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Chapter 51 - Chapter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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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화
“소이연이 이미 육현경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도 거리낌 없이 행동했다면, 너랑 소나은 사이의 일도 머지않아 공개될 거다. 지금까지 계속 밝히지 않았던 건 소이연이 소란을 피울까 봐 그랬던 거고, 그녀가 스스로 약혼을 취소하도록 하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이제 그럴 걱정은 없겠다. 그리고 이 일을 이렇게 계속 미루다가는 우리 문씨 가문이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거다.”문서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가 나은이한테 한마디만 하면 밝힐 거에요.”“소나은이랑 아주 화려한 결혼식을 올려서 어제 구긴 체면을 다시 살리는 거야.” 문덕수는 어제 일을 언급하며, 여전히 화를 감추지 못했다.“알겠어요.”문덕수는 지시를 하고 자리를 떴다. 문서인은 바로 소나은에게 전화를 걸었다.같은 시각 소나은은 이제 막 잠에서 깨 침대에 앉아 신문과 SNS를 보고 있었다.어제 육씨 가문 연회에서 발생한 일이 유출된 곳이 있는지 찾아봤지만, 단 한 글자도 찾지 못했다. 역시 육씨 가문은 다른 가문과는 다르게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은 점 하나라도 공개적인 곳에 노출하지 않는구나.전화가 오는 걸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눈썹을 찡그리고는 전화를 받았다. “서인 오빠.”“일어났어?”“방금 깼어.” 소나은은 일부러 하품을 했다. “어젯밤에 몇 시에 간 거야, 엄마, 아빠랑 같이 올 때 오빠 못 봤는데.”“조금 늦었어.” 문서인은 더 이상 어젯밤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듯 대충 대답했다. “방금 아버지가 우리 관계도 일찍 공개하라고 하시네,”“뭐?” 소나은은 유난히 흥분하며 대답했다.“왜, 공개하기 싫어?”“아니.” 소나은은 황급히 부인했다. “우리 언니가 시끄럽게 할까 봐 걱정된다며? 나중에 가서 시끄럽게 하면 우리 두 가문 다 힘들어질 거야.”“소이연이 육현경한테 붙잡혀 있는데, 걔가 시끄럽게 할 것 같아?!” 문서인이 비꼬듯 말했다.소나은은 입술을 깨물었다.하지만 그녀는 이제 공개하기 싫어졌다.심지어 이런 감정이 더 이상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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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주말이 지나가고, 이틀 연속 야근했다.소이연은 진지하게 사무실에 앉아 기획안을 정리하고 있었다.그녀는 디자인팀에 맡길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소나은의 부하들이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수화기를 들어 내선을 연결했다. “장 비서, 임원들 전부 소집해, 디자인팀 총괄 위로 전부 다. 30분 뒤에 회의할 거야. 주제는 다음 시즌 신제품 디자인 초안이고, 빠지는 사람 없게 해.”“네.”30분 뒤, 은하 그룹 VIP 회의실.모든 임원들이 시간에 맞춰 도착했지만, 이것도 단지 보여주기 위한, 즉 소이연이 그들의 꼬투리를 잡지 못하게 하기 위한 복종일 뿐이었다. 이들은 당연히 중요한 일은 하지 않았다. 오로지 은하 그룹에 발을 담그고, 소이연이 내쫓기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며칠 간의 밤샘 작업 끝에 디자인팀이 드디어 다음 시즌 신제품 디자인 초안을 완성했습니다. 저는 아주 만족스러웠고, 임원분들께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소이연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단 한 번도 주제를 벗어난 이야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녀가 말을 시작하기 무섭게 모든 임원들이 제각기 속닥거리기 바빴다.소나은 역시 당황스러웠다.디자인팀은 최근 진행된 디자인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소이연은 디자인 초안이 완성되었다고 했다. 진행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번 주 내로 끝내지 못한다면 다음 판매 시즌에 맞추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녀는 소이연이 조롱당할 것이라 생각했다.소나은은 무표정으로 소이연이 가져온 디자인 초안을 훑어보았다.첫 번째 스타일부터 그녀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다른 모든 임원진들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은하그룹이 고집해 오던 디자인을 완전히 새롭게 수정했을 뿐만 아니라 선명한 컬러와 유행 지난 빈티지를 과감하게 사용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었고, 글로벌한 요소를 접목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트집을 잡으려던 임원들도 이 순간 모두 입을 꾹 닫았다. 