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습은 말에서 가볍게 몸을 내리더니, 여유 있는 걸음으로 마당 안쪽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햇빛이 그의 어깨 위로 내려앉자, 검은 혼례복 위에 수놓인 금빛 자수가 반짝이며 빛을 흘렸다.오늘 그는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게 단정히 빗어 올려, 또렷한 눈매와 고운 이목구비가 한층 더 살아났고, 풍모는 더욱 비범해 보였다.고지운과 소정원은 방문 앞을 지키고 서 있다가, 최지습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서로 눈을 맞추며 웃었다.“대군자가 신부를 데려가시려면, 먼저 우리 관문부터 지나셔야 합니다.”고지운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소정원이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청면 시를 먼저 지으셔야 해요.”최지습은 옅게 웃음을 머금고 잠시 생각을 가다듬더니, 낮게 시를 읊었다.“붉은 예복 아래 옥 같은 얼굴을 살며시 가려 두었으나, 가리개를 들어 올리면 누구보다 눈부신 아름다움이 드러나네. 오늘 그 고운 손을 내가 잡아, 거문고 소리 같은 봄밤을 너와 함께 걸어가리.”순간 마당 안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호랑이군은 손뼉을 치며 떠들썩하게 외쳤다.“대군자, 문재가 참으로 뛰어나시옵소이다!”사람들의 웃음과 추임새가 뒤섞이는 가운데, 안쪽 방문이 천천히 열렸다.희파를 뒤집어쓴 김단이 숙희와 목몽설의 부축을 받으며, 발걸음을 조심스레 옮겨 문밖으로 나왔다.최지습의 시선은 곧장 그녀에게로 가닿았고, 그 자리에서 한 치도 움직이지 못한 채 그대로 멈춰 섰다.그는 한 걸음 다가가 조심스럽게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얇은 비단 사이로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는 감촉이 또렷이 전해졌다.“당신을 데리러 왔소.”그가 낮게 속삭이듯 말하자, 목소리에는 소중히 아끼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사람들의 축복 소리가 연달아 터져 나오는 가운데, 최지습은 두 팔을 뻗어 김단을 번쩍 안아 들었다.김단은 무의식중에 그의 목을 감싸안았고, 희파 너머로 전해지는 그의 고르고 깊은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그의 품은 따뜻하면서도 든든해,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온몸의 힘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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