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3년이라는 시간 동안, 안젤리나 산도레는 액스턴 알메로를 향한 자신의 사랑이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었다. 거짓된 진단서 한 장이 그녀의 삶을 처참하게 산산조각 내기 전까지는. 안젤리나는 불임이라는 누명을 쓴 채 알메로 가문에서 쫓겨났고, 액스턴은 그녀의 자리를 대신할 다른 여자를 집으로 들였다. 하지만 그 진단서가 위조된 것이며, 자신이 그토록 바랐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모든 것이 뒤바뀐다. 애석하게도 쏟아지는 압박과 멸시,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 그녀는 가슴으로 품은 아이를 잃고 만다. 삶의 절벽 끝에서 절망하던 순간, 한스 데록스라는 의문의 남자가 나타나 그녀를 구원한다. 이제 안젤리나는 그들이 짓밟았던 무력한 아내로 돌아가지 않는다. 알메로 가문을 완벽히 무너뜨리고, 그들이 저지른 모든 짓을 평생 피눈물 흘리며 후회하게 만들 복수의 화신이 되어 돌아왔을 뿐.
View More윌로나 부인은 조금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다.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인데, 벌써 휴대전화를 귀에 갖다 대고 수도에서 가장 명망 높은 5성급 호텔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엄마, 제 말부터 좀 들어주세요.」안젤리나가 조심스럽게 예비 시어머니의 팔을 건드리며 부드럽게 말을 꺼냈다.「행사를 조금 소박하게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냥 가족끼리 저녁 식사만 하고, 굳이 큰 파티까지 열 필요는 없잖아요. 저는…… 너무 큰 소동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요.」윌로나 부인은 잠시 휴대전화를 내리고, 사랑스러우면서도 다정한 눈빛으로 안젤리나를 바라보았다.「소박하게? 어머, 그건 안 되지, 우리 아가.」윌로나 부인이 단호하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는 데록 가문의 하나뿐인 며느리가 될 사람이야. 한스의 결혼은 우리가 평생 기다려 온 순간이란다. 나머지는 엄마에게 맡겨. 알겠지? 네가 할 일은 예쁘고 행복한 모습으로 있어 주는 것뿐이야.」그날 밤, 온라인과 현실 세계가 동시에 들썩였다.예고도 없이 모든 민영 방송국에서 긴급 속보를 내보냈고, 데록 컴퍼니의 모든 공식 SNS 계정에도 같은 내용의 공식 발표가 올라왔다.데록 가문의 젊은 후계자 한스 데록과 안젤리나 산도르의 약혼.그 소식은 기름을 끼얹은 불길처럼 빠르게 퍼져 나갔다. 전국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과거 안젤리나를 하찮게 여기고 무시했던 모든 이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다음 날, 완벽한 사생활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를 위해 한스는 자신의 전용기를 타고 안젤리나를 뉴욕의 유명 디자이너 부티크로 데려갔다.고급스럽고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 부티크 안에서 한스는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의 곁에는 폴이 함께했다. 폴은 개인 비서이자 카를로스 회장의 최측근으로, 한스를 친동생처럼 아끼는 사람이었다.「도련님, 역시 보는 눈이 남다르십니다. 안젤리나 아가씨를 선택하신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폴이 아직 닫혀 있는 탈의실 커튼을 힐끗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고급 세단의 차 안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불과 얼마 전, 더 글래스하우스의 복도에서 휘몰아쳤던 감정의 폭풍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한스는 핸들을 꽉 움켜쥔 채 한산해지기 시작한 자카르타의 도로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굳게 다문 턱은 그의 가슴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감추지 못했다.그의 옆자리에서 안젤리나는 창문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뒷좌석에 놓인 검은색 여행 가방은 악몽 같았던 액스턴과의 과거가 마침내 끝났다는 것을 말없이 증명하는 듯했다.「아직도 그 남자를 생각하고 있어?」한스의 낮고 무거운 목소리가 마침내 침묵을 깨뜨렸다. 그 목소리에는 희미하게 씁쓸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안젤리나는 고개를 돌려 딱딱하게 굳은 한스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길게 숨을 내쉰 뒤 살짝 미소 지었다. 그동안 겪어 온 모든 일들 이후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옅은 미소였다.「아니, 한스. 그냥 피곤해서 그래.」안젤리나가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런데 왜 그렇게 뾰로통한 얼굴을 하고 있어? 사업 파트너들 사이에서 위엄을 떨치는 데록 그룹의 젊은 후계자도 삐친 표정을 지을 줄은 몰랐네.」한스는 룸미러를 통해 그녀를 힐끗 바라본 뒤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나 삐친 거 아니야. 질투하는 거야, 안젤리나. 아주 많이 질투하고 있어.」안젤리나는 살짝 놀랐다. 그러나 곧 그녀의 뺨에 옅은 홍조가 피어올랐다. 자신처럼 강한 남자인 한스가 이토록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질투를 인정하는 모습이 오히려 귀엽게 느껴졌다.「대체 언제쯤 내 사랑을 받아줄 거야, 안젤리나?」한스가 더는 돌려 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면서 차의 속도를 늦췄다.「다시는 네가 다른 남자와 가까이 지내는 걸 두고 볼 수 없어. 질투가 나. 내가 이런 감정을 계속 혼자 견디게 내버려 둘 거야?」「한스, 나는……」안젤리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나는 그 개자식 같은 남자처럼 절대로 너를 상처 입히지 않을 거야
