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겠습니다, 세자

그만하겠습니다, 세자

作家:  칠공주たった今更新されました
言語: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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概要

소꿉친구

사극

오해/엇갈림

계약결혼

숨겨진진실

혐관로맨스

후회남

경성 사람들은 송완영을 신분상승을 위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이용한 불효녀로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버지의 위패를 들고 황궁에 찾아가 양국공부 둘째 공자와 혼인하겠노라고 간청한 소문이 경성에 쫙 퍼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육품 무관에 불과한 아버지와 상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천한 출신 탓에 끝내 측실의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양기주는 고귀하고 뛰어난 능력에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한 사람으로, 경성 뭇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정인, 유혜안이 있었다. 사람들은 송완영이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생각했다. 양기주는 그녀를 악녀 취급하며 냉대했고 그녀의 진심을 무참히 짓밟았다. 그리고 어느 날, 유혜안이 경성으로 복귀했다. 사람들은 송완영이 곧 양기주에게 버려질 거라고 생각했고 양기주는 그녀에게 유혜안에게 시비를 걸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실 상 3년 전 이 집안에 시집오던 그날부터 그녀는 3년 기한만 채우면 노부인에게 출첩서를 받아 떠나기로 약조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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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1話

제1화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송완영은 피투성이가 된 몸을 끌고 겨우 수렵장을 빠져나왔다. 나오자마자 수렵장에 관람을 온 귀족 여식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그거 들었어? 국공부 둘째 도령이 이번 수렵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폐하께서 무슨 포상을 바라느냐고 물으셨더니 유경년의 죄를 사하여 달라고 청했다는 거야. 폐하는 또 그걸 허락하셨고!”

“그럼 유혜안도 아버지 따라 경성으로 복귀하겠네? 양 도령은 참으로 순애보시구나.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소꿉친구를 잊지 못하고 계셨다니!”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꼭 붙어다니면서 자랐잖아. 송완영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벌써 혼인하고 아이까지 보셨을 텐데.”

“유혜안이 돌아오면 바로 혼례를 올리겠지. 그때가 되면 송완영은 어떻게 되는 거지? 첩의 자리로 밀려나게 되는 건가?”

그 말을 들은 송완영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가슴이 아파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녀의 부군 양기주는 뭇 세가들이 참여하는 수렵대회에서 불곰을 사냥하여 우승을 하고 폐하의 포상을 받겠다며 열의를 불태웠다.

양국공부 세자 자리를 두고 양기주는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중이었다. 양기주가 양국공의 적자이긴 하지만 유일한 적자는 아니었다.

그의 위로는 큰형인 양기천이 있었는데 양국공이 사별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었다.

양기주의 모친 가화군주는 양국공의 후처였다.

양기주는 줄곧 세자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해왔기에 이번 기회에 폐하의 앞에 눈도장을 찍는다면 앞으로 경쟁에서 크게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양기주를 뼛속 깊이 연모하는 송완영은 그가 불곰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주저없이 말을 타고 수렵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스스로 미끼가 되어 불곰을 유인했고 그로 인해 숨돌릴 틈을 확보한 양기주는 회심의 일격으로 불곰의 목에 단도를 찔러넣었다.

그녀의 잔등은 예리한 곰 발톱에 긁혀서 피가 철철 흐르기 시작했고 극심한 통증에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반면 그녀가 7년을 연모하고 모든 걸 다 걸고 3년이나 시중을 든 사내는, 그녀가 목숨 걸고 바꿔온 우승을 첫사랑 아버지를 위해 써버렸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런 충격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웠다. 그녀는 가슴이 갈가리 찢기는 것 같았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송완영의 시종 남주가 안쓰러운 얼굴로 울먹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아씨, 또 둘째 도령을 위해 그런 위험을 감수하신 겁니까? 하지만… 하지만 도령은 정말 너무하세요!”

송완영은 모든 걸 다 잃은 얼굴로 멍하니 상처 치료를 받고 있었다. 약이 상처에 닿아 몹시 쓰릴 텐데도 그녀는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장수 출신이지만 한낱 육품 참장에 불과했다. 그녀가 가진 조건으로는 국공부의 문턱을 넘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3년 전, 평사관 전장에서 아버지는 양국공을 호위하다가 적의 칼에 목숨을 잃게 되었다.

