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리얼 탈출 서바이벌 클럽: Capítulo 21 - Capítul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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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양은수는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붉은 문양이 온몸을 기어다녔고 그 주변에서는 은은한 향기가 풍겼다.박효섭이 코를 킁킁거리며 맡았다.‘향불이랑... 음식 냄새?’“은수야, 이건 대체...”그 순간 청동 프라이팬이 양은수의 앞에 둥실 떠오르더니 프라이팬 전체가 마치 불에 달궈진 것처럼 붉게 달아올랐다.탁.초수를 프라이팬 안에 던지자 기름이 튀는 소리가 들려왔고 양은수는 자신의 키와 맞먹을 정도로 큰 삽을 휘둘러 재빨리 초수를 볶기 시작했다. 그 순간 삽에 새겨진 악귀의 얼굴이 살아났다. 그것은 사나운 눈을 번뜩이며 초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고막을 찢을 듯한 웃음소리 속에서 초수는 서서히 녹아내려 걸쭉한 덩어리로 변했다.이때 초수가 저항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불길을 내뿜으며 귀면삽을 불태워버리려고 했다.그런데 양은수가 갑자기 눈을 뒤집더니 뭔가 중얼거리기 시작했다.“음력 12월 24일, 조왕신이 하늘로 올라가 아뢴다. 집마다 잔과 그릇을 갖추어 제를 올리고, 팥소와 감송 가루로 떡을 빚으니...”기묘하고 공허한 기운이 서린 주문이 넓은 방 안에 울려 퍼졌다.삽이 움직이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악귀의 웃음소리도 더 커졌다.초수의 불길 또한 눈에 띄게 사그라들고 있었다.마침내 양은수가 크게 외쳤다.“다 됐다!”고소한 내음과 함께 수증기가 퍼져 나갔다.자세히 보니 프라이팬 안의 초수는 사라지고 대신 투명한 떡 두 알만이 남아 있었다.이윽고 프라이팬과 삽이 사라지고 양은수의 몸에서 기어다니던 주문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자, 이건 형 거야.”양은수는 박효섭에게 떡 하나를 쥐여준 뒤 다른 하나를 먹었다.그러자 양은수의 상처가 빠르게 아물기 시작하면서 그의 창백했던 얼굴에도 혈색이 감돌았다.[기이 생물체로 만들어진 음식 기식을 섭취하였으므로 생명력이 75로 상승했습니다.]박효섭은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어 본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방사능으로 오염된 세상이다 보니 음식이 맛없는 건 당연지사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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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다만...”양은수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기이 생물체를 잡아서 그걸 조리하는 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야. 그래서 지금까지 이 능력을 딱 한 번밖에 쓰지 못했어.”대화를 나누는 사이 두 사람은 주빈과 서원 앞에 도착했다.그들은 아이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비록 어린아이이고 다른 기이 생물체를 두려워하긴 하지만 인간보다는 훨씬 강했기 때문이다.“그냥 기절한 거라서 조금 있으면 깨어날 거야.”양은수가 박효섭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떻게 장민석의 약점을 알아낸 거야?”박효섭은 숨길 생각이 없었다.매우 신중한 사람인 양은수가 그에게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알려줬는데 혼자만 감추는 건 너무 속 좁아 보였다.그래서 박효섭은 자신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려줬다.하지만 포인트를 미리 앞당겨 쓴 것은 얘기하지 않았다.“형, 형의 두 재능은 상당히 쓸모 있어. 사실 대부분의 회원들은 최대 두 개의 재능을 지니고 있는데 실전에 도움이 안 되거나 흔해빠진 재능이 대다수거든.”박효섭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더 많이 교환할 수는 없는 거야?”양은수는 고개를 저었다.“응. 불가능해. 게다가 대부분의 재능은 별다른 쓸모가 없어. 반대로 포인트는 매우 귀하지. 형이 이렇게 많은 퀘스트를 받은 것도 굉장히 까다로운 호감도라는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이야. 대부분의 사람들은 퀘스트를 하나 완수하면 몇 포인트밖에 얻지 못해. 그러니 계속 포인트로 천부적인 재능을 교환하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지.”“그리고 형 재능은 굉장히 희귀한 것들이니 계속 파고들어야 해. 사실 내가 ‘부뚜막신’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일찌감치 천부적인 재능을 잘 키워야 한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일지도 몰라.”그러다 양은수는 문득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그러고 보니 아까 장민석이 지니고 있던 열쇠 하나를 가져갔었잖아. 