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61 - Chapitre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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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사방에서 규탄하는 소리를 냈지만 김예훈의 발차기 때문에 보안원조차도 감히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김예훈은 정민아를 보며 작게 말했다. “전화해. 스피커 켜고, 날 믿어!”잠시 망설이던 정민아가 숨을 깊게 마시더니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하은혜에게 전화를 걸고 스피커를 열었다.“뚜뚜뚜…”전화 연결음이 울리자 시끄럽게 소리지르던 정씨 가족들이 이내 조용해졌다.정지용을 편애하던 어르신마저 이 순간엔 인내심 있게 참았다. 왜냐면 550억 투자금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 투자금이 없으면 정씨는 망할 수도 있다.“여보세요. YE 투자 회사 총지배인 하은혜입니다. 누구시죠?”휴대폰 너머로 청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잔뜩 긴장한 정민아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하 비서님, 정민아예요. 어제 우리 만났죠?”“아네, 정민아 씨군요.”하은혜의 목소리가 조금 싸늘해졌다.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지금 당신네 가문이 대표님께 반갑지 않는 상대가 되어버렸어요. 대표님께서 당신들을 파산시키라는 지시를 내렸어요. 그러니 더 이상 저한테 연락하지 마세요. 불편하거든요.”그 말에 정씨 가족들이 심호흡을 했다. 어르신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침묵했다. YE 투자 회사 뒤에는 경기도에서 제일 가는 YE 가문이 있으니 이류 가문을 파산시키는 건 일도 아니었다.“하 비서님, 저도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잘 알아요. 그러니 전화를 끊지 마세요.”정민아가 당황했다. 처음 봤을 때 친절하게 대하던 하 비서가 지금은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제가 묻고 싶은 건 분명 어제 계약을 체결했는데 왜 갑자기 계약을 취소하셨어요? 게다가 우리 집을 파산시킨다니…”파산이라는 말에 정씨 가족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만약 정씨 일가가 파산을 한다면 이 사람들도 같이 망하게 되버리니까.“당신들…” 하은혜가 잠시 멈칫 하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말할게요. 저희 대표님께서 원래 당신네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졌어요. 그러니까 바로 계약을 하려고 한 거예요. 한데 당신과 당신네 가문에서 너무 심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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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정씨 별장에 가족들이 모였다. 이제 모든 것이 밝혀졌으니 일을 그르치게 한 정지용을 쏘아봤다. 김예훈은 씨익 웃으며 옆으로 물러났다. 정씨 일가가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처리할지 잘 알고 있으니 이젠 나서지 않아도 된다.촤악!어르신이 정지용에게 한걸음 다가가더니 있는 힘껏 뺨을 후려쳤다. 정지용은 정신이 혼미했지만 얼굴을 감싸고 있을 뿐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쓸모 없는 녀석. 할아버지가 너무 실망했다. 그동안 후계자로 삼아 키워왔는데 결국은 네, 네 놈이…”어르신은 화를 이기지 못해 부들부들 떨었다.“할아버지,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그냥 프런트 직원과 몇 마디 한 것뿐이에요. 누가 알았겠어요? 그게 대표 여자친구인지!”정지용이 뼈저리게 후회했다.“안 되겠다. 이 일은 무조건 해결해야 돼! 아직 돌이킬 여지가 있을 거야!”