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뒤로 몸을 기울인 하은후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온이서를 바라보았다.싫어하는 기색이 매우 명확했다.얼굴이 달아오른 온이서는 죽을 고비를 넘긴 마음보다 당황함이 더 컸다. 황용검의 운전기사가 곧 이쪽으로 쫓아올 것 같아서 일단은 체면을 내려놓고 하은후를 무시한 채 운전석 좌석을 두드리며 진익현에게 말했다.“비서님, 빨리 출발해요! 빨리!”다급해 보이는 어조에 진익현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지만 일단은 액셀을 힘껏 밟았다. 그러자 차는 순식간에 화살처럼 앞으로 달렸다.예기치 못한 관성에 휘청거린 하은후는 차 문손잡이를 잡은 채 자세를 바로잡으며 불쾌하게 말했다.“진익현, 너 누구 비서야?”진익현이 씁쓸하게 웃었다.“죄송합니다. 변호사님, 온이서 씨가 꽤 급해 보여서요. 여자 혼자 진짜로 나쁜 사람에게 쫓겨 잡히기라도 하면 큰일이잖아요. 옆에 있는 우리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요.”“나쁜 사람?”하은후가 온이서를 한 번 훑어보았다. 검은색 코트에 검은색 긴 바지, 모자와 마스크까지 쓰고 있어 그야말로 전신 무장을 한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내가 볼 때 나쁜 일을 하러 온 것 같은데?”온이서는 하은후의 비꼬는 말을 무시한 채 고개를 돌려 뒤를 봤다. 황용검의 운전기사를 완전히 따돌린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마스크를 벗은 뒤 눈웃음을 짓더니 보조개를 살짝 드러내며 웃으며 하은후와 진익현에게 말했다.“하 변호사, 비서님, 태워주셔서 고마워요.”웃는 얼굴을 침을 뱉을 수는 없는 상황, 하은후가 원하든 원치 않든 사람은 이미 차에 탔기에 어쩔 수 없었다.“공짜로 태워주는 거 아니니까 차비 내.”하은후가 말했다.“그래야지, 얼마면 돼?”“10만 원.”“10만 원? 차라리 은행에 가서 강도를 하지 그래!”온이서가 불쑥 한마디 내뱉었다.“그러면 처벌받지, 변호사로서 범죄를 저지르고 싶지 않아.”“택시가 무단으로 요금을 올려서 받는 것도 행정 처분을 받아야 해.”“아가씨, 이거 택시로 보여?”온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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