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그만하겠습니다, 세자: Bab 11 - Bab 20

30 Bab

제11화 생사의 앞에서 부군에게 버려지다

위기일발의 순간, 양기주는 주저 없이 유혜안을 안고 마차에서 뛰어내렸다.송완영은 그대로 바닥에 추락했다. 그녀의 귓가에 우드득 하고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식은땀이 옷을 적셨다.통제를 잃은 마차는 계속 앞을 향해 질주했고 양기주는 유혜안을 안고 옆으로 몸을 피하면서 갈라진 차체는 그대로 송완영의 등에 떨어졌다.그녀는 상반신 전체에 순간 마비가 오더니 아직 아물지 않은 등의 상처가 찢어지며 곧이어 극심한 통증이 전해졌다. 그녀는 눈앞이 새카매지고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그 시각 양기주는 놀라서 비명을 지르는 유혜안을 감싸주며 그녀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생사의 고비 앞에서 그녀는 부군에게 버려진 것이다.송완영은 피를 토하며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송완영은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주변을 바쁘게 오갔고 남주와 소월의 울음소리, 그리고 노부인의 호통과 낯선 사람의 소리가 겹쳐지며 머리가 지끈거렸다.곧이어 아버지와 의붓오라버니 지영한의 모습, 외숙부, 외숙모의 얼굴이 보였다. 그들은 초조하고 안쓰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유독 양기주만은 보이지 않았다.‘얼마나 매정했으면 꿈에서조차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아직 부상이 채 낫지도 않았는데 또 부상을 당하게 되면서 찢어질 듯한 통증이 끊이지 않았다.드디어 침방이 조용해지고 고열이 찾아왔다. 얼굴은 빨갛게 달아오르고 가녀린 몸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따뜻한 물수건이 이마에 닿았다. 누군가가 그녀의 땀을 닦아주고 있었다.윤곽이 흐릿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건장한 체구의 사내인 것 같았다.비록 표정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지만 부드러운 손길에서 그녀를 아끼는 마음이 느껴졌다.온몸의 통증에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작게 흐느꼈다.“아파….”“겁내지 마. 내가 곁에 있을 것이니. 아프면 내 손을 잡아.”목소리가 부드러운 것으로 보아 양기주는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양기주는 그녀의 생사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사람이니, 찾아와서 시중을
Baca selengkapnya

제12화 제 목숨은 그리도 하찮은 것인가요?

심여옥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가슴에 중상을 입고 심맥이 손상되어 기혈부족으로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분명 송완영이었다.하지만 심여옥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도로 삼켰다.‘이런 멍청이와 얘기해 봤자 못 알아듣겠지.’하물며 남의 집안 일에 끼어들기도 싫었다.심여옥이 떠난 후, 양기주는 문에 기댄 채 생각에 잠겼다.밖으로 나온 가화군주가 그를 나무랐다.“왜 안으로 들어가 보지도 않고 여기 서 있어? 혜안이가 밤새 가슴이 아파서 잠도 못 잤는데, 너는 송 이랑 방에서 나오지도 않고! 그까짓 외상이 뭐가 대수라고 이리도 엄살을 부리는 게야!”“어머니, 혜안이는 아직 혼인도 안 한 처자입니다. 사내인 제가 마음대로 드나드는 건 예법에 맞지 않아요!”가화군주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한결 누그러진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너희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랐어. 하물며, 혜안이는 언젠가 우리 집에 시집올 텐데 뭐 그리 예법을 따져? 그러다가 사이만 멀어지지.”양기주는 그 말에 대답도 않고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그 마노 팔찌, 어머니께서 혜안이에게 제가 준 거라고 하셨습니까?”가화군주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붉은색이 좋은 의미이기도 하고 혜안이가 네 마음을 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 준 거다.”“제 마음이요?”양기주가 반문했다.가화군주는 순간 당황했다.수렵대회 포상으로 유경년을 복직시켜 달라고 황제에게 간청하고 유혜안을 경성으로 불러들인 이유가 혼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단 말인가?그녀는 가끔은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혜안이는 널 위해 심방혈마저 내놓았던 애야. 그 후로 계속 가슴에 통증을 안고 살아왔어. 혼인이 아니면 뭐로 그 은혜에 보답할 거니?”하지만 돌아온 건 양기주의 침묵이었다.“혜안이는 제가 잘 돌보겠습니다.”그 말을 끝으로 그는 자리를 떴다.침방에서 낮은 흐느낌이 들려왔다.유혜안은 큰 서러움을 당한 아이처럼 눈물을 줄줄 흘렸다.“이모, 오라버니가 저를 싫어하시는 것 같은데 차라
Baca selengkapnya