어르신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더니 정민아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민아, 방금 하 비서가 너한테는 친절하게 대하더구나. 그러니 내일 YE 투자 회사에 가서 사정해보는 게 어떻겠니?”“안 돼요!”정민아가 대답하기 전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모두 뒤 돌아보다 하나같이 눈살을 찌푸렸다. 재수 없는 놈, 데릴사위가 감히 어디에 끼어들려고 하는지 상당히 불쾌했다.“김예훈, 너랑 무슨 상관이야? 데릴사위 주제에!”누가 욕설을 퍼부었다.“그깟 동영상으로 증거 삼았다고 끼어들지 마. 네 따위가 나설 자리가 아니야.”“그러게. 어르신이 민아에게 말하는데 지가 왜 난리야?”“왜 상관없어요? 민아는 제 아내예요. 방금도 이유없이 억울하게 당했는데. 설명도 하지 않고 무작정 사정하라고 떠밀다니. 가족끼리 이래도 되는 거예요?”김예훈이 반박했다.“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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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김예훈의 말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김예훈, 너는 자존심도 없어? 얌전히 굴지 못할 망정 어디서 남편 노릇이야? 네 말을 누가 들어줄까?”정민택이 다가오며 김예훈을 싸늘하게 봤다. 이 자식 때문에 금이야 옥이야 키운 아들이 모두 앞에서 창피를 당했으니 너무나 얄미웠다.“네 말을 민아가 들을 거 같아? 네 장모와 장인도 아무 말도 안 하는데 무슨 자격으로 나서? 위아래도 모르는 새끼가 저리 꺼져!”김예훈을 벌레 보듯이 멸시했다.“큰형님, 김예훈 말이 맞아요. 이번에 민아 안 가요!”임은숙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뭐…뭐라고?!”정민택이 임은숙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손가락이 떨렸다.“뭐라니? 우리 민아에게 잘못했으면서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집에서 내쫓는다고요? 왜요? 우리 딸만이 가문을 살릴 수 있는데도 사정하지는 못할 망정 뭐가 그렇게 거만해요? 큰형님, 잊으셨어요? 우리 정씨 가문을 이 지경으로 만든 건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걸요!”임은숙은 원래부터 기가 세서 정민아 아버지도 꺽지를 못했다. 오늘 참았던 분노를 퍼부을 곳이 없었는데 마침 기회가 생겼다.김예훈이 의아하게 쳐다봤다. 이 아줌마가 자신이 한 말에 동의하는 날이 오다니 참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그제야 정민택이 입을 다물었다. 다 맞는 말이니 부정할 수 없었다.그때 어르신이 인상을 구기면서 말했다. “임은숙, 이번에 확실이 지용이 잘못했어. 하지만 우리는 한 가족 아닌가? 만약 정씨 가문이 파산하면 너희들 무사할 거 같아? 우리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너희들 위해서라도 나서는 게 정상 아니냐?”임은숙이 더 이상 말하지 않자 어르신이 단호하게 말했다. “정민택, 사과해.”정민택의 안색이 변하더니 곧 이를 악물면서 사과했다. “제수씨, 이번 일은 우리가 잘못했어요. 민아에게 누명을 씌웠으니 우리 가문을 대표해서 사과할게요.”정민택은 맏아들이라 자존심이 엄청 강해 가족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를 한 적이 없었다.체면이 다 깍혀서 머리 뚜껑이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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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화
