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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Author: 풍월
진씨 가문이 기울어졌다고 해도, 누군가가 얼굴을 향해 물건을 던질 정도로 모욕당할 처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화가 치밀어올라도 진백현은 결국 육씨 가문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했으니, 그저 화를 꾹꾹 삼킬 수밖에 없었다.

진백현은 허리를 굽혀 가방을 주워들었다.

그러고는 육가희를 품에 안으며 달래기 시작했다.

“폼 잡는 게 아니고 여자 등에 업혀 산다고 할까 봐 그랬어요. 난 내 힘으로, 내 실력으로 가희 씨한테 행복을 주고 싶었어요.”

“정말이에요?”

육가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훑어보았다.

“대표님은 원래도 나를 좋게 보지 않는데 내가 부탁까지 하면 더 무시할 거고. 난 가희씨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를 바라보는 육가희는 여전히 못 미더운 표정이었다.

“문제는 왜 그 천한 년이 저기 있냐는 거예요!”

“우리가 관여할 수는 있는 일이 아니에요.”

“아니, 누군가는 할 수 있지요.”

육가희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이미 뭔가 계산이 선 듯, 그녀는 휴대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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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700화

    눈을 크게 뜬 연우진은 잠시 멍해졌다.눈앞에서 벌어지는 장면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와…평소 매너 있는 육남혁 아저씨는 교수님이신데, 생각보다 과감한 면도 있었다.이건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 아닌가?멍하니 있던 아이는 문이 닫히자마자 작은 발걸음으로 다가가 문에 귀를 바짝 붙이고 안에서 나는 소리를 필사적으로 들으려 애썼다.“역시…”연우진은 속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둘 사이가 절대 단순하지 않다고 굳게 믿었다.*바닥에 내려진 연주는 방금 전까지 몸이 거꾸로 매달려 있던 탓에 머리가 아직도 어지러웠고, 머리카락도 흐트러져 있었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육남혁을 노려봤다.“미쳤어요? 우진 아직 밖에 있잖아요! 애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요!”“더 크게 말하면 다 들려.”연주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다소 무례했던 육남혁의 행동에 연주는 답답함과 무력감에 얼굴이 붉어졌다.육남혁이 가까이 다가오자 연주는 뒤로 물러났지만, 곧 침대 가장자리에 다리가 닿아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왜 이렇게 급한 거예요?”“나는 너를 몇 년이나 기다렸어. 이제 더는 못 기다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연주는 순간 멍해졌다.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동시에 경계심도 섞여 있었다. 육남혁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그녀에게 내밀었다.연주는 그게 무엇인지 알고 있었기에 손을 뻗지 않았다.“연우진은…”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주는 그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두 사람의 거리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연주는 상대의 따뜻한 숨결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육남혁의 시선은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었다.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인다.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사실에 육남혁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한때 사랑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의 곁에 잠들어 있다는 사실이 그를 아프게 했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혔다.육남혁은 그녀가 극도로 긴장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의 부드러운 시선은 한시도 그녀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커다란 손끝이 그녀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699화

    육씨 가문.육강민이 어머니에게 “수저 두 벌 더 준비해 주세요”라고 하자, 한주미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섣달그믐에 누가 우리 집에 온다는 거야?”“그건 곧 알게 될 거예요.”한주미는 혀를 찼다.설마 또 방주헌이 사고 치고 집에서 쫓겨난 건가?연주와 형의 관계, 그리고 아이까지는 육강민이 대신 꺼낼 일이 아니었다.어머니 성격상, 손자가 밖에서 떠돌고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눈치가 빨랐던 서은주가 육강민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연주 선생님께서 오시는 거예요?”“확실하진 않아.”형이 과연 그 모자를 데려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였다.‘형, 좀만 더 밀어붙여.’동생 입장에서 속이 타들어 갔다.*매서운 바람이 울부짖듯 몰아쳐 산짐승 울음 같기도, 귀곡성 같기도 했다.방안에는 어른 둘에 아이 하나. 연주는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방금 사 온 장미를 꽃병에 꽂다가도 집중이 흐트러졌다.연우진은 다시 육남혁을 보게 되어 무척 기뻤고, 의젓하게 물도 따라주었다.“아저씨, 물 드세요.”“고마워.”육남혁은 할 말이 가득했지만, 정작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아들을 한번 꼭 안아주고 싶었지만, 혹시 놀랄까 봐 참았다.“언제 오셨어요? 오래 기다리셨어요? 왜 엄마한테 전화 안 하셨어요?”육남혁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여전히 꽃을 정리 중인 연주를 흘끗 봤다.“미리 전화하면, 네 엄마가 널 데리고 도망갈 것 같았어.”연주가 쥐고 있던 장미 줄기가 순간 부러지며 가시에 손끝이 찔렸지만, 이를 악물고 버텼다.“왜 엄마가 저를 데리고 도망가요?”아이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엄마가 육씨 가문과 거리를 두려는 건 알지만, 도망까지 갈 이유는 없었기 때문이다.“엄마한테 물어봐.”연우진은 곧바로 고개를 돌려 연주를 봤다.연주는 순간 당황했다.육남혁의 시선은 너무나 날카로워 모든 걸 꿰뚫는 듯했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애써 표정을 정리했다.육남혁은 보고서를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698화