제13화 늦은 위로

양기주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억지로 눈물을 삼키고 있는 송완영의 모습에 그는 더 짜증이 치밀었다.송완영은 양기주가 이 일을 처리해 주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다.어쩌면 그녀의 목숨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가치도 없는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방안에 고요가 찾아왔다. 송완영은 양기주가 풍기는 분노와 위압감에 숨 쉬기가 힘들어졌다.“혜안 아씨가 많이 놀라셨으니 도련님의 위로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만 가보세요, 도련님.”그녀는 양기주의 얼굴을 더 이상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반면 양기주는 얄미운 말만 하는 저 입을 틀어막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우리 사이의 문제에 다른 사람 끌어들이지 말거라!”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그녀에게 반문했다.“송완영, 나에게 뭐 해명할 건 없느냐?”송완영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뭘 말입니까?”양기주는 양손을 그녀의 머리맡에 두고 상체를 기울이며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송완영, 너는 내 손을 잡고 다른 사내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니 합리적인 해명을 해야 할 것이 아니냐?”질투에 휩싸인 그의 얼굴을 싸늘히 바라보던 송완영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담담히 말했다.“굳이 해명하고 싶지 않습니다.”마차 사고 때 그녀는 양기주에게 더 이상 애정을 바랄 수 없다는 것을 뼛속 깊이 깨달았다.양기주에게 그녀는 거짓말쟁이에 불과한테 굳이 입 아프게 해명할 필요가 있을까?아무렇지 않은 그녀의 태도에 양기주는 분노가 치밀었다. 그는 음침한 얼굴로 그녀의 얼굴을 잡으며 말했다.“부군의 이름까지 헷갈리다니! 송완영, 참으로 황당하구나!”“부군이요?”송완영은 창백한 얼굴에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정실만이 서방님을 부군이라고 부를 수 있지요. 제가 뭐라고 감히 그런 호칭을 쓰겠습니까?”“그까짓 신분 하나 갖고 이리도 속 좁게 굴어? 내가 너에게 붉은색 옷을 입지 말라고 하고 정계를 빗지 말라고 했어?”양기주는 화제가 점점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범위로 흘러가자 짜증이 치밀었다.“도련님께서 그러셨지 않
Baca selengkapnya

