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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삼촌, 내 남편!》全部章節:第 61 章 - 第 70 章

100 章節

61장

누군가가 뒤에서 갑자기 사라를 세게 잡아당겼고, 그녀는 그대로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다. 바로 그 순간, 커다란 트럭 한 대가 굉음을 내며 그녀 바로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온몸이 욱신거렸지만, 사라는 멍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너무 놀란 탓에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괜찮아요?”그녀를 끌어당겨 구해준 사람이 손을 눈앞에서 흔들었다. 방금 상황에 충격을 받아 정신이 나간 줄 아는 듯했다.사라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괜찮아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네.”상대는 그녀가 정말 크게 다치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길 건널 때는 정신 좀 차리고 다니라며 몇 번이고 당부한 뒤, 끝내 찜찜한 표정을 지은 채 자리를 떠났다.사라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그녀는 곧장 아빠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사라가 도착했을 때, 창훈은 마침 투석 치료를 받고 있었다.새어머니 연희는 그녀를 보자마자 놀란 듯 급히 눈가의 눈물을 닦아낸 뒤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사라, 여긴 웬일이니?”사라는 조용히 그녀 옆에 앉으며 시선을 내리깔았다.“아빠 보러 왔어요.”연희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맞는 신장을 언제쯤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네 아빠의 몸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투석할 때마다 너무 힘들어하셔.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찢어질 것 같아…”말을 이어가던 그녀의 눈가가 다시 붉게 물들었다. 사라는 아무 말없이 바닥만 바라본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그때 연희의 시선이 그녀 손에 감긴 붕대 위로 멈췄다.“손은 왜 그러니? 어디 다친 거야?”“별거 아니에요. 실험하다 조금 다친 거라 시간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사라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했지만, 그런 태도는 오히려 연희를 더 걱정스럽게 만들었다.“다쳤으면 집에서 쉬어야지.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가 뭐 있니. 아빠는 내가 돌볼 테니까, 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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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장

사라는 미간을 찌푸린 채 창훈을 바라보았다.“아빠, 왜 그런 말씀을 하세요? 또 그런 말 하면 저 다시는 아빠 보러 안 올 거예요.”창훈이 무언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연희가 재빨리 말을 가로막았다.“됐어요, 여보. 이제 그만해요. 그런 말이 사라 마음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생각해봐야죠.”사라 눈가에 어린 슬픔을 본 창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창훈을 다시 병실 안으로 모셔다드린 뒤, 사라는 떠나려다가 문득 걸음을 멈췄다. 잠시 망설이던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빠, 부영 제약 사고 원인은 결국 밝혀졌어요?”창훈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 그는 잠깐 말을 멈추더니 천천히 미간을 찌푸렸다.“갑자기 그건 왜 묻는 거냐?”사라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태연한 얼굴로 대답했다.“최근에 안전사고 관련 영상들을 좀 봤거든요. 저도 실험실에서 일하니까, 비슷한 사고를 예방하려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요.”그녀의 말은 자연스러웠지만, 사실은 철저한 거짓말이었다.창훈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자세한 건 기억 안 난다. 너무 오래전 일이기도 하고… 솔직히 다시 꺼내고 싶지도 않구나.”그의 목소리에는 분명 피하고 싶어 하는 기색이 담겨 있었기에 사라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알겠어요.”막 병실을 나서려던 순간, 문이 열리며 선우가 안으로 들어왔다.“사라, 아버지 보러 온다고 했으면 말했어야지. 같이 왔을 텐데.”선우를 보는 순간, 사라는 오늘 아침 그가 했던 협박들이 떠올랐고 속에서부터 역겨움이 치밀어 올랐다.그녀가 창훈을 만나러 왔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이런 타이밍에 나타난 걸 보면, 누군가를 붙여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아마 그녀가 아침에 있었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까 봐 경계하고 있는 것일 테다.사라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며 감정을 억눌렀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선우를 바라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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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장

