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얼마 하지도 않는데.”민여진은 뭐라고 말하면 좋을지 몰라 망설였다. 목구멍이 꽉 막혀 버린 것처럼 답답했다.“진성 씨가 그걸 차고 가면, 괜히 체면만 깎일 거야.”“그래서 나한테 안 줬던 거야?”민여진은 아랫입술을 힘껏 깨물었다. 박진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뻗어 민여진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주며 낮게 속삭였다.“여진아, 나 정도 위치까지 올라오면 그런 허영이나 허례허식 따위엔 관심이 없어져. 내가 하고 다니는 물건들이 얼마짜리든, 그까짓 게 내 입지를 흔들 수는 없거든. 길거리에서 이런 걸 팔고 있었다고 해도 난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거야, 그건 솔직히 인정할게. 하지만 이건 네가 준 거잖아. 그것만으로도 나한테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물건이야.”말을 마친 박진성은 민여진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두 사람의 가슴 속에서 뜨거운 감정이 피어올라 시끄럽게 요동쳤다. 민여진은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따뜻한 감정에 긴장됐던 몸에서도 서서히 힘이 풀려갔다....그 후 며칠 동안 민여진은 레스토랑 일에 점점 적응해서 이제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간단한 대화까지 나눌 정도가 되었다. 그러던 오늘, 화장실에서 나오던 민여진의 손을 청소 아주머니가 덥석 잡았다.“여진아, 너 나이도 있는데 결혼 생각은 없어? 나중에 더 나이 들면 의지할 사람도 없을 텐데?”민여진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미 결혼했다고 말할 수도 없어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저는 괜찮아요.”“뭐가 괜찮아? 솔직히 너 같은 애는 서둘러야 해. 젊을 때 얼른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해야지. 나이 들고 찾을 거야?”아주머니는 더 돌려 말하지 않고 곧장 본론부터 얘기했다.“우리 옆집에 아들이 하나 있거든. 서른 넘었는데 너보다 일곱 살이었나, 여덟 살이었나 조금 더 많을 거야. 그래도 사람은 착해. 자동차 공장에서 정비공으로 일하고 있는데 애가 참 성실하고 좋아. 외모는 조금 별로긴 한데, 넌 어차피 앞도 안 보이잖아. 어떻게, 오늘 저녁에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