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은도 같은 의문이 들었다.화려한 마차의 가림막이 열리자, 그녀는 재빨리 가림막을 내렸다.“그냥 유람하러 오신 걸 수도 있으니, 신경 쓰지 말고 뒷산으로 가자.”그녀의 착각인지는 몰라도, 아까 부터 마차 밖에서 누군가의 집요한 시선이 느껴졌다.하지만 가림막을 열어볼 용기는 없었다.한편, 마차에서 내린 연예준은 뒷산을 향해 가고 있는 그녀의 마차를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뒤를 따르던 상청은 헤벌쭉한 표정으로 그에게 농을 걸었다.“전하, 소인이 보기에 어째 오 소저는 전하의 마차를 보고 더 빨리 도망가는 것 같습니다?”싸늘한 눈총이 쏟아지자 그는 급기야 입을 다물었다.“네 말은 오 소저가 나를 싫어한다는 뜻이냐?”상청은 혹여 심기 뒤틀린 주인이 발길질이라도 할까 두려워 다급히 고개를 저었다.연예준은 차갑게 비웃어주고는 뒷산 방향을 힐끗 보다가 주지 스님의 안내를 받고 사찰 안으로 걸어들어갔다.그 시각, 오주은은 마부에게 내일 다시 오라고 당부한 후, 은화를 줘서 돌려보냈다.그리고 영주와 함께 익숙하고도 낯선 선방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 내부는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꾸며 놓은 그대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탁자 위에 놓인 나무 인형을 보자 오주은은 아련한 표정으로 그것을 향해 손을 뻗었다.“왕 어멈한테는 잘 일러 뒀지?”그러자 영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평양 후작 부인이 출발하자마자 왕 어멈이 사람을 시켜 소문을 퍼뜨렸으니 내일 저택으로 돌아가시면 분명 세가의 초대장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시 경연이 시작되기 전, 그녀가 우선 해야 할 일은 적당한 혼처를 선택하는 것이었다.시 경연이 끝나면 폐하와 약속한 기간까지 7일이 남았고 그 전에 혼처를 찾지 못한다면 황릉으로 끌려가게 될 것이다.‘절대 그곳에 갈 수는 없어!’오주은은 기분을 추스른 후, 영주를 시켜 제사상을 준비하게 했다.그리고 때 마침 제사 의식이 시작되었다.번잡한 제사 예법을 지켜야 했는데, 오주은은 단 한번의 실수도 하지 않았다.그렇게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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