설마 그 이유가...”박효섭은 열쇠를 꺼내 보였다.“이 열쇠에서 빛이 나고 있었거든. 그건 가치가 있다는 걸 의미해. 우리는 흰 옷을 입은 아저씨에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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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의심 가는 유일한 사람은 후드티 남자뿐이야. 나는 일부러 자리에서 일어나며 빈틈을 보였어. 후드티 남자가 여기까지 따라왔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 말이야. 만약 그 남자가 가짜에 낚인다면 우리는 진짜를 빼앗길 걱정은 안 해도 되잖아. 그리고 이번 일로 한 가지 더 알 수 있는 점은 후드티 남자에게 독심술과 비슷한 능력이 있다고 해도 제한이 있다는 거야. 그게 아니라면 내 계획을 꿰뚫어 봤을 테고 절대 속지 않았겠지.”양은수의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그 짧은 시간에 거기까지 생각한 거야?”박효섭은 어깨를 으쓱했다.“나는 전투력은 좀 약해. 하지만 내가 그랬지. 나와 협력한다면 절대 네가 일방적으로 희생하게 하지 않겠다고. 그리고 이 열쇠가 어디 열쇠인지에 대해서도 추측해 봤어. 아마... 보건실일 거야. 양은수, 기억나? 기이 테이프를 보건실에 두었을 때 갑자기 들렸던 구두 소리 말이야.”양은수의 눈빛이 흔들렸다.“설마...”박효섭은 주빈과 서원을 등에 업었다.“문이 다시 열리는 소리는 없었는데 갑자기 발소리가 들렸지. 그건 곧... 보건실 안에 또 다른 밀실이 있다는 걸 의미해. 아마 이 열쇠는 그 밀실로 들어가는 열쇠일지도 몰라.”...잠시 뒤 네 사람은 건물을 빠져나왔다.다시 뒷마당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의 표정에 복잡한 감정이 떠올랐다.흰 옷을 입은 아저씨는 아이들의 기대가 형상화된 존재이자 자유와 즐거움에 대한 동경이 만들어 낸 산물이었다.그러나 그 존재는 학교 안에서 점점 뒤틀려 갔고, 결국에는 아이들을 잡아가는 악마로 변해버렸다.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보기에 학교가 못마땅해한 학생을 죽이는 것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일이었다.죽은 아이들은 당연히 이곳에 묻혔을 것이다. 그리고 학교의 끔찍한 실험 때문에 핏빛 열매로 변했을 것이다.또한 그 열매는 배양액의 원천이 되었다.두 사람은 뒷마당을 떠났고 그때쯤 주빈과 서원도 정신을 차렸다.흰 옷을 입은 아저씨를 처리했기 때문인지 주빈의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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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박효섭은 유리 용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살폈다.“몸에 싸운 흔적이 있는 걸 보니 본인 의지로 들어간 건 아닌 것 같아.”양은수는 곁에 놓인 망치를 집어 들었다.“그러면 일단 꺼내자. 변경된 메인 퀘스트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본인에게서 직접 단서를 확인해야 하니까.”잠시 뒤.쨍그랑.유리 파열음과 함께 정체 모를 액체가 용기 안에서 쏟아져 나왔고 산산이 부서진 파편이 바닥에 와르르 쏟아졌다.학교 보건교사 심영민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몸에 꽂혀 있던 주삿바늘과 관들이 우수수 끊어지며 피부 위에 시퍼런 멍 자국을 남겼다.“윽...”심영민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냈다.통증 때문인지 심영민은 서서히 정신을 차렸고, 힘겹게 고개를 들어 멍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오랫동안 용기 안에 갇혀 있었던 탓에 그의 몸은 몹시 야위어 있었고,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는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정신이 돌아오자 심영민은 힘이 없지만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드디어 나왔어! 당신들이 저를 구해준 건가요? 그런데... 누구시죠?”심영민은 비틀거리며 옆에 놓인 옷을 집어 몸에 걸쳤다.박효섭은 뒷마당 실험실에서 가져온 서류봉투를 꺼내며 말했다.“보건교사 심영민 씨, ‘해윤 벌집 배양 계획’. 귀에 익으시죠?”심영민은 몸을 움찔 떨더니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연신 손을 저었다.“죽,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도 참여할게요. 최수민 씨가 보낸 거죠? 협... 협조할게요! 무슨 일이든 다 협조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살려주세요!”심영민의 표정과 말에 박효섭과 양은수는 의아해졌다.심영민과 최수민은 모두 그 계획의 신청자였고 영상 속에서도 몇 번이나 한패처럼 함께 움직였다.그런데 지금 심영민은 오히려 피해자처럼 굴었다.잠시 생각에 잠긴 박효섭은 심영민을 떠보기 위해 주빈에 관한 일을 어느 정도 털어놓았고, 심영민을 밖으로 데려가 현재 주빈의 모습을 직접 보여주기까지 했다.