송완영은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였기에 졸지에 고아가 되었다.

그녀를 안쓰럽게 생각한 노부인은 송 참장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녀를 양기주와 맺어주겠다고 공표했다.

가장 반대가 심했던 사람은 양기주의 모친 가화군주였다.

그녀는 미천한 집안 출신인 송완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다가 상인 출신인 송완영 어머니의 신분을 꼬집으며 자신의 조카딸인 유혜안을 양기주와 맺어주고 싶다고 주장했다.

가문의 실권을 쥔 두 여인의 팽팽한 냉전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냉전은 황제가 송완영을 양국공부 측실로 들이라는 첩지가 내려지면서 일단락되었다.

노부인은 송완영에게 집안 관리권을 주었고 비록 첩이지만 정실과 대우를 같이한다고 선포했다.

순진한 송완영은 자신이 진심을 다해 잘하면 양기주도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해 줄 거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크나큰 오산이었다.

양기주에게 그녀는 황명을 앞세워 강제로 자신의 인생에 끼어든 불청객이었다.

신혼 첫날밤에도 노부인이 황명을 내세워 그를 강제로 신방에 밀어넣은 거였다.

자신이 원하는 신부를 맞이하지 못하고, 싫은 사람과 마주해야 하는데 그가 기분이 좋았을 리 없었다.

송완영이 회상에 잠겨 있는 사이, 문이 열리고 양기주가 안으로 들어왔다.

건장한 체구에 타고난 위압감을 풀풀 풍기며 입가에는 잔잔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으로 보아 그는 오늘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송완영은 이불을 바짝 끌어당기며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

“방금 사람들이 한 말이 사실인가요?”

그러자 사내의 입가에 미소가 사라지더니 그녀에게 등을 돌리고 돌아앉았다.

“어머니께서 혜안이가 너무 보고 싶다 하셔서 경성으로 오라 하였다. 앞으로는 국공부에서 장기 거주할 예정이니 그 아이를 찾아가서 시비를 거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의 말투에서는 경고의 의미가 물씬 풍겼다.

송완영은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녀는 주먹을 꽉 쥐며 억지로 눈물을 참았다.

“하...”

하고 싶은 말은 많고도 많은데 결국 허무한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양기주에게 그녀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존재이거늘, 어찌 그에게 자신의 헌신을 봐달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

양기주와 유혜안의 연정은 한때 경성의 미담으로 널리 퍼졌다.

그리고 그녀는 그들 사이에 낀 미운 새끼오리에 지나지 않았다.

3년 전, 혼례식에서 양기주는 유혜안의 아버지가 죄를 짓고 유배를 떠난다는 말을 듣고 혼례복을 입은 채로 그녀에게 달려갔다.

친정에 인사드리러 가는 날에도, 유씨 가문이 유배를 떠난다는 소리에 송완영을 길에 버려두고 유혜안을 배웅하러 갔던 사람이었다.

다방의 이야기꾼들은 이 이야기를 아주 재미지게 구사했다. 국공부의 둘째 도령이 눈물을 머금고 마음에 품은 여인을 배웅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감동적인 이야기로 회자되고 있었다.

반면 송완영은 은혜를 빌미로 타인의 정혼자를 가로챈 파렴치한 여인으로 알려졌다.

극심한 통증에 그녀는 점점 머리가 맑아졌다.

‘내게 속하지 않은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이구나.’

양기주는 먼 곳에 있는 정인을 그리워하면서도 자신을 위해 중상을 입은 그녀에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런데 뭘 더 기대할 수 있을까!

“혜안 아씨가 돌아오시면 두 분 사이에 방해가 되지 않게 소첩이 떠날 것입니다.”

그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가슴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드디어 뒤돌아선 양기주는 얼음장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비꼬듯 말했다.

“그 난리를 피우고 국공부에 들어온 네가 제 발로 떠난다고? 그걸 누가 믿지?”

경멸에 찬 어투에 송완영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3년 전 그녀가 아버지의 위패를 들고 황제를 찾아가서 국공부에 시집갈 수 있게 첩지를 내려달라 간청했다고 알고 있었다.

