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고유린은 편히 잠들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녀의 눈 밑은 더 검푸른 빛이 돌았고, 이율은 벌써 일어나서 떠났다. “아씨, 어젯밤에 폐하께서 곤란하게 하지 않으셨지요?” 고유린은 한 손으로 턱을 짚고 넋이 나갔다가 소하의 말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괜찮아.” 소하는 고유린을 위해 치장을 하며 무심코 말했다. “양아씨가 없으니, 후원에서 아씨께서 가장 총애를 받고 있지 않습니까? 이 기회를 틈타 후원을 관리하는 권리를 장악할 생각은 해보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게 되면 더 이상 아무도 감히 우리를 얕잡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고유린은 약간 놀란 듯이 그녀를 쳐다보았다. 소하가 그녀와 함께한 세월이 짧지 않아 항상 신중하게 행동을 했다. 지난번 그녀가 양채평을 도발할 때부터 고유린은 조금 이상하다는 걸 느꼈고, 지금 한 말도 선을 넘었다는 걸 알아챘다. 게다가 그녀의 말투는 질문이라기보다는 떠보는 듯한 말투였다. “아씨, 왜 그런 눈빛으로 저를 보시는 겁니까?” 고유린은 그녀의 손에서 빗을 받아 들고 정색을 하며 말했다. “후원을 관리하는 건 주모가 해야 할 일이다. 소하야, 우리가 어떤 신분인지,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 앞으로 다신 이런 말을 하지 말거라.” 소하는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씨. 저도 아씨를 걱정하는 마음에 그런 말을 한 것입니다. 지금 위엄을 보이지 않는다면 훗날 주모가 들어오시면 아씨를 더욱 괴롭힐 것 아닙니까?”소하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온통 걱정하는 눈빛이었는데 마치 정말로 그녀를 위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고유린은 왠지 불안했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갑자기 화제를 돌려 물었다. “소하야. 전에 네가 어릴 때부터 후부에 있었다고 들었는데, 너의 부모도 후부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냐?” 고유린의 갑작스러운 물음에 소하는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사실대로 말했다. “저의 아버지는 경교 장자에서 일을 보시고, 어머니는 노부인을 모시고 절로 가셔서 모두 후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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