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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만능 의사의 탄생: Chapter 21 - Chapter 30

30 Chapters

제21화

“좋아요. 제 치료 과정을 보여드리도록 하죠. 그래야 그 입으로 허튼소리를 내뱉지 않을 테니 말이에요.”서태오는 차갑게 웃은 뒤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이때 송서우는 두 다리를 끌어안고 침대 위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우리 엄마가 듣기 싫은 소리를 한 건 아니죠?”송서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녀는 조금 전 잠이 들었을 때의 그 감각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었기에 혹시라도 엄마가 서태오를 화나게 했을까 봐 걱정되었다.“네. 저는 괜찮으니까 다시 침놓을게요.”서태오가 웃어 보이자 송서우는 그제야 안도하며 서둘러 다시 침대 위에 엎드렸다.서태오가 다시 침을 놓았다. 그리고 침을 다 놓자마자 송서우는 다시금 깊이 잠들었다.옆에서 지켜보던 제롬과 송윤성은 그 광경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정말 너무 신기한 침술이에요. 정말 대단해요!”제롬이 오버하며 말했다.서태오는 그를 무시하고 송윤성에게 말을 건넸다.“처방전을 남겨둘 테니 처방전에 적힌 대로 약을 먹이도록 하세요. 그리고 저는 3일에 한 번씩 송서우 씨에게 침을 놔주겠습니다.”송윤성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서태오가 떠나려고 하자 제롬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서태오 씨, 저 서태오 씨를 제 스승님으로 삼고 싶어요. 저 침술을 배우고 싶어요. 수많은 환자들이 불면증을 앓고 있는데 만약 침술을 배운다면 저는...”제롬이 중얼대며 말하자 서태오는 그를 향해 눈을 흘기며 자리를 떴다.“스승님... 제발 가르쳐주세요...”송윤성이 중간에서 제롬을 가로막은 뒤 서태오를 따라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오늘 일은 정말 미안해요. 사실 이 차는 병원에서 선물로 주려고 했는데 너무 급하게 가길래 그러지 못했어요. 이 차는 제 전처 대신 사죄하는 의미로 드릴게요. 그리고 제소정 산꼭대기 위에 별장이 하나 있는데 그것도 선물로 줄게요. 그건 우리 딸을 치료해 준 비용이라고 생각해 줘요. 그리고 이거 비싼 찻잎인데 올해 갓 수확한 거예요. 얘기를 들어보니 500그램에 1억 2천만 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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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장현주는 말하면 말할수록 화가 났다. 정하람에게서 병원에서 일어난 일을 전해 들었을 때 그녀는 당장 서태오를 집안에서 내쫓고 싶었다.“지금으로서는 하람이 숙부한테 얘기 좀 잘해달라고 부탁하는 수밖에 없어.”서태오는 미간을 찌푸렸다.“다 해결됐으니까 그럴 필요 없어요.”장현주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나는 애초에 하람이랑 너 결혼하는 거 반대했어. 그런데 우리 남편이 네가 원래 성격이 아주 좋은데 갑자기 병을 앓게 된 거라고 했었어. 그런데 병이 다 낫고 보니 네가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 병원에서는 겁을 먹어서 하람이를 지켜주지도 못하더니 이제 와서 큰소리를 치네!”정하람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병원에서 서태오가 보여줬던 모습 때문에 그에게 완전히 실망했다.서태오는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는 설명하는 걸 포기하고 찻잎을 들고 주방으로 향했다.“아버님, 이건 다른 사람이 제게 선물로 준 찻잎인데 아주 좋은 거예요. 아버님께서 드세요.”“하하하, 그래. 고마워!”정준혁은 늘 그렇듯 자애롭게 웃어 보였다.장현주는 주방 앞에 서서 짜증을 부렸다.“누가 너한테 좋은 걸 주겠니? 또 어디서 싸게 산 걸 가져와서 우리 남편을 속이려는 건 아니고?”“이건 아주 비싼 찻잎이에요!”서태오가 그렇게 얘기하자 장현주는 눈을 흘기면서 비아냥댔다.“비싼 찻잎? 그러면 그걸로 달걀이나 삶으면 되겠네!”장현주는 그렇게 말한 뒤 주방 안으로 들어가서 달걀 몇 개를 솥 안에 넣더니 서태오가 들고 있던 찻잎 중 일부를 물 안에 넣고 끓이기 시작했다.그러고는 도발하듯 서태오를 힐끗 보더니 씩씩대며 주방을 나섰다.서태오의 입가가 경련했다. 정준혁도 그것이 아주 비싼 찻잎이라는 걸 믿지 않았기에 서태오를 위로했다.“괜찮아. 저 사람은 원래 저런 성격이니까 신경 쓰지 마.”“...”바로 이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장현주는 곧바로 웃는 얼굴로 문을 열러 갔다.“태준아, 민희 씨. 어서 들어와!”장태준은 40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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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장현주는 그제야 장태준의 말을 믿었다. 순간 후회와 분노, 모욕감이 몰려왔다. 1억짜리 찻잎으로 달걀을 삶다니... 너무 멍청한 짓을 저질러 버렸다.정준혁도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태오가 친구가 선물로 준 거라길래 싼 건 줄 알았지...”