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이 세상은 이미 죽었지만 나는 살고 싶다. 이 시대는 기이한 것들의 낙원이자 인간들의 지옥이다. 나는 클럽을 유일한 희망의 등대로 여겼으나 그 뒤에 숨은 계산과 배신은 보지 못했다. 부활하는 기이 생물체들, 핏빛으로 물든 생사 금지구역, 인륜을 저버린 잔혹한 실험... 생과 사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사람과 기이한 것을 더 이상 구분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시쳇더미 위에 서서 비통하게 울부짖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쓸쓸하게 중얼거린다. “마지막 탈출 테스트... 시작.”
View More양은수는 여왕벌 최수민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예상했다.그러나 막상 전투가 시작되자 양은수는 자신이 다소 방심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후... 후...”양은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골치 아파했다.기이 여왕벌은 양은수의 기폭식과 비등비등한 수준이었는데 최수민은 일벌들까지 조종할 수 있었다.비록 기폭식으로 일벌들을 쉽게 처단할 수 있었지만 한 번 공격할 때마다 막대한 체력을 소모해야 했다.양은수는 옆에 있는 최유진을 힐끗 바라보았다.최유진은 기이 생물체를 다루지는 못하는 것 같지만 눈알처럼 생긴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다.눈알에 달린 촉수는 끊임없이 움직였는데 일벌들을 상대할 수는 있어도 그것들을 일격에 처단할 수는 없었다.이때 양은수의 귓가에 최수민의 비웃음이 들려왔다.“너도 아이라서 어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네. 부모들은 평소에 일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어. 돈을 벌 필요도 없으면서 학업에서조차 부모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그건 너무 무능한 거 아니겠니? 그런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완벽한 아이가 아니니까 대체되는 건 당연한 일이지.”양은수는 단검을 휘두르며 분노에 찬 고함을 지른 뒤 자신을 향해 달려든 일벌을 단숨에 두 동강 냈다.그러고는 잘려 나간 머리를 주먹으로 날려버리고 기폭식을 조종해 최수민을 기습했다. 기폭식은 아가리를 쩍 벌리고 최수민을 물어뜯으려고 했다.탁.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서 확인해 보니 최수민의 손바닥에서 솟아난 가시가 기폭식의 이빨을 막은 게 보였다.“겨우 이거야?”최수민이 차갑게 웃었다.피가 튀면서 날카로운 가시가 양은수의 어깨를 찔렀다.양은수는 앓는 소리를 내며 빠르게 단검을 휘둘러서 가시를 잘라낸 후 뒤로 물러났다.그러나 어깨에 구멍이 생기는 바람에 그 구멍으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양은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면서 얼굴을 사정없이 일그러뜨렸다.전세가 불리해지자 최유진이 말했다.“넌 안 되겠다. 뒷마당에서도 아무런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데 여기서 죽을
...심리 초상화는 지금 이 순간 마침내 끝에 다다랐다.만약 이것이 만화였다면 결코 좋은 결말이라고 할 수 없었다.예상했던 대로 주빈은 배양액의 부작용을 끝내 버티지 못했고, 그것은 곧 보건교사 심영민의 판단이 틀렸음을 의미했다.그러나 최수민은 굉장히 의기양양한 얼굴로 주빈의 시체를 미리 준비해 둔 유리로 된 관 속에 넣고 그 안에 대량의 특수 액체를 부어 넣었다.관을 묻자 이내 나무 하나가 빠르게 자라났고 나뭇가지에 붉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다. 최수민은 열매들을 땄다.최수민은 마치 탐욕스러운 여왕벌처럼 가장 달콤한 열매를 손에 넣자마자 그것을 독차지했고 그걸 미리 준비해 둔 클론 개체에 주사했다....내면 세계가 별안간 고요해졌다.이윽고 그 공간은 고풍스러운 책장이 가득한 서재로 변했고, 그 뒤 주빈의 작품이 정리되어 책장 위에 꽂혔다.주빈은 그 자리에 서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주빈아.”박효섭은 주빈의 앞에 쭈그려 앉은 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금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많이 아프고 무서웠지?”박효섭은 주빈을 품에 안으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이를 달랬다.“무서워하지 마. 다 지난 일이야. 너는 착한 아이야. 나는 기이 금지 구역의 저주가 너랑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설령 그렇다고 해도 너 자신을 이 감옥에 가둘 필요는 없어. 너는 내가 본 아이들 중에 가장 훌륭한 아이야. 이제 형이랑 같이 이곳을 떠나자.”박효섭은 천천히 일어나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고 그 순간 내면 세계가 사라졌다.두 사람은 엉망이 된 채로 가시덩굴 한가운데 서 있었다.주빈은 온몸을 떨다가 마침내 희망이 깃든 목소리로 물었다.“형, 정말로... 저를 데리고 나가 줄 거예요?”박효섭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응. 형은 널 속이지 않아. 