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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또 한 번의 거절: Chapter 691 - Chapter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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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1화

도아린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강재민 씨랑 약속했어요. 지내다가 서로 맞지 않으면 질질 끌지 말고 좋게 헤어지자고.”육하경은 생선 살을 도아린에게 집어주고 걱정 어린 눈으로 말했다.“강재민의 말은 믿을게 못돼요. 내가 그 사람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건후의 프로젝트를 빼앗으려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그 사람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을 사람이에요. 그와 얽힌다면 나중에 헤어지려고 해도 쉽지 않을 거예요.”도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에 동의했다.육하경은 눈앞의 여자를 바라보며 소유욕을 억누르려 애썼다. 그리고 이내 다정한 미소로 도아린을 바라봤고 마치 그는 태어날 때부터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사람인 것처럼 보였다.“혹시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요?”도아린이 웃으며 물었다.그녀의 핑크빛 입술이 매운 음식 때문에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그 어느 때보다 더 유혹적이었다.육하경은 고개를 살짝 돌려 아무렇지 않은 척 목소리를 가다듬은 후 다시 입을 열었다.“좀 직설적으로 말할게요. 아린 씨를 차별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어요.”“괜찮아요, 말씀하세요.”“강재민이 아린 씨를 쫓아다니는 건 아마 건후에게 복수하려고 그런 거예요. 진심으로 아린 씨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그 사람은 아린 씨와 결혼할 리 없어요. 그는 그럴 맘도 없거니와 강씨 어르신 같은 고리타분한 사람이 이혼녀를 며느리로 받아들일 리가 없죠.”도아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맞아요. 강씨 어르신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분이죠.”육하경이 잠시 멈칫하다 다시 말을 이었다. “아린 씨가 완전히 강씨 가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하나는 아린 씨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소문을 퍼뜨리는거고...”도아린이 이해 안 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자 육하경이 급히 설명했다.“진짜로 아린 씨가 불임이라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건후랑 결혼한 지 3년이 되어도 아이가 안 생겼으니까, 그걸로 강씨 가문을 거절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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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2화

“아린 씨, 내 제안을 한번 고려해 봐요...”육하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아린은 이미 방을 나섰다. 그녀의 뒷모습은 결연해 보였고 그 이야기를 더는 하고 싶지 않은 듯 보였다.발밑에 떨어진 물건을 내려다보며 육하경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온화하고 고상해 보이던 남자의 눈빛에는 갈등이 서렸고 마치 처음 결정을 내리던 순간처럼 고뇌하는 표정이 가득했다.도아린은 방에 들어와 문에 기대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가짜 결혼으로 강재민을 포기하게 만든다고?’웃기네!강재민이 그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라면 강태식은 벌써 그를 뜯어말렸을 것이다. 하지만 육하경의 제안은 도아린에게 또 다른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했다.도아린은 가방을 소파에 던진 후,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욕실로 향했다.그 사이, 핸드폰이 울렸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고 머리를 말리고 나오자 또다시 전화가 울렸다.둘째 오빠, 진경수였다.“오빠, 나 방금...” “배건후 그놈이 너를 그렇게 괴롭혔는데 왜 우리한테 말 안 했어!”진경수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도아린의 귀를 아프게 했다.도아린은 핸드폰을 멀리 두고 진경수가 분노를 다 풀 때까지 기다린 후, 차분히 웃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인터넷 안 봤어?”“아니요, 오늘은 좀 바빴어요.”목뒤에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도아린이 말했다.“게다가 난 그 사람과 이미 이혼했으니 이제 아무 상관이 없는 거죠.”“너는 상관없을지 몰라도 나는 상관있어! 진씨 가문과도 상관있다고!”전화 너머로 진경수가 이 탁자를 쾅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놈은 네가 친정이 없다고 업신여기고 그런 말도 안 되는 조항에 사인하라고 협박한 거잖아!”