더 글래스하우스 한쪽 구석에 설치된 작은 분수에서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지만, 12번 테이블의 얼어붙은 분위기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액스턴은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었지만, 테이블 위에서 깍지 낀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초조하게 움직였다. 카페의 유리문이 딸랑거리며 열릴 때마다 그의 고개가 반사적으로 돌아갔다.한 시간이 지나고도 십 분이 더 흘렀다.액스턴은 안젤리나가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직전이었다. 그녀에게는 자신을 무시할 이유가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희망이 조금씩 사라지려는 순간, 기다리던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안젤리나는 크림색 롱코트를 걸친 채 우아하게 걸어왔다. 그녀의 시선은 액스턴이 의자 옆에 놓아둔 중간 크기의 검은색 여행 가방을 향해 똑바로 향해 있었다.인사조차 하지 않은 채 안젤리나는 액스턴 맞은편 의자를 당겨 앉았다."나 시간 없어. 가방을 건네줘. 그럼 끝이야."액스턴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는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 한때는 너무나 익숙했던 얼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얼굴에 드리운 냉랭함 때문에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안젤리나의 눈에는 더 이상 따스한 빛이 없었다. 남은 것은 가슴을 꿰뚫을 듯한 공허한 시선뿐이었다.액스턴은 충동적으로 손을 뻗어 테이블 위에 놓인 안젤리나의 손가락을 꽉 움켜잡았다. 그의 눈빛이 부드럽게 가라앉았다. 그 안에는 깊은 서글픔이 배어 있었다.평소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기던 알메로 그룹의 소유주에게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적의도, 오만함도, 거만한 자존심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지금 이 순간 그는 그저 완전히 무너진 한 남자일 뿐이었다.안젤리나는 흠칫 놀랐다. 손을 빼내려 했지만 액스턴의 손아귀는 너무나 단단했다. 그녀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없었지만, 그녀의 손가락을 꼼짝 못 하게 붙잡고 있었다."놔, 액스턴."안젤리나가 억눌린 목소리로 이를 악물며 말했다."왜 한 번도 내게 네 임신 사실을 말하지 않았어, 안젤리나?"액스턴의 목소리가 거칠게 떨렸다. 그 질문은
"말해, 모린! 대답해!"액스턴의 고함이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그 목소리의 메아리가 이 미니멀한 주택의 벽마저 무너뜨릴 것만 같았다. 한 손으로 모린의 턱을 강하게 움켜쥔 탓에 여자는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렸다. 액스턴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고, 분노로 가득 찬 눈빛과 관자놀이에 도드라진 핏줄이 그의 격앙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모린은 잠시 몸을 떨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얼굴에 떠올랐던 두려움이 서서히 사라졌다. 대신 새빨간 립스틱이 칠해진 입술에 비웃음 섞인 미소가 천천히 번졌다."그래서? 내가 그랬다면 어쩔 건데?"모린이 도발하듯 이를 드러냈다."그래! 전부 내가 꾸민 일이야! 그 빌어먹을 서류를 위조하도록 사람을 고용한 것도 나야!"액스턴은 충격에 굳어 버렸다. 경악한 탓에 그의 손아귀가 잠시 느슨해졌고, 그 틈을 타 모린은 그의 손에서 벗어나며 거칠게 기침했다."내가 어떻게 그렇게 완벽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었는지 알아, 액스턴?"모린은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비웃는 눈빛으로 액스턴을 바라봤다."네 어머니 때문이야. 사랑하는 에블린 어머니께서 나를 전적으로 지지해 주셨거든! 네 어머니는 가난하고 명문가의 배경도 없는 안젤리나를 증오했어. 네 어머니 눈에는 오직 나, 모린 알루나만이 알메로 그룹의 CEO 곁에 설 자격이 있었던 거야!"쾅!근처의 유리 테이블을 세게 내리치는 소리에 모린이 화들짝 놀랐다. 액스턴은 손이 떨릴 정도로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자신의 어머니까지 이 끔찍한 음모에 가담했다는 사실은 마치 날카로운 칼날이 등을 몇 번이고 찌르는 듯한 고통으로 다가왔다."너희들…… 정말 악마야."액스턴이 감정을 억누르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내뱉었다.그러나 무너져 내린 액스턴의 얼굴을 본 모린은 오히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날카롭게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그 안에는 비웃음과 만족감이 가득했다."하하하! 네가 이렇게 된 모습을 보니까 정말 웃기네, 액스턴! 우리를 악마라고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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