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X...”유건은 차가운 눈빛으로 핸드폰을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팔을 휘둘렀다.쾅!스마트폰이 허공을 가르며 벽에 내리꽂혔다. 배터리, 본체, 액정까지 모두 산산이 분해되어 바닥을 굴렀다.그는 더 이상 시연의 이름을 듣고 싶지 않았다.시연에 대한 소식도, 전화도, 메시지도...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다.시연과 관련된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었다.전부 다, 이제는 지우고 싶었다.‘지시연... 네 목소리도, 네 문자도, 이젠 숨 쉬는 소리조차 듣기 싫어!!’...오후 회의 때, 모두가 눈치챘다.오늘 유건의 기분이 심상치 않다는걸.평소에도 가까이하기 힘든 차가운 이미지에 말 한마디 건네기 어려운 스타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겉으로는 늘 매너 있는 척했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유건의 얼굴은 잔뜩 구겨져 있었고, 발언하는 임원들 하나하나에게 날을 세웠다.가벼운 경우엔 비꼬는 말투였고, 심하면 날카로운 질문에 공개적인 질책까지 쏟아졌다.회의실 안은 숨이 막히도록 조용했고, 고개를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지한은 안경 너머로 회의실 전체를 훑으며 ‘오늘 진짜 심상치 않다’라는 걸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다음.” 유건의 짧은 한마디에, 프로젝트팀장 김전만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대... 대표님, 이번 분기 계획안입니다.”고개를 숙이고 서류를 두 손으로 받쳐 조심스레 내밀었다. ‘제발, 무사히 넘어가자...’유건은 묵묵히 서류를 펼쳐 보았다. 첫 페이지, 협력 업체 리스트.“HUA테크?”잘생긴 이목구비가 서서히 굳어졌다. 그리고 목소리는 낮고, 서늘했다.“네, 맞습니다.” 김전만이 급히 답했다. “최근 협업도 원활하고... 지난달 수익률도 좋아졌습니다. 대표님께서 직접 지정하신 파트너라...”“훗.”유건은 낮게 비웃고는 서류를 책상 위로 팽개쳤다.“다음 달부터 HUA테크와의 계약, 전면 중단해.”“네...?” 너무 놀란 나머지, 김전만은 입이 벌어졌다. “대표님, 갑자기 그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