제14화 문책

양기주의 얼굴은 음침하기 그지없었다.송완영이 이리도 대범하게 그의 마음을 짓밟을 줄이야!“가서 도로 가져와. 혜안이는 꽃을 돌본 적 없으니 내가 대신 보살핀다고 전하고.”주성은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그는 가급적이면 유혜안과 접촉을 피하고 싶었다.바람에 흔들리는 버들가지처럼 유약한 사람을 말주변도 없는 그가 혹여나 말실수라도 해서 울려버리면 큰일이었다.하지만 폭발하기 직전인 주인을 보자 울며 겨자 먹기로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잠시 후, 화분은 돌아왔지만 거기에는 유혜안의 눈물이 가득 흩뿌려졌다.주성이 화분을 서재 창가에 놓으려고 뒤돌아선 순간, 밖에서 주언이 허둥지둥 뛰어들어왔다.“도련님, 지영한이 또 부인께 서신을 보냈어요!”주성은 주언의 입을 틀어막을 수 없는 현실을 한탄하며 한숨을 내쉬었다.지영한 세 글자에 양기주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서신을 낚아채더니 당장 살인이라도 할 것 같은 표정으로 서신을 내리 읽었다.지영한은 참으로 끈질기게 그의 부인을 걱정해 주고 있었다.서신 어디에도 연모나 사랑이라는 단어가 없지만 곳곳에 송완영을 향한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게다가 송완영이 강남으로 가면 같이 강남의 아름다운 경치를 유람하러 가자는 약조까지!참으로 우습기 그지없었다. 송완영이 강남에 갈 일도 없지만 가더라도 그녀와 함께 경치를 감상할 사람은 지영한이 아니라 자신이어야 마땅했다.양기주는 서신을 조각조각 찢어 바닥으로 던져버렸다.서재의 공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다.주언은 주성의 눈치를 살폈고, 주성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보았다.주언은 억울했다.대가 뭐가 문제란 말인가?평소처럼 지영한의 서신을 가로채서 도련님께 전한 것뿐이었다.‘도련님은 부인과 관련된 일이면 이상하게 예민하게 구신단 말이지….’한편.“뭐라? 이번 달 제비집이 7돈뿐이라고? 매달 서른돈씩 나오던 건데 감히 내게 오는 보급을 삭감해?”가화군주는 크게 화를 냈다.사고로 놀랐을 유혜안이 안쓰러워서 제비집으로 죽을 만들어 챙겨주려 했는데 주방
Baca selengkapnya

제15화 무관심

드디어 송완영의 허물을 잡아 일을 크게 벌일 작정이었는데 오히려 노부인 앞에서 꼴만 우스워진 격이었다.“마님, 각 처소에 보내지는 보급은 국공 어르신께서 친히 정하신 것입니다. 제가 어찌 그걸 삭감하겠어요. 노부인께서 저를 신뢰하시어 집안 살림을 맡기셨는데 제 안주머니를 채우려고 어른께 불경을 저지를 수는 없지요. 마님께서 말씀하신 죄명은 참으로 소첩에게 부당한 것이옵니다.”송완영은 창백한 얼굴로 조목조목 판박했다.비록 힘없는 목소리였지만 안주인의 품격을 잃지 않고 가화군주의 독설에 굽히지 않으면서도 예의는 갖추었다.노부인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송완영에게 살림을 맡긴 이후로는 한 번도 집안일을 묻지 않았는데 그녀가 자신의 지참금으로 가화군주의 욕심을 채워줄 줄은 생각도 못했다. 노부인은 경멸에 찬 눈으로 가화군주를 바라보며 말했다.“황실의 혈육인 가화 네가 며느리의 지참금을 3년이나 쓴 일이 알려지면 국공부 체면이 정말 말이 아니겠구나.”노부인의 경고에 유혜안은 다소곳이 앞으로 나섰다.“노부인의 말씀 십분 공감합니다. 소녀가 이모님을 잘 타일러 보겠습니다. 이번 일은 이모님이 다소 성급하셨으니, 너그러이 넘겨주시길….”그녀는 교묘하게 자신과는 아무 연관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며 모든 것이 가화군주의 잘못인 양 말을 돌렸다.은근히 지참금 사건이 외부로 알려질 시, 송완영의 책임이라는 암시의 의미도 있었다.노부인의 눈빛이 매서워졌다.어리석은 가화군주만 유혜안이 사려 깊다며 흐뭇한 눈길을 보낼 뿐이었다.“우리 집안일에 외부인이 참견할 바 아니다.”외부인이라는 말에 유혜안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그녀는 진작부터 자신을 양기주의 정실로 생각하고 행동했기에 자존심이 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노부인의 위엄 앞에서 그 어떤 불만도 표현할 수 없으니, 눈시울이 빨개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가화군주가 버럭하며 나섰다.“혜안이를 어찌 외부인이라 말씀하십니까?”“일찍 어미를 여의었으니 딱한 사정은 알겠다. 가화 네가 그리도 안쓰러워하
Baca selengkapnya

