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By:  초향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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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첫사랑이 불치병에 걸렸다. 남편은 하지율에게 이런 말을 자주 했다. “지율아, 채아한테 남은 날이 얼마 없어. 그러니까 네가 참아.” 그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첫사랑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심지어 하지율이 정성껏 준비한 결혼식까지 임채아에게 양보해야 했다. 다섯 살 된 아들이 남편 첫사랑의 다리를 꽉 붙잡았다. “엄마는 예쁜 누나보다 하나도 안 예뻐요. 왜 예쁜 누나가 우리 엄마가 아니예요?” 하지율은 두 사람을 위해 이혼 합의서를 던져두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나중에 남편과 아이가 그녀 앞에 무릎을 꿇는데... 전 남편은 후회로 가득 찬 얼굴이었고 아들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지율아, 정말 우릴 버릴 거야?” “엄마, 진짜 우릴 버릴 거예요?” 그때 한 잘생긴 남자가 하지율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여보, 여기서 뭐 해? 아들이 배고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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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제1화

새벽 1시, 하지율은 문득 임채아의 SNS를 보게 되었다.

[지후 씨와 윤택이가 준 선물 너무 고마워요. 이 컵은 윤택 어린이가 직접 만든 거랍니다.]

하지율이 사진을 눌렀다. 목걸이 하나와 직접 만든 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컵에는 희미하게 ‘엄마 생일 축하해요’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식탁 위에 차갑게 식어버린 음식들과 아직 불조차 붙이지 못한 생일 케이크를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얼마 전 휴대폰에 뜬 최신 뉴스가 떠올랐다.

[도경시 유명 인사 고지후, 알고 보니 유부남? 게다가 다섯 살 아들도 있다고 밝혀져.]

사진 속에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와 가녀리고 아름다운 여자가 다섯 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놀이공원을 걷고 있었다.

임채아는 환하게 웃으면서 고윤택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고지후는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깊고 부드러운 눈빛이었다.

잘 어울리는 한 쌍과 고지후를 쏙 빼닮은 남자아이, 정말 행복한 가족 같았다.

오늘은 하지율의 생일이자 고지후와의 결혼 5주년 기념일이었다. 하지만 생일을 보낸 사람은 하지율이 아니라 임채아였다.

남편과 아들은 그녀의 생일에 임채아와 함께 있었고 선물조차 임채아에게 주었다.

하지율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이미 익숙해져 버렸으니까.

임채아는 고지후의 첫사랑이었고 불치병에 걸려 앞으로 1년밖에 살 수 없었다.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 바로 고지후를 다시 한번 보는 것이었다.

고지후는 임채아를 위해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일이 있다며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율은 이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고지후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통보한 게 처음이었으니까.

마음 한구석이 도려내진 듯 텅 비고 아팠다.

어둠 속에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지후가 고윤택과 함께 들어오더니 주방에 앉아 있는 하지율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까맣게 잊은 듯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직도 안 잤어?”

하지율이 덤덤하게 말했다.

“할 얘기 있어.”

고지후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윤택을 내려다보았다.

“윤택아, 먼저 올라가서 자.”

고윤택은 눈을 비비며 하품하면서 하지율의 옆을 지나갔다. 그러다가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발걸음을 멈췄다.

“엄마, 생일 축하해요.”

고윤택은 고개를 들고 고지후와 똑닮은 예쁜 눈으로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아빠랑 나 일부러 엄마 생일을 잊으려고 한 건 아니에요. 우린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많지만 예쁜 누나는 6개월밖에 안 남았잖아요. 별거 아닌 일로 화낼 건 아니죠?”

하지율은 그들이 생일을 잊은 것이 속상한 건지, 아니면 기억하면서도 습관적으로 무시해서 속상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고윤택이 방으로 돌아간 후 집 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고지후가 먼저 입을 열어 침묵을 깼다.

“할 얘기라는 게 뭐야?”

그는 하얀 셔츠에 검은 양복바지를 입고 있었고 얼굴은 조각 같이 잘생겼다. 그리고 분위기는 밤하늘의 달처럼 차갑고 냉정했다.

하지율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지후 씨, 우리 이혼하자.”

고지후의 눈빛이 바람이 스친 호수처럼 잔잔하게 흔들렸다가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하지율, 네 생일 잊지 않았어. 선물도 진작 준비했다고.”

“선물?”

하지율이 가볍게 웃었다.