그 말에 도아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그녀는 진경수가 말하는 게 어떤 일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남궁유민은 그 영상을 공개해서 배건후가 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복수 대상이 되게 하자고 했었다.‘뭔가 대단하게 있는 줄 알았는데 그거라니..’도아린이 물 한 잔 따라 마신 후 담담하게 말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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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하지만 도아린을 비난하는 댓글도 많았다.그녀가 그런 조건을 받아들였으니 본질적으로 탐욕적인 사람이라며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졌고 일부 사람들은 애초에 이혼할 생각도 없이 그저 이득을 얻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떠들어댔다.그렇지 않았다면 진작에 그런 집을 나갔을 것이라며 ‘효도를 가장한 위선’이라는 비판도 쏟아졌다.배건후를 비난하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지만 도아린을 향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도아린은 그런 댓글에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댓글 창을 닫고 영상을 확대하여 남궁유민과 장수현을 자세히 살폈다.장수현이 배건후가 약속을 어길 경우에 대한 조항을 추가하자 남궁유민은 넥타이를 살짝 매만졌다.그 장면을 본 도아린은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뒤 다시 그 부분을 돌려보았다.그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영상통화를 하던 그날이 다시 떠올랐다.그날 남궁유민은 여러 번 목 주위를 매만졌다.처음에는 어이없는 이혼 계약서에 말문이 막혀서 습관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다시 영상을 보니 뭔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남궁유민이 목 주위를 만질 때마다 손가락이 무의식적으로 특정 부위를 스쳤고 붉은 자국이 어렴풋이 보였다.마치 모기에 물린 것처럼 보이는 그 자국이 계속해서 신경 쓰였다.모든 조항을 맞춰본 후, 남궁유민은 장수현에게 팩스를 보냈고 두 사람은 내용 확인 후 서명했다.하지만 영상이 끝날 때까지 남궁유민의 손은 다시 화면에 등장하지 않았다.도아린은 남궁유민이 배유지의 그 동영상 속 남자와 동일 인물인지 확실히 확인하고 싶었다.이제는 직접 만나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도아린이 영상을 끄자 알고리즘이 배건후 관련 또 다른 영상을 추천했다.쿵, 쿵, 쿵.“아린 씨, 시간 좀 내줄 수 있어요?”문밖에서 육하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아린은 휴대폰을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이제 쉬려고요. 무슨 일이에요?”“서빙 직원이 방을 정리하다가 이걸 발견했대요.”육하경은 USB 하나를 꺼내 보이며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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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백그라운드에 있는 기록을 본 도아린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친구인 줄 알았는데...”육하경은 그녀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는 이 USB를 열어보았다!오늘 연성에 온 사실을 도아린은 진경수 외에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하지만 육하경은 마치 그녀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그가 USB를 확인하던 장면을 떠올리며 도아린은 저도 모르게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이렇게 또 친구를 잃은 건가? 아니면... 육하경도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위해 일하고 있는 걸까?”도아린은 창가로 다가갔다.차가운 바람이 불어오자 머리가 맑아지는 듯했다.곰곰이 생각해 보면, 육하경도 결국 육씨 가문의 사람이었다.세인트존스를 관리하는 사람이긴 했지만 본질적으로 그곳은 여전히 육씨 가문의 소유였다.육청아는 육민재와 친척 관계였고, LY에서 일하는 그녀가 육씨 가문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혹은 육청아가 육씨 가문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고 또 무엇을 요구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다음 날.육하경이 도아린과 함께 조식을 먹으려고 방문을 두드렸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그리고 이내 도아린이 어젯밤 퇴실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그는 마치 손에 쥐고 있던 모래가 손가락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더욱 꽉 잡으려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놓쳐버리는 듯한 느낌이었다.“도아린이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어. 앞으로 더 이상 일을 맡기지 마. 너희들을 도울 수 없을 것 같아.”전화를 끊은 후, 육하경은 사무실로 돌아갔다.그날 하루 종일 그의 기분은 가라앉아 있었고 비서도 업무 보고를 하러 올 때마다 그의 눈치를 살폈다.한편, 도아린은 진수혁이 선물한 집에서 푹 자고 일어났다. 간단히 점심을 먹은 후, 그녀는 보육원으로 향했다.이제 ‘천사 보육원’은 ‘별님의 집’으로 이름이 바뀌어 있었다.지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실내 포름알데히드 농도가 기준치에 맞는지 점검하고 있었다.창밖에서 도아린을 발견한 지희가 급히 뛰어나왔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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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5화

