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하던 마당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고, 발자국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고유린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급히 소하를 두 번 불렀지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유린은 문 앞으로 가서 아무나 잡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입을 열기도 전에 두 노파에게 잡혀 마당으로 끌려 나가 무릎을 꿇었다.그녀가 좌우로 둘러보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율의 후원 여인들이었다.죽은 양채평 외에도 두 명의 첩과 한 명의 통방, 그리고 열 명이 넘는 하녀가 있었는데, 그녀가 가장 뒤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함께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 중에는 뜻밖에도 육진과 이율의 하인도 있었다.고유린이 저택으로 들어온 지 3년이 지났지만 한 번도 이런 장면을 본 적이 없었다. 다만 저택의 모든 사람들이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고 하녀와 마마들이 모두 숨을 죽이고 있는 걸 보고 그녀도 감히 경거망동하지 못하고 단정하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약 반 시진이 지나자,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온 사람은 오십 대 중반의 한 여성이었는데 수수한 흰 옷을 입고 있었고, 옷감에는 은은한 귀티가 났다. 얼굴은 단아했고, 자태는 우아하면서도 여유로움이 물씬 풍겼다.그녀의 손에는 정교한 염주가 꼬여 있었다. 구슬은 모두 둥그렇고 매끄러웠는데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천천히 돌아가며 미세하고 맑은 소리를 냈는데, 그녀의 차분한 표정과 아주 잘 어울렸다.육진은 가장 먼저 큰 절을 올렸다.“저 육진, 노부인을 뵙습니다.”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그 뒤를 따라 모두 엎드려 절하며 말했다.“노부인을 뵙습니다.” 고유린은 속으로 놀랐다. 그녀는 이율의 어머니가 돌아올 줄은 몰랐다. ‘이율이 여덟 살 때 부친을 잃은 후, 노부인은 만불사로 수행을 하러 떠났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거지?’ 노부인은 천천히 마당으로 들어가 정중앙에 있는 정교한 박달나무 태사의자에 앉았다. 그녀 옆에 있던 노파는 즉시 뜨거운 차를 한 잔 드렸다. 노부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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