“우리 엄마 목걸이, 임채아 씨한테 줬잖아.”

그 목걸이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하지율에게 남겨준 것이었다.

그런데 고윤택을 낳던 날 잃어버렸고 고지후는 찾아주겠다고 약속했다. 나중에 목걸이를 찾긴 했지만 결국 임채아의 손에 들어갔다.

고지후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라곤 없었고 그저 눈빛이 평소보다 더 깊고 어두웠다.

“채아한테 잠깐 빌려준 거야. 조만간 돌려줄게.”

“조만간이 언제인데?”

하지율이 되물었다.

“채아 씨가 죽는 날?”

“하지율!”

차가운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의 깊은 두 눈에 평소의 냉담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분노가 떠올랐다.

“그만해, 좀.”

이제 정말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았다.

딴 여자에게 마음이 있는 남편, 가까이하지 않는 아들, 그리고 그녀를 무시하는 시댁... 이런 날들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고지후가 말했다.

“채아한테 남은 시간이 6개월밖에 없어. 윤택이도 이해하는데 넌 왜 이렇게 속 좁게 굴어?”

더는 참고 싶지 않았던 하지율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 여자한테 시간이 얼마 남았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나랑 관계있는 사람도 아닌데 내가 왜 이해해야 해?”

고지후는 늘 고분고분하던 하지율이 이런 말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그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갑게 식었다.

“하지율, 난 우리가 이미 얘기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하지율이 가볍게 웃었다.

“채아 씨가 첫사랑과의 아름다운 감정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하니까 두 사람은 연인처럼 연애했고 결혼한 기분을 느껴보고 싶다고 하니까 지후 씨는 내가 정성껏 준비한 결혼식을 채아 씨에게 양보하라고 했어. 그래서 난 두 사람이 윤택이의 손을 잡고 결혼식을 올리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봤어. 채아 씨가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다고 하니까 또 세계 일주 여행을 갔고. 만약 채아 씨가 하늘의 달을 따다 달라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든 따줄 거지?”

하지율과 고지후는 결혼한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다.

어느 날 고윤택은 고지후에게 하지율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어땠냐고 물었다. 고지후는 그제야 결혼식을 올리기로 결심했고 그녀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그녀는 6개월 동안 정성껏 준비했지만 임채아의 한마디에 모든 걸 빼앗기고 말았다.

고지후의 시선이 완전히 차가워졌다.

“선 넘었어, 너.”

‘내가 선을 넘었다고?’

숨이 턱 막힌 하지율은 실망감에 눈을 감았다.

결혼 후 그녀는 좋은 아내이자 어머니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고지후는 항상 그녀에게 무관심했다.

하여 고지후가 원래 차가운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의 첫사랑이 돌아오고 나서야 냉랭했던 고지후에게도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율은 식탁 위에 놓인 이혼 합의서를 집어 들었다.

“난 이미 사인했으니까 지후 씨도 빨리 사인해. 채아 씨가 죽기 전에 고씨 가문 사모님 자리까지 넘겨주면 채아 씨도 더 좋아할 거야.”

고지후는 입을 굳게 다물었고 잘생긴 얼굴은 서리가 낀 것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이건 지금 기분이 아주 불쾌하다는 뜻이었다.

“그럼 윤택이는?”

하지율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지후 씨가 키워.”

그가 뭐라 말하려던 찰나 휴대폰이 울렸다.