    바람에 그의 손가락이 크게 떨렸다.그 순간, 심장이 무언가에 찢겨나가는 듯 요동쳤다.숨이 턱 막히는 듯한 압박감에, 호흡조차 버거웠다.손끝에 힘이 들어가며 보고서를 구겨버릴 듯 움켜쥐었다.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한 개비를 물었지만, 라이터는 아무리 켜도 불이 붙지 않았다.몇 번이고 반복하다가, 육남혁은 결국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담배를 입에서 빼내 손으로 구겨버려 던진 뒤, 보고서를 쥔 채 차 문을 닫았다.그리고 곧장 연주 집으로 향했다.*문을 두드렸지만, 인기척이 없었다.모자는 경성을 떠난 건 아닌 듯했다.아마 외출한 모양이었다.전화를 하게 되면 그녀가 놀라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 그냥 문 앞에서 기다리기로 했다.기다리는 동안, 그는 보고서를 다시 펼쳐 한 글자 한 글자 곱씹듯 읽었다.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웃음소리와 함께, 연주와 연우진이 돌아왔다.연주의 품에는 장미 한 다발이 안겨 있었는데 유칼립투스 잎이 섞여 있어, 어딘가 빈티지한 느낌이 났다.다른 한 손에는 장을 본 식재료 봉투를 들고 있었다.연우진은 한 손엔 간식을, 다른 손엔 장난감을 들고 있었다.“아저씨?”연우진이 육남혁을 보자 환하게 웃었다.“어떻게 오셨어요?”“할 말이 있어서.”육남혁의 시선은 연주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연우진이 둘을 번갈아 보더니 물었다.“엄마 보러 오신 거예요?”“응.”“일단 들어오세요.”그러더니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비밀번호는 668822예요.”연주는 어이가 없었다.평소엔 그렇게 영특한 애가 남한테 이렇게 쉽게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가 있지?“너무 단순한데?”육남혁이 낮게 웃었다.“엄마가 너무 덜렁대서 자꾸 까먹거든요.”“맨날 물건도 잘 잃어버리고.”“맞아요 맞아요!”연우진이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엄마 흉보는 데에, 이 둘은 죽이 잘 맞았다.연우진이 육남혁에게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더니 말했다.“아저씨, 또 담배 피셨어요?”“응, 좀 답답해서 몇 개 피웠어.”“담배 몸에 안 좋다고 했잖아요.”아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697화

    육남혁은 매서운 바람 속에 한참을 서 있었다.연주가 이별을 꺼낸 건, 설 연휴가 지난 뒤였다.그 말은, 그때 이미 연주네 집에 일이 터진 뒤였다는 뜻이었다.그런데도 그녀는, 단 한마디도 그에게 털어놓지 않았다.그 시간들을, 그녀가 어떻게 버텨냈는지, 육남혁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조금 전 노부부에게 연주 부모님을 모신 곳을 물어본 그는 꽃을 사 들고 찾아갔다.어느새 날은 어두워졌고, 하늘에서는 잔설만 흩날리고 있어 고요하고 쓸쓸했다.한참을 헤맨 끝에야 묘비를 찾았다.그 앞에는 이미 시들어버린 꽃이 놓여 있었다.아마 연주가 다녀간 듯했다.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과거와 작별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지금 그의 마음은 허공에 흩날리는 눈송이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웠다.그녀가 너무 가여웠다.기억 속의 연주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밝은 아이였다.그런 그녀가 사고 이후 타국에서의 그 시간을 혼자 어떻게 버텼을지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숙여 안경을 벗고, 눈발이 내려앉은 렌즈를 닦았다.씁쓸하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다시 투명해진 렌즈처럼 그의 마음도 순간 또렷해졌다.연주에게 거절당한 뒤로는 늘 흐릿하고 방황하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더 분명해졌다.자신은 평생 그녀를 놓지 못할 거라는 걸 이제야 확실히 알았다.*육남혁이 경성으로 돌아왔을 때는 십이월 이십구일이었다.내일이면 새해.육씨 가문 마당에는 새해를 맞아 알록달록 장식이 되어 있었고, 선물을 들고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 집안은 몹시 분주했다.“뭐야? 어디 다녀오더니, 얼굴이 더 안 좋은데?”육강민이 형을 살폈다.“연주 가족에 대해 너도 조사했었지?”육강민은 잠시 멈칫했다.“뭐?”“부모님.”“부모님은… 사고로 돌아가신 거 아니었어?”육남혁은 고개를 저었다.육강민은 미간을 꾹 눌렀다.이건 육지성의에게 부탁해 알아본 일이었다.그런데 손리정이 임신한 뒤로, 그의 일 처리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임신하면 머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696화

