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또 한 번의 거절: Bab 701 - Bab 710

933 Bab

제701화

남궁유민이 물었다.“어떻게 할 거야?”“그건 말이지...”손보미가 남자의 입에서 담배를 빼내 한 모금 피운 후, 담배 연기를 남자의 얼굴에 뿜어냈다.그리고 갑자기 그에게 입을 맞췄다!배건후가 그녀를 원하지 않으면 그녀는 지금 눈앞의 남자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그가 유일하게 의지할 만한 사람이었으니까!남궁유민이 그녀의 손에서 담배를 빼앗아 테이블에 눌러 붙였다. 그리고 이내 그녀를 소파에 눌러버렸다!“악!”롤러코스터가 터널을 지나 급격한 커브를 돌 때, 연이어 들리는 비명 소리가 공중에 퍼져 나갔다.종점에 도착하자 도아린은 하얗게 질려 있는 진경수의 얼굴을 보고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그는 한 번도 비명을 지르지 못한 채 앞에 있는 손잡이만 꽉 붙잡고 있었고 다리는 덜덜 떨리고 있었다.도아린은 그를 부축해서 의자에 앉혔다. 물을 마시고 한참 진정하고 나니 진경수의 얼굴색이 한결 좋아졌다.그는 겁도 없이 소리쳤다.“한 번 더 타자!”“오빠!”도아린이 그를 말렸다. 진경수는 눈에 아쉬움을 담은 채 천천히 출발하는 롤러코스터를 바라보았다.방금 전의 현기증과 숨이 막히는 느낌을 떠올리다가 다시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럼, 먼저 회전목마 타러 갈까?”하지만 도아린이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그는 이내 말을 바꿨다.“아니면 바이킹은 어때?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도아린은 잠시 생각한 후 동의했고 진경수는 떨리는 다리로 겨우 놀이기구 쪽으로 가서 줄을 섰다.오늘은 주말이 아니어서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들이 도착했을 때 앞에 두 사람만이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큰오빠?”도아린은 눈앞의 남자를 보고 깜짝 놀랐다.진수혁은 여기서 동생들을 만나리라 생각지도 못했다.도아린은 그의 눈빛에서 미세한 기대감을 포착했다.“도 선생님!”변슬기는 반가운 얼굴로 다가와 그들에게 아이스크림을 건넸다.“녹차 맛이에요.”진수혁에게 주려고 사 온 아이스크림이었지만 그는 먹을 생각이 없었고 도아린은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봐 얼른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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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바이킹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변슬기의 마음속에 있던 불편한 감정도 점차 사라졌다.바이킹이 정점에 도달해 아래로 떨어질 때, 변슬기는 기쁜 목소리로 외쳤다.“야호!”한편, 진경수의 얼굴은 또다시 하얗게 질려 있었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오빠, 괜찮아?”도아린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진경수의 손을 잡았고 진경수도 구세주를 만난 것 마냥 동생의 손을 꽉 잡았다.하지만 그 힘이 어찌나 센지 도아린은 손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손을 빼려 했지만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었다.진수혁이 상황을 알아차리고 급히 진경수의 손을 풀어 난간을 잡게 했다.드디어 바이킹이 멈춰 섰고 변슬기는 만족한 듯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내려갔다.진수혁은 진경수를 잡아 일으키며 도아린에게 말했다.“경수랑 먼저 집에 돌아가는 게 좋겠어. 더 타다간 경수가 죽을 것 같아서 그래.”“알았어요.”세 사람이 마지막으로 내려오자, 그제야 변슬기는 안색이 좋지 않은 진경수를 발견하고 급히 휴지를 꺼내 도아린에게 건넸다.도아린은 휴지로 진경수의 식은땀을 닦아주고 물을 건넸다.“난 둘째 오빠랑 잠시 앉아서 쉴게요. 두 사람 가서 놀아요.”“우리도 회사로 들어갈 거야.”진수혁은 진경수와 도아린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그는 더 이상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도아린은 진경수를 잘 돌보라는 그의 의도를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변슬기와 진수혁이 놀이공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익숙한 모습이 언뜻 보였다.매표소 앞에서 광대 인형옷을 입은 사람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인형 탈이 너무 답답했는지 광대는 머리 탈을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그 순간, 변슬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안민아?”안민아가 나왔어?“저 사람, 안민아 아니에요?”변슬기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맞아.”진수혁이 걸음을 늦추며 대답했다.변슬기는 안민아가 했던 짓에 불만이 있었지만 그래도 오랜 친구였고 지금 모습을 보니 마음이 불편했다.