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줄 확인하고 말씀드리죠.”연정훈은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이에 부승원은 몰래 헛웃음을 내쉬었다.다른 사람들은 이게 연정훈의 평소 스타일이기에 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양시연은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협력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괜찮았다. 양시연은 과거 자신이 말도 없이 떠난 것에 원한을 품은 연정훈이, 공과 사를 가리지 못하고 복수를 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시간을 확인한 양시연이 살짝 떠보듯 물었다.“연 대표님 아직 식사 전이죠?”그리고 그 예상이 맞은 듯 연정훈은 차가운 얼굴을 살짝 끄덕였다.“여기 시그니처 메뉴 한번 드셔보실래요?”양시연은 웨이터를 불러 다시 음식을 주문했다.그러나 주문할 때 과거 연정훈이 좋아하던 음식을 주문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많은 고민 끝에 양시연은 그 메뉴를 주문했다.협력 파트너의 입맛을 굳이 모른 척할 필요는 없었으며 연정훈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다른 협력사 관계자와 다를 바가 없었다.메뉴판을 돌려주며 양시연은 웨이터에 재차 강조했다.“고등어는 꼭 찜으로 해주세요.”다시 자리에 앉은 양시연은 또 태연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양시연은 연정훈과 몇 마디 말을 주고받은 뒤 또 다른 사람과 대화를 시작했다.그러자 연정훈의 입꼬리가 서서히 내려갔다.양시연이 무슨 질문을 해도 연정훈은 짧은 단어로 답했다.아무렴 상관이 없다는 양시연의 태도에 연정훈은 점점 더 굳어갔다.그러자 식사 자리 분위기가 점점 이상하게 흘러갔다.겨우 식사를 마치고 양시연은 미리 준비해 둔 선물을 여러 고위 임원에게 드렸다.그러나 마침 연정훈의 차례에 준비해 둔 선물이 동이 나버렸다.연정훈은 차량 뒷좌석에 앉아 ‘없어도 그만’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양시연이 미소를 지은 채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연 대표님,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선물이라는 단어는 아예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았다.차 안의 사람이 대답이 없자 양시연은 자연스럽게 대화를 종료하고 손을 휘휘 저었으며 차량 뒤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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