    “바람 쐬러 가는 거야?”육남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육남혁은 비행기를 타고 연주의 고향으로 향했다.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어쩌면 이 관계도, 여기서 끝을 맺어야 할지도 몰랐다.연주가 살던 곳에는 공항이 없어, 비행기에서 내린 뒤 한 번 더 차를 갈아타야 했다.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질녘이었다.버스 창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이 뒤로 밀려날수록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걸 말없이 일깨웠다. 겨울이 내린 이곳은 적막했고, 찬바람은 쓸쓸하게 불어왔다.연주와 헤어진 뒤로, 이곳에 온 적이 없었지만, 이곳의 나무와 풀, 모든 것이 몸 깊숙이 새겨진 듯 익숙하게 느껴졌다.연주의 집은 낡은 아파트 단지에 있었다.계단 몇 개만 오르면 202호였다.그런데 문에는 봉인 딱지가 붙어 있었다.육남혁은 순간 멈칫했다.그때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추위를 탓하며 내려오던 노부부가 그를 보고 걸음을 멈췄다.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자, 두 사람의 시선은 점점 더 수상하게 변했다.“혹시 연씨네를 찾는가?”할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육남혁은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은 이상한 눈빛으로 그를 한 번 더 훑어보더니, 아내의 손을 잡고 서둘러 내려갔다.육남혁은 단지 과거와 작별을 고하려고 온 것뿐이었다.하지만 그들의 반응이 마음에 걸려, 그냥 떠나지 못하고 건물 아래에서 담배를 한 대 꺼내 물었다.장을 보러 나갔던 노부부는 조금 지나 장바구니를 들고 돌아왔다.그가 아직도 있는 걸 보고 서로 눈치를 주고받더니, 할아버지가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친척은 아니지?”“네. 친구입니다. 오랜 시간 연락이 끊겼다가, 출장길에 근처를 지나게 돼서… 곧 설이라 인사라도 드리려고 왔는데…”육남혁은 마스크를 벗었다.멀끔한 인상에 옷차림도 단정해, 아무리 봐도 수상한 사람은 아니었다.그제야 노인은 한숨을 내쉬었다.“문에 붙은 봉인 못 봤어? 지금은 아무도 안 살아.”“그럼… 지금은 어디에 계십니까?”“정말 모르는 모양이네.”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695화