장현주가 어두운 얼굴로 중얼댔다.장태준은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제가 오해했나 봐요. 마침 우리 집에 찻잎이 없었는데 평범한 차도 괜찮으니 이건 제가 가져갈게요!”장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그 찻잎을 빼앗아 간 뒤 삶은 달걀까지 두 개 들고 주방을 나섰다.장현주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무려 1억짜리 찻잎이었기에 마음 같아서는 다시 빼앗고 싶었다.정준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됐어. 안 그래도 부탁할 일이 있잖아. 그냥 선물인 셈 치자고.”“이게 다 서태오 때문이에요. 그런 건 확실히 말했어야죠!”“태오는 얘기했었어. 당신이 안 믿어서 그렇지.”“...”서태오는 거실에서 그들의 대화를 들었다. 그는 그 상황이 웃겼고 괜히 끼어들 생각도 없었다.이내 음식들이 다 준비되었고 그들은 함께 식탁 앞에 앉았다.“처남, 한잔하지. 우리 가족들 중에 처남이 지금 제일 잘나가잖아. 마흔에 경찰서 과장이 되었으니 앞으로 더 올라가겠네.”정준혁이 잔을 들면서 말했다.“우리 남편은 지금 신은태 청장님이 굉장히 눈여겨보고 있어요. 어쩌면 다음 해에 승진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하민희는 우쭐대면서 말했다.“정말 축하할 일이네. 한 잔 더 하자고!”정준혁이 웃으며 말했다.장태준은 정준혁의 칭찬에 기분이 들떴다.“경찰청으로 가면 지금만큼 편하지는 않을 거예요. 지금은 비록 과장이긴 하지만 일상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제 눈치를 봐야 하죠.”서태오는 고개를 숙인 채 밥만 먹고 있었는데 정하람이 장태준의 잔에 술을 따르라는 의미로 서태오의 발을 밟았다.그러나 서태오는 고개를 들고 잠깐 멍해 있더니 이내 깨달았다는 듯이 갈비를 집어 정하람의 앞접시에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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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황지환이라는 말에 장태준은 당황했다. 황지환은 겨우 경찰서 과장인 그가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었다.그러나 그는 이미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게다가 상황을 보아하니 정준혁은 1억이 아니라 2억이라도 내놓아야 할 판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바람처럼 황지환이 더 이상 그들을 찾아오지 않을지는 그가 장담할 수 없는 일이었다.어차피 돈은 다 썼다고 하면 되니 말이다.정준혁은 약재 재배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실 따지고 보면 농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그래서 그가 중간에서 돈을 가로챘다는 것을 안다고 해도 그를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앞으로도 그에게 기대야 할 상황이 많이 생길 테니 말이다.장태준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황지환 씨 사람을 건드리다니. 황지환 씨를 건드린다면 아주 못 볼 꼴을 보게 될 거야. 1억으로는 턱도 없어.”그 말에 정준혁은 긴장했다.“처남, 정말 안 되는 거야?”“2억으로 하시죠.”장태준은 또 한 번 트림을 하면서 말했다.“2억?”장현주는 경악했다. 그녀는 장태준이 탐욕을 부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서태오는 웃으며 말했다.“그러면 됐어요. 저희는 2억이 없거든요. 제가 알아서 해결할게요!”하민희는 2억을 눈앞에서 놓치게 될 것 같자 눈이 벌게져서 말했다.“태오야, 넌 정말 철이 없구나. 우리 남편도 해결하기 힘들어하는 문제를 네가 해결하겠다고? 네가 해결할 수 있었으면 네 장인어른이 우리한테 부탁했겠니?”서태오는 장태준이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약 진심으로 그들을 도울 생각이었다면 돈을 받는 것쯤은 받아들일 수 있었다.그러나 두 사람은 돈을 받은 뒤 그들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 줄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2억으로 황지환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송윤성이 직접 황지환을 찾아갈 필요도 없었다.하민희의 말에 사람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이때 누군가 다급히 문을 두드렸고 정하람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러 갔다.문 앞에는 사람이 7, 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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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저 사람이 경찰서 과장이면 난 경찰청장이야! 큰소리는 나도 칠 수 있다고!”평소의 조윤상이었다면 경찰서 과장이라는 말을 듣고 겁을 먹었을 것이다.그런데 이유찬이 만약 그가 2억을 받아낸다면 그 2억을 전부 그에게 주겠다고 했다.