임은숙이 생각에 잠겼다. 말 그대로 정씨 가문이 파산하면 본인에게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알겠어요.” 임은숙이 그제야 대답했다.“안 돼요!” 김예훈이 다시 반대했다.이번은 정씨 가족뿐만 아니라 임은숙도 김예훈을 노려봤다. 이미 결정 난 일이니 아무리 데릴사위 따위가 나서서 반대한다 해도 먹히지 않았다.임은숙이 싸늘하게 내뱉었다. “김예훈, 저리 썩 꺼지지 못해! 네가 낄 자리 아니야!”“어머니, 저는 민아를 위해서 그러는 거예요! 처음부터 민아가 책임지고 YE 투자 회사와 계약을 맺은 건데, 통보도 없이 담당자를 바꿨어요. 그 때문에 일이 틀어졌는데 또 민아가 나서면 뭐가 됩니까?”김예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쏘아붙였다. “확실하게 해야 돼요. 민아가 진짜로 계약을 성공시키면 그때도 담당자를 바꿔도 돼요? 민아가 무슨 심부름꾼도 아니고!”“김예훈! 너 따위가 감히 할아버지 앞에서 시위를 해?!”가까스로 일어선 정지용이 욕을 퍼부었다. 한데 김예훈이 말한 것처럼 나중에 또 담당자를 변경하려고 했다. 어찌했든 할아버지는 자신을 가장 아끼시니까.임은숙이 다시 생각에 잠겼다. 이런 생각을 못했다. “김예훈! 네가 낄 자리가 아니니 당장 꺼져! 아니면 우리를 탓하지 마!”정민택도 나서서 욕을 했다. 왜 김예훈이 이러는지 알 것 같아 두려웠다.김예훈은 옆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신경도 쓰지 않고 할아버지만 계속 쳐다봤다.“할아버지. 확실하게 정하셔야 돼요. 민아 외에 다른 사람은 안 되나요?”어르신이 숨을 들이마셨다. “그래, 그게 뭐 어때서? 민아도 우리 집 사람이고 우리 가문 이득을 위해 나서야 돼. 다 우리 덕에 먹고 사는데, 너도 우리 집에 빌붙어 살잖아! 그러니 도움이 필요할 때 좀 나서주면 안 되냐?!”“가문을 위해 나서는 건 당연하죠. 하지만 그것도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돼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 “정씨 집안 담당자가 만약 이사장이라면 더 성의 있지 않을까요?”“너…”어르신이 당황했다. ‘김예훈! 정씨 이사장 자리를 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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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이 시각, 정씨 가문에 정민아가 투자금을 받아오면 총지배인으로 승진한다는 소문이 쫙 퍼졌다. 다들 놀라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감히 반대 의견은 내지 않았다. 이 투자금이 없다면 정씨 가문이 진짜 망할지도 모르니까.현재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누가 권력을 잡든 상관 없었다.정지용과 정민택이 마주 앉아 서로를 쳐다본다.정지용은 원망스러웠다. “아빠, 셋째 삼촌네는 죄다 쓸모없는 자식만 낳았어요. 자기 식구 편을 들어야지 왜 그 자식 편을 드냐고요! 김예훈이 내 뺨을 때려도 가만히 있지 않나, 투자금 핑계를 대고 총지배인 자리를 달라고 하지 않나. 사람을 너무 우습게 봐요!”정민택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말씀이 맞아. 이 투자금은 우리 집에 아주 중요해. 그러니 꼭 YE 투자 회사와 관계를 회복시켜야 돼. 투자금만 받는다면 자리를 내주는 게 무슨 대수겠냐?”“그래도…” 정지용의 얼굴이 점점 구겨졌다.“그럼 그 기지배한테 자리를 넘겨요?”“넘기는 게 어때서? 걱정 마. 아무리 애를 써봤자 어쩌지 못할 거야. 여자가 무슨 사업을 한다고. 할아버지는 그냥 요구를 들어주는 척한 거야. 투자금만 받으면 정말로 그 자리를 여자한테 넘길 것 같아?”정민택의 안색이 싸늘했다. “그때 가서 내가 사임할 테니 요즘 말썽 부리지 마. 총지배인 자리를 포기하는 대신 이 프로젝트 담당자 자리를 쟁취해야 돼. 그래야만 정씨 가문을 손에 넣을 수 있어.”그 말에 정지용이 씨익 웃었다. “그럼 550억을 우리 마음대로 쓰는 거죠?”“아마 그렇게 될 거야. 한데 쇼핑 센터는 우리 가문 근본이니 무조건 세워야 돼. 쇼핑 센터만 잘 운영하면 누구 눈치도 볼 일이 없어.”정민택은 오늘 일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참, 그 집 데릴사위. 기회를 봐서 혼내 줘야겠어요. 그 자식 때문에 우리 일을 망쳤잖아요.”정지용이 씩씩거리며 이를 갈자 정민택이 인상을 구겼다.“너 바보냐? 그 자식이 꾸며낸 말이겠어? 내 짐작엔 임은숙 그 여자가 시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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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화
