 인기 많은 인터넷 셀럽이 가득한 고급 유흥업소일 것이다.“진서준 씨, 듣자 하니 그 찻집의 주인은 성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합니다. 진짜로 움직이실 거라면 하경범이 이동 중일 때를 노리는 게 좋을 겁니다.”조호가 조심스럽게 조언했다.“응? 성씨 가문이 이런 사업도 해?”진서준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꿈틀거렸다.진서준은 오영수에게서 성미영에 대한 정보를 들은 적이 있었다.정의로운 성격의 성미영이 자기 가문에서 이런 유흥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터였다.“네, 듣기로는 성씨 가문의 한 직계 후손이 운영한다고 합니다. 여자에 미쳐 있는 놈이라 르벨의 돈 많은 도련님들과 꽤 친분이 깊다고 하더군요.”조호는 본인이 아는 정보를 전부 쏟아냈다.“좋아, 대충 알겠어.”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조호의 회사를 나온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8화

    진서준이 허사연의 캐리어를 들어주며 옆방으로 걸어갔다.그 뒷모습을 보며 도지아는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인간은 원래 모여서 사는 걸 선호하는 동물이다.사회를 벗어나서 혼자 살아가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었다.가족도 친구도 없이 너무 오래 지내다 보면 결국 감정 없는 시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그렇게 되면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없어질 것이다.“어제 전화할 때 그랬었지? 이번에 너 자기 출신을 찾으러 온 거라고.”호텔 방으로 돌아온 후, 허사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너 원래 경성 진씨 가문 사람이잖아?”“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예전에 말해주셨어. 사실 우리 아버지는 어릴 때 길에서 주워 온 아이였다고.”진서준은 허사연에게 숨길 생각이 없었다.허사연은 진서준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허사연이라면 이 비밀을 절대 밖으로 흘리지 않으리란 확신이 있었다.“뭐라고? 아버님이 주워 온 아이라고?”허사연이 깜짝 놀랐다.“그래.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건 나뿐이야. 가족 중에서도 할아버지가 나한테만 알려주셨지.”진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얼마 전, 오영수가 내 등에 있는 용을 보고는 내가 용맥의 일족이라고 했어. 그래서 오영수를 따라 여기 와서 오영수 셋째 삼촌에게 내 출신에 관해 알아보려 했던 거야.”“네 등에 용이 있다고? 난 한 번도 본 적 없는데?”허사연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그동안 둘이 알몸으로 함께한 시간도 적지 않은데 허사연은 한 번도 본 기억이 없었다.“내가 체내 혈기를 모을 때만 그 용이 나타나거든.”진서준이 설명을 이어갔다.“그런데 오영수 삼촌이 아직 돌아오질 않아서 일단은 여기서 며칠 기다려야 해.”“아니, 그럼 오씨 가문에서 널 안 재워줬어?”허사연이 의아해했다.명문대가인 오씨 가문에 빈방이 없을 리가 없었다.“그날 오영수를 찾아갔는데 마침 오영수 할아버지가 위중했어. 그리고 그 집안엔 그 어르신을 그냥 보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었지.”진서준이 담담하게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7화

