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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1

제2121화

“제가 최면을 받아들이면... 우리가 만난 지난 2년의 기억은 완전히 지워질 거예요. 그리고 제 세상에 지율 씨가 존재했다는 모든 흔적도 깨끗이 사라지겠죠.”“다시는 만나지 않을 수도 있고 몇 년 뒤 다시 마주칠 수도 있어요. 그때가 되면 저는 지율 씨를 기억해 낼 수도 있고 끝내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하지만 설령 다시 기억해 낸다고 해도... 우리도 그 영화처럼 될까요? 지율 씨, 사람의 마음은 시험한다고 해서 버텨 주는 게 아닙니다.”“그래서 저는 지금만 봐요. 미래는 생각하지 않아요.”주용화의 말이 맞았다.주용화가 하지율을 그토록 깊이 사랑했던 건 두 사람이 함께 겪었던 수많은 생사의 순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그 기억들이 사라진 지금, 설령 주용화가 다시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 해도 예전처럼 뜨겁고 절대적인 감정은 아닐 것이다.주용화의 감정은 늘 눈에 보이는 과정을 거쳐 변해 왔다.처음에는 거리감이 있었고 그다음에는 하지율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게 됐으며 마지막에는 함께 수많은 일을 겪으면서 깊은 감정으로 변했다.주용화는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누군가를 뼛속 깊이 사랑하고 반드시 그 사람이어야만 한다고 매달리는 사람이 아니었다.함께한 기억과 경험이 없다면 정말 예전에 자신이 했던 말처럼 언제든지 마음을 거둘 수 있었다.붙잡지도 억지로 매달리지도 않을 것이다.그때 하늘에서 갑자기 폭죽 터지는 소리가 울리더니 화려한 불꽃이 밤하늘 위로 피어오르며 어둠을 환하게 밝혔다.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시작했다.하지율은 천천히 하늘을 바라봤고 마음 한구석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천천히 번졌다.하지율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주용화 역시 입을 열지 않았다.두 사람은 정자에 나란히 앉아 조용히 불꽃을 바라봤다.기술이 발전하면서 불꽃놀이의 연출도 예전보다 훨씬 다양해져 있었다.드론들이 모여 거대한 불꽃 나무를 만들어 내기도 했고 눈이 부신 빛으로 여러 문양과 글자를 그려 내기도 했다.보고 있으면 숨이 멎을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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