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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삼촌, 내 남편!》全部章節:第 81 章 - 第 90 章

100 章節

81장

현진의 표정이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갑게 굳었다.그는 애진을 바라보며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애진 씨, 지금 본인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 의미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겠죠?”하지만 애진은 조금도 겁먹은 기색 없이 미소를 지었다.“물론이죠. 오히려 현진 씨야말로 본인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아셔야 하지 않을까요?”그녀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조카의 아내를 탐내다니… 이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면 사라 씨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현진의 눈이 천천히 가늘어졌다.“지금 날 협박하는 겁니까?”애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전혀요. 전 오히려 도와드리려는 건데요.”현진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래요? 어떻게 날 도와주겠다는 거죠?”그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싸늘한 기운을 느낀 애진은 오히려 두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갔다.“현진 씨도 아시잖아요. 설령 사라 씨가 선우 씨와 이혼한다고 해도, 두 사람은 절대 함께할 수 없어요.”그녀는 현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하지만 저와 함께하기로 한다면, 전 현진 씨의 비밀을 지켜드릴 수 있어요.”현진은 차갑게 웃었지만 그 웃음에는 온기가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애진 씨, 난 당신에게 관심 없습니다.”그는 한 단어씩 또렷하게 잘라 말했다.“앞으로도 당신과 함께할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잠시 침묵이 흐른 뒤, 그의 목소리가 더욱 서늘하게 가라앉았다.“그리고 이 일이 밖으로 새어나가면, 프로스펙터스 테크놀로지는 즉시 대진 프로퍼티와의 모든 계약을 취소할 겁니다. 앞으로 어떤 협력도 없을 거고요.”그는 차갑게 시선을 고정한 채 덧붙였다.“그 결과를 대진 프로퍼티가 감당할 수 있을지 잘 생각해 보시죠.”그 순간, 애진은 그의 눈빛 속 진심을 읽어냈다. 현진은 정말 말한 대로 행동할 사람이었다. 고작 사라 한 사람 때문에 대진 프로퍼티와의 관계까지 걸겠다고?애진은 속으로 믿기지 않는다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사무실 안에는 숨 막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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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장

사라는 플라스크에 용액을 넣고 반응을 시작시킨 뒤, 자리에 앉아 실험 기록을 작성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그 순간 울린 휴대전화 벨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끌어당겼다. 발신자가 선우인 것을 확인한 그녀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무슨 일이야?”“사라, 오늘 밤 자선 갈라 행사가 있어. 나랑 같이 가자.” 선우가 말했다.사라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알겠어. 뭐 입고 가면 돼?”“그건 걱정하지 마. 비서한테 준비해 두라고 할게.” 선우가 그녀를 안심시키듯 말했다. 선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자, 사라는 더 이상 그 문제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시간을 한 번 확인한 뒤 전화를 끊었다.……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퇴근 시간이 되었다.사라는 실험 기록을 마저 정리한 뒤 장비를 정돈하고, 사용한 물건들을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았다. 마지막으로 연구실 문을 잠근 후 밖으로 나왔다.사라와 선우는 오후 7시쯤 갈라 행사장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자 선우는 그녀에게 팔짱을 끼라고 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당신도 알 거야. 난 사업 이야기 좀 해야 하니까 적당히 어울리면서 이야기하고 있어.”“알겠어.” 그녀가 담담히 답했다.선우는 옆에 선 사라를 슬쩍 바라보았다.그녀는 새하얀 실크 소재의 스트랩리스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가슴 부분에는 진짜 꽃처럼 정교하게 만들어진 흰 실크 장미 장식이 달려 있었고, 덕분에 그녀의 가녀린 쇄골이 한층 더 돋보였다.목에는 작고 섬세한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은은하게 반짝이고 있었고, 곧게 뻗은 머리카락은 비단결처럼 자연스럽게 등을 타고 흘러내렸다. 옅은 메이크업만 했을 뿐인데도 그녀는 눈부실 만큼 아름다웠다.선우는 가능하다면 아무도 그녀를 보지 못하도록 집 안에 숨겨 두고 싶었다. 고작 몇 번 마주친 것만으로도 현진도 그녀에게 부적절한 감정을 품게 될 정도였으니까.그 생각이 떠오르자 선우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의 기분 변화를 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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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장

