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친아버지의 방치와 계모의 학대 속에서 벼랑 끝에 내몰린 지시연은, 결국 G시 최고 권력자인 고유건과의 결혼을 강요받는다. 그러나 결혼식 당일, 남편 유건은 시연이 혼전순결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의 사생활과 도덕성을 신랄하게 비난하며 갈등의 불씨를 지핀다. 결국, 시연은 열 달 동안 품었던 아이를 세상에 내놓은 후, 아무도 모르게 사라지기로 결심한다. 몇 년 후, 지시연이 다시 G시로 돌아왔을 때, 그녀의 곁에는 한 어린아이가 함께였다. “고 대표님, 전담의가 필요하시다면서요?” 유건은 시연이 놓은 덫에 스스로 걸려들었다. “오늘부터 당신을 내 전담의로 채용할게.” 그 후, 세상 사람들은 부인도 애인도 필요 없다는 유건이 전담의에게만은 온 마음을 다해 사랑을 쏟고, 심지어 그녀의 아들이 누구의 아들인지도 모른 채, 마치 자기 자식처럼 아낀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View More병원을 나서자 유건은 시연을 대하는 태도가 한층 더 조심스러워졌다.원래라면 오늘 회사에 가야 했지만, 지금은 그럴 마음이 전혀 들지 않았다.“여보, 오늘 뭐 하고 싶어? 당신이 하고 싶은 거, 내가 다 같이할게. 어때?”“좋아.”시연은 유건의 뜻을 알아차렸고,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외래 진료동 로비를 지나 출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그때, 시연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시선은 한 방향에 고정돼 있었다.“여보?”유건은 혹시 또 어디가 불편해진 건 아닌지 순간 긴장했다.“왜 그래? 어디 아파?”“아니...”시연은 슬쩍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아는 사람을 봤어. 당신도 아는 사람이야.”“그래?”그녀의 시선을 따라 유건도 고개를 돌렸다.앞쪽 무인 접수기 줄 맨 끝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누군데?”유건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곰곰이 기억을 더듬는 표정을 지었다.“응?”시연은 웃음을 참으며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못 알아보겠어? 연기 꽤 그럴듯한데.”“아니, 진짜로 모르겠어. 누군데?”“그만 좀 해.”시연은 가볍게 그를 흘겨봤다.“아무리 그래도, 당신이랑 한때는 엮였던 사람이잖아. 게다가 다 옛날 일이야. 내가 언제까지 그걸로 뭐라고 할 사람처럼 보여?” 그 여자는 다름 아닌, 장소미였다.“아... 그 사람이구나.”유건은 그제야 떠올랐다는 듯 말했다.그리고 자연스럽게 시연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나 진짜로 연기한 거 아니야. 당신이 말 안 했으면 진짜로 기억 못 했을걸? 그리고 말이야, 내가 장소미랑 뭐, 제대로 사귀었다고 하기도 애매하지 않나?”“흥!”시연은 담담하게 웃었다.“잘 사귀었는지 아닌지는... 당신이 제일 잘 알겠지.”“제발 좀 그만하고, 살려줘.”유건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몇백 년 전 일 같아. 그땐 내가 참... 멍청했잖아.”본인이 스스로 멍청했다고 인정해 버리니, 시연도 더는 파고들 생각이 없어졌다.애초에 그녀도 크게 마음에 담아둔 일은 아니었으니
두 달 뒤.이른 아침, 유건은 눈을 떴다.그는 시연이 깰까 봐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켜, 발소리도 거의 내지 않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곧장 주방으로 들어가, 시연의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한 달 전부터, 시연에게 입덧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먹는 족족 토했고, 어떤 날은 물 한 모금만 마셔도 바로 울렁거렸다.식욕은 눈에 띄게 떨어져서 언제 물어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배 안 고파.”집에는 양식 요리사도 있고 한식 요리사도 있었고, 게다가 왕성애까지 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시연이 혹시라도 ‘이게 먹고 싶다’라고 말만 하면, 바로 앞에 차려질 수 있는 환경이었다.그런데도 시연은 까다로워서 유독 유건이 직접 만든 것만 먹었다.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한, 유건은 직접 주방에 섰다.특히 그는 말할 것도 없이 아침 전담이었다. 주방에 들어서자 왕성애가 유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대표님, 일찍 일어나셨네요. 재료는 다 준비해 놨어요.”“네, 감사합니다.”왕성애는 앞치마를 가져와 그의 허리에 둘러주며 말했다.“이건 말이죠. 아기가 엄마 대신 대표님한테 기회 주는 거예요. 조이 가졌을 때는 제대로 못 챙겨줬잖아요. 이번엔 다 보상하라는 거죠.”“알아요, 이모님.”유건은 자연스럽게 손을 놀리기 시작했다. 동작은 익숙했고 불평 같은 건 전혀 없었다.오히려 아내가 자기 음식만 찾는다는 사실이 은근히 자랑스러웠다.‘내가 해 준 걸 좋아한다는 거잖아.’잠시 뒤, 시연이 일어났을 때는 이미 아침상이 완성돼 있었다.식탁에는 시연과 조이가 나란히 앉았다.유건은 접시를 가져와, 모녀 앞에 각각 한 접시씩 놓아 주었다.아내가 임신했다고 해서 조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됐다.오히려 더 신경 써야 했다. ‘동생이 생기면 부모의 사랑이 줄어든다’라는 느낌을 아이에게 주면 안 됐다.물론, 유건과 시연은 그 점을 아주 잘 지켜왔고, 조이는 전혀 그런 불안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조이는 밥을 먹다가 슬쩍 시연을 올려다봤다