사라는 선우를 올려다보며 그의 눈빛 속에 담긴 사과를 읽어냈다.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나도 많이 생각해봤어. 내가 당신한테 너무 차갑게 대했던 것 같긴 해. 그리고 부부 사이라는 건 단순히 용서만으로 유지되는 게 아니잖아.”선우는 순간 멍하니 굳어버렸다가, 이내 눈빛 가득 기쁨을 드러냈다.“사라, 정말이야?”그는 사라가 여전히 화가 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녀의 마음을 풀기 위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겨우 반나절 만에 그녀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예전처럼 차갑고 완강한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사라는 옅게 미소 지었다.“물론이지. 아직 완전히 용서한 건 아니지만, 계속 원망만 품고 사는 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 며칠 안에 다시 빌라로 돌아갈게.”“정말?”선우는 사라가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중요한 건 그녀가 다시 자신의 곁으로 돌아오려 한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때가 되면 데리러 와줘.”“알겠어.”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사라의 태도를 보며, 선우는 잠시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라… 오늘 저녁 같이 먹을래? 우리 함께 식사한 지도 꽤 오래됐잖아…”사라는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우가 그녀가 거절하려는 줄 알았던 순간,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장소 보내줘.”선우의 얼굴이 금세 환하게 밝아졌다.“나중에 내가 데리러 갈게.”그는 사라가 곧 자신을 완전히 용서해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그래.”……선우는 사라를 아파트 입구까지 데려다준 뒤 떠났다.그의 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사라의 입가에 걸려 있던 미소는 차갑게 식어버렸다.부영 제약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려면 선우 곁에 머물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시아버지 영길에게 접근할 기회조차 얻을 수 없었다.사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몸을 돌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저녁이 되자 선우는 사라를 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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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장

“사업 미팅이 있다.”현진의 대답에 선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더 붙잡지는 않겠습니다. 사라, 우리 들어가자.”사라는 고개를 끄덕인 뒤 시선을 내리깔고 선우를 따라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현진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애써 감추려 해도 불쾌한 기색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였다.곁에 서 있던 종일은 속으로 깊은 한숨을 삼켰다. 왜 이런 숨 막히는 분위기의 피해자는 늘 자신이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잠시 망설이던 그는 결국 용기를 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미팅 시간 다 되어갑니다.”현진은 아무 대답도 없이 싸늘하게 굳은 얼굴 그대로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오늘 밤 선우의 기분은 무척 좋아 보였다. 사라는 더 이상 예전처럼 차갑게 굴지 않았고, 현진과의 관계도 어느 정도 정리된 상태였기 때문이다.촛불 아래에서 사라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한층 더 부드럽고 다정했다.“사라, 다시 한 번 기회를 줘서 정말 고마워. 이번엔 절대 널 실망시키지 않을게.”하지만 사라는 그의 말을 거의 듣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건성으로 고개만 끄덕였다.“응, 믿어.”그녀는 계속 스테이크를 썰었다. 은은한 조명이 그녀를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 선우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하지만 사라는 그의 시선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의 머릿속은 조금 전 현진과 마주쳤던 순간으로 가득 차 있었다.인사조차 하지 않았으니, 그는 분명 자신을 무례하고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하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그녀는 앞으로도 그와 거리를 둘 생각이었다. 가능하다면 애초에 그와 얽히지 않았기를 바랐다. 적어도 지금처럼 죄책감에 시달리지는 않았을 테니까.“사라… 사라?”선우의 목소리에 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뭐라고 했어? 미안, 스테이크 써는 데 집중하느라 못 들었어.”선우는 미소를 지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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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장