애진은 나영을 돌아보며 물었다. “쟤 알아?”기억이 맞다면 나영 역시 얼마 전에 귀국한 참이었다.나영은 비웃듯 코웃음을 쳤다.“당연히 알지. 재선이한테 찰싹 달라붙어 있는 그 창녀 같은 여자랑 절친이잖아.”지호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영은 역겨움을 느꼈다. 자신이 해외로 나가지 않았더라면, 지호는 재선에게 접근할 기회조차 없었을 거라고 그녀는 굳게 믿고 있었다.원래 오늘은 지호를 처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나타나지 않았으니, 대신 사라를 노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애진의 눈빛에 순간 놀라움이 스쳤고,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뭘 하려고?”나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목에 걸고 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풀어냈다.“걔네 집 형편이 별로라는 얘길 들었거든. 그러니까 도둑질 같은 걸 해도 이상할 건 없잖아?”애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지만, 그녀는 나영을 말리지 않았다.신씨 가문의 영향력을 생각하면 사라가 심각한 처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둑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순간, 신씨 가문의 체면은 제대로 구겨질 터였다.게다가 누가 도둑을 곁에 두고 싶어 하겠는가?나영은 구석으로 걸어가 웨이터 한 명을 불러 세운 뒤, 귓속말로 무언가를 지시했다. 웨이터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네받고는 곧 자리를 떠났다.그 시각, 사라는 지호에게 왜 자선 갈라에 오지 않았는지 메시지를 보내 묻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한 웨이터가 주스와 디저트가 담긴 트레이를 들고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금사라 씨, 신 대표님께서 다과를 가져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사라는 놀란 표정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선우를 바라보았다. 마침 그 역시 그녀 쪽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테이블 위에 두고 가세요. 고마워요.” 사라가 말했다.“알겠습니다.”웨이터는 음료와 디저트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몸을 돌렸다.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그는 지나가듯 자연스럽게 오른손으로 사라의 가방을 스쳤다. 그리고 소매 속에 숨겨 두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그녀의 가방 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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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장

선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무언가 말하려 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연회장 안에 한 여성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어머, 어떡해! 제 목걸이가 없어졌어요!”귀를 찢을 듯한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에, 순식간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직원들은 다급히 그녀에게 달려갔다. 목걸이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그들은 즉시 조명을 다시 켰고 어두웠던 연회장은 순식간에 대낮처럼 환해졌다.“김나영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바로 직원들을 동원해서 찾아보겠습니다. 이 안에 있다면 금방 발견될 겁니다.”나영은 불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보안 카메라를 확인하면 안 되나요? 그러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분명 여기서 잃어버렸어요.”직원은 난처한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죄송합니다, 김나영 씨. 자선 갈라의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위해 연회장 내부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나영은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다만 자신이 얼마나 다급하고 절박한 상태인지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싶었을 뿐이었다.“제발 꼭 찾아주세요. 그 목걸이는 재선이 제 생일 선물로 준 거예요. 저한테 정말 소중한 물건이에요.”“물론입니다.” 직원이 다시 한번 그녀를 안심시켰다.직원들은 곧바로 연회장 곳곳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분이 지나도록 목걸이는 발견되지 않았다.나영의 초조함은 점점 더 커져 갔다.“한 번만 더 확인해 주시면 안 될까요? 수십억 하는 목걸이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가 있는 물건이에요. 차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분명히 하고 있었거든요.”애진이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나 그 목걸이 기억나. 수백 개의 다이아몬드로 만든 백조 펜던트였잖아. 아까 네가 착용한 것도 봤고, 예쁘다고 말까지 했었어.”“맞아, 바로 그거야.” 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다른 방법이 없었던 직원들은 다시 한번 연회장을 수색했지만 결과는 같았다.끝내 목걸이를 찾지 못하자 나영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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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장

