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이혼 합의서 초안 정말 내가 만들어도 되는 거 맞아?”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지호의 목소리에는 주위의 잡음과 함께 망설임과 걱정이 가득했다.“다시 생각해 봐. 이거 사인하면 너랑 선우, 이제 완전히 남남 되는 거야.”사라는 잔 속의 갈색 액체를 멍하니 바라봤다. 위스키가 목을 태웠지만, 어젯밤의 장면만큼 강렬하진 못했다. 휴대폰을 쥔 그녀의 손가락에 점점 힘이 들어갔다.“…응.”한참 만에 사라가 입을 열었다.“나, 그 사람이랑 끝낼 거야.”“도대체 왜?” 스피커 너머로 지호의 당황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선우가 너한테 얼마나 잘해줬는데... 널 엄청 사랑하잖아?”사라의 입에서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사랑? 웃기지 마.’입술을 꾹 다문 채, 목구멍 깊숙이 올라오는 쓴맛을 억눌렀다.통화를 끊은 뒤, 사라는 창밖을 바라봤다. 길 건너 고층 빌딩 외벽의 거대한 LED 전광판에서는 아직도 그 빌어먹을 기자회견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완벽한 수트를 차려입은 선우가 서서, 반짝이는 보석 장신구를 들어 올리고 있었다.세상에서 가장 귀한 다이아몬드와 보석들을 사용해, 그는 아내를 위해 단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었다고 했다.그 이름은, ‘Love Sara’.사라의 이름을 따서 붙인 작품이었다. 그는 전 세계를 향해 사라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선언했다. 출시되자마자 ‘Love Sara’는 SNS를 폭발시키며 연일 화제가 됐다.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사랑을 부러워하며 떠들썩했다.밖에서는 여전히 영상이 반복되고 있었지만, 사라는 자조적인 웃음을 흘렸다.“날… 사랑해?” 그녀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결혼기념일 밤에 다른 여자랑 자면서?”어젯밤은 그들의 결혼 3주년이었다.선우는 준비해 둔 깜짝 선물이 있다며 집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사라는 선우가 가장 좋아하는 흰 원피스를 입고, 촛불을 켜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까지 준비했다.그리고 기다렸다.또 기다렸다.자정이 지나고도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새벽 한 시, 갑자기 휴대폰이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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