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도 아빠고, 그분도 아빠예요.”옆에서 줄곧 말없이 지켜만 보고 있던 소원이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 작은 얼굴에는 진지함이 가득했다.서철용은 꼬마 녀석의 말에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했다.이 말을 배은란이 들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그는 속으로 상상해 보고는 혼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엄마 앞에선 그런 말 하면 안 돼. 엄마가 너희 엉덩이를 때릴지도 몰라.”소원이는 의아한 듯 작은 미간을 찌푸렸다. “왜요?”소원이는 엄마가 시키는 대로 병상에 누워 있는 남자를 아빠라고 부를 수는 있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눈앞의 이 사람을 진정한 아빠로 여기고 있었다.그는 오랫동안 그들의 곁에서 사라졌었다. 하지만 소망이가 아팠을 때 달려온 사람은 엄마도, 병상에 누워 있던 아빠도 아닌, 바로 그였다.서철용은 어린아이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는 두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을 바라보고 있으니 씁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그는 배은란의 마음은 얻지 못했지만,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서민용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로 자리 잡고 있었다.서철용의 가슴에 흐뭇함이 깃들었다.그들이 아이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있는데, 그가 잠시 이기적으로 행동한들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그는 이미 두 사람의 삶에서 빠져주기로 결심했다.하지만 두 아이는 여전히 천진난만하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서철용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피어올랐다. 잠시 후 그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돌아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가자. 아빠가 맛있는 거 사줄게.”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 손에 아이 한 명씩을 잡았다.두 아이는 바로 배시시 웃으며 순순히 그를 따라갔다.서철용은 아이들에게 돈을 아끼지 않았다. 반나절 동안 그들을 데리고 주변 맛집들을 섭렵하고 장난감도 많이 사주었다.날이 점점 어두워져서야 그는 병원으로 돌아왔다.사무실에 들어서고 소파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본 순간, 서철용은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서철용, 제발 한 번만 더 도와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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