하지만 진수혁이 인사할 의향이 없어 보였기에 변슬기도 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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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예전에는 명품을 입고 우월감에 젖어 있던 안민아가 지금은 초라한 모습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고 변슬기는 당당히 진수혁의 비서가 되어 있었다.그녀는 속으로 화가 나고 질투가 났다.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생각하며 안민아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나랑 아린 언니 사이에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사실 나도 다른 사람한테 속아서 그런 거니, 아린 언니한테 잘 좀 말해 줄 수 있을까?”변슬기가 덤덤하게 말했다.“나랑 도 선생님도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야. 만약 정말 사과하고 싶다면 대표님께 부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안민아는 원래 고개를 떨구고 있었으나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불쾌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라고? 정말 그런 거라면 아린 언니가 왜 너한테 여배우도 소개해 주고 수혁 오빠의 비서 자리에 꽂아 줬겠어? 그게 다 네가 배지유의 다리를 부러뜨려서 아린 언니의 눈에 든 거잖아. 네가 원하는 거라면 아린 언니는 다 들어줄 거라고!”“안민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변슬기도 참지 못하고 따졌다.“내가 배지유의 다리를 부러뜨렸다고? 너도 그때 거기에 있었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수 있어?”안민아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표정으로 말했다.“네 손으로 부러뜨린 건 아니지만, 어쨌든 배지유가 너를 모욕하고 네 작품을 망쳐서 네가 경찰에 신고한 거잖아. 그래서 배지유가 뛰어내린 거고! 결국 결과는 똑같은데 뭐가 그렇게 부끄러워서 인정하지 않는 거야?”“그때 네가 배지유한테 사과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면 그 뒤의 일도 없었을 거잖아. 아린 언니도 너에게 고마워하지 않았을 거고 두 사람이 친해지지도 못했을 거야!”안민아의 억지에 변슬기는 더 이상 앉아 있을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가방을 들고 일어나려 했다.“지금 내가 이 꼴을 하고 있으니 너도 나를 무시하는 거야?”머뭇거리는 변슬기를 보며 안민아가 풀이 죽은 얼굴로 말했다.“날 도와주지 않겠다면 말리지 않을게. 그래도 한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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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안민아, 내 음료에 대체 뭘 넣은 거야?”뒤따라오는 안민아를 본 순간, 변슬기는 모든 걸 깨달았다.음침한 표정과 증오로 가득한 눈빛에 그녀는 전에 없던 두려움을 느꼈다.‘도망쳐야 해!’하지만 변슬기는 몸이 힘없이 풀리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었다.안민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다가왔다.변슬기는 손바닥을 있는 힘껏 꼬집으며 정신을 붙잡으려 했고 지나가는 행인에게 구조 요청하려 몸을 돌렸다.그녀의 손이 막 상대방의 팔을 잡으려는 순간, 안민아가 먼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챘다.“너 술 취했어. 내가 데려다줄게.”“아니야... 안 돼...”“넌 지금 술을 너무 과하게 마셨어. 얌전히 있어.”안민아의 다정한 목소리에 변슬기는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행인은 그들을 한 번 쳐다보다가 불필요한 일에 휘말리기 싫었는지 조용히 자리를 피했다.안민아는 거의 변슬기를 끌다시피 하며 대기하고 있던 차로 향했다...한편, 도아린과 진경수는 놀이공원에서 오후까지 시간을 보냈지만 더 이상 놀이기구를 타지는 않았다.“내가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왜 안 묻는 거야?”진경수는 평소의 컨디션으로 돌아온 뒤, 손에 쥐고 있던 물병을 찌그러뜨려 쓰레기통에 던졌다.도아린은 그에게 미소를 건네며 말했다.“오빠가 말하고 싶을 때 말해 줄 거잖아요.”“사실, 난 심리적인 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다고 생각해요.”“이를테면, 과거의 트라우마가 있었던 장소를 다시 찾아가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격려를 받거나, 아니면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사건이라면 그냥 잊어버리는 것도 방법이죠.”도아린은 진경수가 자신과 함께 극복하려 한다는 사실이 기쁘기는 했다.하지만 이런 일은 동생보다는...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지도 몰랐다.진경수는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눈빛을 반짝였다.그는 손을 뻗어 도아린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우리 막내도 이제 오빠한테 조언해 줄 줄 아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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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내가 전화해 볼게.”