오늘 송문영이 화장발을 잘 받았는지 유난히 예뻐 보였다. 선글라스를 벗는 송문영을 본 순간 손호남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여신은 YE 투자 회사의 고위 직급에 포스쉐를 몰고 다니는데, 정작 본인은 보잘 것 없는 보안원이라니 갑자기 힘이 빠졌다.옆에서 보던 김예훈이 웃으면서 송문영에게 다가갔다.“여기 주차 자리 좁은 것 같은데 내 자리에 댈래?”대표님이 말에 송문영이 깜짝 놀라 재빠르게 차에서 내렸다.“괜찮습니다. 여기 주차하면 됩니다.”슬쩍 그 주차 자리를 보다 할 말을 잃었다. ‘이 대표님 진짜 웃기네.’저리도 넓은 자리에 딸랑 전동 스쿠터를 갖다 놓았다.“그럼 차는?” 김예훈이 물었다.“보안원 도움받으면 돼요.” 송문영이 이내 대답했다.“그럼 먼저 올라갈게.” 옆에 있는 손호남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돌아섰다.그때 손호남은 송문영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송문영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차키를 건넸다.“이따가 차를 제대로 세워주세요. 차키는 프런트에 맡기면 되고요. 그리고…”말을 하던 송문영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손…반장? 네가 왜 여기 있어? 우리 회사 보안원이었어?”손호남은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겨우 한 마디 했다. “그냥 체험하러 왔어.”“그래?” 솔직히 송문영은 손호남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오랜만에 만난 동창으로서 웃으며 말을 건넸다.“며칠 전에 대표님이 보안 대장을 잘랐어. 그러니 화이팅해. 잘하면 그 자리 줄지 어떻게 알아?”“그게…”손호남은 진짜 어이가 없었다. 파이팅하라는 건 나더러 쭉 보안원이 되라는 건가?불만 가득했지만 송문영 차를 다시 세웠다. 그리고 김예훈의 전동 스쿠터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려 할 때 갑자기 멈칫했다.‘아니지. 여긴 대표 전용 주차 자리잖아. 김예훈 그 자식이 무슨 능력으로 YE 투자 회사에 출근하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대표님이 데릴사위 따위가 자기 주차 자리에 전동 스쿠터를 세운 걸 보면 그 자식도 잘리려나?’그런 생각에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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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송문영이 고개를 저었다. “대표님께서 요즘 일정이 빠듯해서 만나실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 가문 일은 이미 나한테 맡겼으니 편하게 말씀해주시면 돼요.”정민아가 두툼한 서류를 꺼내서 건넸다. “그럼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할게요. 송 부자님, 저희 가문에서 계획하고 있는 쇼핑 센터는 확실히 비전이 있어요. 비록 전에 두번이나 거절당했지만 이렇게 또 다시 찾아왔어요.”송문영이 서류를 꼼꼼히 들여다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정민아 씨가 직접 오셨는데 저도 체면을 생각해서 이 쇼핑 센터에 투자를 할 수 있지만…”“정말이에요?” 정민아는 욕을 먹거나 곤란하게 나와도 참으려고 했다. 생각보다 일이 순리롭게 진행될지도.“제 말 끝까지 들으시죠.” 송문영이 잠시 멈칫하더니 말을 계속했다. “하지만 전에 우리 회사에 무례하게 대했기 때문에 400억만 투자할 수 있어요. 그리고 저희가 원하는 이익은 과거 기준에서 10프로 추가할 거예요. 이건 새로 작성한 계약서예요. 가져가서 천천히 읽어보시고 문제없으면 다시 갖고 오세요. 만약 이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고 생각되면 뭐 없던 일로 해도 되고요. 저희 회사에서 이런 프로젝트는 흔하거든요.”정민아는 열심히 계약서를 읽어봤다. 확실히 전 것보다 까다로웠다. 전에 계약서는 정씨 가문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지만 이번은 다르다. 