“지후야, 큰일 났어. 채아 씨가 갑자기 쓰러져서 응급실로 실려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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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새벽 1시, 하지율은 문득 임채아의 SNS를 보게 되었다.[지후 씨와 윤택이가 준 선물 너무 고마워요. 이 컵은 윤택 어린이가 직접 만든 거랍니다.]하지율이 사진을 눌렀다. 목걸이 하나와 직접 만든 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컵에는 희미하게 ‘엄마 생일 축하해요’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식탁 위에 차갑게 식어버린 음식들과 아직 불조차 붙이지 못한 생일 케이크를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얼마 전 휴대폰에 뜬 최신 뉴스가 떠올랐다.[도경시 유명 인사 고지후, 알고 보니 유부남? 게다가 다섯 살 아들도 있다고 밝혀져.]사진 속에는 키 크고 잘생긴 남자와 가녀리고 아름다운 여자가 다섯 살쯤 돼 보이는 남자아이의 손을 잡고 놀이공원을 걷고 있었다.임채아는 환하게 웃으면서 고윤택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고지후는 그런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 번도 본 적 없는 깊고 부드러운 눈빛이었다.잘 어울리는 한 쌍과 고지후를 쏙 빼닮은 남자아이, 정말 행복한 가족 같았다.오늘은 하지율의 생일이자 고지후와의 결혼 5주년 기념일이었다. 하지만 생일을 보낸 사람은 하지율이 아니라 임채아였다.남편과 아들은 그녀의 생일에 임채아와 함께 있었고 선물조차 임채아에게 주었다.하지율은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이미 익숙해져 버렸으니까.임채아는 고지후의 첫사랑이었고 불치병에 걸려 앞으로 1년밖에 살 수 없었다.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 바로 고지후를 다시 한번 보는 것이었다.고지후는 임채아를 위해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일이 있다며 이해해달라고 했다.하지율은 이해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를 막을 수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다. 고지후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통보한 게 처음이었으니까.마음 한구석이 도려내진 듯 텅 비고 아팠다.어둠 속에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고지후가 고윤택과 함께 들어오더니 주방에 앉아 있는 하지율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오늘이 무슨 날인지 까맣게 잊은 듯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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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고지후가 미간을 찌푸리며 재빨리 대답했다.“바로 갈게.”그러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나가버렸다.하지율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지후의 뒷모습을 쳐다보았다. 밤늦게 고지후가 임채아의 ‘위독’ 전화를 받고 달려나간 게 벌써 몇 번째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 하지율은 정리한 캐리어를 끌고 떠날 준비를 했다.고윤택의 방 앞을 지나갈 때 하지율의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졌다. 잠깐 생각하다가 떠나기 전에 고윤택을 보고 가기로 했다.조산으로 태어난 아이라 고윤택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다. 하여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모든 것을 직접 챙겼다.고윤택은 고지후를 많이 닮았고 성격이 냉랭한 것까지 비슷했다.오늘은 주말이라 유치원에 가지 않고 방에서 숙제를 하고 있었다.“좋은 아침입니다.”그녀가 들어오는 걸 보고는 평소처럼 인사한 다음 다시 고개를 숙여 숙제하고 있었다.하지율은 고지후를 쏙 빼닮은 고윤택의 옆모습을 보며 말했다.“윤택아, 엄마 간다. 아프지 말고.”“네.”고윤택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임채아가 나타난 후 그녀를 대하는 고윤택의 태도가 점점 싸늘해졌다.전에 임채아가 SNS에 이런 영상을 올린 적이 있었다. 영상 속에서 고윤택은 솜사탕을 입에 문 채 웅얼거렸다.“난 예쁜 누나랑 같이 있는 게 제일 좋아요. 예쁜 누나가 맛있는 거 많이 사줘요.”임채아가 물었다.“윤택아, 엄마 너한테 잘해주지 않아?”“엄마는 맨날 이것도 하지 말고, 저것도 먹지 말래요.”“윤택이는 누나랑 엄마 중에 누가 더 좋아?”“당연히 예쁜 누나죠. 엄마가 예쁜 누나처럼 잘해줬으면 좋겠어요.”하지율은 고윤택이 엄격한 엄마보다 마음껏 어리광부리게 해주고 모든 것을 허용해주는 예쁜 누나를 더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아이의 건강을 위해 하지율은 매일 밤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도록 했다. 