전화를 끊은 후에도, 도아린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이번 일도 안민아와 관련이 있는 걸까?’진수혁이 곧바로 다시 전화했으나 변슬기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었고 그녀의 가족들도 변슬기가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세 사람은 즉시 회사로 출발했다.진수혁은 보안팀에 회사 내부 CCTV를 확인하도록 지시했고 곧 변슬기가 회사를 나와 동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도아린은 길을 따라가다 회사에서 멀지 않은 패스트푸드점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가 변슬기의 사진을 꺼내 보여주며 물었다.“혹시 이분이 여기 온 적이 있나요?”“네. 이걸 두고 가셨는데...”테이블을 정리하던 직원이 사원증을 건넸다.“네? 이건 제 친구 거예요!”도아린은 급히 사원증을 받아 들고 다시 물었다.“혹시 제 친구가 어떤 사람이랑 같이 식사했는지 기억하세요? 지금 연락이 안 돼서 경찰에 실종 신고한 상태예요!”직원은 특별히 기억하는 내용은 없었고 다행히 매장 내 CCTV가 있었다.모니터를 확인하는 동안, 도아린이 진수혁과 진경수에게 연락했다.“안민아!”안민아의 수척한 얼굴이 화면에 뜨자 도아린은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불안한 느낌이 점점 그녀의 온몸을 감쌌다.차로 돌아온 뒤, 세 사람은 논의 끝에 각자 다른 방향으로 수색하기로 했다.진경수는 안민아의 신혼집으로 향했다.비록 그 집은 강씨 가문에서 관리하고 있었지만 안민아는 현관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을 것이고 몰래 들어가 살고 있어도 강씨 가문에서 알 리가 없었다.진수혁은 집 가는 길을 따라 찾아보고 혹시 변슬기가 집에 간 것은 아닌지 확인하기로 했다.도아린은 변슬기가 자주 가던 카페와 패스트푸드점을 뒤지기로 했다.각자 흩어진 뒤, 도아린은 바로 출발하지 않고 차 안에서 상황을 정리했다.“도대체 누가 안민아를 조용히 꺼내 준 걸까? 이미 이용 가치가 없는 안민아를 꺼내 준 사람은 분명 걔를 이용해 나를 해치려는 거겠고...”“안민아가 슬기를 찾아온 것도 슬기를 이용하려는 속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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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아니.”서대은의 목소리는 약간 쉰 듯했다.아버지의 상태는 점점 나빠지고 있었고 본인도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었다. 그는 치료를 포기하고 싶어 했다.도아린에게 사실을 털어놓은 이상 서대은은 그녀가 자신과 연락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도아린은 여전히 그를 걱정해 주고 있었다.“보스, 나...”“일단 내 말부터 들어!”도아린의 목소리가 약간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허벅지를 꽉 쥐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내 친구가 실종됐어. 스물세 살이고 여자야. 나 지금 걱정돼서 미칠 것 같으니까 제발... 전화해서 확인해 줘. 아버님께 맞는 장기가 있는지 말이야!”서대은은 순간 멍했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렸다.“보스,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아. 이식할 수 있는 장기가 나오면 무조건 비싼 가격으로 팔릴 거야. 그러니까...”‘꼭 우리 아버지한테 오는 건 아닐 수도 있어.’그는 말을 흐렸다가 다시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지금 당장 전화할게.”도아린은 전화를 끊고 두 손을 모았다.그녀는 신이나 부처에게 기도한 적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에게 자비를 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부디 그들의 은신처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이다.변슬기가 그곳에 없으면 좋겠지만 만약 있다면 반드시 구해내야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서대은이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아직 소식이 없고 계속 기다리라고 했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했다.사실 서대은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상대는 어쩌면 그를 이용해 도아린을 흔들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버지를 위해서 그는 시도해 볼 수밖에 없었다.도아린은 혹시라도 레드 후드에게서 오는 전화를 받지 못할까 봐 서대은의 전화를 끊고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나도 최선을 다해 알아보고 있어. 혹시 모르니까 절대 포기하지 마!]