제16화 사양하겠습니다

그는 관저로 돌아오자마자 어머니께서 수은거에 가서 소동을 부렸다는 것을 듣고 달려온 참이었다.자초지종도 이미 시종들을 통해 다 들었기에 들어올 때 표정이 좋지 않았다. 더욱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유혜안을 보자 기분이 더 나빠졌다.가화군주는 유혜안을 일으켜서 양기주가 있는 쪽으로 밀쳤다.유혜안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양기주를 바라보며 말했다.“오라버니, 송 이랑은 제 존재가 못마땅한가 봐요. 저 오늘 저녁에 집으로 돌아갈게요. 앞으로 다시는 국공부에 오지 않겠어요.”“그게 무슨 바보 같은 소리야!”양기주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모님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널 잘 보살피겠노라고 이모님과 약조했었어.”유혜안은 멍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단지 어머니의 유언 때문에 나를 보살펴 준 거라고?’여러 번 은근슬쩍 그의 마음을 떠보면서 마음을 표현했지만 그는 한 번도 정면으로 응대한 적이 없었다.분노가 극에 달한 가화군주는 장부를 그의 앞으로 내동댕이치며 소리쳤다.“송완영 그년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이것 좀 봐! 지참금 조금 썼다고 장부까지 만들어 노부인에게 보냈어! 시어미한테 이 무슨 모욕이야!”장부를 펼친 양기주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유혜안은 흐느껴 울며 말했다.“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가서 송 이랑에게 사죄할게요. 무릎 꿇고 빌면서 이모님을 괴롭히지 말라고 할게요.”말을 마친 그녀는 눈물을 흩뿌리며 바깥으로 나가려고 했다.“기주야, 아직도 모르겠어? 마차 사고 때 네가 혜안이만 챙기고 자기를 챙기지 않았다고 앙심을 품은 게야! 그래서 노부인을 등에 업고 일부러 혜안이를 배척하는 거지!”양기주는 손수건을 유혜안에게 건네며 부드럽게 말했다.“여기서 편히 지내도록 해. 아무도 널 내쫓을 자격 없어.”그는 장부를 챙기고 급히 향설각을 떠났다.유혜안은 손수건을 꽉 쥐며 몰래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송완영이 옷을 벗고 약을 바르려던 찰나, 문득 찬 바람이 일더니 눈앞에 커다란 그림자가 졌다.고개를 들자 양기주가 차가운 눈으로
Baca selengkapnya

제17화 매정한 사람

그는 장부를 그녀의 얼굴로 던지며 차갑게 말을 이었다.“어머니께서 너에게 진 빚은 내가 갚겠다. 혜안이는 이 일과 무관하니 앞으로 그 아이의 지출은 국공부 예산에서 빼지 말고 내가 책임지겠다. 그러니 자꾸 할머니를 찾아가서 하소연하지도 말거라!”두터운 장부가 송완영의 얼굴을 강타했다.마치 양기주에게 따귀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그가 왜 오늘따라 상냥하게 행동하는지 의아했는데 결국 목적은 이거였던 것이다.그는 오늘 유혜안이 그녀를 찾아와 무슨 말을 했는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녀가 가화군주의 예산을 꼬투리 잡아 유혜안을 괴롭히고 노부인에게 고자질했다고 단언했다.믿을만한 사람을 시켜 자초지종을 잘 알아봤더라면 유혜안의 말이 얼마나 예법에 어긋나는지 알았을 것이다.허나 그녀가 눈물만 좀 흘리면 양기주는 그녀에게 무한한 신뢰와 편애를 주었다.반면 송완영은 필사적으로 해명해도 그에게는 그저 입만 열면 거짓말인 사악한 악녀에 지나지 않았다.그의 싸늘한 눈빛을 마주한 송완영은 반박할 생각마저 사라졌다.그저 이 모든 상황이 지치고 피곤할 뿐이었다.그녀는 장부를 집어들고 한 장 한 장 찢어서 바닥에 버렸다.“도련님의 관대함에 감사드립니다.”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전혀 진심이 닿지 않은 미소였다. 양기주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처음으로 낯설다는 느낌이 들었다.공짜로 돈을 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국공부를 떠나면 돈 들어갈데가 한두 곳이 아니었다.하물며 이 돈은 본디 가화군주가 그녀에게 빚진 것이니 어머니의 빚을 아들이 갚는 것도 이치에 맞았다.다만 아무리 그래도 양기주와 돈문제로 이 지경까지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송완영이 반박이라도 할 줄 알았던 양기주는 그녀가 담담히 사실을 받아들이자 어쩐 일인지 짜증이 치밀었다.한 이불 덮고 잔 사람인데 그는 점점 더 그녀를 이해할 수 없었다.정이 흘러넘치던 지영한의 서신을 떠올리자 더욱 숨이 막혔다.양기주가 오늘 저녁은 수은거에 머물 줄 알았던 소월과 남주는 굳은 표정으로 방을 나서는 그를
Baca selengkapnya

