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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مؤلف: 오월이
저녁 시간이었다.

해인은 일부러 집에서 반찬과 국을 차려 놓았다.

요리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며칠 전 신미주 교수의 집에 갔을 때, 신 교수 옆에서 급히 배운 것들이 전부였다.

그래도 음식의 색감은 제법 그럴듯했다.

해인은 그 점이 마음에 들어 몰래 두어 번 맛을 봤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적어도 먹기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공기 속에 옅은 담배 냄새가 섞여 들었다.

해인은 멈칫했다. 누군가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아 있다는 걸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유호였다.

유호는 언제부터였는지 거실의 통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 검정색 정장을 입은 채 셔츠 단추를 느슨하게 풀어 놓은 모습이었다.

유호는 해인을 내려다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몰래 먹고 있었어?”

말이 이상하게 들려서 해인은 태연하게 대꾸했다.

“제가 한 건데, 맛보는 게 뭐가 문제예요?”

그러면서 허리에 두른 잔꽃무늬 앞치마를 풀고, 음식을 하나씩 옮겼다.

“당신 입맛은 모르니까요. 맛이 없어도 탓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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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100화

    방금 경찰서 안에서 사건으로 끌려온 남자들이 해인에게 보내던 시선을 떠올리자 태겸의 속이 거칠어졌다.그 시선들은 필요 이상으로 끈적했고, 조절되지도 않았다.“다음부터는 다른 남자들 만날 때, 그렇게 입고 다니지 마.”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어이가 없다는 듯 짧게 웃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는데?”옷은 해인이 일부러 고른 게 아니었다.밤중에 잠깐 나오는 길에 누가 신경 써서 차려 입겠는가?옷장 앞쪽에 걸려 있던 걸 집어 입었을 뿐이었다.입고 나와서야 색이 유난히 눈에 띈다는 걸 알았다.밝은 색이 해인의 피부를 더 또렷하게 드러내고 있었다.그래도 다시 갈아입을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태겸 때문에 거울 앞에 서서 옷을 고를 만큼 해인은 여유롭지도 않았다.해인은 태겸의 손을 차갑게 뿌리쳤다.태겸은 더 다투지 않았다.“차 저쪽에 있어. 밤도 늦었고, 혼자 가기엔 좀 그래. 데려다 줄게.”예주의 표정이 굳어졌다.그러면서도 옆에서 말을 보탰다.“맞아요, 언니. 금방이에요. 오빠하고 제가 같이 데려다 드릴게요.”‘이런 인간들이... 꼭 둘이 붙어서 사람 속을 긁지.’해인은 냉소를 흘렸다.태겸과 예주를 더 보고 있는 것 자체가 불쾌했다.해인의 눈에는 노골적인 혐오가 담겼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또렷하던 눈동자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유호와 대현은 거리가 있어서 그쪽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가는지는 들리지 않았다.대현이 웃으며 말했다.“야, 나 갑자기 느꼈는데, 고태겸 저거 은근히 집착형 아니냐? 제수씨는 그냥 보석만 해 주고 가는 것 같은데, 둘이 뭐가 있어 보이진 않잖아.”‘적어도 겉으로 보기엔 그렇지.’유호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목소리는 나지막하고 차가웠다.“그래?”대현은 말을 이었다.“솔직히 난 오래된 감정이 있으니까 제수씨가 아직 못 놨을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 근데 지금 보니까, 못 놓은 쪽은 고태겸인 것 같아.”말을 하다 말고, 대현은 멈칫했다.멀리서 보고만 있던 상황이었는데, 유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99화

    이 시간의 경찰서에는 폭행 사건으로 끌려온 사람도 있었고, 절도 혐의로 붙잡힌 사람도 있었고, 사소한 다툼으로 고성을 주고받는 이들도 있었다.그런 곳에 해인이 들어서자, 어둡고 탁한 공간에 이질적인 빛이 스며든 듯했다.해인이 경찰서의 유리문을 밀고 들어오자 주변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몰렸다.저마다 손에 쥔 일을 멈추고, 무심코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봤다.“고태겸 씨 보석 때문에 왔습니다.”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태겸은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해인을 보는 순간, 그대로 멈춰 섰다.태겸의 시선이 해인에게 고정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다는 기색이 스쳤다.‘이 밤에 저렇게 입고 나왔어? 안 춥나?’서류를 처리하던 경찰은 해인을 보자 말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이쪽으로 오세요.”해인은 경찰을 따라 절차를 밟으러 갔다.그동안 단 한 번도 태겸이나 예주 쪽을 보지 않았다.태겸의 시선이 계속 해인을 따라가자, 예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오빠, 저희가 해인 언니랑 남편분 데이트를 방해한 거면... 언니 기분이 안 좋지 않을까요?”예주의 말에 태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데이트?’‘해인이... 진짜 약속이 있었던 거야?’‘이 옷도... 다른 남자 보라고 입은 거고?’서류에 서명이 끝나자 경찰 한 명이 태겸 쪽으로 다가왔다.“두 분, 이제 나가셔도 됩니다.”이미 해인은 유리문을 밀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태겸은 바로 발걸음을 재촉해서 뒤를 따라갔다.예주는 손가락을 움켜쥐었다가, 어쩔 수 없이 함께 따라 나섰다.경찰서 밖에서 해인은 휴대전화를 꺼내 택시를 부르려고 했다.그때 해인의 어깨 위로 재킷이 떨어졌다.익숙한 향이 희미하게 스쳤다.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누구 옷인지 알 수 있었다.해인은 반사적으로 재킷을 벗어 태겸에게 돌려줬다.밤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가느다란 체구의 해인은 바람에 휘청이는 듯 보였다. 홀로 서 있는 모습이 더 애처롭게 보였다.태겸의 가슴이 답답해졌다.“안 추워?”해인이 바로 받아쳤다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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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9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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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9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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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제9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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