도아린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 서대은은 입을 틀어막았다 차마 억누르지 못하고 그는 바닥에 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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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변슬기가 고개를 돌리자 흐릿한 시야 속에는 작은 수레가 하나 보였고 그 위에는 각종 의료 기기와 약품이 놓여 있었다. 수술용 칼과 크고 작은 핀셋들도 줄지어 있었다.코를 찌르는 강한 피비린내가 그녀로 하여금 단숨에 정신 차리게 했다.이곳은 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수술실이었다.변슬기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 막 수술대에서 내려오려는 순간, 누군가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오늘은 왜 이렇게 갑자기 소집했대?”“누가 알겠어? 어쨌든 일만 하면 돈을 받는 거잖아. 요즘 장기가 꽤 부족한가 봐. 이따가 피 뽑아서 상세 정보 올리면 바로 구매자한테서 연락이 올 거야.”“넌 네가 할 거 해. 난 얼음이나 가져올게. 저 여자 말이야. 아무래도 누굴 제대로 건드린 모양이지? 살아 있는 상태로 수술하라니...”어떤 남자와 여자가 대화를 나누며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변슬기는 다시 수술대에 누웠다. 너무 두려워서 그녀는 온몸이 저절로 떨렸다.비록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하려는지는 몰라도 절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했다.안민아는 그녀의 목숨을 원하고 있었다.‘뭐 얼마나 큰 원한이 있었다고...’예전에 변슬기는 혹시나 그녀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걱정되어 도유준을 때려준 적도 있었다.‘고마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렇게 비열한 방법으로 해코지하려 하다니...’그 여자는 얼음이 든 양동이를 들고 안쪽 욕실로 가서 욕조에 모두 부어 버렸다. 그리고는 욕조에 물을 틀었다.다른 남자는 변슬기 쪽으로 다가와 그녀의 팔에 붕대를 단단히 감은 뒤, 여러 개의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너무 많이 해 온 작업이라 무감각해졌는지 그는 변슬기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피를 뽑은 후, 그가 자리를 뜨자 변슬기는 재빨리 몸을 일으켰다.‘지금 도망치지 않으면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거야.’욕실에 있는 여자는 여전히 욕조에 물을 받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따금 혼잣말을 했다.“얼음을 한 통 더 가져와야겠네. 아직 온도가 부족해.”변슬기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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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갑자기 나타난 차는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고 차의 불빛도 순식간에 꺼져 버렸다.“가자. 가서 확인해 보자!”두 사람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고 나머지 한 명은 문 앞을 지키고 있었다.“뭐가 그렇게 급해? 아프단 말이야. 좀 천천히 해.”“넌 나 안 보고 싶었어? 난 너 보고 싶어서 죽을 뻔했는데...”차 안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상태를 확인하러 나간 두 남자는 서로 눈을 마주치며 미소를 지었다.‘굳이 이런 곳까지 찾아오다니...’‘제 발로 굴러왔는데 놓쳐서야 되겠어? 본때를 보여줘야지.’두 사람은 손짓으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차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차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소리는 더 선명해졌고 차까지 흔들리는 듯했다.하지만 차 안에 있는 사람들은 너무 몰두하는 바람에 누가 다가오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중 한 명이 차 문을 열려고 손을 뻗었지만 문은 잠겨 있었다.그중 한 남자가 창문을 두드렸다.“여기서 뭐 하는 거죠?”다른 쪽에 있던 남자도 말했다.“여긴 개인 목장이에요.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요. 신분증 좀 봅시다.”“윽...”낮은 신음과 함께 창문을 두드리던 남자는 갑자기 힘없이 쓰러졌다. 그러자 반대쪽 남자도 뭔가 이상한 걸 느끼고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뒤에서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쇠 파이프가 남자의 등 뒤를 강하게 가격했다.도아린은 진수혁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 목덜미를 때리면 잠깐 기절시킬 수 있다고 말이다. 그녀는 목덜미를 때리려 했으나 손이 너무 떨려서 목덜미 대신 등을 세게 때렸다.남자는 곧바로 몸을 돌려 도아린을 잡으려 했으나 그때, 진수혁이 나타나서 남자의 목덜미를 가격했다.그러자 그 남자는 그 자리에서 기절했다.“무슨 일이야!”문을 지키던 남자는 무언가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지만 밤이라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다들, 빨리 와! 