    육남혁은 형언하기 힘든 씁쓸함을 삼켰다.둔탁하게 짓눌리는 통증이 가슴 깊숙이 번졌다.먼저 마음을 준 건 연주였다.하지만 결국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 깊이 빠진 건, 그 자신이었다.연주는 그보다도 냉정했다.연주가 시간을 낼 수 없다고 하자, 한주미도 더 이상 억지로 민찬이 과외를 부탁할 수는 없었다.대신 시간 나면 아이와 자주 놀러 오라고 말했고, 연주는 떠나기 전, 준비해 온 선물을 육씨 사람들에게 하나하나 나눠주었다.그리고 육남혁에게도 건넸다.“이건 교수님 거예요.”‘교수님’, 지극히 예의 바르지만, 그만큼 거리감이 느껴지는 호칭이었다.“고마워요.”“행복하시길 바래요.”그 한마디가, 가슴을 깊게 후벼 팠다.육남혁은 선물을 쥔 채 씁쓸하게 웃었다.그녀 없이 행복을 논할 수는 없었다.자신은 그녀를 마음에 깊이 품고 있는데, 그녀는 그의 마음을 짓밟고 떠나려 한다. 기다린 세월이, 결국은 혼자만의 착각이었던 셈이다.떠나기 전, 연우진은 머뭇거리다가 육남혁에게 다가왔다.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걸, 어린아이도 느끼고 있었다.“아저씨… 안녕히 계세요.”“그래, 잘 가.”육남혁은 아이의 모자를 가지런히 고쳐주었다.“아저씨 안아봐도 돼요?”육남혁은 잠시 멈칫하다가, 몸을 숙여 아이를 가볍게 안아주었다.작은 팔이 조심스럽게 그의 목을 감쌌다.“아저씨, 저 사실 아저씨 좋아요.”“나도 너 좋아.”연주는 시선을 돌렸다.눈꼬리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서은주도 묘한 감정을 느꼈다.차에 오른 연우진은, 평소의 쿨한 모습과는 달리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본 연주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 눈물이 앞을 막았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눈물을 훔치고 백미러를 보니, 육씨 저택은 점점 멀어지다가 끝내 시야에서 사라졌다.그제야 억지로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우진아, 뭐 먹고 싶어? 오늘 엄마가 맛있는 거 해줄까?”“엄마…”눈이 빨개진 아이가 되물었다.“우리… 이제 아저씨 못 봐요?”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78화

    살짝 잠긴 듯한 그 음성이 유독 사람을 홀리는 바람에, 서은주는 듣기만 해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부끄러움이 많은 그녀라 이런 말을 해도 쉽게 입에 올리지 못하리라는 것도, 육강민은 잘 알고 있었다.“그럼… 강민이라고 부르든가, 아니면 오빠라고 해도 되고.”늘 이름 뒤에 “씨”를 붙이기엔, 확실히 거리감이 느껴졌다.“은주야?”육강민은 가까이에서 다가가 일부러 말끝을 늘였다.그 낮은 음성이 귓가를 스치자, 서은주의 심장은 쿵쾅거렸고 급기야 귀 끝까지 붉게 물들었다.오늘 밤 뜻대로 해주지 않으면 절대 잠을 재우지 않을 기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73화

    영화가 본격적으로 흘러가자, 서은주는 점점 화면에 빠져들었다.어쩌다 한 번씩 터져버리는 웃음에도 옆 사람의 뜨거운 시선이 자꾸만 신경 쓰였다.육강민은 너무나 노골적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서은주는 아무렇지 않은 척 팝콘 하나 집어 그에게 내밀었다.“먹을래요? 꽤 달아요.”육강민이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곧바로 손을 거두려던 순간, 그가 갑자기 몸을 숙였다.입술이 그녀의 손끝을 살짝 머금었다.그 미묘한 온기가 순식간에 온몸으로 번져, 서은주의 몸이 굳어버리고 말았다.멍하니 있는 사이, 육강민은 더 가까이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77화

    서은주는 육강민의 목에 팔을 감았다.창밖에서 스며든 달빛이 방 안을 비추고,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히는 소리만 또렷이 들렸다.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숨 막히는 뜨거움에 방 안의 온도는 순간순간마다 치솟았고,에어컨에서 뿜어져 나오는 찬 공기조차 그 열기를 식히지 못했다.너무나 뜨거운 나머지 모든 속박을 벗어던지고 싶을 정도였다. 급기야 옷이 하나둘 벗겨지던 순간, 서은주가 낮게 신음을 흘렸다.“나, 임신했어요.”“알아.”육강민은 그녀의 귓가를 지분거리며 속삭였다.“불을 지폈으니, 책임져야지.”“어떻게요?”“나한테 묻

  • 파혼 후 시작된 그의 집착   제168화

    방 안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육가희는 완전히 얼어붙은 채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불에 덴 듯 화끈거리는 왼쪽 뺨을 감싸 쥔 육가희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서은주를 올려다봤다.“무슨 짓이에요?”“미안해요.”서은주는 즉각 사과했지만, 육가희를 내려다보는 그 태도에는 조금의 미안함도 느껴지지 않았다.그 오만한 모습에 육가희의 분노는 오히려 더 치밀어 올랐다.“때려놓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다예요?”바닥에서 겨우 일어난 육가희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노려봤다.서은주는 억울한 기색으로 말했다.“사과했으면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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