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단은 다시금 임학의 침상 곁에서 반 시진 가량 머문 뒤 자리를 떴다.곧장 궐로 향하지 않고 평양관저로 돌아가 도령님들한테 해독약을 건넸다.“이런 흉악한 놈들, 온갖 비열한 수를 다 써대는군!”다섯 번째 도령은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일곱 번째 도령은 김단을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냈다.“원래는 며칠 더 머물 생각이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서둘러 떠나야겠소.”김단은 그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그러자 이번에는 다섯 번째 도령이 눈썹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궐에서 일어난 일은 다 들었소. 서원공주는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오. 낭자가 참을 수 있으면 참으시오. 나중에 원군님께서 돌아오시면 그때 해결해 줄 것이오.”그제야 김단은 그들이 걱정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았다.“걱정 마세요, 도령님들. 명심하겠습니다.”“그래, 스스로 조심하시오.”두 사람은 다시 몇 마디 당부를 덧붙인 뒤 서둘러 길을 떠났다.김단은 그들을 배웅한 후 궐에 들어갈 채비를 마쳤다.전하를 알현하고 중전의 진맥을 끝마친 뒤 마지막으로 전하의 명에 따라 서아름을 찾아갔다.그렇게 모든 일을 끝내고 내의원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 있었다.김단이 그제야 숨을 돌리며 물 한 모금 마시려는 찰나, 소하를 마주쳤다.피로에 지친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오라버니!”소하의 눈에는 부드러운 온기가 깃들어 있었다.“근무를 마쳤소? 그럼 내가 집까지 바래다주도록 하지.”“네! 이제 끝났습니다.”김단은 미소를 지으며 소하에게 다가갔다.“오라버니도 이제 끝난 겁니까?”하지만 소하는 대답 대신 조용히 물었다.“낭자 오라버니의 일은 들었소. 상태는 좀 어떻소?”김단은 가벼운 한숨을 내쉰 뒤 임학의 상태를 설명했다.소하는 줄곧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김단의 옆모습을 응시했다. “요즘 낭자가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는 것 같소. 사람을 살리는 일이 아무리 중요하다지만 자신부터 돌보아야 하지 않겠소?”그 말에 김단은 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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