언급할 수 있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디자인팀의 관리자들도 어안이 벙벙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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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예수진?!” 소나은은 유난히 흥분해 말했다. “예수진은 연기도 그렇고 인기도 그렇고 거의 TOP 급이잖아, 연예계에서도 아주 핫하고, 우리 브랜드랑 협업하려면 할 수는 있겠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최소 몇십억은 될 거야. 우리 그만큼 투자할 수 있어?”“우리가 투자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너는 신경 안 써도 돼. 난 그냥 네 의견이 궁금했을 뿐이야.”예수진은 확실히 패션계의 사랑을 받고 있고, 심지어 평소 사복으로도 걸어 다니는 아이콘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녀가 앰배서더가 된다면 자연스럽게 은하그룹의 패션 분야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인식될 것이다.“언니 마음에 든 사람이라면 당연히 부족하진 않겠지.” 소나은은 동의했다.소이연은 사실 속으로 예수진과의 협업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좋아.” 소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됐어, 가서 볼일 봐.”소나은은 소이연을 응시하며 오늘 소이연의 행동이 지나치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원래 오늘 디자인에 대해 물어보려 했지만, 결국 묻지 않았다.오늘 그 디자인은 확실히 은하그룹의 수준을 뛰어넘었다. 만약 그 작품이 그녀의 손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한다면, 그녀도 업계에서 환대받을 수 있을 정도였다. 지금 물어봤다가 전부 물거품으로 만드느니, 모른 척 어물쩍 넘어가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소나은이 사무실에서 나왔다.“나은아, 잠시만.” 소이연이 문 앞까지 나와 그녀를 불렀다.“왜 그래?”“오늘 일은 우선 비밀로 해, 확정되기 전까지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소이연은 깜짝 놀랐다. 그러고는 곧 대답했다. “언니 걱정 마. 나도 다 이해해.”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눈짓으로 소나은을 배웅했다.그녀가 떠난 뒤, 소이연은 눈동자를 움직여 곁눈질로 한 직원이 비서실에서 자문하는 것을 보았다. 사실상 누군가의 스파이였다.오늘 그녀와 소나은의 교류는 분명 다른 임원들의 주의를 끌었다.그녀가 바라던 바가 바로 이것이었다.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소이연은 진지하게 이 일들을 생각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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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사실 어떤 사람들은 추천할 필요도 없이 공짜로 앰배서더를 따낼 수 있다.“제가 볼 땐 계 감독님이 제일 적합한 사람인데요.” 소이연은 확신에 가득 찼다.계지원도 거절하지 않았다. “제가 우선 예수진 씨 촬영 일정부터 확인해 보고 다시 연락드릴게요.”“감사합니다.”“별말씀을요.”전화를 끊고, 계지원은 카메라 앞에 앉았다. 방금 막 촬영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었다.“요 며칠 예수진 씨 촬영 일정 좀 가져다줘.” 계지원이 주변에 있던 스태프에게 말했다.“네. 감독님.”계지원은 촬영 일정을 자세히 보고 또 보다가 몸을 일으켜 촬영장 구석으로 걸어갔다.전화가 연결됐다. “현경아.”“응.”“소이연이 방금 나한테 전화 왔었어.” 계지원이 직설적으로 말했다.“……” 전화 건너에는 침묵만이 흘렀다.계지원이 살짝 웃었다. “나한테 예수진이랑 자리 좀 만들어달래. 앰배서더 따고 싶다고.”“그래?”“알겠다고 했어. 별일 없으면 오늘 저녁에 만날 거야.”촬영은 이제 막 시작해, 일정에는 여유가 있었다.“너 걔랑 되게 친하네.” 육현경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분명 몹시 화난 목소리였다.“아니, 우연히 알게 된 거지.” 계지원은 웃으면서 말했다. “그냥 너한테 얘기해 줘야 할 것 같아서, 나 다시 일하러 간다.”전화는 곧바로 끊어졌다.계지원은 다시 한번 웃었다. 예상대로 쪼잔했다.핸드폰을 내려놓고 다시 카메라 자리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니 예수진이 보였다.예수진은 그의 웃음 가득한 얼굴을 보며 아무런 감정 없이 그를 지나쳤다.“수진 씨.” 계지원이 그녀를 불러세웠다.예수진은 걸음을 멈췄다.“오늘 오후에 두 장면밖에 없으니까 4시 정도면 끝나겠네요?”“그래서요?” 예수진은 무심하게 물었다.“제 친구가 그쪽이랑 앰배서더 관련 얘기 좀 하고 싶다는데, 저녁에 시간 되면 같이 밥이나 한 끼 먹….”“저 지수랑 같이 밥 먹기로 했어요.” 예수진은 바로 거절했다. “앰배서더 얘기하시려면 제 매니저한테 연락하시면 돼요. 