사라의 몸부림을 느낀 현진은 순간 움직임을 멈추더니, 이내 그녀를 거칠게 놓아주었다.사라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당장이라도 그를 때리고 싶었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기도 했다. 사라는 세게 입술을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속 상처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도대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그는 그녀가 선우의 아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자신의 조카 며느리라는 사실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거지?생각하면 할수록 서러움이 밀려왔고, 결국 사라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신씨 집안 남자들은 하나같이 역겨웠다.어둠 속에서 사라의 흐느낌을 듣고 있던 현진의 눈빛은 더욱 차갑게 가라앉았다. 그의 온몸에서는 싸늘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다.“전에는 선우를 그렇게 밀어내고 이혼까지 하려고 하더니, 지금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같이 저녁까지 먹고 있네?”비난이 담긴 현진의 말에 사라는 미간을 찌푸렸다.그가 자신을 구해준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방금 했던 행동도, 지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이미 선을 한참 넘은 일이었다.사라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눈물을 닦아내고 차갑게 말했다.“작은 아버님, 부부가 같이 저녁 먹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방금 한 행동은, 어른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어요.”현진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해서는 안 되는 일? 먼저 날 유혹한 건 그쪽 아니었나?”사라는 곧바로 반박했다.“내가 언제…!”하지만 말을 끝맺지 못한 채 멈춰섰다.선우의 외도를 목격한 뒤, 술에 취한 채 잘못된 방으로 들어갔던 그날 밤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침묵하자 현진이 낮게 비웃듯 말했다.“할 말이 없나 보군.”사라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날 호텔에서 있었던 일은 이미 설명했어요. 사고였다고. 안 믿겠다면 나도 더 이상 할 말은 없습니다.”현진은 싸늘하게 말했다.“사고든 아니든, 이미 일어난 일이잖아요.”사라의 표정이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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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장

사라는 다시 화장실로 돌아가 찬물을 얼굴에 끼얹었다.거울 속 붉게 충혈된 자신의 눈을 바라보던 그녀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이제 현진은 자신을 혐오하겠지. 아마 예전처럼 다시 차갑게 대할 것이다. 어쩌면 그게 맞는 일이었다. 애초에 두 사람은 어떤 관계로도 이어져서는 안 됐다.한참 동안 마음을 가라앉히고 눈가의 붉은 기가 어느 정도 가신 뒤에야 사라는 화장실을 나섰다.테이블로 돌아오자마자 선우의 시선이 그녀의 부어오른 입술에 꽂혔다.“사라, 입술 왜 그래?”선우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목소리 역시 차갑게 가라앉았다.지금 사라의 모습은 지나치게 흐트러져 있었다. 마치 방금 전까지 누군가와 진한 시간을 보내고 온 사람처럼 보였다. 게다가 현진까지 같은 레스토랑에 있었으니, 선우로서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사라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거울 봤는데 립스틱이 번져 있더라고. 지우다가 너무 세게 문질렀나 봐. 그래서 좀 부었어.”“정말?”선우가 의심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보자, 사라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말했다.“왜 사람 취조하듯 물어봐? 안 믿는 건 당신 마음이지만, 꼭 범죄자 심문하듯 굴 필요는 없잖아.”사라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불쾌감을 드러내자, 선우는 억지로 의심을 눌러내렸다.“미안해. 걱정돼서 그랬어. 말투가 좀 심했네.”사라는 비웃듯 웃었다.“그건 걱정이 아니라 심문이었어.”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가방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을 때, 선우가 급히 뒤따라왔다.“사라,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이번 한 번만 용서해줘.”사라는 여전히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걸음을 멈췄다.선우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알잖아, 우리 작은 아버지 어떤 사람인지… 혹시 무슨 짓이라도 할까 봐 걱정됐어. 한번 화나면 아무도 못 말리잖아.”사라는 시선을 내리깔며 속으로 비웃었다. ‘화를 참지 못하는 건 선우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앞으로 작은 아버지와는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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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장