그리고 위가 약했기에 밖에서 파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했다.다행히 그녀의 세심한 보살핌 덕에 고윤택은 건강을 되찾았고 예전처럼 자주 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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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고지후와 임채아를 본 순간 유소린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고 두 눈에 혐오감이 가득 드러났다.유소린이 차갑게 말했다.“이 바이올린 안 팝니다, 우리.”임채아가 눈썹을 살짝 찡그리더니 유소린의 옆에 서 있는 하지율을 쳐다보았다.청순하고 아름다운 외모와 아담한 체구의 임채아와 달리 하지율은 단정하고 기품이 있었다.전형적인 달걀형 얼굴에 눈썹과 눈매가 수려했고 아름다운 눈동자는 물결처럼 흔들렸는데 마치 미인도에서 튀어나온 고전적인 미녀처럼 기품이 우아했다.하지율을 본 순간 임채아의 두 눈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녀는 재빨리 하지율에게 다가가 간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하지율 씨, 이 여름밤의 별이 혹시 지율 씨 친구의 건가요? 바이올린을 잠시 빌릴 수 있게 친구분한테 말 좀 잘해주면 안 될까요? 저랑 지후 이 바이올린 덕에 인연을 맺었거든요. 그때 제가 정원에서 연습하고 있었는데 지후가 제 연주 소리를 듣고 찾아왔고 그 후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지후는 제가 바이올린 켜는 걸 제일 좋아해요. 지율 씨, 제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마지막으로 노력해보고 싶어요.”의도적인 건지 아닌지 임채아는 고개를 숙이고 목에 걸린 익숙한 목걸이를 보여주었다.머리 위의 조명이 목걸이에 반사되어 눈이 부시게 반짝였다.하지율은 눈을 찌푸렸다가 덤덤하게 말했다.“이 세상에 죽는 사람이 매일 있어요. 그럼 제 앞에 나타난 불치병에 걸린 사람들을 제가 모두 맞춰주고 양보해야 하나요?”이런 심한 말을 처음 들어본 듯 임채아의 눈시울이 갑자기 붉어졌다. 눈물이 눈가에 고여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고지후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하지율, 겨우 바이올린 하나 가지고 이렇게까지 사람을 몰아세워야겠어? 원한다면 내가 하나 새로 사줄게.”하지율이 그를 보며 말했다.“그래. 겨우 바이올린 하나잖아. 채아 씨가 원하면 새로 하나 사줄 거지, 왜 하필 내 것을 가져가겠다는 건데?”임채아가 옆에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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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고윤택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유당불내증이 많이 좋아져서 의사 선생님도 가끔 먹는 건 괜찮다고 했어요. 근데 엄마는 날 통제하고 싶어서 항상 엄마 말만 들으라고 해요.”'통제'라니... 다섯 살짜리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인가?고지후가 입을 열려는 순간 휴대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자 임채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후야, 집에 도착했어?”“응.”“지율 씨는 아직 안 들어왔지?”고지후는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무슨 일이야?”“나... 방금 지율 씨 본 것 같아...”임채아가 머뭇거리며 말했다.“어떤 젊은 남자랑 밥을 먹고 있었는데... 좀 가까워 보이더라.”그녀는 멈칫했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낮에 있었던 일 때문에 지율 씨의 기분이 상한 거 아니야? 지율 씨한테 제대로 설명하는 게 어때?”고지후의 눈빛이 가라앉았다.‘집에 와서 저녁밥을 차리는 게 아니라 딴 남자랑 데이트를 하고 있다고?’그의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차가워졌다.“지금 어디에 있는데?”하지율이 주소를 알려주자 고지후가 대답했다.“알았어.”그러고는 전화를 툭 끊어버렸다....그 시각 레스토랑.강병주는 하지율을 빤히 쳐다보았다.“정말 결정했어?”하지율이 고개를 끄덕였다.“여름밤의 별은 엄마가 날 위해 특별히 만들어주신 거예요. 근데 난 가정을 위한답시고 5년이나 방치해뒀어요...”그러고는 한숨을 살짝 내쉬더니 실망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럼 지금은?”강병주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다시 복귀하면 공연도 자주 해야 하고 엄청 바쁠 텐데. 그러면 남편이랑 아이를 돌볼 시간이 없을 거야.”“윤택이 이젠 많이 건강해졌어요.”하지율은 자신을 비웃듯 웃었다.“게다가 이젠 내 보살핌도 필요 없어요.”“그럼 고지후는?”강병주가 다시 물었다.“고지후가 동의할까?”고지후의 이름을 언급하자마자 하지율의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내 일이에요. 그 사람 동의 따위 필요 없어요.”