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는 계략을 세우는 건 좋은 일이다만 계략 때문에 덕목은 잃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경율 형님께서 심가와 인연을 맺고자 심안영을 노린 건 분명 급소를 제대로 찌른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형님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 때문에 심가의 네 생명이 희생됐습니다. 그들은 국토를 지키던 훌륭한 장수들이었고, 심안영은 폐허가 된 사당에서 비참하게 죽을 뻔했습니다.”“심안영은 비록 갓 계례식을 마친 소녀지만, 한때 군을 이끌고 대엽의 국문을 지켜낸 사람이기도 합니다.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정으로나 이치로 보나 넷째 형님의 행동은 지나쳤습니다. 소자는 가벼운 훈계로 끝낼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말에 끌려간 건 오히려 너무 약한 처벌이었습니다.”황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경율이가 점찍은 게 심씨 가문이라면 넌 어떠냐? 심씨 가문이냐, 심안영 그 아이냐?” 서경연은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숙이고 웃으며 말했다.“소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심안영이 마음에 듭니다. 사당에서 저를 도적이라 오해하고 온몸이 상처투성이면서도 차라리 같이 죽을지언정 모욕을 감수하려 들지 않던 그때부터, 저는 그 아이를 연모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마음은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그래?” “이 황궁의 넘치는 부귀영화가 모든 사람에게 매력적인 것은 아닐지도 모르지 않습니까.” 특히 그 사람이 심안영이라면, 서경율로 인해 이미 이유 없는 재난을 겪은 그녀에게, 황궁이 좋은 인상일 리 없을 것이다.그는 조금씩 천천히 심안영에게 다가가려 애썼지만 심안영은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고, 함께 대의를 도모할 수는 있어도 그 마음속 깊은 곳에선 그를 향한 경계를 단 한 번도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이것만 봐도 모든 걸 설명하기에 충분했다.심안영은 똑똑한 여자다.더는 감정에 휘둘려 어리석은 판단으로 심씨 가문을 진흙탕에 빠뜨리진 않을 것이다.게다가 황자의 몸으로 그녀의 마음을 얻고, 사랑을 얻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아바마마, 이 일은 언젠가 모든 게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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