저희 매니저님 연락처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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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2시, 소이연은 장문기를 데리고 장안시 외곽에 있는 촬영장으로 갔다.사극 촬영이기 때문에 사극 세트장을 새로 지었다.그녀는 스태프의 인도 하에 계지원을 찾아갔다.계지원은 카메라 앞에 앉아 감독하고 있었다.소이연이 온 것을 보고 예의상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업무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소이연도 그를 방해하지 않고 근처에 앉아 촬영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예수진과 남자 주인공 안홍준이 같이 등장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배우분들 준비하세요.“제3장, 1번 카메라, 1회차, 액션!”안홍준이 예수진을 매섭게 벽으로 몰아붙여 두 사람은 초밀착 상태로 서로를 바라봤다.소이연도 촬영장 방문은 처음이라, 배우들이 빠르게 각자의 배역에 몰입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존경스러웠다.특히 예수진의 사람을 사로잡는 눈빛 연기가 빛났다.바로 이때.안홍준이 예수진의 입술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힘이 들어간 눈빛도 잠시, 예수진의 눈도 스르륵 감겼다.한줄기 눈물이 예수진의 눈에서 흘러내렸다.입술이 포개지려는 순간, 예수진은 갑자기 고개를 돌려 피했다.두 배우는 카메라에서 벗어났다.“컷!”계지원은 촬영을 중단했다.“죄송합니다.” 예수진은 눈물을 닦으며 스태프들에게 사과했다.원래 이 장면은 키스신이었다.명백한 그녀의 NG였다.“배우분들 조금 쉬다 갈게요.” 계지원이 말했다. “다음 장면 먼저 찍읍시다.”예수진은 곧장 스튜디오를 빠져나왔다.매니저는 급히 앞으로 나가 그녀에게 물을 건네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수진 언니, 왜 그래요?”“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 예수진이 대답했다.“오자마자 키스신이라니, 아직 서로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야. 수진 언니, 아니면 다인 언니한테 부탁해서 감독님한테 키스신 좀 나중에 찍자고 해볼까요?”“아니야.” 예수진이 말했다.보통 제작진은 남녀 주인공이 빨리 가까워질 수 있도록 키스신을 앞쪽에 배치한다.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 이건 서로 잘 아는 사이이건 말건 상관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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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소이연은 깊은숨을 들이켰다. 공과 사는 별개이다. 그녀는 항상 그랬다.고개를 떨구고 휴대폰을 보니 메시지 알림이 왔다. 여전히 무시를 선택했다.낙성시.육현경은 육씨 그룹 지사의 고급스러운 사무실에 앉아 어두침침한 얼굴로 미동도 없는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명진은 그런 그의 옆에서 숨죽이고 있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이번 긴급 지사 점검은 분명 모든 지표가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대표님의 얼굴은 어두침침한 게, 마치 먹구름 같았다.“명진아.”“네, 대표님.”“내일 장안시로 가는 제일 빠른 비행기표 예약해 줘.”“내일은 나성 관계자들과 식사 일정이 있습니다.” 검사도 할 겸, 손님도 치를 겸이었다.“그럼, 내일 저녁 비행기.” 육현경은 말을 바꿨다.내일은 꼭 돌아가야 해.“……네.” 명진이 정중하게 대답했다.내일 저녁 접대가 끝나면 한밤중일 텐데!사모님 때문이겠지?!나성에 온 뒤로 계속 휴대폰만 확인하고, 회의할 때도 시도 때도 없이 까만 화면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고……역시 사랑에 빠진 남자는 정상인의 시선으로 바라보긴 어렵다.......장안시, 촬영 세트장.두 번째 키스신 촬영.예수진은 감정을 가다듬고, 안홍준은 그 옆에서 대화를 이어가려 노력하고 있었다. 서로에게 빨리 익숙해지면 어색함을 그나마 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스크립터가 말했다. “제3장, 1번 카메라, 2회, 액션!”두 배우는 빠르게 연기에 몰입했다.첫 번째 촬영의 동선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바로 키스신으로 들어가면 되었다.안홍준은 예수진을 벽으로 몰아세우고 고개를 숙여 키스했다.입술이 다가가는 그 순간……“죄송합니다.” 예수진은 또 피했다.안홍준도 조금 당황스러웠다.“컷!”계지원이 카메라 앞에서 일어서 예수진과 안홍준 쪽으로 걸어오며 말했다. “예수진 씨 잠시 나와보세요.”예수진은 입술을 문지르며 계지원의 뒤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촬영장 구석으로 갔다.“제가 키스신 삭제해 드릴 테니까 다음 장면 준비하세요.” 계지원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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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드디어 두 사람이 키스했다.줌아웃에서 줌인, 이어서 클로즈업까지.