녕국공 부인의 자리는 본래 주서용의 것이었다.그녀는 오라버니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며 온갖 고생까지 했으니, 남에게 자신의 자리까지 내줄 이유도 없었다.그래서 이번에 자신의 몫을 되찾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배진휘는 꿀이 떨어질 정도로 애틋한 눈길로 그녀를 주시했다.“서용아, 내 앞에서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5년이나 그리던 여인이 지금 품에 안겨 있다니, 하늘의 자비에 얼마나 감사한지 몰랐다.그는 너무나 다행이라 생각하며 저도 모르게 주서용을 꼭 껴안아주었다.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한 장면을 본 김희영은 허웃음이 터져 나왔다.노부인이 여전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않았는데, 두 사람은 주변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끌어안고 있으니 어찌 황당하지 않겠는가?난감한 셋째 숙모 이 씨가 어색하게 기침을 하며 주의를 주고 나서야 배진휘가 정신을 차렸다. 주서용은 그가 먼저 밀어내기 전에 영리한 척 뒤로 물러서고는 김희영을 조마조마한 얼굴로 쳐다보았다.“부인, 오해하지 마세요. 내가 너무 무서워서 그만, 오라버니를 탓하지 마세요.”이어서 배진휘가 미간을 찌푸리며 당당하게 말했다.“난 그저 서용을 위로해준 것뿐이오. 이런 걸로 부인이 헛된 생각은 하지 않겠지.”김희영은 울컥하는 심정을 억누르고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미소를 지었다.“헛된 생각이라니요. 난 아가씨를 원망하지 않고 더군다나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기 싫어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1800일 넘게 노부인의 건강을 위해 나와 주 의원이 온갖 심혈을 기울였는데, 이제 모두 도로묵이 되었네요.”“배진휘씨, 잘 들어요. 예전에 내가 노부인을 잘 돌보겠다는 약조를 어기지 않았어요. 난 최선을 다했는데 아쉽게도 중요한 순간에 그르쳤네요.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니니 아무런 후회가 없어요.”그녀는 말을 끝내자마자 돌아서서 나갔고, 배진휘는 한마디도 반박하지 못한 채로 예전의 일들을 떠올렸다.5년 전에 김희영이 시집올 때, 노부인은 병이 심각한 탓에 침상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그래서 배진휘가 경성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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