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녕국공은 저 세상으로 간 첫사랑의 상을 치르느라 부인과 합방도 하지 않고, 밤마다 첫사랑의 초상화를 끌어안고 욕구를 풀었다. 그런데, 김희영이 녕국공 저택에 시집온 지 다섯 해가 되던 어느 날, 첫사랑이 갑작스럽게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녕국공 저택을 뒷받침했는데 배진휘의 한마디에 억장이 무너져 버렸다. “이제부터 가문 일은 모두 서용에게 맡기시오. 내가 서용에게 주는 보상이오.” “그리고 모운원 또한 서용에게 양보하시오. 이건 내 마지막 보상이라오.” 그러다 그녀의 몸이 불로 타오를 때, 배진휘에게 애원하며 도움을 청했다. “장난 치지 마시오. 서용의 생일이니 마지막으로 양보하면 안 되겠소?” 결국 그가 김희영과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그녀는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녀를 잃은 배진휘는 극심한 고통에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김희영을 사랑했고 이미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었다. 며칠 뒤, 태자의 혼례식에 참석한 그는 태자비가 자기 부인의 얼굴과 비슷한 것을 발견했다. 그녀를 되찾기 위해 배진휘는 충동적으로 비수를 꺼내 자기 가슴에 찔렀다. “부인, 내 목숨을 줄 테니... 그대 사랑을 내게 돌려주시오. 그래 줄 수 있겠소?” 혼례복을 입은 태자는 그녀가 파혼하고 그에게 돌아갈까 봐 노심초사했다. “희영이 사랑하는 이는 오직 나다. 누가 감히 노리면 바로 목을 칠 것이다!”
Lihat lebih banyak주변이 갑자기 조용해졌다.그 누구도 주서용이 갑자기 배진휘의 품에 안길 줄은 예상치도 못한 것 같았다.김희영은 눈에 거슬리는 장면을 보고 코웃음을 쳤다.비록 웃음소리가 크지 않았지만 옆에 앉은 배진휘는 똑똑히 들었다.‘왜 웃지?’그녀의 웃음소리가 귀에 거슬렸다.배진휘는 주서용을 밀치고 담담하게 설명했다.“서용이 넘어질 뻔한 걸 내가 부축한 것뿐이오. 또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시오.”그 말에 김희영이 웃음을 거두었다.‘또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라고?’그녀는 마치 자신이 오해하여 일을 크게 만들고는 트집을 잡는 소인배처럼 말했다.김희영이 차갑게 대답했다.“쓸데없는 생각하지 않았고 오해한 적은 더더욱 없어요.”두 사람이 어르신이 계시는 앞에서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치근덕거리는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이런 행동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것은 예전에도 주서용과 배진휘는 남녀 사이에 아무런 방어도 하지 않고 선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을 설명했다.하긴 주서용은 지금까지 그가 가슴속에 간직한 유일한 사랑인데 지금 당장 합방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충분히 절제한 것인지도 몰랐다.그에 비하면 오늘 이렇게 껴안는 행위는 아주 작은 것에 불과할 것이다.김희영은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평소 엄격하던 저택의 규칙들은 주서용이 나타나서부터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먼저 배진운과 배진연이 제대로 학당에 다니지 않더니, 지금 주서용은 아무런 명분도 없이 매일 배진휘와 치근덕거리며 껴안고 있으니, 녕국공 저택의 규칙들은 그저 장식에 불과할 뿐이었다. 주인들이 본보기가 되지 않고 흐트러졌으니 하인들의 마음도 덩달아 흔들리기 시작했다.그것을 눈치챈 노부인은 두통이 밀려와 얼른 염 어멈에게 주서용을 부축하라 일렀다.“술을 마시지 말라는데 고집을 쓰더니. 참.”노부인은 그저 탄식만 할 뿐, 탓하지 않고 하인에게 해장국을 끓여오라 지시했다.주서용은 아직도 술 기운에 볼이 빨개져서는 염 어멈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의자에 앉았다.그러자 순간 은은한
본래 편하게 앉아 있던 배진연은 김희영이 나타나자, 인사도 건네지 않고 황급히 일어나 주서용의 뒤에 숨어버렸다.주서용은 그 이유를 모르고 대신 설명했다.“진연이 부끄러워서 그런 것이니 괜히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진연은 어려서부터 나랑 꼭 붙어 다니길 좋아했어요. 어쨌든 아직 어린애라서 우리 어른들이 무섭게 꾸짖으면 안 되잖아요, 그렇죠?”김희영이 코웃음을 쳤다.“그게 무슨 뜻인가요? 이 집에 시집온 후로 단 한 번도 막내 아가씨를 무섭게 꾸짖은 적이 없고 다른 뜻도 없어요. 오히려 서용 아가씨의 말이 왠지 이간질하는 것처럼 들리네요.”웃음을 머금고 얘기하던 주서용의 입가가 살짝 경직되었다. 사실은 무슨 말로 반박할지 몰라 말문이 막힌 것이었다.김희영은 겉으로 조용하고 다정한 인상을 주면서 입은 생각보다 거침없었다.“내가 생각 없이 말했으니 마음에 두지 마세요.”그때 노부인이 바둑알을 내려놓고는 염 어멈의 부축을 받으며 탁자에 다가왔다.“그저 한 말에 희영은 화를 내지 않아. 서용아, 음식들은 다 준비됐느냐? 배고프니까 어서 먹자.”주서용은 황급히 대답하며 아랫것들에게 나머지 요리를 올리라 지시했다.탁상에 여덟 가지 음식과 국 하나가 놓여 있었는데, 다양한 요리를 준비한 것 같아도 대부분 노부인과 배진휘가 평소 좋아하는 음식이었다.주서용은 열정적으로 김희영을 자리에 초대하고, 노부인은 그녀의 손을 잡아 자신의 오른쪽 자리에 앉히더니 반찬을 집어주면서 말했다.“희영아, 여기 앉아. 그동안 집안일을 처리하느라 고생했다.”김희영이 다정한 목소리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배진휘가 그녀의 곁에 앉더니 국을 떠서 앞에 놓아주었지만, 그러든 말든 김희영은 보는 척도 하지 않고 무시했다.또 무시당한 배진휘는 이마에 핏줄이 튀어나왔지만 자신이 먼저 잘못했으니 김희영의 체면을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배진연이 눈동자를 굴리고는, 주서용을 배진휘의 다른 쪽에 앉혔다.“내가 조모랑 같이 앉을게. 오늘 서용 언니 음식을 준비하