단순히 퀘스트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도 아니야. 형은 그저 네가 더 즐겁게 살기를 바랄 뿐이야. 물론 나와 함께 떠난다면 틀림없이 행복할 거라고 장담하지는 못해. 하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문틈 사이로 주빈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보건교사가 억지로 친구를 침대 위에 눕히고, 가죽 끈으로 친구의 왜소한 몸을 단단히 묶은 뒤 새로운 배양액을 주사하는 걸 보았다.주빈은 친구가 고통스러운 얼굴로 경련하는 모습을, 온몸의 혈관이 불거지다가 끝내 입에 거품을 물고 고개를 축 늘어뜨리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주빈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뒷걸음치다가 적막이 내려앉은 복도에서 실수로 그만 소리를 내고 말았다.“누구야?”방 안에서 보건교사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겁에 질린 주빈은 몸을 돌린 뒤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그러나 주빈은 5층에 도착했을 때 순찰 중이던 교감 최수민과 마주치고 말았다.“주빈아, 왜 그래?”최수민은 쪼그려 앉으면서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주빈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저... 저는 그냥 우연히...”최수민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그녀는 한숨을 쉬더니 혼잣말을 하며 등 뒤에 숨겨두었던 날카로운 칼을 꺼냈다.“역시 네 아빠 말이 맞았어. 좀 더 일찍 클론 계획을 실행해서 너를 대체해야 했는데...”차가운 칼날이 번뜩였다.순간 눈앞이 아찔해지더니 곧 복부에서 살이 찢어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작은 몸은 고통을 느끼며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졌다.“아빠, 엄마!”주빈이 울면서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주빈은 피 칠갑이 된 작은 손으로 차가운 손잡이를 간신히 붙잡았다. 그렇게 아래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에 핏자국이 남겨졌다.최수민은 여유로운 얼굴로 마치 고양이가 쥐를 가지고 노는 듯한 악의 어린 감정을 담아 뒤에서 천천히 말했다.“나는 네가 입학했을 때 너한테 굉장히 큰 기대를 걸고 있었어. 네 아버지는 장생 제약의 가장 젊은 임원인 양선규 씨고 네 어머니는 국내 유명 모델 장은하 씨니까. 그래서 너도 당연히 뛰어난 아이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너무 실망이었어. 그거 아니? 네 부모님은 아주 오래전부터 너한테 불만이 많았어. 너 때문에 그동안 몇 번이나 체면을 구겼거든.”주빈은
주빈은 자신이 왜 보건실로 끌려가는지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그리고 왜 보건실에서 갑자기 잠이 들었는지도 알지 못했다.잠에서 깼을 때 주빈은 몸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분명히 들었지만 무엇이 어떻게 이상한지는 설명할 수 없었다.어렸던 주빈은 그 일을 별로 마음에 두지 않았다.주빈은 여전히 매일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귀여운 동요를 만들어 불렀다.그리고 그날 ‘흰 옷을 입은 아저씨’가 탄생했다.사실 가장 처음 나타난 ‘흰 옷을 입은 아저씨’는 자애로운 노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그림은 계속해 빠르게 넘어가다가 새로운 페이지에서 멈췄다.“있잖아, 주빈아. 우리 엄마가 보건 선생님이랑 얘기 나눴대. 나도 그... ‘배양액’인지 뭔지 하는 주사를 맞을 거래. 그건 우리를 똑똑하게 만들어주는 약이래.”친구는 신이 난 얼굴로 주빈에게 말했다.주빈은 머리를 긁적였다. 아이 특유의 직감 때문인지 주빈은 본능적으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곧 그 걱정은 현실이 되었다.다음 날, 주빈은 밝은 얼굴로 그 친구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친구는 차가운 얼굴로 대꾸도 하지 않고 자기 자리로 가 앉았다.친구가 달라졌다.수업 시간에 주빈은 친구가 선생님의 질문에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매우 똑똑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런데 성격이 좀 이상해졌다.그리고 그런 변화는 마치 전염병처럼 서서히 반 전체로 퍼져 나갔다.주빈은 점점 더 많은 친구들이 똑똑한 아이가 될 거라면서 들떠 있다가 다음 날이면 차가운 얼굴로 교실로 돌아오는 모습을 지켜보았다.유쾌하고 가볍던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졌고, 그 자리를 대신한 건 빠르게 교체되고 갱신되는 새로운 교재였다....토요일이 되자 주빈은 집으로 돌아왔다.주빈은 마음이 무거웠다.이제 반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아이는 그의 짝꿍뿐이었기 때문이다.주빈은 성적표를 꺼내기가 무서웠다.사실 주빈은 성적이 꽤 좋았다.그런데 선생님이 갑자기 교재를 바꿔서 몇 학년 위 선배들이나 배울 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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