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이들을 상상해 낸 거예요.”아이들이 하나둘씩 반딧불로 변해갔다. 그 모습이 마치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나비 같았다.“주빈아.”박효섭은 안타까운 마음에 아이를 달래려 다가갔지만 아이의 몸에 손이 닿는 순간 심장을 파고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잠깐 스쳐 지나간 장면은 주빈의 과거였을까?순간 밀려든 고통이, 숨조차 쉴 수 없을 정도의 괴로움이 주빈이 느꼈던 감정이었을까?“주빈아, 너...”박효섭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주빈의 발밑에서 가시덩굴이 하나둘 돋아나더니 거미줄처럼 사방으로 뻗어 나갔다.주빈이 몸을 돌리자 꽃들이 빠르게 시들어 갔고, 그의 몸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색깔마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형, 저 다 떠올랐어요. 죄송해요. 형한테 폐만 끼쳤네요.”서러운 목소리로 울먹이는 주빈의 모습에 박효섭의 얼굴이 굳었다. 그가 움직이려는 순간 주빈의 덩굴이 박효섭을 공격했다.양은수와 최유진도 공격당했다.“주빈아!”바닥에 쓰러진 박효섭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가 뒷마당으로 달려가려는데 난간 문이 쾅 닫힌 뒤 가시덩굴이 문을 빽빽이 휘감았다.박효섭은 덩굴이 두 손을 파고드는 고통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난간을 붙잡고 외쳤다.“주빈아, 자신을 해치는 바보 같은 짓은 하지 마! 넌 아무도 해치지 않았어. 잘못한 건 네가 아니라 네 부모님과 심영민, 최수민 그 사람들이야. 너는 잘못한 게 없어. 기이 생물체가 되었다고 해도 너는 더 나은 삶을 살 자격이 있어. 주빈아!”박효섭은 덩굴이 주빈의 몸을 휘감다가 끝내는 몸이 완전히 덩굴에 뒤덮이는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모든 것이 박효섭이 가장 원치 않았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을 때, 멀리서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양은수는 바로 표정이 굳어지더니 곧장 단검을 뽑아 들고 다가오는 사람을 노려보았다.그 사람은 바로 교감 최수민이었다.최수민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고작 이틀째인데 이렇게 큰 소란을 벌인 거예요? 참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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