유리한 조건은커녕 약간의 손해도 볼 수 있다. 그래도 정민아는 따지지 않았다. 계약서를 다시 받은 것만으로 다행이라 여겼다.송문영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정민아 씨, 계약서를 갖고 가서 상의해보세요. 저희가 오래 기다리지 않게 연락주세요.”…대표님 사무실.김예훈은 그래도 길거리에서 파는 하얀 티셔츠가 편안하고 심플해서 좋았다.그는 남해시 상업권에서 가장 높은 건물 옥상에 서서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았다. 한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잠시 도시를 감상을 하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여기겠지?”몇 발 치 뒤에 서 있던 하은혜가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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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화
”네, 대표님!”하은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애도했다. 감히 사모님을 괴롭히다니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모양이다.“아, 오정범에게 연락해서 오후에 사무실에 들르라고 해.”갑자기 한 사람이 떠올랐다. 하은혜가 움찔했다. 오정범은 남해시에서 잘 나가는 세력이다. 전에 YE 투자 회사와 아무런 연계점이 없었는데 왜 대표님이 그 사람을 찾을까?“만나러 오라고 해.”김예훈이 다시 한 번 말했다.하은혜는 의아했지만 이유를 묻지 않았다. 이 회사에서는 대표님 말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니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물러났다. …오정범이 회사에 왔다. 하은혜는 생각도 못했다.남해시에서 잔인하기로 소문난 오정범이 하은혜의 전화 한 통에 30분도 안 돼서 공손한 모습을 드러냈다. 게다가 미리 도착했는데도 대표님 사무실에 들어가지 않았다.오후 정각 3시에 하은혜의 안내를 받고서야 긴장한 얼굴로 김예훈 사무실에 들어갔다.김예훈 앞에서 오정범은 차렸 자세로 고개도 들지 않았다. 김예훈이 하은혜보고 나가라는 제스처를 하고 직접 찻잔에 차를 따라 오정범에게 건넸다.“앉으세요. 우리끼리 예의는 갖추지 않아도 돼요. 부하들이 보면 체면 깎여서 형님 노릇이나 하겠어요?”“도련님 앞에서 무슨 형님입니까? 다 부하나 마찬가지죠.”오정범은 식은 땀을 손등으로 딱아내고 두 손으로 찻잔을 받았다.“전에 정씨 가문 일은 의도한 것이 아닙니다. 만약 도련님이라는 걸 알았더라면…”그 일만 생각하면 박동훈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요 며칠, 김예훈의 소식이 없어 계속 안절부절하던 참에 하은혜의 전화를 받고 긴장이 풀렸다.김예훈이 앉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뭐 그런 일로. 한데 범이 형한테 조금 실망했어요. 남해시에서 잘 나가던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살람 아래서 일하게 됐는지.”오정범은 식은 땀만 뻘뻘 흘렸다. “도련님, 정말 이번뿐이에요. 평소엔 제가 아니라 부하들이 일하거든요.”김예훈의 태도는 여전히 담담했다. “평소 어떻게 부하들 관리하는지는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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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정민아 옆에 미녀 한 명 더 있었다. 조이영은 워낙 몸매가 글래머한테 짧은 미니 스커트까지 입어 보는 사람이 군침 돌게 만들었다.두 사람이 같이 서 있으니 남자들 돌아볼 확률이 더 컸다.김예훈을 본 조이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살짝 어색하기도 했다. 전에 9억건 일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갑자기 두 사람이 한 내기가 떠올라 얼굴이 빨개졌다.김예훈은 오히려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씩씩하게 정민아에게 다가갔다. 