강병주는 한동안 그녀를 빤히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하지만 네가 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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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하지율은 고지후의 뒤에 서 있는 고윤택을 돌아보았다.지금 하지율에게 말하고 있지만 걱정스러운 시선은 줄곧 임채아에게 향해 있었다.전에 임채아에게 조금이라도 무슨 일이 생기면 고지후와 고윤택은 몹시 긴장했다.한번은 그들 네 명이 함께 공원에 간 적이 있었다.임채아가 더위를 먹은 건지 아니면 병이 발작한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갑자기 쓰러지려 했다.그 순간 고지후와 고윤택은 동시에 임채아에게 달려갔다.다급한 나머지 고지후가 하지율을 밀어 넘어뜨리고 말았다. 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가장 어이가 없는 건 나중에 고지후가 그녀의 손에 붕대가 감긴 것을 보고 어쩌다가 다쳤냐고 물었다는 것이었다.가냘픈 목소리가 하지율의 생각을 끊었다.“윤택아, 내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해서 그런 거지, 네 엄마 탓이 아니야.”임채아는 고윤택에게 고개를 저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내 몸이 너무 약해서 그래...”고윤택이 입을 삐죽 내밀었다.“하지만 내가 분명히 봤어요. 엄마가 채아 이모를 밀어 넘어뜨리는 걸요.”그러고는 하지율을 돌아보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엄마는 어릴 때부터 잘못을 했으면 뉘우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쳤잖아요. 엄마는 어른이니까... 말 바꿀 리는 없겠죠?”하지율은 고윤택의 건강을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일상적인 학습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 쓰지 않았다.이제 겨우 다섯 살밖에 안 된 고윤택은 세 개 국어에 능통했고 말솜씨가 뛰어났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들을 말문이 막히게 할 때도 있었다.고지후의 어머니는 고윤택의 영리함이 고지후가 어릴 때와 똑 닮았다고 했다.지금 고윤택은 예쁜 누나를 위해 그녀에게 대들었다. 어른이자 고윤택의 엄마로서 당연히 모범을 보여야 했다.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아이에게 지키라고 할 수 있을까?그녀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나중에 아이를 어떻게 가르친단 말인가?하지율은 임채아 주변에 있는 고지후와 고윤택을 쳐다보았다. 문득 자신보다 그들이 더 가족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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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고지후가 옆에 서 있던 고윤택에게 말했다.“윤택아, 여기서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고윤택은 고지후가 임채아에게 응급 처치를 해야 한다는 걸 알고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고지후가 가자마자 옆 테이블에서 낮게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박서원, 저 애 좀 봐. 너보다 훨씬 어린 것 같은데 엄마를 지켜주고 엄마를 괴롭히는 내연녀를 내쫓았어. 너도 나중에 저런 나쁜 여자를 보면 쟤처럼 무서워하지 말고 쫓아내야 해. 알았지?”그 말에 고윤택의 시선이 그들에게 향했다.30대쯤 돼 보이는 여자와 7, 8살쯤 된 남자아이가 밥을 먹고 있었다. 박서원이라는 남자아이가 고개를 힘껏 끄덕이더니 고윤택이 쳐다보는 걸 보고는 의자에서 뛰어내려 고윤택에게 다가갔다.“진짜 대단하다, 너. 어떻게 하면 내연녀를 쫓아낼 수 있는지 가르쳐줄래?”고윤택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내연녀?”박서원은 고윤택이 내연녀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아빠 엄마 사이를 망치는 여자를 흔히 내연녀라고 해. 그런 여자들 때문에 아빠 엄마가 이혼하고 엄마가 슬퍼하는 거야. 그런 여자는 다 나쁜 사람이야.”박서원이 잔뜩 화난 표정을 지었다.“요즘 어떤 나쁜 여자가 자꾸 우리 아빠한테 들러붙어. 근데...”박서원의 얼굴에 다시 실망한 표정이 스쳤다.“근데 난 그 여자를 쫓아내고 엄마를 지키는 방법을 모르겠어.”그러고는 존경하는 눈빛으로 고윤택을 쳐다보았다.“너 아까 진짜 멋있었어. 말 몇 마디로 내연녀를 쫓아내고 아빠 엄마 사이를 다시 좋아지게 만들었잖아. 어떻게 한 건지 나한테도 좀 가르쳐줄 수 있어?”고윤택은 여전히 상황 파악이 잘 안 된 듯했다.“아빠 엄마 사이를 다시 좋아지게 만들었다고요?”‘엄마는 먼저 가버렸는데?’박서원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윤택을 쳐다보았다. “아까 그 내연녀 말이야. 네가 몇 마디 하니까 화를 내면서 도망갔잖아. 그리고 네 아빠가 네 엄마를 안고 갔고.”‘엄마? 채아 이모를 우리 엄마로 착각하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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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그 말인즉슨 누가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고윤택이 갑자기 저런 말을 알 리가 없다는 뜻이었다.