사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선우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그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사라를 다시 자신의 곁으로 데려오는 것이었다. 다른 문제들은 이후에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었다.“사라, 걱정하지 마. 절대 선 넘는 짓 안 할게. 맹세해.”사라는 이미 그런 공허한 약속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그래서 그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다시 돌아가기로 한 이상, 그녀는 반드시 자기 자신을 지킬 생각이었다. 만약 선우가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 든다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알겠어. 나 이제 들어갈게. 운전 조심하고.”……그 후 이틀 동안 사라는 집에서 쉬며 짐을 정리했다.빌라로 돌아가기로 한 날, 지호가 갑자기 찾아왔다. 멀쩡한 사라의 모습을 확인한 지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곧 그녀의 표정은 싸늘하게 굳어졌다.“사라, 납치당한 일을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지호의 못마땅한 눈빛을 본 사라는 차분히 설명했다.“너도 요즘 힘든 일 겪고 있었잖아. 괜히 더 신경 쓰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 그리고 나도 멀쩡하니까 굳이 말 안 한 거야.”지호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그런 일을 어떻게 숨길 수가 있어? 경찰서에 아는 사람 없었으면 난 아직도 모르고 있었을 거야!”“미안해. 말했어야 했는데. 다음부터는 이런 일 절대 안 숨길게.”지호는 곧장 되물었다.“다음에도 이런 일이 또 생기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사라는 급히 말을 고쳤다.“아니, 앞으로 무슨 큰일 생기면 바로 너한테 말하겠다는 뜻이야.”지호는 사라의 진지한 표정을 한참 바라보다가 못 이긴 척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그럼 됐어. 근데 진짜 괜찮은 거 맞아?”“응. 그냥 가벼운 상처 정도야. 심한 건 아니야.”“다행이다.”그때 지호는 거실에 놓인 캐리어와 박스들을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이사 가게?”“응.”사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이 다시 빌라로 돌아갈 계획이라는 걸 지호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지호의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해졌다.“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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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장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사라의 태도를 보며 지호의 눈빛에 답답함이 스쳐 지나갔다.예전처럼 차갑고 단호한 기색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사라, 오늘 네 선택 꼭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그 말을 남긴 지호는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나버렸다. 더 있다가는 정말 화를 참지 못할 것 같았다.이사 나갈 때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애가, 어떻게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선우한테 저렇게 마음이 흔들릴 수 있단 말인가.차에 올라탄 지호는 씩씩거리며 시동을 걸려다 문득 이상한 점을 떠올렸다.아까 자신이 아직도 선우를 좋아하냐고 물었을 때, 사라는 잠시 망설였었다. 게다가 선우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예전 같은 애정이나 따뜻함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지나칠 만큼 담담하고 무심했다.‘설마… 정말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지호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사라와 제대로 이야기해 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지호가 떠난 뒤, 선우가 입을 열었다.“지호 저 애는 맨날 날 욕 하면서 우리 사이를 망치려고 해. 앞으로는 좀 덜 만나는 게 좋겠어.”사라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대답했다.“지호는 내 친구야. 좋은 사람이든 아니든 그건 당신이 신경 쓸 일이 아니야. 그리고 걔 말 틀린 것도 없잖아?”사라가 지호를 감싸는 모습을 보자 선우의 눈빛에 순간 짜증이 스쳐 지나갔다.설마 자신보다 친구가 더 중요한 건가?하지만 결국 잘못한 쪽은 자신이었다. 그래서 강하게 반박할 수도 없었다.사라가 다시 짐 정리를 시작하며 더 대화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선우는 잠시 망설이다 그녀에게 다가갔다.“사라, 미안해. 아까 내가 너무 감정적이었어. 네 친구 욕한 건 잘못했어.”사라의 차가웠던 표정이 아주 조금 누그러졌다.“응. 지호는 내 가장 친한 친구야. 그러니까 존중해줬으면 좋겠어.”오늘 일로 선우는 지호에 대한 반감이 더 깊어졌지만, 지금 사라와 이 문제로 다투는 건 현명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을 완전히 용서한 뒤에 천천히 처리하면 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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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장

