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말발굽 소리가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안에서는, 셀렌이 방 한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마치 방금 자신의 가슴 깊은 곳에 결심을 못으로 박아 고정한 듯했다.오늘부터 그녀에게 결혼은 더 이상 감옥이 아니었다. 전쟁터였다.셀렌은 차가운 침대 위에 몸을 내려놓았다.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고, 목소리는 가까스로 속삭임만 흘러나왔다.“대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걸까?”디리안 레벤티스 공작의 아내로 보낸 5년, 공작부인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그녀는 모든 노력을 쏟았다. 게으름 피우지 않았고, 열심히 공부하고, 꼼꼼히 정리하고, 성심껏 시중을 들었다.남편의 식사부터 영지의 업무까지, 그의 모든 필요를 채웠다.셀렌이 한 모든 일의 목표는 단 하나, 인정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공허한 시선, 얼음 같은 말이었다. 그리고 가장 잔인한 것은 세상에 나오지도 못한 다섯 아이들이 모두 남편의 손에 짓밟혔다.디리안은 셀렌을 아내로 거부한 것만이 아니라, 그녀에게 어머니가 될 기회까지 짓밟았다.셀렌은 시트를 움켜쥐었다. 부드럽던 마음은 이제 바위처럼 굳어 있었다. 사랑이 언젠가는 모든 걸 바꿀 거라 믿었던 예전의 자신은 죽었다. 죽음과 다시 태어남을 겪은 지금은 깨달았다. 사랑이란 결국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디리안의 모든 거짓은 드러났고, 그 모든 것의 끝에는 한 이름이 있었다. 비베니에 모로.셀렌의 의붓자매. 결혼을 앞두고 달아난 후, 1년 뒤 돌아와 셀렌의 모든 것을 빼앗은 여자.셀렌은 눈을 감아 숨이 목에 걸렸다. 어머니의 묘소에서 돌아오던 날, 남편의 셔츠를 걸친 채 서재에서 나오던 비베니에와 마주쳤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당시 셀렌은 어리석게도 '드레스가 더러워져서 잠시 갈아입었을 뿐'이라는 그 말도 안 되는 변명을 기어코 믿어주었다.이제야 모든 조각이 하나로 맞춰졌다. 그 둘은 단순한 소꿉친구가 아니었다. 연인이었고, 배신자였다.상처 같은 기억들이 속속 되살아났다. 그리고 그 고통 속에서, 셀렌은 길게 숨을 들이켰다.“이혼해야 해.”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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