조윤상은 현재 도박장에 1억 6천만 원 정도를 빚지고 있었는데 만약 그 돈을 갚지 못한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눈앞의 남자가 진짜 경찰서 과장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됐고 얼른 돈 내놔. 돈을 주지 않으면 오늘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칼로 찔러버릴 줄 알아!”조윤상은 그렇게 말하면서 비수를 꺼내며 마구 휘둘렀다.그가 데려온 사람들도 전부 도박에 미친 자들이어서 두려울 게 없었다. 게다가 그들은 경찰서 과장이 어느 정도 급인지조차 알지 못했다.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위해 조윤상은 일부러 장태준의 뺨을 몇 대 더 때렸다.서태오는 느긋한 얼굴로 장태준이 뺨을 맞는 걸 지켜보았다. 지금 그에게 조윤상은 매우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를 대신하여 화풀이해 주고 있으니 말이다.서태오는 잠시 뒤 조윤상을 몇 대 덜 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장태준과 하민희가 맞는 모습에 정하람은 참다못해 말했다.“돈 줄 테니까...”그러나 그녀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서태오가 끼어들었다.“돈 문제는 밖에 나가서 얘기하죠. 우리들 문제니까 괜한 사람은 끌어들이지 말자고요.”그 말에 정준혁은 조급해졌다.법조차 지키지 않는 사람들을 따라 나간다면 서태오가 어떤 꼴을 보게 될지 뻔했기 때문이다.정하람은 본능적으로 서태오의 팔을 잡았다.조윤상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가자고 하면 내가 나가야 해? 체면 안 서게 말이야.”서태오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잠깐 짜증 난 표정을 해 보였다. 그는 정하람의 손을 떨쳐낸 뒤 자리에서 일어나 조윤상을 문 쪽으로 걷어찼다.그리고 또 빠르게 걸어가서 조윤상을 문밖으로 쫓아냈다.조윤상의 부하들이 우르르 몰려갔고 어느샌가 방문이 닫혔다.정준혁은 두 눈이 벌게져서 따라 나가려고 했는데 장태준이 그를 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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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조윤상은 저 멀리서 황지환을 보았을 때 당황했다. 도박장 관리인은 황지환을 모셔 올 정도로 대단했던 걸까?“지환이 형님이 직접 오셨네. 이 자식, 네가 어떻게 죽는지 내가 옆에서 똑똑히 지켜봐 줄게!”조윤상은 서태오를 향해 이를 악물면서 말했고, 서태오는 입을 비죽이며 동정하듯 조윤상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조윤상은 입을 떡 벌렸다.서태오는 두려워하기는커녕 일부러 코너를 돌아 멀리서 황지환을 불렀다.그리고 조윤상의 눈에 한없이 대단해 보이던 황지환이 서태오의 비위를 맞추려는 듯 웃으면서 빠르게 서태오에게 달려가며 손을 내밀었다.“서태오 씨, 전에는 제가 실례를 저질렀습니다. 그래서 직접 사과하려고 이렇게 찾아왔어요.”황지환은 서태오에게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서태오 씨는 전부 정확히 예측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세요!”조윤상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황지환은 그를 도와주러 온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서태오 앞에서 매우 공손히 굴었다.“흠, 사과하러 온 거라고 하셨는데 그에 반해 준비한 선물이 참 독특하시네요.”서태오는 조윤상 일당을 가리키며 말했다.황지환은 당황했다.“저, 저는 모르는 사람들입니다.”“그런데 저 사람들은 본인이 황지환 씨 사람이라고 하던데요?”서태오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그 순간 조윤상은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비틀거렸다.황지환은 긴장한 얼굴로 침을 꿀꺽 삼켰다.“서태오 씨, 제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제대로 처리하겠습니다.”그렇게 말하고는 조윤상을 노려보았다.“지환이 형님, 저는 요람 도박자의 조윤상이라고 합니다. 이유찬 씨께서 본인 대신 빚을 받아달라고 하셔서 왔는데 이렇게 될 줄은...”조윤상이 서둘러 설명했다.“그러니까 내 이름을 대면서 헛짓거리를 했다는 거네?”황지환은 화가 나서 얼굴이 벌게졌다. 그는 손을 움직이며 부하에게 조윤상을 끌고 가라고 했다.두 장정이 앞으로 나서더니 조윤상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뒤 그를 차 트렁크 안에 넣어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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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구제 불능인 제 부하들이 오늘 병원에서 난동을 부렸다고 들었습니다. 그놈들은 제가 이미 혼쭐냈습니다. 앞으로는 여러분을 찾아와서 귀찮게 할 사람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 선물들은 사과의 의미로 드리는 겁니다. 부디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황지환은 그렇게 말하면서 뒤로 살짝 물러났다.선물들이 집 문 앞에 쌓이자 정준혁은 그제야 황지환이 정말로 사과하러 온 것이라는 걸 믿었다.“됐어요. 사과도 했으니 이만 돌아가세요.”