주빈은 심영민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주빈아.”박효섭은 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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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그 당시엔 경쟁이 정말 치열했어요. 그래서 초등학생에게 몇 학년 위의 내용을 가르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죠.”박효섭은 학부모위원회의 성명서를 훑어본 뒤 심영민의 계획서를 살폈다.심영민의 출발점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그는 외부 자극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끌어올리면서 공부에 대한 흥미는 유지될 수 있게 하려고 했다.계획서의 핵심 내용은 특수한 도파민을 추출하여 학생들이 진심으로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고 신체 활력을 높여 학습 수용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이었다.학생이 공부하는 걸 싫어하지 않게 되면 심리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그렇게 되면 학교에서도 학부모위원회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계획의 취지는 학생들을 위한 거였겠죠. 하지만... 우리가 찾은 단서들은 이 문서의 내용과는 전혀 달라요.”박효섭의 의심 어린 시선을 마주한 심영민은 놀라지 않았다.“처음에는 벌에서 실험 재료를 추출했어요. 그리고 테스트를 거쳐 안전하고 독이 없는 걸 확인한 뒤 동물 실험을 진행했죠. 그런데 학부모위원회에서 교감 선생님인 최수민 씨의 말을 듣고 서둘러 주사를 놓으라고 압박했어요. 저는 분명히 얘기했어요. 지금 단계에서 아이들에게 주사를 놓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요. 그런데 그 사람들은 제 말을 귓등으로 듣지 않았어요.”양은수가 냉소했다.“그래서 굴복한 건가요?”심영민은 씁쓸하게 웃었다.“첫 번째 단계를 저는 인체 실험이라고 불렀어요. 제가 선택한 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학생들이었어요. 1차로 배양액을 주입했을 때 아이들의 학습 의욕이 눈에 띄게 향상됐어요. 그런데... 곧 부작용도 나타났죠.”박효섭이 무언가 떠올린 듯 말했다.“설마... 약물에 의존하기 시작한 건가요?”심영민은 불안한 듯 손을 꼼지락거렸다.“배양액의 효과가 끝나면 학생들은 더 심각한 부정적인 감정에 빠졌어요. 심지어 공부하는 걸 혐오하거나 자살 시도까지 했죠. 저는 즉시 실험 중단을 신청했지만 학부모위원회에서 거부했어요.”양은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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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한 건 아니에요.”심영민은 죄책감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명단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건 복제에 성공한 경우이고 검은색은 복제에 실패한 경우예요. 모든 것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때는 이미 늦어버린 뒤였죠.”심영민의 설명을 들은 양은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박효섭을 바라보았다.그는 박효섭의 눈빛에 복잡하고 어두운 기색이 스쳐 지나가는 걸 발견했다. 아주 잠깐 넋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몇 초 뒤, 박효섭이 물었다.“그렇다면 주빈의 기억은 어떻게 된 거죠?”심영민은 고개를 저었다.“아이들이 클론으로 대체되는 걸 막기 위해 저는 배양액을 개량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개량한 배양액을 몰래 기숙사로 가져가 접종을 받은 학생들에게 2차로 주사를 놓아 아이들의 통제 불능 상태를 치료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주빈이가 그걸 오해한 거예요. 그리고 하필 주빈이가 너무 많은 것들을 보게 되었죠. 그래서 교감이 주빈이를...”“주빈이는 주사를 맞은 뒤 강한 거부 반응을 일으켰지만 죽지 않고 살아남았어요. 하지만 몸에서 기이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 일이 있고 난 이후로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뜬금없이 나타났고, 그 뒤로 저는 깊은 혼수상태에 빠졌어요.”박효섭이 손을 뻗었다.“증거는요? 저는 그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믿을 수가 없어요.”심영민이 황급히 말했다.“있어요! 실험 과정에서 저는 최수민 씨에게 자주 메일을 보냈어요. 비밀번호를 알려줄 테니 최수민 씨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을 확인해 보세요. 그러면 제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품 안에 안긴 주빈이 나직하게 훌쩍이자 박효섭이 아이를 달랬다.“주빈아, 울지 마. 어쩌면... 그렇게까지 나쁜 상황은 아닐지도 몰라.”