클로즈업 부분에서는 안홍준이 혀를 내미는 것까지 명백히 보였다……예수진이 몸이 굳어갔고, 주먹에는 점점 더 힘이 들어갔지만 밀어내지 않았다.“컷!” 사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예수진은 안홍준을 세게 밀어냈다.안홍준은 예수진이 왜 화를 내는지 알 수 있었다. 방금은 그도 모르게 저지른 일이었다.예수진은 외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입술도 부드러워서 그만두려고 해도 그만둘 수 없었다.감독이 컷 사인을 주지 않았거나, 예수진이 본인을 밀어내지 않았다면, 그는 아마 계속 이어갔을 것이다.예수진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이번에는 통과인지 아닌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안홍준은 재빨리 쫓아갔다. “수진 씨.”예수진은 차가운 얼굴로 돌아봤다.“죄송합니다. 제가 방금……” 안홍준은 사과하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감독님께서 저한테 좀 더 깊게 연기하라고 하셨고, 이렇게 하면 더 잘 나올 거라고 하셨어요. 물론 저희도 더 빨리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고요.”“계지원 감독님이 혀를 내밀라고 하셨다고요?” 예지원이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안홍준은 갑자기 예수진의 기분이 더욱 나빠졌다는 것을 느꼈다.아까는 화가 난 정도인 것 같았는데, 지금은 증오로 바뀐 것 같다.이 순간 갑자기 눈시울도 붉어졌다.“계 감독님도 작품을 위해서죠.” 안홍준은 침묵했다.“허.” 예수진은 또 웃었다.아까는 키스신을 삭제해 준다고 하더니, 뒤에서는 남자 배우한테 여자를 조롱하라니.계지원의 위선은 이미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매니저를 데리고 휴게실로 돌아가 메이크업을 지워냈다.소이연은 이미 촬영장 밖의 차에서 예수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방금 그 키스신은 그녀도 보고 있었고, 당연히 안홍준의 고의적인 행위도 지켜보았다.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 앞에 앉아있는 계지원의 낯빛이 안 좋아진 것 같았다.“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예수진이 차에 타며 말했다.“아니요, 원래 오늘 할 일도 없었어요.” 소이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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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예전에는 저희 아버지께서 은하그룹을 운영하셨어요. 그래서 이제는 제가 맡게 된 거고요.” 소이연도 질질 끌지 않고 본론부터 얘기했다. “솔직히 말해서, 예전의 은하 패션은 확실히 평범하긴 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수진 씨 이건 다음 시즌 저희 제품 디자인인데 한번 둘러보세요.”예수진은 소이연을 한번 쳐다보았다. 이 여자에 대해 확실히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들은 바가 있었다. 예전에 아주 큰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진의 눈에 소이연은 남자한테 매달리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었다. 게다가 다시 그녀의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문서인과 항상 묶여 있었다.하지만 방금 나눈 몇 마디 말로 소이연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매끄럽고 시원시원한 일 처리, 거만하지도 비굴하지도 않은 태도.역시 소문은 다 믿을 게 안 된다고 느껴졌다.예수진은 소이연이 건네준 노트북을 받아 디자인을 쭉 훑어보더니, 눈이 번쩍 뜨였다.소이연과 저녁을 먹으며 앰배서더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으니, 사실 그녀는 쉬는 동안 휴게실에서 은하 패션에 대해 찾아보았다. 아무리 봐도 그녀의 눈에는 차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앰배서더 자리를 거절할 수 없을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의 오빠가 강요할 게 분명했다. 그런데 새로운 디자인은 은하 패션에 대한 인상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방금 소이연이 말한 “지금은 아니에요.”라는 말은 잘난 척이 아니었다.“너무 좋은데요.” 예수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했다.“만약 수진 씨도 우리 은하그룹의 패션 앰배서더 자리가 마음에 드신다면, 비용에 대해 이야기 나누시죠.”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소이연은 대화를 주도했다.“얼마나 주실 수 있는데요?” 예수진이 물었다.“제가 알기로 수진 씨의 앰배서더 비용은 보통 40억 선이죠.” 소이연은 예수진을 보며 말했다. “은하 그룹은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요.”“할인 해드릴게요.” 예수진이 직설적으로 말했다.소이연은 의아했다.