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빈이 단순히 기절했을 뿐 큰 이상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박효섭은 다시 ‘뇌 열매 재배 계획’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본체의 시체를 특정 배양토에 묻는다... 열매가 맺힌 뒤 빨개지면 다 익은 것이고... 과육 부분은 보건교사에게 전달하여 배양액을 업그레이드시킨다... 씨앗 부분은 핵심 액체를 추출한 뒤 클론 개체에 주입한다...]차갑게 나열된 문장들을 읽던 박효섭은 숨이 점점 가빠졌다.그는 심장이 죄어드는 듯한 기분에 자기도 모르게 주빈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박효섭은 문득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그는 방사선 변이 이전의 행복한 삶도, 방사선 변이 이후 펼쳐진 지옥도 겪어봤다.박효섭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부모님과 함께 간신히 버텼으나, 그의 부모님은 끝내 방사선 때문에 미쳐버린 환자에게 살해당해 한 줌의 재가 되었고 박효섭은 그걸 모두 지켜보았다.박효섭은 부모님을 위해 묘비 하나 세워주기는커녕 오염되지 않은 음식들로 제사상 한 번 차려주지 못했다.직장에서는 사장에게 착취당하고, 원고료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빠듯한 데다가 폐병은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박효섭은 자신의 삶이 이미 충분히 비참하다고 여겼다.그러나 아니었다.그는 최소한 부모님에게서 사랑을 받은 적이 있지만 주빈은 그러지 못했다. 주빈은 당시 상당히 부유하게 살았을 텐데 주빈의 아버지는 주빈을 무능한 자식으로 취급했다.게다가 주빈의 아버지는 주빈보다 완벽한 클론 개체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박효섭이 갑자기 심하게 기침했다. 폐를 찌르는 통증이 가시지 않는 것만 같았다.양은수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다급히 물었다.“형, 왜 그래?”박효섭은 입가의 핏자국을 닦아낸 뒤 숨을 헐떡이면서 메일 속 사진들을 바라봤다.그중에는 주빈의 어머니 사진도 있고, 주빈이 묻힌 장소의 사진도 있었다.“주빈이는... 이미 죽었던 거야...”박효섭이 중얼거렸다.“이게 심영민이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진실일까? 자신의 클론 계획을 위해, 더 많은 자금 지원받기 위해 교감은 아이들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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