제18화 편애

송완영은 울적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외숙모의 말을 들어보면 지영한은 그녀와의 만남을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3년이나 지나도록 서신 한통 없는 것이 이상했다.“완영아, 쑥스러움을 타는 건 알겠지만 영한이는 남이 아니잖니. 한집에서 자란 친남매나 다름이 없는데 어찌 이리 서먹해졌어?”송완영은 곧바로 남주를 불러 종이와 붓을 가져오라 말하고 정성 들여 쓴 서신을 외숙모에게 부탁했다.문씨는 흡족한 얼굴로 서신을 챙겨 돌아갔다.저녁에 수은거로 돌아온 양기주는 마당 한구석에 내팽개쳐진 작약 화분을 발견했다.희귀 품종이 땡볕에 시들어가고 있었다.‘작정하고 내가 준 것을 거부하는군.’안으로 들어가자 송완영은 담담히 그에게 인사를 하고는 재빨리 시선을 돌렸다.“도련님, 별일 없으시면 이만 돌아가 보세요. 소첩도 이제 쉬어야겠습니다.”예전 같았으면 그를 기다리다 지쳐 있었을 텐데 지금은 오히려 당당히 축객령을 내리고 있었다.“일이 없긴 왜 없어?”양기주가 인상을 찡그리며 반박했다.“약 발라야지.”“이미 다 발랐습니다.”송완영은 어깨를 살짝 내려 새로 간 붕대를 보여주었다.의도치 않게 드러난 하얀 피부에 양기주의 눈빛이 혼탁해졌다.“이제 안심하셨지요?”“나는 아직 식사도 못 했어.”그는 무뚝뚝한 목소리로 대꾸했다.송완영은 짜증을 꾹꾹 눌러 참으며 소월을 불렀다.“주방에 말해서 밥상을 차리라고 하렴.”수운거의 밥상은 언제나 정갈하고 풍성했다.서방이 식사할 때 처첩이 곁에서 시중을 드는 것은 예의였다.예전 같았으면 송완영이 부산스럽게 그의 주변을 맴돌며 반찬을 챙겨주었겠지만 지금은 조용히 자리에 앉아 같은 반찬만 집어먹고 있었다.양기주는 그녀의 침묵이 낯설었다.그는 몇 술 뜨고 수저를 내려놓으려는 송완영의 앞에 죽순탕을 내밀었다.“네가 가장 좋아하는 국물 아니더냐. 입맛을 돋우기에 좋으니 마셔봐.”송완영은 양기주가 자신의 입맛을 알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왜? 내가 떠먹여 줘야 하나?”미묘한 웃음을 짓고 있는
Baca selengkapnya