사라의 말에 사람들도 점점 이 상황이 얼마나 황당한지 깨닫기 시작했다. 하나둘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애진과 나영을 바라보았다. 나영이 자기 목걸이를 잃어버린 게 대체 그들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왜 그녀의 실수 때문에 자신들의 가방까지 뒤져져야 한단 말인가?수백만 달러짜리 목걸이라고?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목걸이 몇 개쯤은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었다. 굳이 훔칠 이유가 없었다.군중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애진의 눈빛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사라가 이렇게 말솜씨 좋고 상대하기 까다로운 사람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하지만 곧 그녀에게 제대로 대가를 치르게 만들 생각이었다.애진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난처한 척 말했다.“저는 그냥 다들 결백하다는 걸 증명하고, 목걸이를 찾는 걸 도우려고 제안한 거예요. 그 목걸이는 나영이한테 정말 의미가 큰 물건이거든요.”“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요? 그렇게 소중했으면 집에 잘 보관해 둘 일이지, 왜 굳이 차고 나와서 잃어버려요?”“맞아요! 자기가 잃어버려 놓고 이제 와서 우리 가방을 검사하겠다고요? 난 절대 반대입니다!”“하! 그렇게 목걸이가 중요하면 내가 지금 당장 새 걸로 하나 사 줄게요. 자선 갈라 진행이나 더 늦추지 말죠.”사람들이 점점 사라 편을 들기 시작하자, 나영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그녀의 눈에는 노골적인 경멸이 어려 있었다.이대로 가다간 오늘 밤 사라에게 누명을 씌우려던 계획이 실패하고 말 터였다.다른 방법을 써야 했다.나영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사람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여러분, 진정해 주세요. 사실 저는 목걸이를 가져간 사람에게 조용히 돌려줄 기회를 주고 싶었어요. 하지만 끝까지 안 돌려주니 어쩔 수 없이 밝힐 수밖에 없겠네요.”그녀는 잠시 뜸을 들인 뒤 다시 말을 이었다.“혹시 잃어버릴까 봐 목걸이에 위치 추적기를 설치해 뒀거든요.”말을 하며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을 몇 번 두드렸다. 마치 정말로 목걸이 위치를 찾고 있는 것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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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장

“사라, 내가 너한테 돈이 부족하게라도 했어? 그런데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선우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그녀를 몰아세웠다.사라는 그런 그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의 눈속에는 이제 너무도 낯선 분노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심지어 지금이 공개된 장소만 아니었다면, 그가 당장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추궁했을지도 모른다고 느꼈다.그녀는 문득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신선우, 당신 정말 많이 변했네.”예전의 그는 그녀를 무조건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가 남의 물건을 훔칠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사람의 마음이 변하면 현실을 바라보는 눈까지 흐려지는 모양이었다.사라는 가방 안에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꺼내 나영 앞에 들어 보였다.“김나영 씨, 잘 보세요. 이게 정말 당신 목걸이 맞아요? 제 기억이 맞다면, 손애진 씨는 당신 목걸이 펜던트가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백조라고 했던 것 같은데요.”조명 아래 반짝이는 목걸이는 섬세한 하트 모양의 핑크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애진이 설명했던 목걸이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이었다.그건 오늘 사라가 직접 착용하고 온 목걸이였다.나영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말도 안 돼! 제 목걸이는 분명 아직 당신 가방 안에 있을 거예요!”사라는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그럼 직접 확인해 보시죠?”나영은 거의 낚아채듯 가방을 받아 들고 안을 미친 듯이 뒤지기 시작했다. 내용물을 전부 꺼내고 몇 번이나 다시 확인했지만, 끝내 그녀의 목걸이는 나오지 않았다.아무것도 없었다.어째서 없는 거지?점점 당황해지는 나영을 바라보며 사라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김나영 씨, 찾으셨나요?”나영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당신이 다른 데 숨긴 거겠지! 어디 숨겼어? 당장 돌려줘!”사라는 차갑게 되물었다.“그 말, 좀 웃기지 않나요? 아까는 분명 목걸이에 추적기가 있고 신호가 제 가방에서 나온다고 자신 있게 말하셨잖아요. 그런데 이제 못 찾겠으니까 다른 곳에 숨겼다고요?”그녀는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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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장