현진은 프로스펙터스 테크놀로지 대표실에서 서류를 검토하던 중 개인 휴대전화가 울리는 것을 들었다.전화를 받자마자 복순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들, 오늘 저녁은 집에 들어와서 먹어.”현진은 아직 처리하지 못한 서류 더미를 힐끗 바라본 뒤 곧바로 거절했다.“바빠요.”“아무리 바빠도 오늘은 시간 내. 안 오면 내가 직접 회사까지 가서 끌고 올 거니까.”단호한 복순의 말투에 현진은 미간을 꾹 눌렀다.“오늘은 진짜 일이 너무 많아요. 못 갈 것 같습니다.”“핑계 대지 마. 밥 먹을 시간 정도는 낼 수 있잖니.”복순은 현진이 다시 말할 틈도 주지 않은 채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사라와 선우가 짐을 모두 빌라로 옮기고 나니 어느새 오후 4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두 사람은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신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선우의 차가 저택 입구에 멈춰섰을 때, 마침 현진이 안으로 들어가려던 참이었다. 차 소리를 듣고 돌아선 그는 번호판을 확인하는 순간 눈을 가늘게 좁혔다. 그의 표정은 순식간에 차갑게 식어버렸다.차 안에 있던 사라는 가장 먼저 현진을 발견했고, 무의식적으로 안전벨트를 꽉 움켜쥐었다.선우 역시 현진을 보자 눈빛이 어두워졌다.“내리자.”사라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선우는 곧바로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순간 사라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현진의 시선만 아니었다면 그녀는 바로 손을 뿌리쳤을 것이다. 하지만 사라가 얌전히 손을 잡힌 채 있는 모습을 보자 선우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데리고 현진 쪽으로 걸어갔다.“작은 아버지, 오셨네요.”“그래.”현진의 시선이 두 사람의 맞잡은 손 위를 스쳐 지나간 뒤 천천히 사라의 얼굴에 멈췄다.“인사 안 합니까?”사라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레스토랑에서 있었던 일 이후, 현진이 자신을 완전히 무시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선우 앞에서 일부러 압박하듯 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작게 말했다.“작은 아버님.”현진의 시선이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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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장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현진의 눈빛에 희미한 자조 섞인 비웃음이 스쳐 지나갔다.사라는 이미 분명하게 말했다. 자신에게 아무 감정도 없다고. 그런데도 계속 마음을 두고 있는 건 결국 혼자만의 미련일 뿐이었다.“…알겠습니다.”현진이 순순히 대답하자 복순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오히려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현진을 바라보며 물었다.“너 또 무슨 꿍꿍이 있는 거 아니지?”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에 복순이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현관 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사모님, 손님 오셨습니다.”거실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동시에 문 쪽으로 향했다.곧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젊은 여성이 안으로 들어왔다.손애진.섬세하고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그녀는 연노란빛 슬립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쇄골에 살짝 닿는 짧은 머리와 은은한 화장, 그리고 우아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자연스럽게 시선을 끄는 매력을 풍겼다.수많은 미인을 봐왔던 사라조차 순간 감탄할 정도였다.복순은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났다.“애진 양, 이리 와서 내 옆에 앉아.”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복순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잠시 대화를 나누는 동안 복순의 표정은 점점 더 만족스러워졌다. 당장이라도 현진과 약혼 날짜를 잡아버릴 기세였다.“아, 소개해야지. 얘가 우리 아들이야. 곧 서른인데 아직도 장가를 못 갔어.”소개하는 말이었지만, 복순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못마땅함이 담겨 있었다.애진은 복순의 시선을 따라 현진 쪽을 바라보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안녕하세요, 현진 씨. 20대에 프로스펙터스 테크놀로지를 세우셨다는 이야기 들었어요. 아버지도 항상 현진 씨를 높게 평가하시더라고요.”사실 애진은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미 현진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원래는 부모가 억지로 잡아준 맞선이라 대충 얼굴만 보고 거절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직접 현진을 본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차갑고 절제된 분위기, 쉽게 다가갈 수 없을 것 같은 냉담함까지, 오히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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