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뱀은 영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슥, 하고 순식간에 주실 안으로 기어들어가더니 어디에 숨어버렸는지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뱀을 잡기 위해선 황후의 물건들을 건드릴 수밖에 없었고, 이는 반드시 폐하께 고해야 할 사안이었다.때마침 소욱은 밤이 깊어도 봉구안이 그리워져 자유각을 찾았다.호위들은 이 일을 곧장 아뢰었다.소욱의 눈썹이 짙게 찌푸려졌다.그는 친히 방으로 들어가 사방을 뒤적이다, 마침내 침상 위에 몸을 웅크리고 있는 뱀을 발견하였다.그 순간, 그는 뱀의 눈과 마주쳤다.소욱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이놈을 당장 잡아내라…”막 명하려던 찰나, 그는 그 뱀이 어딘가 익숙하단 걸 느꼈다.이 뱀은… 분명 완부옥이 기르던 그 뱀과 닮아 있었다.완부옥과 서왕이 함께 실종된 걸 떠올린 소욱은 곧 심중에 짚이는 바가 있었다.그는 즉시 명하여 뱀을 그물망에 넣게 한 뒤, 서왕부로 보내어 확인하게 하였다.서왕부의 호위, 유화가 그 뱀을 확인하였다.그는 본능적인 거부감을 억누르며 가까이 다가갔고, 잠시 후 단호하게 말했다.“왕비마마께서 기르던 뱀입니다.”자유각.소욱은 전갈을 받은 후, 이 일에 더없이 의아해졌다.완부옥의 뱀이 어찌 자유각까지 온단 말인가?설령 이 뱀이 길을 안다 하여도, 돌아간다면 당연히 서왕부로 가야 할 터였다.그는 곧 봉구안에게 전령 비둘기를 날렸다.그 시각, 봉구안은 황성을 갓 벗어난 참이었다.편지를 받아든 그녀는 곧장 완부옥의 의도를 알아차렸다.예전에 완부옥이 똑같은 짓을 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그녀는 곧장 회신을 써서 다시 소욱에게 전했다.그러나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봉구안은 잠시 고심한 끝에, 두 번째 편지를 써 보냈다.그 안엔 한 마디 당부가 적혀 있었다.[폐하, 부디 경솔한 행동은 삼가 주시옵고, 무엇보다 폐하의 안전을 우선으로 삼으소서.]소욱은 첫 번째 편지를 받고 곧장 진한길을 불렀다.“서왕의 흔적을 찾을 실마리를 얻었다. 몇 사람을 데려가 뱀을 풀고, 그 자취를 따라가 보아라.”“예, 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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