사람들 뒤에서 서태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황지환은 고개를 끄덕인 뒤 빠르게 부하들을 데리고 떠났다.그들이 다 떠나고 난 후에야 장현주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깜짝이야. 정말 무서운 사람들이네.”정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선물들을 바라봤다.“이 선물들은 받으면 안 돼. 다시 돌려줘야겠어.”“오늘 그 사람들 때문에 하람이가 겁을 먹었으니 당연히 배상해야죠.”서태오는 그렇게 말하면서 그것들을 집 안으로 옮겼다.장현주는 화를 내며 말했다.“배상 같은 소리 하네. 우리 남편은 태준이한테 4억을 주면서 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어. 그래서 태준이가 여러 귀인들에게 연락을 돌렸지. 그러고 보면 태준이도 꽤 능력이 좋아. 귀인들에게 문자 몇 통 보낸 것뿐인데 황지환 씨가 이렇게 선물까지 들고 사과하러 왔으니 말이야.”장현주는 그렇게 말한 뒤 서태오를 노려보았다.“이게 다 너 때문이야. 병이 나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우리 집안을 다 말아먹게 생겼네.”서태오는 미간을 찌푸렸다.“이 문제는 제가 해결한 거예요. 외숙부님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 왜 4억이나 준 거예요?”“이 양심 없는 놈! 아직도 큰소리를 치네. 네가 그럴 능력이 된다면 내가 남 비위 맞추면서 4억을 줬겠어?”“지금 당장 그 돈 받아낼게요. 외숙부님은 아무것도 한 게 없으니까요.”서태오는 언짢은 얼굴로 장태준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그런데 정준혁이 그를 막아섰고 장현주는 그를 욕했다.“아직도 창피한 줄 모르네. 우리는 4억으로 밭을 좀 더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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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서태오는 잠깐 망설였다. 하지만 정준혁은 그를 지키려고 4억도 흔쾌히 건넨 사람이었기에 서태오는 그와 정하람이 더 가까워지길 바라는 정준혁의 바람을 차마 외면할 수가 없어 정하람과 함께 외출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강초은이 검은색 차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보였다.서태오를 본 순간, 강초은은 흠칫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정하람을 바라보았고 정하람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이쪽은 내 친구 강초은이야. 인사 나눠.”“다 나은 거야?”강초은은 서태오의 상황을 알고 있는 듯했다.정하람은 고개를 끄덕였고 강초은은 입꼬리를 내렸다. 그녀는 서태오를 깔봤다. 돈도 없고 힘도 없는 고아인 데다가 얼굴도 그다지 잘생기지 않았으니 엄청난 미인인 정하람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안녕하세요.”서태오는 덤덤히 손을 내밀었다.그러나 강초은은 그를 무시하고 곧장 운전석으로 걸어갔다.“차에 타. 도준서 걔네 기다리고 있어.”“도준서?”정하람은 그 이름을 들은 순간 눈에 띄게 당황했다.강초은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오해하지 마. 그냥 차만 마시는 거니까.”정하람은 강초은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빠르게 달려 카페 같아 보이는 곳 앞에 멈췄다.“하람아, 초은아. 드디어 왔네? 우리 한참 기다렸어!”멀끔한 차림의 남자들이 그들을 맞이했다.가장 앞에 선 남자는 언뜻 보면 신사 같지만 눈빛에서 약간의 오만함이 보였다. 그는 정하람의 친구이자 정하람을 짝사랑하는 도준서였다.차에서 남자 한 명이 따라서 내리자 도준서의 표정이 살짝 달라졌다.“저분은 누구야?”“주제 파악 못 하고 하람이랑 결혼한 사람.”“응?”도준서는 살짝 당황했으나 이내 강초은의 말을 이해했다. 그 남자는 아마도 정하람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편일 것이다.도준서의 얼굴에 언짢음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서태오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서태오는 아주 평범했다.그리고 소문에 따르면 원래도 집안 형편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 뒤로 집에 큰일이 생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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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이상한 이름이네.”강초은이 중얼댔다.“하하, 청봉수는 과거 유명했던 차야. 수증기로 수분을 증발시킨 뒤 압력을 줘서 누르는 방식으로 생산되지. 청봉수는 한때 용단차와 함께 최고의 차라고 불렸었어. 당시 유명한 시인들도 청봉수를 마시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해.”도준서가 술술 말했다.“정말 고상한 취미를 갖고 있네. 진짜 우리랑은 너무 다르다...”강초은은 아부를 잘 떨었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도준서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옛날에 좋은 집안 자제들은 서예, 회화, 악기, 시, 다도 등을 다 익힌다고 하잖아. 