한편 김희영은 처소에서 장부를 처리하고 있었는데, 염 어멈이 노부인의 지시를 받고 특별히 말을 전하러 그녀를 찾아왔다.“부인, 노부인의 뜻을 전달합니다. 홍아와 나머지 하인들을 월영헌에 보내서 서용 아가씨를 모시라고 하셨습니다.”그 말에 김희영이 눈살을 찌푸렸다.지금까지 노부인은 집안일에 참견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주서용 때문에 그 규칙을 여긴 것이었다. 노부인까지 그리 결정한다면 외부인인 그녀는 스스로 미움을 살 노릇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녀가 노부인의 명을 거역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염 어멈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어차피 노부인은 서용 아가씨의 든든한 뒷배이니 김희영은 반드시 지게 될 것이다.염 어멈이 가기 전에 이런 말도 전했다.“참, 잊을 뻔했네요. 노부인께서 저녁에 장수의관에서 식사하러 오시랍니다. 서용 아가씨가 음식을 준비하고 홍아 대신 부인께 사과를 드린다네요. 그러니 노부인과 나리가 오래 기다리지 않게 제 시간에 오세요.”염 어멈은 그녀가 거절하기 전에 돌아서서 떠났다.옥정이 씩씩거리며 불평했다.“들어보니, 서용 아가씨는 사과하는 게 아니라 위세를 부리려고 초대한 것 같네요.”김희영은 그보다 막내 아가씨 배진연이 오늘 오후에 자수 수업이 있는 것이 떠올라 옥정에게 물었다.“자수 선생한테 진작에 말을 전했는데 막내 아가씨가 글쎄 오늘 휴가를 냈다네요. 요 며칠은 자수 수업은 물론 학당도 가지 않았어요. 둘째 도련님이 소란을 피우는 마당에 막내 아가씨까지. 평소 얌전해 보이더니 왜 갑자기 태만해지고 말썽을 부리는지 모르겠어요. 부인께서는 항상 저들을 위해서 지극정성이신데… 그걸 알아주지도 않다니, 하나같이 배은망덕하군요.”이미 배진운과 배진연에게 정성을 쏟은 김희영은 이제 더는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마음대로 하게 내버려둬.”예전에 엄격하게 대한 것도 다양한 재주를 미리 배워두면 앞으로 어디로 가든 독립할 수 있기에, 녕국공의 도련님과 아가씨가 부모를 잃고 교양 없이 자랐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다
”흑흑, 저는 은혜를 갚고 싶었을 뿐인데 부인이 냉정하게 저를 팔아버렸어요. 서용 아가씨, 제발 저를 받아주세요...”안에 있던 주서용은 노부인에게 물을 따르다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마침 밖에서 들어온 염 어멈에게서 대충 상황을 듣고 눈빛을 반짝거렸다.이제 막 돌아와서 저택에 자리를 잡지 못했기에 주변에 도와줄 하녀가 필요했다.홍아라는 하녀는 예전에 주서용이 몸값을 주고 데려온 아이였다.만약 그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홍아가 곁에서 시중을 들었을 것이다.본래 충성스러운 하녀인데, 이제 노비 장사꾼에게 팔려간 것 때문에 김희영을 죽도록 미워하게 생겼으니 이 장기말을 반드시 옆에 둘 것이다.“외조모, 저와 홍아한테도 주인과 하인으로서의 인연이 있어요. 홍아가 제 곁에서 시중을 들겠다는데 부인이 노비 장사꾼에게 팔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이게 대체 무슨 처사란 말이에요?”노부인은 그동안 집안일에 손을 떼고 전부 김희영에게 맡겼었다.예전에 그녀가 어떤 결정을 하든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았는데, 지금은 주서용과 관련된 일이기에 차마 두고 볼 수 없었다.“염 어멈, 집사한테 전하게. 홍아를 남겨서 서용의 시중을 들고, 다른 하인들도 월영헌에 보내라고. 이번에 희영은 너무 편파적으로 일을 처리했네. 하인들이 서용을 모시겠다는데 아무 말도 없이 팔아버리는 게 어디 있나? 이 말도 희영한테 전하게.”그래도 주서용은 왠지 불안했다.“그동안 외조모와 오라버니가 나만 감싸고 돌았다고 부인이 원망하는 건 아니겠죠? 그래서 오늘 무고한 하인들을 괴롭히고 화풀이한 게 아닐까요?”노부인이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그럴 리가 없다. 희영은 속 좁은 아이가 아니야. 네가 우리한테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고 있을 거다.”주서용이 입을 삐죽 내밀고 노부인의 어깨에 기대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 저와 오라버니가 어려서부터 사랑한 사이인데, 혹시나 제가 오라버니를 뺏길까 봐 두려워서 그런 걸지도요.”그녀의 말에 노부인이 착잡한 표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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