도아린은 지희를 데리고 함께 기관에 문의하러 갔고 그곳에서 율이의 생모가 보육원에서 함께 지냈던 손보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리고 도아린은 그날 바로 해남으로 돌아갔다.강씨 가문의 표절 사건은 점차 배건후의 뉴스로 덮였고 이미 수사에 지친 그는 다시 여러 의혹에 시달리게 되었다.모건 그룹의 주주들은 그가 회사 이미지에 먹칠했다고 판단하며 부정적인 뉴스가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대표를 선출하겠다고 압박했다.“대표님, 기자회견을 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우정윤이 자몽차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배건후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컴퓨터 화면을 응시한 채 덤덤하게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하지만 대표님의 명예가...”‘원래 차갑고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이렇게까지 명예가 더럽혀지면 완전히 끝장나는 건데...’우정윤은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배건후를 바라보며 그가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무엇이라도 하길 바랐다.그런 그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배건후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홍보팀을 동원해서 동영상 조회 수를 더 올리고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리도록 해.”우정윤은 충격에 휩싸여 순간 다리가 풀릴 뻔했다.‘사장님, 화가 나셔서 정신이 나간 거 아니야?’이렇게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실검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더 불을 지피려는 그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실검에도 올리라고요?”혹시 잘못 들었나 싶어 되물었지만 배건후는 한심하다는 듯 그를 쳐다보며 답했다.“왜? 잘 안 들려?”“그게 아니라...”배건후는 다시 컴퓨터 화면에 집중하며 묵묵히 업무를 이어갔다.“아무 일 없으면 방해하지 말고 나가 봐.”진씨 가문의 부채질과 배건후 본인이 내린 지시 덕분에 동영상은 거의 모든 뉴스에서 다뤄졌고 배건후는 온갖 비난을 받으며 가장 ‘핫한 인물’로 떠올랐다.그리고 부정적인 뉴스가 그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예정된 재판 일정이 미뤄졌다.그 덕분에 남궁유민은 도아린을 만날 여유가 생겼다.“도와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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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6화

남궁유민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그는 도아린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입을 열었다.“새 남자 친구가 생기셨군요. 만약 그분이 진심으로 아린 씨를 사랑한다면, 이번 일을 계기로 오히려 더 애틋하고 소중히 여길 거예요. 하지만 만약 다른 의도가 있었던 거라면, 이번 기회에 깨끗하게 정리할 수도 있겠네요.”“새로운 남자 친구요?”도아린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앉아 상대방을 여유롭게 바라보았다.그녀는 웃음이 섞인 듯하면서도 차가운 눈빛을 빛내며 말했다.“저와 강재민 씨가 사귀는 걸 모두가 아는 건 아니지만, 상류층에서는 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어요. 남궁 변호사님께서 말씀하신 ‘새로운 남자 친구’는 제가 강재민 씨와 헤어진 후 새로 만나는 사람이 있다는 뜻인가요?”남궁유민의 눈가가 미세하게 떨렸다.그의 직업적 습관상, 모든 것은 증거로 판단해야 했다.도아린과 배건후가 이혼한 후, 강재민은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구애하기 시작했다.이 사실은 얼마 전 해변 음악 페스티벌에서 찍힌 영상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고, 그 또한 이를 알고 있었다.하지만 남궁유민이 배건후와 도아린이 말도 안 되는 조항에 서명하는 영상을 공개한 이유는 배건후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함이었고 동시에 강씨 가문의 표절 사건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덮기 위해서였다.이 일은 강재민의 지시로 이루어진 것이었다.그래서 도아린이 ‘애인과 그 가족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된다’고 말했을 때, 남궁유민은 무의식적으로 그녀가 말하는 애인이 강재민이 아닌 다른 사람일 거라고 단정했다.