얼굴에 웃음 꽃이 피었다.“여보, 나 왔어!”조이영이 살짝 기분이 나빴다. ‘내 얼굴과 몸매를 보고 눈길은커녕 감히 무시를 해? 간덩이가 부었나?’정민아는 오늘 기분이 꽤 좋았다. 여보라고 불렀는데도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핸드백을 건넸다.“오늘은 쇼핑백 들어줘.”“당연하지!” 김예훈이 배시시 웃었다. 그제야 옆에 선 조이영을 봤다.“착한 딸아, 아빠가 가방 들어줄까?”“너…” 조이영이 발끈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무섭게 노려봤다. “김예훈, 9억을 마련했다고 우쭐대지마! 그만한 돈을 벌 때 내 앞에서 잘난 척해도 늦지 않아!”김예훈이 피식 웃었다. “보아하니 내기를 하기 싫은가 보네.”“너!” 조이영은 화를 내면서도 가방을 김예훈에게 던졌다.김예훈은 신경 쓰지 않았다. 오늘 정민아가 기분 좋으니 다른 애송이들이 까부는 건 봐줄 수 있었다.뒤에서 김예훈이 핸드백 들고 따라가고 앞에서 정민아와 조이영이 말하면서 걸었다. 대충 들어도 두 사람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정민아는 YE 투자 회사에서 내민 계약 조건이 까다로우니 정씨 가문에서 동의하지 않을 것 같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니 내일 다시 대표님을 만나러 갈 생각이라고.조이영은 사업 얘기에 관심이 없지만 YE 투자 회사의 신임 대표에게 구미가 당긴 모양이다.“민아, 그 회사 신임 대표 만나봤어?”“아니.”“운도 지지리 없어라. 듣자니 그 신임 대표. 젊은 나이에 돈도 많다고 하더라? 게다가 엄청나게 잘생기고 몸매도 근육질이라 던데. 내일 나도 같이 갈까? 연락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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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화
만약 잘생기고 돈 많은 신임 대표가 지금 자기 핸드백을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정민아가 진지하게 조이영을 아래위로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기회는 있어. 하지만 문제는 라이벌이 많아.”“뭐?”“대표님은 못 만났지만 비서하고 부장, 하물며 프런트 직원까지, 하나 같이 섹시하고 예뻐. 너보다 더 위야. 너는 말이지. 그 회사 청소부에 들어가서 대표님 테이블이나 닦으면 몰라도 전혀 기회 생기지 않을 걸?”정민아가 정색해서 말했다.“좋은 아이디어야. 역시 나를 잘 알아. 그럼 내일 가는 김에 청소부에 지원할까?”두 사람이 깔깔 웃었다. 아름다운 쇼핑 거리의 한 폭 그림 같았다. 뒤에 따라가던 김예훈을 무시할 정도로.걷고 걷다 세 사람은 고가 브랜드 구역에 도착했다. 한 브랜드 매장 유리창 안에 아주 정교하게 만든 구두 한 컬레를 놓았다. 수많은 여자들이 부러운 눈길로 보고 있다. 정민아와 조이영이 봐도 감탄이 나올 지경이다.이 구두는 다른 브랜드와 제휴하여 만든 한정판이라 남해시에 딱 한 컬레만 있단다.김예훈이 멀리서 슬쩍 가격을 봤다. 2000만 원.“마음에 들면 신어봐.”눈에서 빛이 나는 정민아를 끌고 가계 안으로 들어갔다. 정민아는 손을 내치지 않고 웃었다.“얼마인지 알아? 내 월급으론 못 사. 설마 네가 사주려고?”지금 정민아는 김예훈이 친구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조이영도 기대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대표님이 나한테 사주지 않을까? 대표님 아내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김예훈은 눈을 희번뜩거릴 뿐 대꾸도 하지 않았다. 매장 점원에게 말을 건넸다.“저 신발 신어봐도 되죠?”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 점원은 가늘고 긴 눈매로 김예훈을 바라봤다. 그리고 손에 쥔 폴더폰을 보더니 무의식적으로 인상을 썼다.“죄송해요. 저희 가게에선 사지 않는 이상 신어볼 수 없어요. 신어보고 싶으면 다른 곳에 가세요. 길거리에서 만 원씩 하는 신발 많거든요.”점원이 말을 하면서 시선을 정민아에게 향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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