양기주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녀를 신분상승과 부귀영화를 위해 양심까지 팔아먹은 악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를 혐오했고 냉대했으며, 증오했다. 유혜안 아버지가 유배를 떠난 일도 송완영의 탓으로 돌렸다.

유경년은 공부상서로 있는 동안 제방 수리 자금 10만냥을 횡령한 죄로 유배령이 떨어졌다. 그를 적발한 사람은 공부의 칠품 관원이었는데 하필 그가 송완영 아버지의 절친한 친구였다.

오랜 시간 쌓아둔 상처가 다시 찢겨져 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

“혜안이와 너는 결이 다른 사람이야. 그 아이가 너에게 방해가 되는 일은 절대 없어!”

말을 마친 양기주는 매몰차게 뒤돌아서 방을 나갔다. 마치 그녀와 말 한마디 더 나누기도 싫다는 듯이 떠났다.

송완영은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힘껏 눈물을 닦았다.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단호해졌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구나.’

대주는 여인에게 유난히 각박한 관습이 있었다. 혼례를 올린 여인은 죽어서 시댁을 떠나는 한이 있어도 출처(出妻)나 이부(離夫)가 허용되지 않았다.

하물며 그녀는 양기주의 정실도 아니었다.

다행히 그녀에게는 마지막 대비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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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송완영은 피투성이가 된 몸을 끌고 겨우 수렵장을 빠져나왔다. 나오자마자 수렵장에 관람을 온 귀족 여식들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그거 들었어? 국공부 둘째 도령이 이번 수렵대회에서 우승을 했는데 폐하께서 무슨 포상을 바라느냐고 물으셨더니 유경년의 죄를 사하여 달라고 청했다는 거야. 폐하는 또 그걸 허락하셨고!”“그럼 유혜안도 아버지 따라 경성으로 복귀하겠네? 양 도령은 참으로 순애보시구나.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소꿉친구를 잊지 못하고 계셨다니!”“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꼭 붙어다니면서 자랐잖아. 송완영이 중간에 끼어들지만 않았어도 벌써 혼인하고 아이까지 보셨을 텐데.”“유혜안이 돌아오면 바로 혼례를 올리겠지. 그때가 되면 송완영은 어떻게 되는 거지? 첩의 자리로 밀려나게 되는 건가?”그 말을 들은 송완영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가슴이 아파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그녀의 부군 양기주는 뭇 세가들이 참여하는 수렵대회에서 불곰을 사냥하여 우승을 하고 폐하의 포상을 받겠다며 열의를 불태웠다.양국공부 세자 자리를 두고 양기주는 치열한 경쟁을 치르는 중이었다. 양기주가 양국공의 적자이긴 하지만 유일한 적자는 아니었다.그의 위로는 큰형인 양기천이 있었는데 양국공이 사별한 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이었다.양기주의 모친 가화군주는 양국공의 후처였다.양기주는 줄곧 세자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노력해왔기에 이번 기회에 폐하의 앞에 눈도장을 찍는다면 앞으로 경쟁에서 크게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양기주를 뼛속 깊이 연모하는 송완영은 그가 불곰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주저없이 말을 타고 수렵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스스로 미끼가 되어 불곰을 유인했고 그로 인해 숨돌릴 틈을 확보한 양기주는 회심의 일격으로 불곰의 목에 단도를 찔러넣었다.그녀의 잔등은 예리한 곰 발톱에 긁혀서 피가 철철 흐르기 시작했고 극심한 통증에 거의 기절하기 직전이었다.반면 그녀가 7년을 연모하고 모든 걸 다 걸고 3년이나 시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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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정인의 귀환