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도아린이 그 틈을 정확히 파고들었다.남궁유민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그는 도아린과 직접적인 접촉이 많지 않았고 그녀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는 손보미를 통해 들은 것이었다.손보미의 말에 따르면 도아린은 공부도 잘하고 머리도 좋지만 사랑에 쉽게 빠지는 게 흠이라고 했다.그래서 배건후와 관련된 모든 일에 대해 도아린은 무조건적으로 그를 지지하고 심지어 부당한 일도 속으로 삼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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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응? 이게 어떻게 좋은 일이야! 모든 상황이 이쪽에 유리해서 소송에서는 분명히 이길 수 있을 텐데?”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차화영이 웃으며 말했다.“안준휘 변호사 쪽에서 우리에게 합의하자고 했어. 6억 원을 주겠다고 하면서, 진옥경의 후사도 우리한테 맡기겠대.”“안준휘가 곽시연한테 보낸 돈을 찾으려면 소송을 계속해야 해. 그러려면 최소 1~2년은 걸릴 거고, 나는 네 고모가 하루빨리 편히 쉴 수 있도록 합의하기로 했어.”정말로 딸을 편히 쉬게 하려는 건지, 아니면 6억 원에 마음이 움직인 건지 알 수 없었다.어쨌든 고모의 일은 안타까웠지만, 합의 여부는 할머니가 결정할 일이었기에 도아린은 과하게 간섭할 생각이 없었다.“할머니께서 결정하시면 될 것 같아요.”손녀의 말을 듣고 노인은 마지막 불안감을 내려놓았다. 그러면서도 한평생 고생한 딸을 위해 한탄하며 외손녀가 불쌍하다며 눈물을 보였다.차화영의 곡소리에 도아린은 별말 없이 그녀를 위로하다가 곧 다가올 가을 시즌과 관련해 윤명희에게 물었다.“특별히 마음에 드는 옷 있어요?”차화영은 두 사람이 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불편했지만 곧 6억 원을 받을 생각에 더 이상 뭐라 하지 않았다.그때, 가정부가 들어와 강재민이 왔다고 알렸다.“들어오라고 해요.”윤명희는 이 미래의 사위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도아린이 이내 입을 열었다.“저랑 재민 씨, 정원에서 산책하고 올게요.”어떤 일들은 아직 부모에게 알리기엔 이른 감이 있었다.자신을 마중 나온 도아린을 보고 강재민은 환하게 웃었지만, 이내 미적지근한 태도로 자신을 정원으로 안내하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무거워졌다.마당을 지나, 두 사람은 정원 뒤쪽 테이블로 향했다.도아린이 발걸음을 멈추고 진지하게 말했다.“강씨 가문에서는 표절 문제를 다른 스캔들로 덮으려는 심산인가요?”“그게 아니라, 우리 아버지가...”“재민 씨 아버지는 자신의 체면이 우선이라 일부러 나에게 최저점을 준 거죠! 내 디자인 특허를 사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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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8화

“그런 거 아니에요! 거짓말한 게 아니라고요!”강재민은 급하게 부인했다.그의 눈에는 실망이 섞여 있었고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아린 씨도 나랑 잘 지내보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우리 이제 막 시작했는데 한 가지 일로 나를 부정할 순 없어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줘요. 만약 내가 여전히 아린 씨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주지 못한다면 그때는 더 이상 집착하지 않을게요.”“좋아요, 마지막으로 한 번 기회를 드릴게요.”도아린이 단호하게 말했다.강재민은 그 말을 듣고 한결 안도한 듯 어깨가 축 처지며 숨을 내쉬었다.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지려던 찰나, 도아린이 말을 이었다.“그런데, 남궁 변호사는 왜 재민 씨를 도와서 가뜩이나 사면초가인 배건후를 더 힘들게 한 거죠?”“두 사람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가요?”“남궁 변호사는 재민 씨 지시로 배건후 옆에 있었고 재민 씨가 시켜서 배건후를 고발하게 만든 거잖아요!”웃음기 가득하던 강재민의 얼굴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고 다정하던 그의 눈빛에 서서히 한기가 서렸다.그는 살짝 고개를 들어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자신감 넘치는 교만한 미소를 지었다.“아린 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난 아린 씨한테 끌렸어요. 하지만 아린 씨는 언제나 배건후만을 바라보고 있었죠. 그래서 그는 내 라이벌이 된 거예요.”“다시는 무엇이든 그 사람한테 빼앗기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래서 그의 사업을 빼앗고 가정을 망치고 그의 인생을 망가뜨리려고 했어요.”강재민은 도아린이 자신을 의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었다.금방 들통날 변명으로 그녀를 속이기보다 차라리 자신이 그녀를 위해선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더군다나 강재민은 자신이 잘못한 게 없다고 확신했다.“내가 수단을 썼다고는 했지만 배지유는 원래 자존심이 강하고 본성이 이기적인 사람이에요.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아무리 유도했어도 아린 씨의 목숨을 노리고 제 어머니를 해치려 하진 않았겠죠.”“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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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9화