고지후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차갑게 식어버린 주변 공기가 그가 얼마나 불쾌한지 말해주고 있었다.고윤택은 눈치가 빠른 아이였다. 고지후가 입을 꾹 다물고 있어도 지금 기분이 나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아이는 무의식적으로 해명하려 했다.“엄마가 그런 게 아니라...”말이 끝나기 전에 임채아가 끼어들었다.“윤택아, 네 엄마가 한 말이 아니라는 거 알아. 지나가던 사람이 아무렇게나 지껄인 말이지?”고윤택은 임채아의 속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뭐든 다 아는 임채아가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맞아요. 아까 식당에서 다른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하는 말을 들었어요.”임채아가 다정하게 말했다.“이모는 윤택이를 믿어.”고윤택은 미소를 지으려다가 뭔가 생각난 듯 다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조수석에 앉아 있는 임채아를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물었다.“이모는 내연녀가 될 건가요?”고지후가 얼굴을 찌푸리고 뭐라 하려던 그때 임채아가 말렸다. 그녀는 고지후에게 고개를 저은 후 고윤택에게 말했다.“윤택아, 잊었어? 이모는 길어야 6개월밖에 못 살아.”평소 고윤택은 그녀를 예쁜 누나 혹은 채아 이모라 부르면서 갖은 애교를 부렸다. 그런데 갑자기 심각한 표정으로 그런 질문을 하자 임채아는 저도 모르게 위기감을 느꼈다.‘이제 겨우 다섯 살이라고 해도 평범한 아이처럼 대해선 안 되겠어.’고윤택은 그제야 그 사실을 떠올린 듯 멍해졌다. 왜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는지 고윤택조차도 영문을 알지 못했다. 후회스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다.‘이모가 얼마나 착하고 상냥한데 왜 이모를 의심했지? 게다가 이모한테 남은 날도 얼마 없잖아.’고윤택이 영특하긴 해도 그래봤자 겨우 다섯 살이었다. 아이는 임채아가 정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는 걸 알아채지 못하고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사과했다.“이모, 죄송해요.”임채아가 웃으면서 다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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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임연자는 제대로 본 게 맞는지 확인하려고 눈까지 비볐다.옆에 있던 고윤택이 임연자의 이상한 행동을 보더니 바로 물었다.“아주머니, 무슨 일 있어요?”임연자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고지후에게 건넸다.“도련님, 어떡하면 되죠?”고지후가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하지율이 단톡방을 나갔다는 알림이 뜬 것이었다. 그의 표정이 확 굳어진 그때 고지후의 휴대폰이 울렸다.휴대폰 너머로 임채아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지후야, 어떡해? 지율 씨가 많이 화났나 봐...”고지후는 문득 하지율이 떠올랐다. 그녀가 우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딱 한 번 있었는데 하지율이 임채아를 물에 빠뜨려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했을 때였다. 그때 그녀는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고지후는 그녀를 벌하기 위해 고윤택을 고씨 가문의 본가로 데려갔고 하지율에게 사과하지 않으면 고윤택을 영원히 보지 못할 거라고 했다.당시 고윤택은 병이 발작하여 계속 고열에 시달렸다. 하지율이 본가까지 쫓아왔지만 그는 하지율을 들여보내지 않았다.그날 저녁에 폭우가 쏟아졌다.온 가족이 고윤택의 열을 내리는 데 정신이 팔린 바람에 밖에 있는 하지율을 잊고 말았다.결국 더는 지켜만 볼 수 없었던 집사가 와서 알려주고 나서야 그 사실을 떠올리고는 온몸이 흠뻑 젖은 하지율을 안으로 들였다.그때 처음으로 하지율이 우는 모습을 보았다...임채아의 울음소리에 고지후는 하던 생각을 멈췄다.“방금 보니까 지율 씨가 단톡방에서 나갔어. 지율 씨가 나한테 약선요리를 해주고 싶지 않다면 더는 해주지 않아도 돼. 괜히 폐만 끼친 것 같아...”고지후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밀려와 이렇게 말했다.“그래.”고지후가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는지 임채아의 흐느낌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곧이어 그의 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약선요리가 몸에 좋다면 전문가를 고용해서 네 일상생활을 돌보도록 해줄게.”임채아는 본능적으로 거절했다.