이때 박효섭은 서서히 깨달았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주빈의 정신 상태가 평범한 소년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기이 생물체로 보이지 않았다.박효섭은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심영민 씨, 부디... 거짓말이 아니길 바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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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최수민의 사무실은 보건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수업 중인 학교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건물 안이 고요했다.주빈은 계속 겁에 질린 모습을 보였지만 무엇이 그렇게 두려운지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했다.반대로 서원은 꼭두각시 인형처럼 변했고 심지어 양은수가 말을 걸어도 제때 대답하지 못했다.한낮이라 햇살이 환했지만 복도 유리창에 반사된 빛은 어딘지 모르게 붉은 기운을 띠며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5층.“여기야.”박효섭은 벽에 걸린 나무 팻말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교감 사무실이라고 적혀 있었다.끼익.문을 열자 텅 빈 사무실 안에서 형언하기 힘든 달콤하고 느끼한 냄새가 났다.“최수민이 정말로 없네.”양은수는 곧장 문과 창문을 안에서 잠그며 물었다.“형, 어떻게 그렇게 확신한 거야?”박효섭은 의자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간단해. 만약 심영민과 최수민이 한패였다면 우리한테 그렇게 많은 정보를 흘릴 이유가 없어. 시간을 끌다가 최수민이 오면 그때 우리를 기습하면 되니까. 심영민이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우리가 본인이 아니라 최수민을 조사하기를 바랐기 때문이야. 심영민이 일부러 자신을 피해자로 묘사한 걸 보면 명확하지. 그러니 자기 말에 신빙성을 더하려면 우리가 조사할 수 있게 반드시 최수민을 밖으로 유인해야 해.”양은수는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무언가 물으려 했는데 박효섭이 손을 들어 제지하며 말을 이었다.“우리가 최수민을 조사하는 건 심영민에게 분명히 이득이 될 거야. 하지만 심영민이 직접 나서서 최수민을 유인했다면 우리 진행 상황을 감시할 수 없게 돼.”양은수가 흠칫했다.박효섭의 설명은 이미 충분했다.“형, 그러면 그 후드티 남자가...”그 순간 박효섭이 갑자기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보았다.“꽤 오래 엿들었을 텐데 이제 그만 내려오는 게 어때?”박효섭이 말을 끝맺는 순간, 갑자기 촉수가 천장을 부수며 모습을 드러냈다.부서진 파편과 먼지 속에서 무언가가 곧장 박효섭을 향해 돌진했고, 박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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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기이 금지 구역을 그렇게 두려워하던 사람이 왜 학교에 들어온 뒤에는 오히려 들뜬 기색을 보이고 심지어... 성격까지 달라진 걸까? 양은수는 일찍 팀을 벗어났으니 모를 거야. 유정금은 멍청해서 모르겠지. 하지만... 그런 연기는 내 만화에 그려 넣어도 설정이 엉성하다고, 논리적이지 않다고 욕먹을 수준이야.”최유진이 미간을 찡그렸다.박효섭은 메일로 시선을 옮기며 비밀번호를 입력하기 시작했다.“장민석은 똑똑한 위선자야. 버스에서 내 이름을 불러버린 게 유일한 실수였지. 장민석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없어. 그리고 유정금은 죽었지. 그렇다면 내 정보, 그리고 내가 조사한 정보들은 당신이 장민석에게 알려줬겠지. 하지만... 가짜 열쇠를 가져간 걸 통해 나는 당신이 독심술을 못 한다는 걸 확인했어. 당신은 아마 그와 비슷한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겠지. 당신도 깨달았을 거야. 장민석과 유정금이 죽은 이상 계속 연기할 의미가 없다는 걸. 그래서 차라리 직접 나서서 빼앗으려 한 거겠지. 그런데 당신은 장민석처럼 바로 우리를 죽이려고 하지는 않았어. 이 모든 단서를 종합해 보면, 한 가지 추측이 가능해.”그때 메일 화면이 열렸다.박효섭은 천천히 최유진을 바라보았다.“당신의 메인 퀘스트는 우리와 다르지만 완전히 상반되는 건 아니야. 다만... 보건교사 심영민과 관련이 있겠지.”최유진은 잠시 흠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내 메인 퀘스트는 심영민을 구출하는 거야.”“보건교사를 구출하는 거라고?”박효섭이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리가. 장민석이 이미 열쇠를 찾았다면 당신은 장민석을 죽이면 끝이야. 물론 장민석을 이기지 못했을 수는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당신의 메인 퀘스트는 아마 심영민이 얘기한 개량된 배양액과 관련이 있을 거야.”최유진이 미세하게 몸을 떨었다. 그는 심각한 눈빛으로 박효섭을 응시하다가 잠시 뒤 힘겹게 입을 열었다.