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리안의 입꼬리가 아주 살짝 올라갔다.거의 보이지도 않을 만큼 희미한 미소였다.“다행이군.”그 이후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오가지 않았다.차 안에는 엔진 소리만 낮게 울렸고, 초록빛 향수의 향은 점점 짙어져 이유 없이 셀렌의 가슴을 답답하게 만들었다.그날 밤, 자인의 그림 전시회는 황궁의 대리석 연회장에서 성대하게 열렸다.천장에는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고, 현악기의 선율이 신선한 꽃향기와 고급 향수 냄새가 섞인 공기 사이로 부드럽게 퍼져나갔다.그들이 도착하자마자 오데트와 셀렌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다.셀렌이 입은 초록빛 드레스는 은은한 빛을 받아 부드럽게 반짝였고,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를 향했다. 오데트는 모두에게 존경받는 귀부인다운 위엄 있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하지만 그들의 뒤를 따라 걷는 디리안은 침묵 속을 걸었다.흠잡을 데 없이 단정했고, 무표정했으며, 도무지 속을 읽을 수 없는 얼굴이었다.무엇보다 사람들을 가장 의아하게 만든 건, 아직 자인의 그림들이 공개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모든 작품은 두꺼운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그것은 손님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이상한 홍보 방식 아닌가?”한 남작이 아내에게 작게 속삭였다.“보통은 작품을 바로 전시하잖아. 그런데 이번엔… 전부 숨겨놨군.”자인이 원래도 괴짜로 유명하긴 했지만, 이번 방식은 평소보다도 훨씬 특이했다.그래서 손님들은 우선 연회를 즐기도록 안내 받았다. 술과 음악, 그리고 형식적인 정치 이야기가 가득한 가벼운 대화들 속에서 사람들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았다.오데트는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녹아들었다.그녀는 귀족들을 한 명씩 맞이하며 우아한 미소로 대화를 이어갔다.그 옆에 선 셀렌 역시 품위 있고 아름다웠다. 그날 밤 그녀의 모습에 대한 칭찬이 끊이지 않았다.하지만 디리안은 전혀 다른 의미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그는 줄곧 뒤쪽에 서서 군중을 무표정하게 바라볼 뿐, 몇몇 남성 귀족들이 군사 이야기나 정치, 영지 사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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