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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연초은비
내가 단톡방에서 쫓겨난 지 겨우 2분 만에, 서정아는 프로필 사진을 바꿨다.

사진 속의 그녀는 고영준과 커플 반지를 끼고 손을 맞잡고 있었다. 그 모습은 누가 봐도 사랑스러워 보였다.

사진 한쪽에는 고영준의 팔뚝 문신이 보였다.

내가 7년 동안 잡아온 손이기에, 나는 단번에 그 손이 고영준의 손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나는 그의 SNS를 열어봤다. 거기엔 한 마디가 적혀 있었다.

[GS forever.]

별일 아니었다. 나는 고영준이 있는 모든 단톡방을 모조리 지웠다.

이젠 더 이상 그와 엮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영준은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평소라면 기다리고 있었겠지만, 이번에 나는 객실에서 자고 있었다.

고영준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화를 내며 나를 찾았다. 마치 집에 온 게 아니라 전쟁터에 온 것처럼.

“김은하, 제발 그만 좀 해! 참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그는 나를 향해 날 선 목소리로 소리쳤다.

“정아가 오늘 하루 종일 울었어! 겨우 달래 놨는데 또 자극을 해? 너도 정신과 의사니까 우울증이 심하면 환자가 안 좋은 생각을 한다는 걸 알고 있잖아.”

“만약 정아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나는 차가운 표정으로 문을 열고는 문가에 기대선 채로 그를 쏘아보며, 한숨을 쉬었다.

“서정아는 네 환자인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너, 꼴 보기 싫으니까 적당히 좀 해.”

“너...”

고영준은 화를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내 얼굴을 때리려 했다. 나는 그의 손을 막아내고, 손가락에 낀 반지를 힐끗 보았다. 정말 역겨웠다.

“반지까지 서로 교환했으니 네 환자랑 잘 살아봐. 난 이만 빠져줄게.”

고영준은 당황한 듯 급히 반지를 빼내며 얼굴을 찡그렸다.

“정아가 얼마나 예민한 줄 알아? 네가 단톡방에서 그런 말만 안 했어도 걔가 이렇게 예민해지진 않았을 거야!”

“내가 이 반지를 낀 건 다 정아를 달래기 위해서야. 꼭 사사건건 따져야겠어?”

“나는 밖에서 죽어라 일하고 돌아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이런 태도를 보이는 거야?”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나는 온몸이 떨릴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

“고영준! 너 진짜 뻔뻔한 거 알아? 단톡방에다가 얼굴 맞댄 사진을 올린 건 너네 둘이잖아. 그런데 내가 따지고 있다고?”

“다음번엔 침대 사진이라도 올릴 건가 봐?”

“내가 의사 하면서 처음 알았네. 정신과 치료에 환자를 달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였어? 너 이참에 의사 자격증을 다시 따야 되는 거 아니야?”

내가 내뱉은 말에 고영준은 말문이 막힌 듯 멍하니 서 있었다.

잠시 후, 그는 손에 들고 있던 봉지를 흔들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정아는 이렇게 힘든 와중에도 네 야식을 챙기라고 했어.”

내가 아무 말 없이 그를 쳐다보자, 그는 비웃는 듯한 말투로 덧붙였다.

“넌 언제쯤 정아처럼 다정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될 거야?”

나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다정하고 이해심 많다고?”

나는 그가 들고 있던 봉지를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땅에 흩어진 음식 찌꺼기를 보았다. 곧 심장이 조여드는 것처럼 숨이 막혔다.

“먹었던 붕어빵을 나한테 가져다준 거야? 참 대단하다.”

“고영준, 네가 뭔데 이해심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거야?”

“네 자존심 지켜주려고 내가 승진 기회를 양보하지 않았으면 지금 정신과 과장 자리는 내 거야!”

그는 내가 이렇게 대놓고 그를 모욕할 줄은 몰랐는지 눈빛이 흔들렸다. 고영준은 갑자기 내 손목을 움켜쥐고 자신 쪽으로 세게 잡아당겼다.

“김은하, 이거 다 주워. 그리고 먹어.”

나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애쓰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웃기지 마!”

“놔! 미친놈아!”

그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내 옷을 잡아당기더니, 나를 벽 쪽으로 몰아붙였다. 그리고는 내 목을 물려고 고개를 들이밀었다.

“은하야!”

...

나는 그의 행동에 구역질이 올라왔다.

나는 고영준을 힘껏 밀쳐내고, 목에 묻은 그의 침을 닦아냈다.

“다른 사람이 썼던 건 더러워서 싫거든.”

짝!

고영준은 화를 이기지 못하고 내 뺨을 세게 때렸다. 곧 몸이 침대 모서리에 부딪혀 통증이 밀려왔다.

“김은하, 제발 적당히 해! 왜 이렇게 사람 짜증 나게 만드는 거야?”

고영준은 분노에 가득 차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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