국공부에 시집오기 전, 송완영의 외삼촌과 외숙모는 노부인과 한 가지 약조를 맺었다.노부인은 3년 안에 양기주가 송완영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면 양기주의 동의 없이 그녀를 내보내 주겠노라고 약조했다.그리고 3년 기간이 3개월 남짓 남아 있었다.그녀가 국공부 관저로 돌아온 후, 맨 처음 그녀를 보러 온 사람은 노부인이었다.노부인은 창백하게 질린 그녀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났다.“기주 그 망할 놈은 어딨어? 처가 이 지경이 됐는데 또 어디로 샌 거야?”노부인의 심복인 은교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은 소리로 아뢰었다.“방금 부인께서 둘째 도련님을 부르셔서 부인 처소로 가셨어요. 혜안 아씨를 위한 초대연 준비에 대해 상의할 게 있으시다면서요.”송완영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무뎌진 줄 알았는데 여전히 가슴에서 피가 흐르는 것 같았다.노부인은 화가 치밀었다.“그놈 당장 내 앞으로 불러와! 명을 거역하면 이 늙은이가 직접 모시러 간다고 전해! 이런 못돼먹은 녀석을 봤나!”은교가 다급히 방을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양기주가 느긋한 걸음걸이로 방 안에 들어섰다.그의 시선이 창백하게 질린 송완영의 얼굴에 닿았다.송완영은 조용히 시선을 회피했다.양기주는 짜증이 치밀었지만 내색하지 않고 무심한듯 물었다.“할머님, 저 부르셨어요?”노부인은 굳은 표정으로 그의 손을 억지로 잡아 송완영의 손 위에 겹쳐놓았다.“완영이 몸이 좀 회복하면 너희도 이제 아이를 가질 준비를 해야지.”송완영은 노부인의 의도를 이해했다.유혜안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 노부인은 양기주와 그녀의 혼인을 결사 반대하며 어떻게든 송완영을 정실로 올리려고 했다.대주에서 측실이 정실의 자리로 오르려면 아이가 꼭 있어야 했다.2년 전 유산을 한번 한 이후로 그녀의 몸상태는 줄곧 좋지 않았다.겨울이 다 지나가고 있었지만 그녀의 손발은 여전히 차갑고 추위를 잘 탔다.손등에서 따뜻한 촉감이 느껴져 고개를 들자, 양기주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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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유산
“송 이랑, 오랜만이네요. 기주 오라버니를 찾아오셨나요?”3년만에 다시 만난 유혜안은 여전히 순수하고 해맑은 모습이었다.하지만 하는 말투는 마치 자신이 이 집안의 여주인인 것처럼 굴었다.남주가 정색하며 말했다.“혜안 아씨, 비록 저희 아씨가 측실로 들어왔지만 노부인께서는 사실 상 정실과 마찬가지라고 선포하셨으니 부인이라고 부르셨어야죠!”소월도 옆에서 거들었다.“혜안 아씨는 도령의 친척동생이니 응당 형님이라고 불러야지요.”유혜안은 마치 큰 잘못을 한 어린애처럼 두려운 눈으로 양기주의 눈치를 살피더니 송완영에게 말했다.“죄송해요. 원래는 형님으로 불러드리려 했으나, 오는 길에 기주 오라버니께 여쭤봤는데 송 이랑으로 불러도 된다고 하셔서요.”양기주는 싸늘한 눈으로 송완영을 힐끗 보고는 말했다.“호칭 하나 가지고 왜 그리 예민하게 굴어? 둘이 자주 만날 사이도 아닌데 그냥 편한대로 부르면 되지.”송완영은 마치 누군가가 바늘로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콕콕 쑤셔왔다.경성 사람들은 폐하께서 가화군주의 성화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송완영을 측실로 들이라는 첩지를 내렸다고 알고 있다.그러나 사실 상, 그녀의 혼례식은 정실의 혼례 격식대로 치러졌다.노부인은 그날 혼례식에서 송완영을 위해 정실만 할 수 있는 정계(正髻)를 빗도록 했으며, 주홍색 혼례복에 쪽문이 아닌 대문으로 이 집에 들어왔다.하지만 격식 따위가 뭐가 중요할까. 양기주는 한 번도 그녀를 정실로 인정하지 않았다.호칭은 상관없다고 주장하는 그의 말속에 그녀를 대하는 그의 태도가 담겨 있었다.그의 마음속 정실은 유혜안뿐이었다.송완영은 비참한 기분을 억지로 참으며 유혜안에게 대범한 미소를 지어보였다.양기주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제야 표정을 조금 풀었다.“무슨 일이지?”송완영은 다소곳하게 답했다.“도련님과 단둘이 얘기할 게 있습니다.”양기주는 유혜안을 힐끗 바라보고는 담담히 말했다.“혜안이가 남도 아니고, 그냥 얘기해.”유혜안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송완영을 바라보고 있었다.송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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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거짓말도 정도가 있어야지!
