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작께서 어젯밤 천향루에 가셔서 흥청망청 즐기시다가, 한 번에 일곱, 여덟 명의 아가씨를 불러 지나치게 노셨답니다. 결국 숨을 제대로 고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천향루 쪽에서는 후작을 저희 문 앞까지 실어다 놓고, 옷도 제대로 입히지 않은 채 두었어요. 후작께서 부르신 아가씨들 값을 아직 치르지 않았다며, 돈을 갚아야 시신을 들여보내겠다고 합니다.”신수빈은 자신이 아직 잠에서 덜 깬 것인지, 순간 머릿속이 멍해졌다.“뭐라고요? 아버님께서… 어떻게 되셨다고요?”“후작께서 천향루에서 돌아가셨습니다. 그 집 마담이 시신을 실어다 놓고 갔습니다.”그 말을 듣는 순간, 신수빈의 머릿속이 번쩍 맑아졌다.방금 전까지 남아 있던 두통도, 어지러움도 말끔히 사라진 듯했다.“어서, 단장부터 하거라.”이렇게 기쁜 일을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신수빈이 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정월 열흘, 별다른 일 없는 날이라 소문을 들은 이들이 너나없이 몰려든 것이다.천향루의 마담이 이토록 대놓고 후작부 문 앞에 와서 돈을 요구하는 것도, 결국 윤 가를 만만히 본 까닭이었다.장안에서 이 정도 규모의 기루를 운영할 정도라면, 그곳의 명기들 뒤에는 하나같이 권세 있는 후원자가 붙어 있는 법이었다.그러니 그 마담의 눈높이도 자연히 높아져, 요즘처럼 집안에 사건이 끊이지 않고 남자들마저 실권이 없는 후작부 따위는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다.신수빈은 문 앞에 서서 당당하게 떠드는 마담의 목소리를 들었다.“난 겁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 천향루에 드나드는 분들이 다 어떤 분들인데요. 자기 능력에 맞게 노는 법인데, 나이도 꽤 드신 분이 한 번에 일곱, 여덟 명을 부르더군요. 저는 분명 말렸습니다. 감당 못 하실 거라고, 둘쯤 줄이시라고요. 그런데요? 이 평양후라는 양반, 기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열 명이든 여덟 명이든 다 거뜬하다고 하더군요. 이 꼴 보세요. 몸이 버티질 못해서 쓰러지고, 우리 집 아가씨들만 놀라게 만들었잖아요.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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