제19화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녀와 함께 3년을 한 이불 덮고 잔 부군은 다른 여인의 편을 들며 그녀에게 잔인한 말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었다.그에게는 유혜안의 눈물만 보이고 피가 철철 흐르는 송완영의 상처는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저는 진범이 대가를 치르게 하고 싶을 뿐입니다!”그녀는 고집스럽게 반박했다.늘 온화하고 참을성 많던 여인이 갑자기 강압적으로 나오니 양기주는 그런 모습이 낯설기만 했다. 지금의 그녀는 마치 상처입은 고슴도치처럼 그를 거부하고 있었다.유혜안도 처음 보는 송완영의 섬뜩한 눈빛에 겁이 났다. 어쩐지 그녀가 뭔가를 알고 이러는 것 같았다.“대체 언제까지 소란 피울 작정이야!”양기주는 날 선 목소리로 호통쳤다.“넌 이미 고씨 가문과 척을 졌어. 이제는 유씨 가문까지 이 일에 연루되게 만들었지. 이러는 게 국공부의 체면을 깎는 일인 걸 몰라? 할머니께서 너를 이 집안의 안주인으로 대접한다고 네가 진짜 안주인이라도 된 것 같아?”그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유혜안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가화군주와 국공부의 체면이었다. 한낱 측실인 그녀의 목숨은 언제나 보잘것없는 것이었다.송완영은 그나마 남았던 정분마저 다 사라진 기분이었다.가슴이 갑갑하고 숨이 막히더니 가슴 쪽에서 묵직한 통증이 전해졌다.송완영은 갑자기 눈앞이 새카매지며 그대로 쓰러졌다.눈을 감기 전, 환각인지는 모르나, 유혜안을 밀치고 자신에게 달려오는 양기주의 모습이 보였다.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다음 날 정오였다. 송완영은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아씨, 드디어 눈을 뜨셨네요!”남주와 소월은 밤새 그녀의 곁을 지키며 울어서 눈덩이가 빨갛게 부어 있었다.“심 의원께서 어제 다녀가셨어요. 약을 갈아드리고 상처 안 벌어지게 요 며칠은 침상에서만 생활하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감정 조절도 잘해야 한다고 당부하셨고요.”남주가 울먹이며 말했다.“아씨께서 목숨 걸고 도령을 위해 심방혈을 뽑아주지 않았다면 고질병을 앓지도 않았을 텐데!”소월은 울분을 삼키며
Baca selengkapnya

제20화 거짓을 고한 사람

그녀는 해맑은 얼굴로 그를 향해 손을 흔들더니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다가왔다.“기주 오라버니께서 도와주신 덕분에 저희 오라버니가 드디어 그 염라대왕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직접 식사를 대접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 하세요..”“그럴 필요 없다.”양기주는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이 일은 앞으로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말거라.”냉담한 그의 태도에 유혜안은 질투가 치밀었다.그녀는 애교스러운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알겠어요, 오라버니. 어제 송 이랑께서 부아를 못 참고 쓰러지셨는데 미안해서 사과하러 가던 참이었어요. 욕을 먹든 매를 맞든 송 이랑의 화를 잠재울 수만 있다면 기꺼이 감당할게요.”양기주는 종일 기운이 없던 송완영의 얼굴을 떠올렸다.한때 그녀 역시 활기 넘치던 소녀였고, 기마복을 입고 자유롭게 초원을 누비던 바람 같은 여인이었다.수렵장의 젊은 사내들은 모두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고 태자도 예외는 아니었다.열일곱의 양기주는 처음으로 여인의 미모에 눈을 뜨게 되었다.자세히 생각해 보면 그에게 시집온 이후로 송완영은 한 번도 그런 활기찬 모습을 보인 적 없었다.소월의 했던 말이 뇌리를 스치자, 무거운 돌덩이를 가슴에 얹은 것처럼 마음이 무거웠다.“혜안아.”양기주는 싸늘한 목소리로 유혜안을 불렀다.강압적인 모습에 유혜안은 가슴이 철렁했다.“왜 그러세요, 오라버니?”“나한테 거짓말을 한 적이 있느냐?”그가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버지인 유경년이 관직에서 파면당하고, 유배를 떠나던 해에 근교까지 쫓아와서 평사관 전장에 대해 캐묻던 그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녀는 그때의 그 섬뜩한 눈빛을 지금도 잊을 수 없었다.그는 거짓과 배신을 가장 혐오한다고 말했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초조함에 가슴이 뛰었다.“오라버니,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세요?”“혜안아, 우린 십여 년을 남매로 지냈고 이모님도 임종 전에 너를 잘 부탁한다고 말씀하셨어. 그래서 널 보살피는 것은 내 책임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23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