죄책감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 태도였다.본디 혐오하던 여인이었는데 태어나지도 않은 핏덩어리에게 정을 줬을 리 없었다.어쩌면 그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정실을 들이기도 전에 서자가 태어나면 그의 명성에 불리할 것이고 유혜안과의 사이도 멀어질 수 있었다.송완영은 누가 심장을 난도질하는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갑갑하고 숨 쉬기가 힘들어졌다.“노부인, 여길 떠나고 싶어요.”노발대발하던 노부인이 화들짝 놀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완영아….”“노부인, 부디 이만 돌아가요.”그녀는 힘겨운 미소를 지으며 억지로 나오려는 눈물을 도로 삼켰다.노부인은 분노한 눈으로 양기주를 노려보며 호통쳤다.“완영이가 널 위해 중상을 입고 아직 몸이 채 낫지도 않았는데 너는 술이 넘어가니?”양기주는 푸르뎅뎅한 얼굴로 입술만 꽉 깨물었다.자리에서 일어나기 싫다는 의지가 선명했다.유혜안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오라버니, 어서 돌아가요. 송 이랑의 건강이 우선이죠. 우리야 나중에 또 보면 되죠.”노부인은 매서운 눈으로 유혜안을 노려보며 꾸중하듯 말했다.“아직 혼인도 안 한 여인이 남의 부군에게 나중에 또 보자고 하는 건 대체 어디서 배운 예법이란 말이냐!”유혜안은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양기주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오라버니, 저는….”양기주는 음침하게 굳은 표정으로 송완영을 노려보았다. 마치, 이 모든 일이 그녀의 탓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이래도 여기 계속 있을 거니?”노부인은 양기주에게 최후통첩을 내렸다.결국 효도를 중요시해야 한다는 관념의 속박에 양기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노부인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그는 매서운 눈으로 송완영을 흘겨보고는 앞장서서 주루를 나갔다.매번 노부인에게 꾸중들을 때면 그는 송완영이 일러바쳐서 이 사단이 난 거라고 생각했다.그에게 송완영은 교활한 수를 써서 국공부에 들어온 악녀에 지나지 않았다.그는 모든 원망을 송완영에게 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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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선물의 주인
송완영이 처소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늦은 시각이었다.주방에서 푸짐한 저녁상을 차려주었지만 그녀는 전혀 입맛이 없었다.극심한 피로가 몰려왔지만, 그녀는 꾹 참고 소월에게 분부했다.“내 혼수품 품목을 적은 장부 좀 가져오렴.”소월이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아씨, 그건 갑자기 왜요?”소월보다 두 살 더 먹은 남주가 손으로 소월의 이마를 튕기며 핀잔을 주었다.“멍청하긴! 유혜안이 아씨의 머리 위까지 기어올라갔는데 우리 아씨라고 참기만 해야 해?”소월은 그제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송완영이 장부를 펼치는데 갑자기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양기주가 돌아온 것이다.그녀는 자연스럽게 장부를 소매 안에 숨겼다.양기주는 건들지도 않은 밥상을 바라보며 담담히 물었다.“왜 아직도 수저를 안 들었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그는 마치 마차에서 그녀를 버려두고 간 사람이 자신이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굴었다.“기다린 거 아닙니다.”송완영이 담담히 고했다.“그런데 왜 식탁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밖에 없지?”그 말에 송완영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한때는 양기주와 함께 앉아 식사하기를 바라서 심혈을 기울여 그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익혔다.