나도 하람이처럼 옛날의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것뿐이야.”정하람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초은이 덕분에 그런 것들을 알게 되었다가 조금 호기심이 생긴 것뿐이야. 잘 알지는 못해.”그들이 대화를 나눌 때 서태오는 그 자리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서태오 씨, 다들 태오 씨가 하람이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던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하람이와 결혼한 걸 보면 아마도 하람이랑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을 텐데 혹시 다도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도준서가 갑자기 서태오에게 말을 걸었다.서태오는 턱을 쓸면서 말했다.“조금 알고 있습니다.”도준서는 만약 서태오가 정하람의 취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말처럼 둘은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한 것이었다.“조금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죠. 평소에 어떤 차를 주로 드시나요?”강초은은 도준서의 친구였고 서태오를 싫어했기에 그에게 망신을 주려고 했다.정하람의 입꼬리가 내려갔다. 그녀는 서태오를 이 자리에 데려온 것이 후회되었다.서태오는 난감해하지 않고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그냥 흔한 차들로 마셔요.”사람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서태오를 비웃었다.흔한 차라니.그들이 마시는 차들은 그런 흔한 차들이 아니라 50그램에 수십만 원씩 하는 비싼 찻잎으로 우리는 좋은 차들이었다.도준서는 그 뒤로 서태오에게 말을 건네지 않았다.그들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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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도준서의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는 모두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라 좋은 술과 좋은 차들을 많이 마셔봤다.그리고 강초은도 재벌 2세 정도는 되었다.그러나 그들과 달리 서태오는 보잘것없는 집안의 고아였기에 이런 귀한 차를 마셔볼 기회도, 자격도 없었을 테니 평가를 내린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도준서는 서태오를 무시하는 눈빛을 해 보였다. 그는 서태오가 망신당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다.정하람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서태오가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알지 못하는 것은 창피한 일이 아니었다. 그녀도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잘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것은 아주 창피한 일이었다.서태오는 한숨을 쉬었다. 그는 다도에 대해 꽤 많이 알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생전에 차를 마시는 걸 좋아했고 덕분에 서태오는 아버지를 따라 여러 가지 유명한 차를 마셔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우연히 다도와 관련된 책도 읽어봤었다.그래서 서태오는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차를 마시는 일을 있는 집안 자제들의 고상한 취미로 만든 것인지에 대해서도 똑똑히 알고 있었다.서태오는 그들에게 그런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려줄 생각은 없었기에 자신이 봤던 책에 적힌 정보만 짧게 얘기했다.“차에 소금을 넣는 것은 찻잎에 글루탐산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 함량은 테아닌 다음으로 높죠. 차를 끓일 때 적당한 양의 염화나트륨, 즉 소금을 넘으면 차 속의 글루탐산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일정량의 글루탐산나트륨을 만들어내요. 글루탐산나트륨은 쉽게 말하자면 요리할 때 쓰는 MSG 같은 거예요. 그게 있으면 감칠맛이 더 살아나죠. 옛날에는 제다 기술이 지금만큼 뛰어나지 않아 차의 쓴맛이 강한 편이었어요. 그리고 감칠맛이 강해지면 쓴맛이 덜 느껴지죠. 하지만 차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단맛과 쓴맛, 떫은맛과 감칠맛을 모두 제대로 느껴야 해요. 그래서 차를 마시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다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 차에 소금을 넣어서 마신다면 진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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