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은 황급히 달려와 채운헌에 들어서서야 약간 황당함을 느꼈다. 방금 조회를 마치고 몇몇 동료들과 술 한잔 하려고 했는데, 우연히 그들에게서 기이한 얘기를 들었다. 경성에서 가장 큰 재봉가게, 연지가게, 그리고 상점과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주인이 모두 같은 여인이라는 것이었다. 그 관리는 아주 생생하게 묘사를 했다. 그는 그 주인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몸매가 날씬하고 우아하며, 멀리서 보면 마치 산골짜기에 홀로 우아하게 피어난 난초 같았다고 했다. 이율은 그가 점점 과장해서 말을 하자 금치 못하고 웃었다. ‘세상에 그렇게 완벽한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의 머릿속에는 갑자기 고유린의 얼굴과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가 떠올랐다. 그러자 관리의 찬사가 갑자기 귀에 거슬리기 시작했다. 그는 정색을 하며 농담을 하는 남자들을 제지했고, 사람을 시켜 알아보라고 한 후, 사람이 채운헌에 있다는 걸 알고 달려왔다. 2층 별실 입구에 멈춰 서서야 이율은 정신을 차렸다. ‘내가 지금 뭐 하는 건가? 수완이 좋은 여주인과 집에서 그에게만 달라붙는 고양이 같은 여인이 어떻게 한 사람일 수 있겠는가?’ 그는 자신이 황당했다. 문을 열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안에서 더없이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나른하고 요염하며 소녀처럼 활기찬 목소리였다. “주인, 제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감개를 만들어 주려고 합니다. 아래층에서 이리저리 골라봐도 마음에 드는 게 없어 특별히 이 별실로 오게 되었으니 경성에서 가장 좋은 실들을 모두 가져오십시오. 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선물을 받는 사람은 귀인이라 별의별 물건들을 다 본 적이 있겠지만, 그래도 난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습니다.”이율은 문을 밀려고 했던 손가락으로 문을 문지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부귀한 가문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노비를 부리며 부족한 것 하나 없이 자랐다. 부친은 일찍 세상을 떠났고, 모친은 오랫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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