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안의 목소리는 깊은 공포에 떨리고 있었다.양기주의 눈가에서 욕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동굴 밖, 유혜안은 넋이 나간 얼굴로 바위 뒤에 기대고 있다가 양기주를 보자마자 울먹이며 다가왔다.“무슨 일이니?”유혜안은 양기주 등 뒤의 송완영을 보더니 더욱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양기주는 그녀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부드럽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울지 말고 천천히 해. 내가 있으니 겁먹지 말고.”그러자 유혜안은 더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그녀의 시종인 채은이 씩씩거리며 양기주에게 말했다.“도련님, 방금 아씨께서 송 이랑의 시종 둘과 마주쳤는데 소월이라는 시종이 저희 아씨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도련님의 정실은 송 이랑뿐이라고, 아씨께 국공부에서 당장 나가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너무 화가 나서 몇 마디 반박했더니 소월은 무공 좀 할 줄 안다고 저희 아씨를 호수에 밀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더라고요!”채은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유혜안은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오라버니, 너무 화내지 마세요. 제가 곁에 있는 걸 송 이랑이 못마땅해하는 건 알고 있지만… 시종까지 그런 말을 할 줄은 저도 몰랐어요.”송완영은 인상을 찌푸리며 유혜안을 바라보았다.소월이 성질이 좀 불 같기는 해도 선은 지킬 줄 아는 아이였다. 절대 이 시기에 유혜안에게 그런 말을 했을 리가 없었다.그녀가 뭐라고 설명하기도 전에 싸늘한 눈빛이 매섭게 그녀를 향했다.“시종 관리 똑바로 해!”거침없는 비난이 송완영의 고막을 뒤흔들었다.그는 역시나 채은의 말을 그대로 믿고 쉽게 그녀를 단죄했다.이미 양기주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고 할지라도 그의 말과 단호한 태도는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그녀의 마음을 찔렀다.‘괜찮아… 어차피 한 번도 나를 향한 적 없는 마음이니….’그는 유혜안이 그녀의 목숨을 취하려 한 배후의 흑막인 것을 알고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는가. 그런 사람에게 해명을 한 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소첩, 도련님의 가르침을 잘 받들겠습니다.”송완영은 담담하게 예를 행했다. 그녀는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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