그가 아쉬운 듯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뭐 하는 거야!”“미안, 동생한테 급히 물어볼 게 있어서.”진경수는 도아린의 옆으로 다가갔다. 행동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분명히 막아서는 자세였다.도아린은 강재민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말했다.“오늘은 먼저 돌아가요. 내가 다시 생각해 볼게요.”그녀가 직접 이별을 말하지 않는 한, 강재민은 어떻게든 되돌릴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더 이상 집착하지 않고 떠났다.“고마워, 오빠.”진경수는 윤명희처럼 강재민에게 너그럽지 않았고 항상 관망하는 태도를 취했다.방금 전, 강재민이 가까이 다가갔지만 동생이 거부하는 듯한 모습에 그는 얼른 다가가 방해했던 것이었다.“너, 만약 원하지 않으면 억지로 강재민이랑 사귈 필요 없어. 우린 강씨 집안 눈치를 볼 필요 없다고!”“응, 알겠어. 하지만 어떤 일들은 재민 씨한테서 단서를 찾아야 해.”비록 강재민이 배씨 가문을 난장판으로 만든 것이 자신의 계획임을 인정했지만 도아린은 일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고 느꼈다.그는 자신이 도아린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배건후에게 빼앗긴 탓에 복수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하지만 첫눈에 반한 사람 때문에 3~4년 동안 한 가문을 함정에 빠뜨리고 집요하게 손을 써온 건 도아린이 보기엔 지나치게 과한 행동이었다.‘이 안에는, 재민 씨가 얻고자 하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히 있어. 그건 절대로 나 때문만은 아니라는 거야!'“오빠, 할머니가 안준휘랑 합의하기로 했어.”도아린의 말에 진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냥 내버려 두자. 할머니가 그렇게 하겠다는데 누가 말리겠어?”정원을 지나가던 진경수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뒤통수를 긁적였다.마치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는 듯 머쓱한 표정이었다.“뭐, 더 할 말 있어?”도아린이 묻자 진경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나랑 롤러코스터 타러 가자.”“뭐라고?”진경수는 살짝 얼굴을 붉히며 자신이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꼭 해야 할 고공 프로젝트가 있었고 두려움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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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0화

다음 날.배건후의 ‘천문학적인 이혼 합의서’에 대해 새로운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어떤 사람들은 그의 방법이 잘못되었지만 그는 도아린을 정말 사랑하며 이혼하고 싶지 않아 어쩔 수 없이 그런 방법을 쓴 것이라고 했다.만약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면 돈도 많고 잘생긴 재벌 집 남자가 무엇이 아쉬워 그렇게까지 하나겠느냐는 것이었다.또한, 두 사람의 결혼 기간 동안 도아린 아버지의 가게와 남동생의 치료비는 모두 배건후가 지원해 주었으며 그는 그저 묵묵히 헌신하는 남자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었다.그런가 하면, 배건후를 남주로 한 ‘소유욕’ 주제의 인터넷 소설이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리고 손보미는 배건후의 첫사랑이자 약혼녀로 다시 한번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곧 손보미의 과거가 폭로되기 시작했다.그녀가 보육원에서 지적 장애 아동을 돌보면서 아이가 많이 먹고 자주 화장실을 간다는 이유로 일부러 굶겼다는 소문이 돌았다.또한, 손보미가 처음으로 맡았던 역할은 원래 그녀와 함께 데뷔한 신인 배우에게 주어진 것이었지만 손보미가 그 상대 배우에 대한 루머를 퍼뜨려 투자자들이 자신을 선택하게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심지어 그녀가 해외에 있을 때 여러 명의 남자 친구를 두고 있었다는 사실도 공개되었다!가장 논란이 되었던 것은, 손보미가 한국에 돌아온 후 배건후가 이미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과거의 인연을 이용해 그를 협박하고 자신에게 배역이 들어오게 압박했다는 것이었다.그것도 모자라 도아린의 자존심을 여러 번 짓밟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배건후에게 구애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는 내용이었다.게시글에는 사실 여부를 입증할 수 없는 내용도 있었고 일부 증거는 조작된 사진이었지만,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팬들의 시선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사람들은 진실을 확인하려 하지 않은 채 그저 손보미를 비난하고 욕설을 퍼부었다.“거짓말이야! 다 거짓말이라고!”손보미는 방 안에서 물건을 닥치는 대로 부수며 악을 썼다.남궁유민은 밤새 그녀를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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