그러다 보니 점차 식탁 위에는 온통 그가 좋아하는 것들만 올라오게 되었다.양기주가 다가와 그녀의 허리를 잡더니 안아서 무릎에 앉혔다.오랜 시간 무공으로 단련된 우람한 근육은 의복을 사이에 두고도 그 단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불편함을 느끼며 몸을 뒤로 뺐지만, 그럴수록 양기주는 팔에 힘을 주었다.경성의 뭇 여인들을 설레게 하는 그 얼굴을 바라보고 있자니 송완영은 어지러운 기분이 들었다.그는 늘 이렇게 남처럼 차갑게 굴다가도 기분이 좋아지면 그녀를 찾아와서 다정한 부군처럼 굴었다.송완영은 자신이 노리개가 된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단호한 표정으로 그의 품에서 벗어나며 말했다.“앞으로는 그럴 일 없습니다.”양기주는 인상을 쓰며 그녀에게 되물었다.“그럴 일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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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정실
그 마노 팔찌는 얼마 전 그녀가 금은각을 돌다가 마음에 들어했던 팔찌였다.계산을 마치려는데 양기주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넌 그렇게 시뻘건 보석이 좋아?”대주에서 붉은색은 정실의 신분과 지위를 상징했다.그의 말투에는 그녀의 헛된 허영심을 비웃는 의미가 다분했다.갑자기 구매 욕구가 사라진 송완영은 울적해져서 집으로 돌아왔다.그에게 그녀는 처음부터 정실의 자격이 없는 여인이었다.그런데 그 장신구를 유혜안이 버젓이 하고 나타났으니 이는 어쩌면 빨리 정실로 들이겠다는 그의 의지가 아닐까?경성의 양반가문에서 정실을 들이기 전에 측실부터 들이는 것은 법도에 맞지 않았다.측실을 정실로 올리든가, 아니면 측실을 첩으로 품계를 강등시켜야지 정실을 맞이할 수 있었다.‘저 사람은 내가 그토록 거슬렸다는 말인가?’양기주의 시선도 그 마노 팔찌에 닿았다.유혜안은 기대감에 가슴이 뛰었다. 붉은색이 무엇을 대표하는지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오랜 숙원이 곧 이루어질 거라고 생각하니 그녀는 웃음이 저절로 새어나왔다.“오라버니, 선물 고마워요. 저 정말 마음에 들어요.”양기주의 시선은 저도 모르게 송완영에게로 향했다.그녀는 창백한 얼굴에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상태였다.그 모습을 보니 양기주는 짜증이 몰려왔다.한편, 안 그래도 유혜안이 못마땅했던 노부인은 팔찌를 자랑하는 그녀를 보며 혐오감을 감출 수 없었다.“너와 난 친척도 아니니 굳이 문안하러 올 필요 없다.”말을 마친 노인은 송완영의 손을 잡고 신변으로 이끌고는 유혜안에게는 자리도 권하지 않았다.유혜안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이내 꾹 참고 부드럽게 말했다.“이모께서는 노부인은 국공부의 가장 존귀한 큰 어른이라 하셨습니다. 저는 어린 후배이고 이 댁에 잠시 머물고 있으니 당연히 매일 노부인께 문안드리는 게 맞지요.”가화 군주가 비록 군주이긴 하지만 외조부인 형친왕께서 돌아가신 이후로 가문은 줄곧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서 황실에서도 그녀는 지금 별로 발언권이 없는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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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구박
송완영은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근래 밤중에 비가 많이 내려서 등 뒤에 난 상처뿐만 아니라 가슴에 난 상처까지 아파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어렵게 잠에 들었더니 혼란스러운 꿈이 찾아왔다. 양기주가 나타나 뜨겁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침상에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그녀를 소중하게 보듬어주는 그 손길에 송완영은 정신이 아득해졌다.하지만 그런 열기는 곧이어 싸늘한 눈빛으로 바뀌었다. 귓가에 그의 매정한 목소리가 울렸다.“측실이라고 해도 결국엔 첩이야. 미색으로 사내를 홀리는 첩. 정실 부인의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은 혜안이 뿐이야.”무정한 말이 그녀의 가슴을 옥죄었다.다음 날 아침, 송완영은 앙칼진 목소리에 잠에서 깼다.가화군주 신변의 고씨 어멈이 기세등등하게 정원으로 들어오더니 소리쳤다.