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 어멈이 부랴부랴 뛰어가 뜨거운 수건을 치웠다.“어머, 노부인, 괜찮으세요?”본래 창백한 노부인의 얼굴이 뜨거운 열기에 벌겋게 익어버렸다.“뜨거워 죽는 줄 알았네! 어서 냉수로 짐찔해 줘.”이번에 김희영이 다가가 뜨거운 수건을 찬물에 넣고는 재빠르게 물기를 짜냈다.이어서 숙련된 솜씨로 건조하고 시원한 수건을 가볍게 노부인의 얼굴에 얹어주었다.그제야 노부인은 살 것 같았다.살며시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주서용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귀에 들렸다.“외, 외조모. 정말 괜찮으세요? 제 탓이에요. 제가 서툴러서 뜨거운 수건을…”주서용은 급기야 무릎을 꿇고 앉아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하게 쳐다보았다.노부인은 외손녀가 자신에게 효도하려고 실수한 것이라 차마 화도 내지 못하고, 염 어멈더러 주서용을 부축하라고 일렀다.“됐어. 네 탓이라고 하지 않았으니까 그만 울어. 좋은 마음으로 그런 걸 알아. 하지만 오랫동안 내 시중을 들지 않아서 내 습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니 앞으로 익숙해지면 잘할 수 있을 거야.”주서용은 죄책감에 여전히 낮은 소리로 흐느끼다가, 노부인이 전혀 화내지 않고 달래 주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그때 무심코 김희영을 힐끗 보면서 속으로 이를 갈았다.‘지금 김희영이 속으로 나를 비웃었겠지? 하지만 그래서 어쩌겠어. 난 신경 쓰지 않아. 내가 무슨 실수를 하든 외조모는 화를 내지 않고 절대 탓하지 않으며, 내 편을 들어줘야 된다는 것만 알면 돼.’자신과 외조모는 혈연 관계이고 서로에 대한 정이 깊기에, 일개 외부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자신했으며, 김희영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노부인은 주서용을 달래기 위해 탁상 위에 놓인 닭곰탕을 몇 모금 마셨다.“맛이 좋네. 서용아, 정말 고생했어. 간밤에 한숨도 못 자고 이 늙인이와 진운을 돌보느라 애썼다.”주서용은 눈물을 그치고 해맑게 웃었다.“외조모가 맛있다면 한 그릇 더 떠올게요.”“그래, 그래. 맛있어! 맛있고 말고.”노부인은 웃으면서 닭곰탕을 단번에 마셨다.짜고 기름기가 많아서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