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린의 항공편은 지연되어, 예정 시간보다 삼십 분 늦게 착륙했다.시중에서 아직 구하기도 힘든 최신형 LV 트렌치코트에, 굽 있는 가죽 부츠, 웨이브 진 긴 머리...캐리어를 끌고 나타난 그녀는 진한 눈썹과 붉은 입술로 화사하게 빛났다.“엄마, 연우야.”그녀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막 김씨 집안으로 돌아왔을 당시만 해도, 일반 운동화에 보풀 난 니트, 조거 팬츠 차림이었다. 김씨 집 정원 관리인이 그녀를 일하러 온 도우미로 착각해 분무기를 들라고 했을 정도였다.하지만 지금의 김효린은 돈으로 가꾸어지고, 교육과 지식으로 다듬어져, 분위기와 외형 모두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돌아올 때마다 매번 더 정제되고 세련되어졌다.은미란은 그녀의 깔끔하고 당당한 차림새를 보며 만족한 눈빛으로 웃었다.“효린아.”김효린은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보고 싶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은미란이 미소 지으며 설명했다.“지민이는 갑자기 회의가 생겼어. 이따가 바로 본가로 가서 보자꾸나.”김효린은 눈에 스친 옅은 실망을 거두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앞으로 나아가 은미란을 안았다.“엄마, 오랜만이에요.”은미란은 그녀의 어깨를 다독였다.“해외에 있으면서 게을리 굴진 않았지? 공부는 제대로 했고? 금융 지식은 놓치면 안 돼.”“걱정하지 마세요. 열심히 공부했어요.”김효린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녀는 다시 몸을 돌려 연우를 안으며 다정하게 말했다.“연우야, 나 보고 싶었어?”속눈썹이 긴 성연우는 말이 없을 때면 얌전하고 고분고분해 보였다.아이가 아무 반응이 없자, 김효린의 미소는 눈에 띄게 잠시 굳었지만 이내 손을 잡았다.“너 줄 선물 정말 많이 사 왔어. 같이 가서 볼까?”그날 식사 자리에서 연우는 거의 먹지 않았다.식탁 위에는 양식이 대부분이었다. 양식을 즐겨 먹는 김효린이 여러 가지를 잔뜩 사 왔기 때문이었다.성연우는 입맛이 없기도 했고, 또 정말로 그런 음식을 먹고 싶지 않았다.성지민 역시 공적인 일에 묶여 제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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