“겨우 그 정도 정보로 이렇게 많은 걸 추론해 냈다고?”박효섭은 어깨를 으쓱했다.“나도 당신이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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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양선규... 양선규...”그 모습을 본 박효섭은 곧바로 주빈을 품에 끌어안아 주빈이 화면을 바라보게 했다.“주빈아, 익숙한 이름이야?”주빈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양선규라는 이름을 죽어라 노려볼 뿐이었다.그러다 갑자기 주빈이 고통스러운 듯이 머리를 감싸 쥐며 비명을 질렀다.“주빈아!”박효섭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최대한 주빈을 달래는 것뿐이었다.“주빈아, 무서워하지 마. 그냥 이름일 뿐이야. 뭔가 떠오른 거야? 뭐가 그렇게 힘들어? 형한테 얘기해. 형이 도와줄게.”하지만 주빈은 그저 머리를 움켜쥐고 있었다. 두통이 점차 심해지는 듯한 모습이었다. 반대로 서원은 점점 더 무뚝뚝해졌다.두 아이의 변화에 박효섭의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양은수는 박효섭의 앞에 서서 최유진을 경계했다. 그러다 마침내 주빈이 입을 열었다.“양선규는... 우리... 우리 아빠예요...”주빈의 목소리에서 괴로움이 느껴졌다.“맞아요... 아빠... 아빠예요...”박효섭은 즉시 양선규 이름 뒤에 있는 링크를 클릭했고 곧 이미지 하나가 화면에 나타났다.[양선규. 장생 제약회사 영업팀 팀장. 클론 계획의 실질적인 투자자이자... 동의서에 서명한 학부모.]박효섭은 순간 목이 메었다.이때 그의 가슴속에서 거센 파도가 일었다.장생 제약회사는 결코 작은 회사가 아니었다.방사선으로 인한 변이가 생기기 이전, 장생 제약은 태아를 대상으로 유전자 프로그래밍을 진행해 대중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었다.그 후에는 그들의 클론 기술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그리고 변이가 생긴 이후 장생 제약은 사실상 전국 방사선 치료 의약품 시장의 3분의 1을 장악하고 있었다.그래서 계급이 철저히 나뉜 지금의 세계에서 양선규의 지위는 매우 높았다.그런 권력자가 과거 자신의 친아들과도 관련된 이런 반인륜적인 계획에 앞장서 서명했다니.박효섭은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그와 동시에 주빈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횡설수설했다.“아빠...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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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주빈이 단순히 기절했을 뿐 큰 이상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박효섭은 다시 ‘뇌 열매 재배 계획’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본체의 시체를 특정 배양토에 묻는다... 열매가 맺힌 뒤 빨개지면 다 익은 것이고... 과육 부분은 보건교사에게 전달하여 배양액을 업그레이드시킨다... 씨앗 부분은 핵심 액체를 추출한 뒤 클론 개체에 주입한다...]차갑게 나열된 문장들을 읽던 박효섭은 숨이 점점 가빠졌다.그는 심장이 죄어드는 듯한 기분에 자기도 모르게 주빈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박효섭은 문득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그는 방사선 변이 이전의 행복한 삶도, 방사선 변이 이후 펼쳐진 지옥도 겪어봤다.박효섭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부모님과 함께 간신히 버텼으나, 그의 부모님은 끝내 방사선 때문에 미쳐버린 환자에게 살해당해 한 줌의 재가 되었고 박효섭은 그걸 모두 지켜보았다.박효섭은 부모님을 위해 묘비 하나 세워주기는커녕 오염되지 않은 음식들로 제사상 한 번 차려주지 못했다.직장에서는 사장에게 착취당하고, 원고료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빠듯한 데다가 폐병은 날이 갈수록 악화했다.박효섭은 자신의 삶이 이미 충분히 비참하다고 여겼다.그러나 아니었다.그는 최소한 부모님에게서 사랑을 받은 적이 있지만 주빈은 그러지 못했다. 주빈은 당시 상당히 부유하게 살았을 텐데 주빈의 아버지는 주빈을 무능한 자식으로 취급했다.게다가 주빈의 아버지는 주빈보다 완벽한 클론 개체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박효섭이 갑자기 심하게 기침했다. 폐를 찌르는 통증이 가시지 않는 것만 같았다.양은수가 이상함을 눈치채고 다급히 물었다.“형, 왜 그래?”박효섭은 입가의 핏자국을 닦아낸 뒤 숨을 헐떡이면서 메일 속 사진들을 바라봤다.그중에는 주빈의 어머니 사진도 있고, 주빈이 묻힌 장소의 사진도 있었다.“주빈이는... 이미 죽었던 거야...”박효섭이 중얼거렸다.“이게 심영민이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한 진실일까? 자신의 클론 계획을 위해, 더 많은 자금 지원받기 위해 교감은 아이들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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