“아니면 최 대표님은 자기 사과가 그 정도 값어치는 된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입구 쪽으로 향했다.현진이 자선 행사 주최자인 양기용과 함께 안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기용은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현진의 분위기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가까이 다가가기조차 어려울 만큼 서늘하고 위압적인 기세가 온몸에서 흘러나왔다.재선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선우만 있었다면 적당히 무마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진이 끼어든 이상, 일이 훨씬 복잡해질 게 분명했다.선우의 표정 역시 좋지 않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사라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듯했지만, 현진의 등장으로 신가 그룹과 최씨 가문의 회사인 우전 파머와의 협력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까지 생겨 버렸다.재선은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하며 말했다.“신 대표님, 이번 일은 나영의 실수입니다. 이미 사과도 드렸고, 금사라 씨가 원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그는 최대한 신씨 가문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 했다. 더 크게 일이 번지면 누구에게도 좋을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현진은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멈춰 섰다.그의 눈빛은 사람 하나쯤 얼려 버릴 듯 차가웠다.“만약 오늘 도둑 누명을 쓴 사람이 김나영이었다면, 최 대표님은 고작 사과 한마디와 돈 몇 푼으로 끝내자고 했을까요?”그는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정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도 오늘 금사라 씨가 당한 일을 김나영에게 그대로 돌려주죠.”재선이 대답하기도 전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십여 명이 순식간에 연회장 안으로 들어와 나영을 둘러쌌다.구경하던 사람들은 괜히 휘말리고 싶지 않았는지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신 대표님, 지금 이게 무슨 뜻이죠?”재선이 차갑게 묻자 현진은 온기 없는 미소를 지었다.“김나영 씨가 약속대로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는다면, 지금 여기서 옷을 벗겨 버릴 겁니다.”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남에게 주려 했던 수치심이라는 게 어떤 건지, 본인도 직접 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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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장

나영은 비명을 질렀다.그녀는 필사적으로 드레스 자락을 움켜쥔 채, 공포에 질린 눈으로 뒤로 물러났다.“안 돼! 가까이 오지 마! 차라리 무릎 꿇고 사과할게!”처음에는 현진이 단지 자신을 겁주려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이 실제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을 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그는 진심이었다.사람들 앞에서 옷이 벗겨지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나았다. 그럴 바에는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쪽이 훨씬 나았다.현진은 여전히 냉랭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비웃듯 말했다.“좋습니다. 물러서.”검은 정장 남자들은 즉시 뒤로 물러났다.나영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 드레스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머리카락과 옷은 이미 흐트러질 대로 흐트러져 있었고, 그녀는 처참할 만큼 초라한 모습이었다.공포로 몸을 떨던 그녀는 거의 기어가듯 사라 앞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금사라 씨… 죄송해요… 제가 당신을 함정에 빠뜨리려 했어요… 제가 잘못했어요… 다시는 이런 짓 안 할게요… 제발 용서해 주세요…”사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조금의 동정심도 들지 않았다.만약 자신이 미리 가방 속 목걸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망신당하고 있었을 사람은 바로 자신이었을 테니까.“김나영 씨, 용서 이야기는 할 필요 없어요.”사라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그냥 자기 약속을 지키는 것뿐이잖아요.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성인이에요. 자기 행동에는 책임을 져야죠.”나영은 속으로 분노가 들끓었지만 감히 내색조차 하지 못했다.“…알겠어요…”경호원들을 뿌리치고 일어난 재선은 곧바로 나영 곁으로 달려갔다. 그는 자신의 재킷을 그녀에게 덮어준 뒤, 그대로 그녀를 품에 안아 들어 올렸다.그리고 어두운 눈빛으로 현진을 노려보았다.“이걸로 끝났을 거라 생각하지 마.”그 말을 남긴 재선은 나영을 안은 채 서둘러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애진은 사라를 위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움직인 현진의 냉혹함을 보며 두려움과 질투를 동시에 느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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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장