    “진짜 예쁜 새색시 숨겨놓고 있었네?”허사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누구라도 자기 남자 방에 예쁘고 몸매가 완벽한 여자 하나가 같이 있는 걸 보면 의심 안 할 수가 없었다.게다가 지금은 아침이었다.설마 이 여자가 아침에 막 찾아온 건 아니겠지?“사연아, 오해야. 내가 제대로 설명할게.”진서준은 머리가 띵해졌고 뇌가 지진이라도 난 것 같았다.“아가씨, 오해하지 마세요. 어제 저랑 진서준이 같은 방에서 잔 건 맞지만 진짜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저 밤새 한숨도 못 잤다니까요?”도지아가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네? 밤새 안 자고도 아무 일 없었다고요?”허사연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되물었다.“설마 밤새 불태우느라 못 잔 건 아니겠죠?”허사연의 농담과 진담이 뒤섞인 말에 진서준은 헛웃음만 나왔다.“사연아, 이쪽은 도지아야. 우리 진짜 그냥 친구야. 일단 들어와. 천천히 설명할게.”허사연이 방에 들어오자 진서준은 서로에게 소개했다.그러고는 이 방에서 일어난 상황을 설명했다.“도지아는 황예은이 소개해 준 환자야. 다리 치료를 부탁받았거든. 종아리를 봐봐. 이틀 전에 내가 직접 발라준 연고가 있어.”허사연이 내려다보자 확실히 연고가 발라져 있었다.“그리고 도지아가 밤새 안 잔 건 원기를 수련하느라 그랬던 거야. 너도 예전에 수련한다고 며칠씩 안 잔 적 있잖아?”허사연은 오해가 풀리자 그제야 빙그레 웃었다.“내가 뭐 어쨌다고 그렇게 호들갑이야?”“혹시라도 오해할까 봐 그러는 거잖아.”진서준이 빠르게 대답했다.“뭐야? 내가 그렇게 의심 많고 질투 많은 여자로 보여?”허사연이 눈을 가늘게 떴다.“아, 아니지. 우리 사연은 누구보다 속이 넓은 부드러운 여자지.”진서준이 급히 정정했다.“됐어, 너 겁먹은 거 너무 귀엽다.”허사연이 피식 웃었다.“넌 여기 좀 쉬고 있어. 내가 방 하나 잡고 올게.”진서준은 더 머뭇거릴 틈도 없이 벌떡 일어나 나가 버렸다.진서준의 뒷모습을 보며 허사연은 그제야 웃음을 터뜨렸다.“도지아 씨, 진서준이

  • 천기: 하늘의 뜻을 엿보는 자   제1846화

    “내가 가면 안 돼?”사실 진서준은 거절하려 했었다.르벨은 안개가 짙게 깔린 늪지대 같은 곳이라 진서준조차도 어디에 함정이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웠다.그러니 허사연이 온다면 다칠 가능성이 컸다.하지만 거절하면 허사연이 상처받을 게 뻔했다.“당연히 되지. 지금 위치 보낼게.”진서준은 단호하게 말하며 위치를 보냈다.자기 여자를 지킬 자신도 없으면서 강자들을 상대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자기야, 잘 자.”허사연이 애정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일찍 자.”진서준이 다정하게 답했다.전화를 끊고 나니 진서준의 졸음이 싹 가셨다.진서준은 창가로 다가가 이 화려한 도시를 내려다봤다.“오씨 가문, 안씨 가문, 하씨 가문... 너희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든 난 전부 박살 낼 거야. 이번엔 반드시 나와 아버지의 정체를 밝혀내고 말겠어.”진서준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났다.그렇게 별다른 사건 없이 밤이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진서준이 막 눈을 뜨자마자 도지아의 흥분한 외침이 들려왔다.“진서준, 됐어. 나 생겼어!”도지아는 눈 밑이 시커멓게 변해 있었는데 밤새 잠을 자지 않은 게 분명했다.진서준이 눈썹을 꿈틀거리며 물었다.“너 아직 처녀 아니었어? 대체 어떻게 임신한 거야?”“미친놈아, 임신은 개뿔, 무슨 헛소리야?”도지아는 얼굴이 빨개지며 진서준을 노려봤다.“그럼 왜 아침부터 난리야?”진서준이 되물었다.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아침부터 흥분해 날뛰지 않을 것이다.“어제 네가 준 수련법 기억나지? 나 벌써 원기를 형성할 수 있게 됐어.”자기가 대단하다고 여긴 도지아는 자랑스럽게 선언했다.고작 하룻밤 만에 원기를 형성한 건 확실히 대단한 일이었다.“뭐? 그렇게 빠르다고? 너 타고난 천재 맞네?”진서준이 다소 의아한 표정을 보였다.보통 무인은 원기를 익히는 데만 최소 1년이 걸리는데 그것도 매일 꾸준히 수련할 경우에만 발생하는 일이었다.심지어 재능 있는 자들도 한두 달은 족히 걸린다.그런데 도지아는 단 하룻밤에 이 어려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