“송 이랑, 마님께서 계화떡이 드시고 싶다 하니 얼른 준비해서 가져가세요!”가화군주가 송완영을 경멸하니 아랫사람들이 그녀를 존중할 리 없었다.소월은 따뜻한 물을 갖고 침방에 들어가 송완영의 시중을 들며 불만을 토로했다.“이제 겨울이 금방 지나가서 계화 나무에 싹도 얼마 돋지 않았는데 마님께서 계화떡을 내놓으라니. 일부러 아씨를 곤란하게 하는 것 아닙니까?”눈치 빠른 남주가 말했다.“혜안 아씨가 어제 우리 아씨 앞에서 둘째 도령이 선물한 마노 팔찌를 자랑했다가 노부인께 한소리 들었잖아. 그래서 마님께서 노부인께 뭐라 하지는 못하고 우리 아씨한테 화풀이하시는 것 아니겠어?”이런 일이 한두 번 있은 게 아니었다. 겨울에 연잎 죽을 내놓으라거나 여름철에 굳이 매화차를 마시겠다고 한 적도 있었다.가화군주의 수법을 잘 알고 있는 송완영은 당황하지 않고 세수를 끝낸 후에 남주에게 분부했다.“작년 가을에 말린 계화가 조금 있으니 그거로 만들면 돼.”송완영이 계화떡을 들고 향설각에 걸음했을 때, 하늘에서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아침 상을 차리던 고씨 어멈은 그녀를 보더니 오만한 말투로 말했다.“마님께서 들어오시라는 말씀이 없으셨으니, 송 이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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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친정 방문
향설각에서 나온 송완영은 담담히 손을 뺐다.손에 닿았던 온기가 갑자기 사라지자, 양기주는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힐끗 보고는 성큼성큼 앞장서서 걸었다.송완영은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달래줄 기분도 나지 않았다.두 사람은 그렇게 남남처럼 거리를 두고 걸었다.문안을 드리고 돌아오는 길, 송완영은 고씨 어멈이 그녀가 만든 계화떡을 개먹이로 던져주는 것을 보았다.그녀를 발견한 어멈은 경멸에 찬 눈으로 그녀를 흘겨보고는 싸늘히 말했다.“송 이랑, 마님께서는 계화떡이 너무 달아서 입맛에 안 맞으니 개먹이로 주라고 하셨습니다.”소월은 분노에 눈시울이 붉어졌다.“어찌 저희 아씨의 성의를 이런 식으로 짓밟으십니까!”송완영은 조용히 그녀의 옷깃을 잡아당겼다.“가자.”가화군주가 작정하고 그녀에게 모욕을 준다면 그녀 역시 가화군주에게 행했던 호의를 거두어들일 것이다.처소로 돌아온 송완영은 집안일을 관리하는 어멈들을 따로 불렀다.송완영이 말했다.“앞으로 마님 처소로 보내는 녹봉은 원래 국공부의 관례대로 보내드리고 추가로 더 보내드릴 필요 없습니다.”가화군주는 어릴 때부터 호사를 누리면서 컸다. 허나 아버지인 형친왕이 별세한 이후로 가문은 점점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가문의 적장녀인 가령군주는 시집을 가면서 왕부의 모든 재산을 혼수로 가져갔다.그래서 가화군주는 가져온 혼수품이 거의 없었다.소박한 생활을 지양하는 국공부는 각 마님들의 처소로 보내는 녹봉도 제한했는데 그 정도 금액으로는 가화군주의 허영심을 채우기에 역부족이었다.그 동안 송완영은 자신의 혼수를 축내면서 시어머니의 허영심을 채워주었다.예전에는 양기주를 연모해서 흔쾌히 해드렸지만 가화군주는 본디 그런 배려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양기주는 오늘따라 화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주언은 모시는 주인이 싸늘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자, 등골이 오싹했다.“주언, 요즘 점점 태만해지고 있어!”주언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양기주를 바라보았다.양기주는 노부인 처소에서 나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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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오라버니
