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연이 층 버튼을 누르지 않아 엘리베이터가 계속 지하 주차장에 멈췄던 것이다.예수진이 화들짝 놀랐다.한밤중에 돌아온 탓에 워낙 무서워서 신경이 잔뜩 곤두서는데 갑자기 안에서 쾅 하는 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정신을 잃을 뻔했다.엘리베이터 안에 익숙한 남녀를 보고 완전히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띵!엘리베이터가 열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급하게 뒤로 물러섰다.“계, 계속해. 난 아무것도 못 봤어!”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을 닫아버렸다.깜짝 놀랐잖아.오빠와 이연 언니가 어떻게 엘리베이터 안에…겨우 진정했더니 갑자기 머릿속에 소이연의 모습이 떠올랐다.울고 있는 것 같았는데, 설마 오빠가 강제로 밀어붙였어?그런 생각에 엘리베이터 버튼을 연속 눌렀지만 문은 열리지 않고 숫자가 위로 올라가는 것만 보였다.엘리베이터 안에서 육현경은 소이연의 옷이 벌어지지 않게 꽉 잡았다.그 힘에 이끌려 소이연은 오히려 아파왔다.드디어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육현경은 그녀를 끌고 집 앞문까지 가서 정신없이 비밀번호를 눌렀다.그리고 문을 벌컥 열고 그녀를 들여보냈다.소이연이 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그는 입구에 서서 들어오지 않았다.그가 다급하게 군 것은 잠자리를 하려는 것이 아니었다.소이연은 방금 비밀번호를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소이연.”육현경이 감정을 억누르며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날 포기하지 마. 난 정말 너와 평생 함께 하고 싶어.”말이 끝나기 바쁘게 문이 닫혀버렸다.순간, 눈물을 본 것 같았다.육현경의 눈가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어쩌면 착각일 수도 있다.지금 그녀의 눈앞도 흐려서 잘 보이지 않았다.두 사람의 감정이 깊지 않아서, 깔끔하게 물러서도 가슴이 찢어질 정도가 아니라서 다행이라 여겼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플까?문이 닫힐 때 눈시울이 붉어진 육현경의 모습을 봤더니 가슴이 더 아팠다.예수진이 급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문을 열자마자 쳐들어가서 소이연을 구하려고 했는데 육현경이 문에 기대어 있는 모습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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