“할인 안 해드리면 제 다리 하나 부러져서 집에 못 가는 거 아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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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세 사람이 자리를 마무리할 때는 이미 12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제가 바래다 드릴게요.” 소이연도 어지러워 눈앞이 흐렸지만, 본인이 주선한 자리인 만큼 그들을 바래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딸꾹.” 예수진이 술에 취해 딸꾹질을 했다. 역시 그녀도 흐린 눈을 하고 말했다. “됐어요, 지수가 데려다주면 돼요. 어차피 우리는 같은 방향이니까.”말을 하면서 예수진은 하지수를 끌고 룸을 나갔다.소이연은 허둥지둥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세 사람 모두 취해있었지만, 주정을 부릴 정도는 아니었다.특히 하지수는 정신이 아주 멀쩡했다.소이연도 원래 자제력이 뛰어난 사람이지만, 예수진과 처음 같이하는 술자리인 만큼 예수진에게 맞춰주었고, 예수진도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 멈출 줄 모르는 술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하지수는 그런 예수진 앞에서도 여전히 자신을 컨트롤했다.예수진은 하지수와 함께 검은색 승용차에 올랐다. 소이연은 그들을 배웅한 뒤에야 이승윤의 차로 돌아와 뒷좌석에 기대앉았다. 속이 조금 불편했다.그녀의 눈빛은 덤덤하게 창밖의 장안시의 야경을 향해 있었다. 네온사인 불빛이 하늘에 비쳤다.갑자기 메시지 알림음이 울렸다.소이연은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았다.메시지에는 “집 도착하면 꿀물 꼭 마셔.”라고 쓰여있었다.소이연은 답장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핸드폰을 내려놓았다.육현경이 떠난 후 그는 거의 매일 그녀에게 두세 통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그녀는 모두 못 본 척하기로 했다.......승용차가 육씨 저택에 멈춰 섰다.예수진은 뒷좌석에 기대어 잠들었다.방금까지만 해도 차에서 육현경에게 전화해 오늘 소이연을 어떻게 취하게 했는지 자랑을 있는 대로 하더니 바로 곯아떨어졌다.하지수는 예수진이 술에 취하면 바로 잠들고, 일어나면 바로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게 가장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는 진정한 술꾼이었다.하지수가 차에서 내려 예수진을 방에 데려다주려던 그때였다.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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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계지원은 예수진을 그녀의 침대에 눕혔다. 눕히고 나서도 바로 자리를 뜨지 않았다.그의 눈에는 그녀의 술에 취해 붉어진 얼굴과 새빨간 입술을 보고 있었다.머릿속에 갑자기 오늘 촬영한 예수진의 키스신이 떠올랐다……그는 침을 꿀꺽 삼키고, 기다란 손가락을 그녀의 입술에 올려 살포시 쓸어내렸다. 마치 그녀의 입에 묻은 더러운 무언가를 닦아내는 듯했다.그는 한참을 진지하게 닦아냈다.닦다 보니 그녀의 입술이 조금 부어오른 것 같았다.손가락을 치우려던 그때 계지원의 몸이 아래로 기울었다. 아주 미세하게 기울었다가 곧바로 몸을 일으켜 자리를 떴다.방문이 닫혔다.깊게 잠든 그녀의 눈에서 한줄기 소리 없는 눈물이 흘러내린 것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소이연은 머리가 조금 아팠다.술에 취한 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하려니 정말 끔찍했다.예수진은 정말 술을 너무 잘 마셨다.그녀가 돌아간 뒤 거의 밤새도록 토했다. 정말 하늘과 땅이 뒤집힌 것 같았다.그녀는 커피를 마시며 해장을 했다.“이사님, 계약서 준비됐습니다. 예수진의 매니저 다인 씨도 전화로 계약서 작성하자고 했고요.” 장문기가 정중하게 말했다.소이연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아도 의자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가자.”비록 어제는 예수진이 이랬다저랬다 할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육현경과의 관계가 있으니 이번 앰배서더 일은 너무 순조로워서 조금 불안하다.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까지는 마음속의 큰 돌을 내려놓지 못할 것 같다.“공식 홍보 전에는 우선 비밀로 해주세요.” 소이연은 장문기에게 신신당부했다.자연스럽게 예수진의 매니저에게도 말해두었다.“네.” 장문기는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비서를 바꿔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아무 일도 지켜내지 못했을 것이다. 즉, 무슨 일이든 생겼을 것이다.소이연이 눈을 찡긋했다.갑자기 지금 회사의 대부분의 직원들은 아직도 아버지의 손바닥 안에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확실히 그녀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소이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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