현진에게 호되게 질책당한 선우는 분을 참지 못했다. 양옆으로 늘어뜨린 두 손은 어느새 꽉 쥐어져 있었고, 눈빛에는 노골적인 분노가 번뜩였다.“작은 아버지, 사라는 제 아내입니다. 제가 어떻게 처리하든 상관하실 일이 아닙니다!”그가 날카롭게 받아쳤다.현진은 비웃음을 흘렸다.“적어도 최 대표는 그 여자를 지킬 줄은 알더군.”그는 차갑게 선우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넌 바람까지 피우면서 겁도 많아. 신씨 가문에서 어떻게 너 같은 쓸모없는 인간이 나왔는지 모르겠군.”선우는 이를 악물었다.“적어도 전 남의 아내를 탐내지는 않습니다.”그 순간 현진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내가 내일까지 너희 둘 이혼시킬 수 있다고 생각 안 하나?”그는 이미 충분히 참고 있는 중이었다. 사라를 존중했기에 그녀 스스로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선우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그는 현진이 정말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당장 현진이 사라를 자기 곁에서 데려간다 해도,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지분 하나 없는 신가 그룹 대표인 그는 현진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작은 아버지, 너무 나가시는 거 아닙니까!”선우는 억눌러 왔던 분노를 터뜨렸다.그는 이미 많은 걸 참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밤 현진이 노골적으로 사라 편을 들고 끼어드는 모습을 보자, 앞으로 더 선을 넘는 행동을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밀려왔다.현진은 냉담하게 말했다.“내가 선 넘는 게 싫으면 아내에 대한 행동부터 제대로 해.”그의 시선은 얼음장처럼 서늘했다.“남 비위 맞추려고 자기 아내를 희생시키려 한다면… 내가 직접 신가 그룹을 접수하는 것도 고려해 볼 테니까.”순간 선우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건 명백한 경고이자 협박이었다.감히 어떻게… 사라를 탐내는 건 현진 본인인 주제에, 정작 자신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이런 위협까지 참고 있어야 한다니.분노로 속이 들끓었지만, 선우는 현진에게 맞서는 순간 자신만 무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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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장

재선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나영이 애진에게 이용당한 건가?’나영의 행동에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을 위해 그런 짓을 벌인 것이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앞으로는 이런 짓 다시 하지 마. 신현진은 원래 인정사정없는 사람이야. 그 사람과 맞서 봤자 너만 다쳐.”재선의 굳은 표정을 본 나영은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근데 재선… 금사라 씨는 결국 아무 피해도 안 입었잖아. 내가 그냥 사과만 하면 끝날 일이었는데, 끝까지 안 봐줬어. 혹시 그게 김지호 때문 아닐까?”재선이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물었다.“지호 일 때문에 너한테 복수했다고?”나영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거 말고는 저 여자가 왜 그렇게까지 집요했는지 설명이 안 돼.”사라와 지호는 절친한 사이였다. 그리고 지호는 재선과 나영의 관계를 오해하고 있었다.만약 사라가 지호 대신 나영에게 본때를 보여 주려 했던 거라면, 충분히 그럴 만한 일이었다.재선은 어두운 얼굴로 아무 말없이 침묵했다. 나영 역시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괜히 말을 많이 했다가 오히려 역효과만 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한참 후에야 재선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일단 집에 데려다줄게.”나영은 언제 순순히 굴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었다.그녀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응…”…사라는 경매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기다리던 사람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람은 과거 부영 제약의 고위 임원이었고, 회사가 파산한 뒤 다른 회사로 옮긴 상태였다.당시 사고 조사에도 참여했던 인물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는 오지 않았고, 결국 사라는 아무것도 물어볼 기회를 얻지 못했다.행사가 끝난 뒤, 그녀는 사람들과 함께 연회장을 빠져나왔다. 택시를 부르려던 순간, 옆에서 선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사라, 아직도 아까 일 때문에 화난 거야?”사라는 그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담담하고도 무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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