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벤은 여전히 제자리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모로 영애께서는 분명 감옥에서 큰 고통을 받고 계실 겁니다. 게다가 귀족 전용 감옥도 아니라, 평민 죄수들과 함께 갇혀 계시지 않습니까.”그의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방 안에 또렷하게 울릴 만큼 분명했다.“그만 말해라, 스벤.”디리안의 목소리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조용했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경고가 담겨 있었다.스벤은 곧바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고개를 숙였고, 이내 업무 가방을 열어 새로운 서류철과 문서들을 꺼내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커다란 서재 안에는 종이를 스치는 소리만이 희미하게 흩어졌다.디리안은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채 산처럼 쌓여 있는 서류 더미를 바라보았다. 머리가 무겁게 짓눌리는 기분이었다.겨울은 머지않아 찾아올 예정이었고, 그들은 곧 다시 북부 영지 프로스트헬름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했다. 차가운 설원과 끝없는 눈보라가 지배하는, 그의 통치 아래 놓인 땅이었다.처리해야 할 문제는 끝이 없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모든 복잡한 문제들 사이에서도 비베니에의 이름만은 자꾸 그의 머릿속을 맴돌았다.분명 그녀를 감옥에 넣은 사람은 자신이었다. 한편으로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동시에, 그녀가 저질렀던 행동과 자신에게 내뱉었던 말들을 떠올릴 때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짜증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치밀어 올랐다.……감옥 안 공기는 축축하고 눅눅했다.녹슨 쇠 냄새와 젖은 흙 냄새가 뒤섞여 숨 쉴 때마다 코끝을 찔렀다.비베니에는 감방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옷은 이미 더럽게 얼룩져 있었고, 땀에 젖어 축축하게 몸에 들러붙어 있었다.지금이 대체 며칠째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분명한 건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몸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천장에서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가끔 그녀를 힐끗 바라보고 지나가는 간수들의 발소리만이 적막한 감옥 안을 채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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