유혜안은 순식간에 뜨거웠던 심장이 얼어붙은 기분이었다.‘역시, 오라버니는 전혀 나를… 받아줄 마음이 없었어.’외숙부와 외숙모는 집으로 돌아온 송완영을 눈물을 머금고 반겨주었다.“완영아, 드디어 생각을 바꾸었구나!”그녀의 외숙부, 지선균은 양기주가 송완영이 목숨 걸고 따낸 우승을 갖고 유혜안의 아버지를 복직 시키고, 송완영의 생일에 유혜안의 초대연을 연 사실을 소문을 통해 알고 있었다.그는 가슴 아픈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세상 사람들이 다 너를 나쁜 여자라고 하지만, 양기주 그 녀석은 탐관오리의 딸을 위해 이리도 네 자존심을 짓밟다니!”외숙모 문씨는 3년 전에 비해 너무도 초췌해진 송완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눈물만 흘렸다.“우리 완영이, 비록 명망 높은 귀족 가문의 아씨는 아니어도 집에서 사랑만 받으면서 자란 아이인데… 한때 너를 처로 들이겠다는 귀공자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양국공의 어머니께서 폐하께 간청을 드려 황명을 받지만 았았어도 나랑 네 외숙부는 너를 그 집에 안 보냈어!”송완영은 죄책감에 눈물을 흘렸다.외숙부는 외조부의 외동아들로 어린 나이에 가업을 물려받은 분이었다. 그런 분이 강남의 산업을 모두 아들에게 맡기고 그녀를 위해 외숙모와 함께 경성에 남았다.홀로 경성에 남아 고생할 송완영이 안타깝다며 내린 결정이었다. 그녀의 앞날을 위해 노부인에게 출첩서를 받아낸 사람도 외숙부였다.그녀는 외숙부 내외에게 빚진 것이 너무도 많았다.그래도 너무 늦진 않아서 다행이었다.외숙부 내외는 그녀가 양기주를 떠나기로 결심한 것을 알고 기뻐서 밤새 잠을 못 이루다가 아침 일찍부터 강남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게 했다.송완영은 어젯밤 정리한 장부와 부동산 계약서들을 외숙부에게 건넸다.“외숙부, 경성에 있는 점포와 땅은 너무 급하게 처리할 필요 없이 조용히 처리해야 해요. 괜히 의심을 살 수도 있으니까요.”양기주는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송완영은 자신이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양기주가 알면 자신을 만류할 것 같았다.그녀는 최대한 일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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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거짓된 마음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송완영은 멍하니 팔찌를 바라보았다. 이 팔찌는 지극히 진귀한 남산옥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었다.5년 전, 아버지와 함께 산적 토벌에 공을 세우면서 폐하께서 포상으로 내린 귀한 옥이었다.능양공주가 이 옥을 마음에 들어해서 몇 번이나 달라고 청했지만 매번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그런데 언제 이걸 팔찌로 만들었을까?송완영은 기분이 미묘했다.양기주는 그녀의 손목을 잡고 잠시 감상하듯 바라보더니 담담히 한마디 했다.“꽤 어울리는군.”정신을 차린 송완영은 팔찌를 도로 빼서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이게 뭐 하자는 거지?”양기주가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생일은 이미 지났으니 선물은 이제 필요 없습니다.”늦은 생일 선물과 애정은 가장 쓸모없고 하찮은 것이었다.양기주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도로 껴.”그는 강압적인 말과 함께 거칠게 옥팔지를 그녀의 손목에 끼워주었다.“내일 아침 할머니한테 가서 보여드려야 내가 좀 편할 것 아니야. 할머니가 네 생일도 안 챙긴다고 얼마나 잔소리를 퍼붓는지 알아?”송완영은 거친 손길에 빨갛게 된 손목을 바라보며 웃음이 나왔다.값 비싼 선물과 거짓된 마음, 그녀를 대하는 그의 방식은 여전히 한결 같았다.한때는 양기주는 그저 겉만 차갑고 속은 따뜻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그가 줬던 몇 안 되는 선물을 보물처럼 아꼈던 때가 있었다.거짓된 마음을 진심으로 생각한 까닭이었다.“그럼 내일 노부인께 보여드리고 돌려드리겠습니다.”더 이상 그가 주는 선물을 받지 않을 것이다.양기주는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잡고 한손으로 그녀의 턱을 들어올려 강제로 시선을 맞추었다.“송완영, 대체 이렇게 고집을 피우는 이유가 뭐야?”그가 분노한 목소리로 물었다.수렵장에서 돌아온 이후로 그녀는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굴었다. 그녀는 마치 겁에 질린 고슴도치처럼 그가 조금만 건드려도 경계를 세웠다.송완영은 그의 눈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눈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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