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살이 된 성연우는 삶에 엄마라는 존재가 없었다.항간에 떠도는 수많은 억측과 유언비어가 이 아이의 귓가에 닿았고 성지민은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한참을 기다려도 대답이 없자 성연우도 더 캐묻지 않고 의젓하게 말했다.“일찍 주무세요, 아빠.”아이가 묵묵히 자리를 떠난 후에야 뒤에 있던 남자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중요하지 않아.”성연우는 걸음을 멈추고 몇 초간 뜸을 들이더니 시선을 내리깔고 무언가 생각하다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알겠어요, 아빠.”사실이든 아니든 중요치 않았다.김도아가 그를 미워하니 이제 그의 아들까지도 미워할 테니까.그 여자가 연우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성지민이 그렇게 만들 것이다.남자의 검은 눈동자는 깊고 고요한 연못 같았다. 그는 밤새도록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불당 앞에 서 있었다. 청회색의 음울한 비구름이 그의 뒤로 드리워져서 오래도록 걷히지 않았다.다음 날, 김도아는 외진 근무 일정이었다.“교수님, 어제 수술이 몇 개나 연속으로 있었는데 오늘은 좀 쉬시지 그러셨어요.”“어쩌겠어요, 몸이 근질거려서.”주차하고 병원에 막 들어선 김도아는 어깨를 으쓱하며 웃었다. 동료 박서윤과 마주쳐 얘기를 나누며 나란히 진료과로 걸어갔다.김도아는 친절하고 쾌활한 성격을 지녔다.그녀가 부교수로 부임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모두들 ‘미르에서 온 부교수라면 분명 오만하고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막상 당일, 한참을 기다리다가 구급차에서 환자와 함께 내려온 김도아를 보았을 때 다들 놀랐다. 그녀는 환자 이송 카트를 따라 들어오더니 손에 끼고 있던 반지와 시계를 아무렇게나 던져두고는 재빨리 환자에게 응급 지혈 처치를 시작했다.반쯤 묶은 머리는 어깨 위로 헝클어져 흩날렸고 린넨 셔츠 소매를 높이 걷어 올린 채 로고도 없는 흰색 니트 가방 하나만 걸치고 있었다. 다른 의사에게 환자 상태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인계했고 수술 담당 의사가 응급실로 들어간 뒤에야 그녀는 가방에서 반쯤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