“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약선요리가 얼마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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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하지율이 뒤돌아보니 거만하게 생긴 젊은 남자가 친구 몇 명과 함께 그녀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그 남자가 누군지 하지율은 바로 알아봤다. 고지후의 친구이자 임채아의 호구 중 한 명인 장하준이었다.하지율이 고지후와 만나기 시작한 첫날부터 장하준은 그녀를 업신여기고 비웃었다.임채아가 돌아온 후에도 임채아와 고지후 사이를 오가며 신나게 소식을 전했다.임채아가 감기에 걸리거나 조금이라도 아프면 장하준은 바로 고지후에게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했다. 심지어 하지율더러 임채아에게 자리를 내주라고 말한 것도 여러 번이었다.장하준이 하지율의 앞에 다가오더니 조롱 섞인 표정으로 쳐다보았다.“집에서 살림이나 제대로 해서 남편 마음이나 사로잡을 생각은 안 하고. 가정주부가 여긴 왜 왔어? 얼굴이나 팔고 다니는 건 가정주부의 품행이 아니지.”못하는 게 없었던 하지율은 그야말로 현모양처 그 자체였다. 장하준은 그 사실을 알고 하지율에게 가정주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그 후 고지후의 주변 사람들은 하지율만 만나면 모두 가정주부라고 불렀다.장하준의 태도와 말투가 거슬렸던 유소린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고 하지율의 얼굴도 눈에 띄게 굳어졌다.그런데도 장하준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휘파람까지 불면서 호들갑스러운 표정으로 하지율을 쳐다보았다.“아이고, 또 화났어? 가정주부는 농담도 못 받아들이나?”장하준의 친구들도 옆에서 부추겼다.“그러게 말이야. 고씨 가문 사모님이면 아량을 베풀어야지, 왜 이렇게 속이 좁아? 이건 지후 얼굴에 먹칠하는 거나 마찬가지인데.”“하준이 형 말이 틀린 것도 아니야. 넌 집에서 남편이랑 애나 돌보는 가정주부잖아.”“사실인데, 뭐. 가정주부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우리 채아 누나한테 덤벼? 채아 누나는 A대를 졸업했어.”“A대라고 들어본 적도 없지? 말하면 깜짝 놀랄 텐데. A대는 세계 랭킹 5위 안에 드는 음대야.”그 말에 유소린이 하지율을 쳐다보았다.“임채아가 A대를 졸업했어? 왜 임채아라는 사람을 들어본 적이 없지?”그러자 장하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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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인내심이 거의 바닥난 고지후가 싸늘하게 말했다.“그만들 해.”장하준이 뭐라 더 말하려던 그때 임채아가 그를 말리면서 고개를 저었다.“하준아, 그만해. 오늘 우민이 생일이잖아. 얼른 들어가자.”장하준은 고지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보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룸 안, 유소린은 호스트를 부르고 싶었지만 하지율이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키는 수밖에 없었다.“여기 호스트 퀄리티가 엄청나. 몸매도 끝내주고. 그 울퉁불퉁한 복근의 촉감이... 진짜 대박이야. 한번 만져보면 손을 뗄 수가 없어.”하지율이 말했다.“고지후랑 이혼 준비하는 동안에는 최대한 조심해야지. 괜히 꼬투리 잡혀서 변수가 생기면 안 되니까.”유소린이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것도 그러네. 괜히 역공당할 수도 있겠어.”유소린은 가만히 있질 못하는 성격이었다. 호스트를 부를 수 없게 되자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얼마 후 하지율의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강병주의 전화였다. 그녀는 유소린에게 손짓한 다음 전화를 받으러 나갔다.강병주는 작업실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했다.그와 매니지먼트 회사 간의 계약이 최근 만료되었고 또 마침 하지율이 복귀 의사를 밝혔기에 작업실을 설립할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하지율은 듣자마자 흔쾌히 승낙했다.전화를 끊은 후에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볼일을 보고 나오다가 세면대 앞에서 메이크업을 수정하고 있는 임채아와 마주쳤다.하지율은 그녀를 힐끗 보더니 무심하게 시선을 돌렸다. 수돗물을 틀어 손을 씻고 나가려는데 임채아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하지율 씨.”하지율이 뒤돌아보며 말했다.“무슨 일이죠?”임채아는 가볍게 웃으면서 휴대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다.“이게 뭔지 한번 봐봐요.”임채아의 손에 낡은 부적이 들려 있었는데 부적을 본 순간 하지율은 숨이 멎는 듯하여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녀가 웃으며 말했다.“윤택이가 그러는데 이 부적이 예전에 윤택이가 아팠을 때 지율 씨가 절에서 하루 밤낮으로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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