이번 D시 여행은 말 그대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다....그로부터 8개월 뒤, 진아는 병원에서 아들을 낳았다.몸무게 3.5kg가 넘는, 아주 건강한 아이였다.임씨 집안의 첫 손주이자 부씨 가문의 막내 증손.태어나는 순간부터 금수저를 물고 나온 아이였다.진아는 몸 상태 때문에 자연분만을 선택하지 못하고, 제왕절개 수술을 받았다.지하는 수술실 밖 준비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아이가 태어난 뒤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보호복으로 갈아입고, 장갑을 낀 채 의사에게서 가위를 건네받았다.그리고 아이와 엄마를 잇고 있던 탯줄을 직접 잘랐다.이후, 아이를 품에 안고 진아 곁으로 가서 엄마와 아들을 함께 끌어안았다.“여보, 고생했어.”진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웃었다.“응.”수술실을 나와 진아는 병실로 옮겨졌고, 지하는 그날 밤 내내 한 걸음도 떨어지지 않고 곁을 지켰다.그 사이, 양가 어른들은 의료진에게 떡과 감사 선물을 나눠 주고 있었다.“고생 많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인사를 마친 뒤에는 백일잔치와 돌잔치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아이 하나 태어났을 뿐인데... 해야 할 일은 끝도 없이 많았다....진아를 보고 나온 뒤, 시연과 유건은 손을 맞잡은 채 병실을 나섰다.“참 좋다.”시연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미소 지었다.진심으로 진아가 행복해 보여서였다.몇 년 전, 진아가 뇌종양 수술로 아이를 포기하고 사랑마저 포기했던 그 시절에는 아무도 그녀가 이렇게 잘살게 될 거라 상상하지 못했다.“그러게.”유건은 손목시계를 흘끗 보았다.“아직 시간도 괜찮은데, 조이 데리고 오늘은 밖에서 저녁 먹을까?”“좋... 아!”시연이 고개를 끄덕이던 순간, 발을 헛디뎌 앞으로 휘청였다.“여보!”다행히 유건이 재빨리 그녀를 붙잡아 품으로 끌어안았다.그런데 아래를 내려다본 순간, 유건은 등골이 서늘해졌다.시연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유건은 곧바로 시연을 안아 들고 곧장 응급실로 향했다.“선생님,
“무슨 말씀이세요?”진아는 순간 멍해졌다.부명주는 답답한 듯 재촉했다.“묻는 말에 그냥 대답해!”“그게... 지난달... 지난달쯤이요?”진아는 머릿속으로 날짜를 더듬어 계산해 보며 말했다.“어휴!”부명주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너 말이야, 너희 둘이 그런 관계인데 생리가 이렇게 오래 안 왔으면, 조금은 눈치를 챘어야지!”“저는...”진아는 아직도 상황이 잘 이해되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아프고 나서부터는 그게 계속 좀 불규칙했어요.”“불규칙해도 이 정도는 아니지!”부명주는 지하를 한 번 힐끗 보더니 말했다.“너, 믿어도 돼. 쟤 저렇게 토하는 거, 다 너 때문이야.”“네?”진아는 눈을 크게 떴다.“설마요?”“‘설마’는 무슨 ‘설마’?”부명주는 웃음을 터뜨렸다.“요즘 애들은 참... 경험이 없어. 사이 좋은 커플에서 여자가 임신하면, 남자가 대신 입덧하는 경우도 있어!”그러면서 손을 내저었다.“뭐 하고 있어? 당장 병원 가서 검사부터 해!”“아... 네.”병원에 도착해 검사를 마치고, 결과가 나왔을 때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내가 뭐랬어?”부명주는 결과지를 들여다보며 활짝 웃었다.“딱 봐도 임신이잖아.”그리고 진아와 지하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두 사람, 이렇게 오래 질질 끌었으면 됐다. 아이까지 생겼는데, 이제 빨리 살림 합쳐. 애도 태어나는데 부모가 따로 살 순 없잖아.”“아...?”진아는 입을 벌린 채 자기 배를 내려다봤다.“진짜... 생긴 건가?”지하 역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얼굴이었다.그는 진아의 손을 꽉 잡고, 어쩐지 얌전한 새색시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진아, 그럼 우리... 우웁...”말을 다 끝내기도 전에 그는 다시 입을 틀어막고 화장실로 달려갔다.그 모습을 본 시연은 번쩍 고개를 들어 유건을 바라봤다.“방금 봤어? 당신은 부끄럽지도 않아?” “내가 왜?”유건은 억울한 표정이었다.“왜냐고?”시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난 조이 가졌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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