그 여자가 도망쳤어!”안에서 남자의 분노에 찬 외침이 들려왔다. 그러자 문을 지키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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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도아린은 지름길로 달려갔다가 하마터면 발을 헛디딜 뻔했다. 그녀가 물웅덩이 근처에 도착했을 때, 변슬기가 힘겹게 기어오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손 이리 줘요!”도아린은 바닥에 엎드려 팔을 길게 뻗고는 그녀의 손을 붙잡으려 애썼다. 하지만 변슬기의 손은 진흙투성이였기에 잡자마자 미끄러져 버렸다.그녀는 손을 옷에 문질러서 대충 닦은 후 다시 손을 뻗었다. 도아린은 위에서 힘껏 끌어당겼고 변슬기는 아래에서 발을 굴렀다. 마침내 그녀는 물웅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멀지 않은 곳에서 진수혁이 한 남자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그 남자는 쇠 파이프를 들고 있었기에 확실히 상대 쪽이 우세인 상황이었다.“일단 차로 가요!”도아린은 변슬기의 손을 잡고 황급히 뛰어갔다.차 안에서는 계속해서 남녀의 격렬한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변슬기는 금방 공포 속에서 탈출했다는 사실에 그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다.도아린 역시 음악을 끌 겨를도 없이 차에 시동을 걸고 진수혁 쪽으로 몰았다.갑자기 켜진 헤드라이트 불빛이 상대의 얼굴을 환히 비추었다. 순간, 그는 너무 눈부셔서 제자리에 멈춰섰고 그 틈을 타 진수혁이 상대를 발로 걷어찼다.차는 두 사람 앞으로 돌진하더니 급히 방향을 틀었다.“빨리 타요!”도아린이 소리쳤다.진수혁은 변슬기가 조수석에 앉았을 거라 생각해 본능적으로 뒷좌석 문을 열고 몸을 던졌다. 상대방은 그들이 도망치는 걸 보고 필사적으로 뒤쫓아왔다.그러자 도아린은 재빨리 후진했다. 문이 아직 완전히 닫히지도 않은 상태에서 차는 그들을 튕겨내듯 밀어버렸다. 그리고는 다시 거칠게 액셀을 밟아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목장에서 마을로 향하는 유일한 도로에서, 경찰차 한 대가 그들과 스쳐 지나갔다. 세 사람은 그제야 가까스로 살아남았다는 실감이 들었다.도아린은 속도를 늦추고 진수혁에게 문을 제대로 닫으라고 했다.주변이 조용해지자 차 안에서 남녀의 격렬한 신음이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까까지 벌벌 떨고 있던 변슬기는 이 소리를 듣고 순간적으로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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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변슬기는 겉옷을 벗은 후, 한쪽 어깨끈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재빨리 진수혁의 팔을 감싸서 지혈했다.무표정이던 그의 표정에 드디어 약간의 변화가 일었다. 진수혁은 굳어 있던 몸을 돌리며 낮은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뭐라고? 창고가 털렸다고?”전화를 받자마자 남궁 유민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분노에 차서 주먹을 휘두르자 모니터가 박살이 났다.‘또 도아린, 그 여자야.’도아린은 그가 부자로 되어가는 길목에서 끊임없이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 한, 그녀가 또 어떤 방해를 할지 알 수 없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기사가 났다. 해남에서 목장으로 위장한 불법 장기 매매 조직의 은신처가 발견되었으며 현장에서 두 명의 용의자가 검거되었다고 말이다.경찰은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 지하 조직이 연성의 인신매매 사건과 연관되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고 사람들은 어디에서든 이 사건을 화제로 삼아 얘기를 나눴다.강재희는 이 소식을 듣자마자 급히 강재민을 찾아갔다.“뉴스 봤어?”강재민은 1인용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손에는 얼음을 넣은 위스키 한 잔이 들려 있었다. 그는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뉴스 봤냐고 묻잖아!”강재희는 그 앞까지 걸어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며 따져 물었다.“너 계속 인신매매 사건을 조사하고 있었잖아. 정말 몰랐어?”강재민은 천천히 눈을 떴다. 짙은 갈색인 그의 눈동자는 차갑게 얼어붙어 있었다. 강재민은 아무 말 없이 술을 한 모금 삼켰다.“대답해!”강재희가 날카롭게 말했다.“정말 몰랐던 거야? 아니면 그들과 같은 편에 선 거야?”강재희에게 인신매매 사건은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였다. 그녀는 사람을 물건처럼 이용해 먹는 자들을 제일 증오했다. 그보다 더 혐오스러운 것은 사람의 장기를 강제로 빼앗아서 거래까지 하는 끔찍한 범죄였다.비록 강재민은 항상 아버지의 반대편에 서서 살아왔지만 사실 그는 그동안 암암리에 계속 이 사건을 추적하고 있었다.강재희를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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